村自日記/집,밭 다듬기

시골 생활(18) - (24.11.01 ~ 24.12.31) - 진행 중

동선(冬扇) 2024. 11. 1. 19:44
농가, 농지 다듬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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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생활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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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1.24 - 남해, 일(흐림) : 집 내부 정리, 산책 등.

     - 일요일 아침이다. 11월도 한 주밖에 남지 않았고, 한 해도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세월 참 빠르다. 맘은 청춘인데.....흐린 아침이다. 특별히 해야할 일은 없다. 늘 하는 것처럼 집 주변과 밭을 한 바퀴 돌아보면서 마늘밭과 양파밭에 풀을 조금 뽑으며 상태를 살폈다. 어떤 밭에서는 마늘밭에 분무기로 영양제를 살포하고 있는데, 나도 살포해야하나 하고 망설여진다. 지금까지는 농약이든, 영양제 등을 살포하지 않고 농사를 지었는데.....

     - 아침을 먹고는 집 내부 구석구석 청소겸 정리를 했다.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는데도 바람으로 먼지가 쌓이고, 낙엽이 쌓이고, 거미줄도 있고....자세히 보면 어느 곳이든 그렇다. 그래서 눈에 띄거나 생각나면 하게 되는게 시골 생활이다. 내팽게치면 아무 할 일도 없고, 하려고 하면 끝이 없는 게 시골 생활이다. 그래서 눈에 보이거나 생각나면 바로 처리해야 한다는 게 내 소신이다. 나중에 하지.하고 생각하면 미루게 되고,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 소신대로 다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 오랜만에 점심으로 라면을 먹었다. 거기에 양파도, 어묵도, 떡도, 배추도, 달걀도 넣어 먹었다. 여러가지를 넣어 먹었으니 라면만 먹는 것보다 짠 맛이 훨씬 덜하고 영양가도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오후에 산책도 좀 했다. 마을 뒷산으로 갔는데, 가는 길에 펼쳐져 있는 시금치밭들이 작년보다는 영 못한 듯하다. 시금치가 노랗게 변하는 병도 좀 있는 듯하고, 성장 속도도 그렇고. 시금치 가격도 작년보다 비싸 지려나. 아직 시금치 맛이 덜 들었을 시기란다. 서리를 좀 맞고 잎이 커야 맛있다는데....오늘 아침은 제법 쌀쌀한 느낌이 들었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고, 기록하는 것을 한 달만인 오늘에야 끝냈다. 

 

♧ 2024.11.23 - 남해, 토(흐림) : 더덕 이삭 줍기, 욕실 페인트 칠하기, 장작 패기 등.

     - 제법 쌀쌀한 아침이다. 요즘은 아침 날씨와 상관없이 아침에 밖으로 나갈 때는 마스크를 낀다. 그것은 찬바람이 코와 목에 좋지 않을 듯 해서 그렇게 한다. 우리 나이에 겨울이 되면 독감이니, 코로나니, 폐렴이니, 대상포진 등을 대비한 예방주사를 맞는다는데, 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금껏 예방주사를 맞아 본 적이 없다. 물론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때 범국민적으로 맞아야 할 때는 1, 2차까지 맞은 듯하다. 그렇다고 내가 예방주사를 맞이 않아도 될 만큼 체력이 되고, 면역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특별히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듯하다.

     - 아침에 일어나 밭을 한바퀴 돌면서 어제 친구들이 왔을 때, 더덕과 도라지를 캔 곳을 둘러보다 혹 이삭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삼발 쇠스랑을 들고 가서 어제 판 곳을 다시 뒤져 '이삭줍기'를 했다. 그랬더니 몇 끼의 반찬이 될 만큼의 이삭이 나왔다. 이를 이삭줍기라고 한 것은 예전 초등학교 시절에 벼, 보리 추수가 끝나면 학교에서 이삭을 주워오라고 한 듯하다. 그래서 추수가 끝난 논.밭에 떨어진 벼와 보리를 주워서 가져갔던 기억이 있는 듯하다. 그때 당시는 벼라고 하기보다는 '나락'이라고 했었지. 또 간식거리였던 고구마, 감자 등의 수확이 끝난 밭에 삽이나 굉이를 가지고 가서 주인이 혹 빠뜨리고 캐지 않은 것들을 찾아 내어 먹기도 했었다. 그때도 이를 '이삭캐기'라고 했던 것 같다.

     - 아침을 먹고는 며칠 전, 욕실에 페인트 칠을 했는데, 페인트가 모자라 다 끝내지 못한 것을 마무리했다. 그래도 완전하게 한 것은 아닌 듯하다. 언제 페인트를 한통 더 사와서 생각한 대로 칠해야 할 듯하다. 요즘의 아침은 보통 10시 정도에 먹게된다. 아침을 먹고 또 잠시 움직이고 나면 오후 1, 2시가 넘어 버린다. 아마 오늘 점심도 두시 정도에 먹었다. 오후에는 장작 패기를 했는데, 일명 '마당쇠'놀이다. 장작 패는 일은 의외로 허리가 아픈 작업이다. 주로 허리를 구부려서 하고, 허리를 많이 쓰기 때문인 듯하다. 옛날 마당쇠들은 장작을 수도 없이 많이 팼을 텐데.....그래서 허리가 좋은 것인가. 마님들이 불러들일 만큼....ㅎ. 

     - 오늘 저녁은 조금의 돼지고기와 더덕, 마늘이다. 어제 친구들이 사 주고 간 돼지고기 조금과 오늘 이삭을 주운 더덕을 구웠다. 우리 밭에서 난 배추, 겨울추, 무, 마늘, 더덕. 오늘 반찬 중 쌈장만이 우리 밭에서 난 것이 아니다. 난 '대식가'다. 예전보다 체중이 10킬로그램이나 빠졌지만, 먹는 양은 줄지 않았다. 물론 고기, 커피, 음료수, 술, 인스탄트 음식 등을 먹는 빈도수는 분명 줄었다. 체중이 준 이유가 그런 영향이 많은 부분을 차지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도 따뜻한 온돌방의 밤이 될 듯하다.

 

 

♧ 2024.11.22 - 남해, 금(맑음) : 손님 맞이 등.

     -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날씨가 그저 그만이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따스하고 좋다. 오늘은 친구들 몇 명의 방문이 예정된 날이다. 오늘이 금요일이라 문화원 수채화 수업도 있는 날이고, 또 문화원에서 신청자에 한해 '문화유적탐방'을 하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난 오늘 손님들의 방문이 있어 불참했다. 손님들이 온다고 해서 특별히 준비해야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방문 숫자에 맞춰 찻잔, 수저, 밥그릇, 접시 등을 준비해야 하고, 또 여럿이 앉을 자리도 준비해야 한다. 여럿 앉아서 뭘 먹기 위한 자리는 마당 한 가운데에 임시 식탁를 설치하고, 몇 개 있는 플라스틱 의자와 실내에서 있던 의자를 갔다 놓았다. 또 점심을 먹을 때 필요한 여러가지 물품들을 놓을 보조 테이블도 가져다 놓았다. 친구들이 오면 우리밭에서 더덕과 도라지를 캐서 구워 먹기로 한 것이다. 지금 밭에는 김장 배추도 있고, 무도 있고, 시금치도 있고, 겨울추도 있어, 이것들은 뜯어서 같이 먹으면 된다.  

     - 손님들이 12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네 명이 한 차를 타고 왔는데, 그중 세 명(1명은 여자)은 이전에 한 번 왔던 친구들이고, 한 명은 처음 오는 친구다. 이들 중 두 명은 예전부터 양산과 밀양에서 전원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원 생활로 치면 한참 고참인 셈이다. 대단한 친구들이다. 

     - 간단히 차를 한 잔 하고 더덕과 도라지를 캤다. 시골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어 무슨 일이든 순조롭다. 캔 더덕과 도라지를 거친 솔로 씻고, 망치로 두드려 구워 먹었다. 더덕을 한번에 이렇게 많이 먹은 적은 없을 듯하다. 그기에다 삼겹살과 밥을 먹었으니.... 다들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이라서 소주 한 병, 맥주 한 병 정도가 다였지 싶다. 시금치는 살짝 데치고, 겨울추와 배추는 그냥 생 것으로 먹었다. 어느 정도 먹고는 시금치와 겨울추 밭에 가서 양껏 캐 가게 했다. 시금치와 겨울추, 먹다 남은 더덕과 도리지들을 나누어서 가져갔다. 캐지 않은 더덕과 도라지가 아직도 많이 있을 듯하다. 

     - 오늘 저녁은 생략했다. 배가 아직도 빵빵하다. 점심을 거른 적은 있어도 저녁을 거른 적은 없을 듯 한데,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 나한데 저녁을 생략하는 일도 다 생기다니.....다음 달 김장할 때 또 이런 일이 생길 듯하다. 

 

♧ 2024.11.21 - 남해, 목(맑음) : 담장 담쟁인 넝쿨 정리, 문화원 수업, 욕실등 교체 등.

     - 집 내부 청소를 좀 했다. 마당도 쓸고, 외부 화장실 청소도 하고, 온돌 부엌도 정리하고, 마당앞 낮은 돌담을 덮은 담쟁이 넝쿨도 좀 정리했다. 특별히 어질러진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일 손님들이 온다니 조금 더 신경을 썼을 뿐이다. 담쟁이 넝쿨을 제거하다보니 처음 와서 무너져서 손을 댈 엄두가 나지 않던 것을 들어 내고, 쌓고 하던 기억이 난다. 너무 형편없고 지저분하여 마치 쓰레기들을 쌓아 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그것들을 치우고 재활용해서 조금 다르고 낮게 쌓았다. 

     - 오늘도 10시가 넘어서야 아침을 먹었다. 아침이 늦게 시작되니 조금만 어정어정하면 금새 열시가 넘는다. 오후 2시에 있는 문화원 수업은 점심을 거른 채 참석했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서서 조명가게, 페인트가게에 들러 욕실에 사용할 형광등을 하나 사고, 어제 모자라서 다 칠하지 못한 욕실에 사용할 페인트도 샀다. 지금까지 욕실 안에는 옛 주인이 달아 놓은 백열등이 있었는데, 그것을 떼어 내고 LED 형광등으로 교체하기 위함이다. 

     - 오늘 문화원의 오카리나 수업에는 고정적으로 참석하시던 두 분이 빠졌다. 그나마 적원 인원에 두 분이 빠지니 허전한 느낌마저 들었다. 집에 와서 욕실등을 교체했는데, 여러가지 여건상 교체도 쉬운 일이 아니어서 제법 시간을 보냈고, 어둠이 시작되는 때가 되어서야 마무리했다. 새로운 등으로 교체했더니 욕실의 밝기가 두 배는 더 밝은 느낌이다. 

     - 군불을 때고 있을 때 맞은 편 집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께서 대봉 감 몇 개를 가져다 주셨다. 연세도 많으시고 또 얼마전에 병원 신세도 지셔서 거동조차 힘드신 할머니께서 그러시니 참으로 고맙고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우리집 앞은 경사가 좀 있는 편이라 오르내리기가 더 힘드실텐데.....

 

♧ 2024.11.20 - 남해, 수(흐림) : 문살 장식, 대나무 돗자리 교체, 욕실 페인트 칠, 산책 등.

     - 아침에 일어나서 잠시 밭을 한바퀴 돌아보고는 생각하고 있던 일을 시작했다. 안방과 다실, 쉼터에 깔아 놓은 대나무 돗자리를 재배치하는 일이다. 이것들을 재배치 하게 되면 당연히 따르는 것이 청소다. 이쪽 방에서 저쪽 방으로, 저쪽 방에서 이쪽방으로 이리저리 옮기고 또 옮겼다. 옮길 때마다 청소도 하고 또 해야했다. 다 끝내고 아침을 먹었더니 10시가 넘었다.

     - 아침을 먹고는 페인트를 사기 위해 읍내로 나갔는데, 흰색 수성페인트 중 가장 양이 적은 것 하나를 샀다. 예전에 사용하던 것이 있었는데, 열어봤더니 조금 굳어서 사용하기 힘든 상태였다. 페인트 가격은 만 원이었는데, 붓 하나가 삼천 원으로 오히려 붓이 더 비싼 느낌을 받았다. 사 온 페인트로 현관 입구의 한 벽면을 바르고, 나머지는 욕실 벽을 발랐는데, 반 정도밖에 바르지 못했다. 다음에 한 통 더 사서 발라야 할 듯하다. 

     - 페인트 작업을 완료하고는 어제 당근에서 득템한 문살 네 개 중 보수 작업으로 완벽한 상태가 된 세 개는 잘 보관해 두었고, 상태가 나쁜 한 개를 적당한 크기로 재단하여 뭔가 허전한 곳을 꾸미는 데 사용을 했다. 오늘 페인트를 칠한 곳에도 한 조각을 붙이고 떨어지지 않도록 사다리 등으로 눌러 놓았다.

     - 오늘 점심은 3시에 먹었다. 아침을 늦게 먹었으니 당연한 것이지만 작업을 하다 중단하고 밥을 해 먹기가 그렇다. 아침에 못한 운동도 하고, 산책도 했다. 저녁은 8시가 넘어서 먹었고, 저녁을 먹은 후는 내가 좋아하는 '골때녀'를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여자 선수들의 실력이 날로 좋아지는 듯하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좋다.

 

♧ 2024.11.19 - 남해, 화(맑음) : 짐 정리, 문살 보수 작업, 산책 등.

     - 오늘 아침은 좀 늦게까지 잤다. 엊그제 형제들 모임이 있었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새벽까지 시간을 보내기도 해서  그런지 좀 피곤하기도 했나 보다. 8시쯤 일어나 부산과 밀양을 거치며 가져 온 짐들을 정리하느라 아침은 10시가 넘어서 먹었다. 부산을 오갈 때면 내 차는 말 그대로 짐차다. 짝지가 해 준 여러가지 반찬, 누나집, 동서집 등에서 준 감, 여주 등, 또 친구가 준 전기 스토브, 커피 메이커, 돗자리 등...정리할 것이 많았다. 

     - 아침을 먹고는 바로 얼마 전, 당근에 신청한 '문살' 을 가지려 갔다. 내가 사는 바로 이웃 마을에 사시는 어떤 분이 문살을 내 놓았다. 난 아랫채 茶室의 문을 대나무로 만들었는데, 그 문 안쪽에 여닫이 문을 하나 더 넣을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지고 온 문살은 너무 가늘고 약해서 내가 사용할 용도로는 사용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그래서 그 문살은 집을 꾸미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하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다. 아마 좋은 소품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 오늘 점심은 생략했다. 아침을 늦게 먹은 탓도 있고, 문살 보수 작업을 하느라 오후 내내 시간을 보냈다. 어제 가져 온 '여주'도 처리했는데, 씻어 씨를 빼고 햇볕에 잠시 말려 두었다. 물기가 다 마르면 건조기로 바짝 말릴 생각이다. 저녁 늦게 잠시 산책도 했다. 어제부터 갑자기 기온이 많이 내려간 상태라 군불도 넉넉하게 땠다. 어제 밀양에서 가져 온 도토리 묵과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참 맛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먹어 본 도토리 묵이다. 옛날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도토리 묵이 생각나는 저녁이다. 

https://www.facebook.com/reel/538268955705696?locale=ko_KR

 

♧ 2024.11.18 - 밀양->남해, 월(흐림) : 위양지 산책, 남해로 귀가 등.

     - 몇이서 새벽까지 고스톱을 치고 놀았다. 아마 새벽 3시 정도에 잠이 들었지 않았을까. 다들 8시쯤 일어났다. 삥둘러 앉아 아침을 먹고는 10시쯤 그리 멀지 않는 '위양지'로 산책을 갔다. 걷기가 불편한 사람들이 있어 멀리, 장시간 산책은 힘들다. 그래서 가까운 곳을 택했고, 또 그곳에 가보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 

     - 위양지를 둘러보는 곳 입구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그 지역사람들이 아닌 방문객에게 1인당 일만 원의 쿠폰을 주고, 위양지 근처에 있는 가게 등에서 소비하게 하는 것이었다. 모처럼 찾은 위양지에서 뜻밖의 이벤트로 좋은 구경도 하고 맛있는 차도 마시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위양지는 여러 번 방문한 곳이다. 사진을 찍으러 몇 번을 갔었고, 영남알프스 둘레길의 한 코스이기도 하다. 특히 이곳 위양지는 이팝나무에 꽃이 필 땜면 차와 사람들도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 위양지에서 돌아 온 후 점심을 먹고는 아쉬운 이별을 했다. 춘천으로 가는 길이 멀기도 하고, 나 또한 만만찮은 거리다. 고향이 밀양인 짝지는 내일까지 휴무라 언니 등을 만난다고 내일 집으로 간단다. 아마 내가 남해로 오고 난 이후는 고향에 가보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부산에 있을 때는 가끔 갔는데 말이다. 

     - 깜깜 어두울 때 남해에 도착했다. 가끔 옷을 갈아 입고 군불을 땠다. 차에 싣고 온 물건들은 차에 그대로 두고 내일 내리기로 했다. 군불을 넉넉히 때고는 간단하게 씻고 잠을 청했다. 바로 잠이 들 듯한 밤이다. 이런 모임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 2024.11.17 - 부산->밀양, 일(흐림) : 형제들 모임 등.

     - 오랜만에 부산에서 맞는 아침이다. 오늘 있을 형제들 모임에 참석하기 위헤 어제 부산으로 왔다. 부산에서 가족과 함께 아침을 먹는 것도 오랜만이다. 아침을 먹고 짝지가 미리 만들어 놓은 반찬 등을 담은 박스를 차에 실었다. 지금 내 차에는 '겨울추'를 담은 박스로로 틈이 없을 정도다. 여러 집에 나누어 주기 위해 가져왔다. 

     - 함께 갈 큰형님 집에 들렀다. 팔순을 앞 둔 형님도 이제 걸음걸이도 불편하시다. 그런데다가 체중 관리를 한다고 하시는데 걱정스러울 정도로 몸이 불어 있는 상태다. 체중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쓰야 할 것 같다. 작은 형님 내외분은 우리보다 조금 먼저 모임을 하는 장소인 밀양 누나집으로 출발하신 듯 하다. 

     - 우리가 제일 먼저 누나집에 도착했다. 누나는 몇 해 전에 남편을 보내고 혼자 계신다. 그래서 오늘은 총 9명이 모인다. 우리 형제는 육형제로 전부하면 열두 명이 되어야 하지만, 1년 전 쯤, 제일 맏이셨던 큰누나가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9명이고, 다 모인다. 이렇게 형제의 내외가 한꺼번에 전부 모이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세월이 가면 차츰차츰 그 숫자는 줄어 들 것이고....

     - 가장 멀리 사시는 춘천 누나 내외가 도착함으로써 전부 다 모였다. 음식을 준비하시느라 누나가 고생을 많이 하셨을 듯하다. 또 다 모여서는 우리 짝지가 제일 막내라 고생을 많이 한다. 그건 지금 형편상 그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언제나 그렇다. 그래도 군말없이 해 줘 고맙다. 누나의 자식들, 즉 조카들이 삼촌이나 숙모, 이모나 이모부 등이 오면 꼭 찾아와서 인사를 하는 것도 정말 고맙다. 긴 밤이 짧게만 느껴지는 밤이 될 듯하다. 

 

♧ 2024.11.16 - 남해->부산, 토(맑음) : 부산 출타 등.

     - 11시 쯤, 어제 채취한 채소들을 가득 실은 차를 몰로 부산으로 향했다. 내일 밀양 누나집에서 형제들 모임이 있는데, 하루전 집에 가서 자고 갈 생각이다. 몇십 년 동안 부산에서 살았는데, 몇 년 잘지는 않았지만 낡고 불편한 이곳 남해 시골집이 더 좋다. 왠지 부산집에 가면 낯선 느낌이 들고, 티비만 보다 온다. 오늘도 역시 마찬가질까.

 

♧ 2024.11.15 - 남해, 금(흐림) : 표고목 자르기, 무 및 겨울추 채취, 산책 등.

     - 아침에 일어나서 즉시 한 일은 어제 시도하다 실패한 전동톱을 작동시키는 일이었다. 어제 밤에 전동톱에 관한 유튜브 등을 보면서 그대로 해보기로 한 거다. 만약 그래도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수리하는 곳에 가져가야겠지 하면서 작동을 해봤다. 그랬더니 몇번 만에 시동이 걸렸다. 요즘은 뭔가가 궁금할 때 유튜브로 검색하면 웬만한 것은 다 있다. 내 같은 경우는 경운기에 로터리 체인과 로터리 날을 비롯하여 주클러치 레버도 유튜브를 보고 교체했다. 참으로 유용한 채널이다. 작동된 전동톱으로 몇년 전에 가져와 수명이 다 된 표고목을 장작으로 사용하고자 잘랐다. 

     - 아침을 먹고는 형제들 모임 등이 있어 부산으로 갈 때 가져갈 무 몇 개와 겨울추 몇 박스를 채취했다. 무 중 맨 처음 심은 것 하나는 엄청 크다. 우리집에도 먹고, 다른 집에도 나눠 줄 생각이다. 시금치도 한 박스 정도 채취했는데, 아직 수확할 정도로 자라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중에서 먹을 만한 것들만 채취했다. 채소를 담은 박스를 몇 개 만들다 보니 드렁크에 다 싣지 못하고, 차의 뒷좌석에도 박스 두 개나 실었다. 부산을 한 번씩 왔다갔다 할 때는 짐들이 많다.

     - 점심은 아침에 뽑은 시금치 몇 개를 씻어 방안에 잠시 두고 신고를 했다가 살짝 데쳐서 먹었는데 이맛이다 싶었다. 세 시쯤 먹었다.  아침을 늦게 먹은 탓도 있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그랬다. 점심을 먹고 조금 있다 산책을 나갔는데, 얼마 있지 않아서 어두워졌다. 오늘은 하루종일 잔뜩 찌푸린 날씨였다. 다음 주부터는 기온이 좀 내려갈 모양이다. 그럴 때도 되었지 싶다. 다음달 초순에 김장을 할 것이고, 월동 준비는 김장 외는 특별히 할 것은 없다. 건강관리만 잘하자. 

 

 

♧ 2024.11.14 - 남해, 목(흐리다가 맑다가) : 전동톱 시운전, 공예 기초 해체, 문화원 수업, 산책 등.

     - 아침에 몇 년 전쯤 남해에 처음 왔을 때 뒷밭에 굵은 아카시아 나무가 수십 그루 서 있었는데, 밭을 새로 만들기 위해 그 나무들을 베어낼 때 사용했던 전동톱이 작동이 되는지를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창고 깊숙히 보관해 두었던 전동톱을 꺼내 시동을 걸어봤더니 걸리지 않았다.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족히 2년 넘게 작동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고, 작동 방법도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일거다. 그래서 몇 번을 시도해보다 그만두고 안내서 또는 유튜브 등을 보고 다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 아침을 먹고는 올해 봄, 면사무소로부터 '남해 한우 마늘축제' 에 '마늘 공예품' 제작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당시에 어떤 작품들이 어떻게 전시되는지도 모르고, 경험도, 감도 없는 상태에서 처음 생각했던 것은 가천 다랭이 마을의 '가천 암수바위'였다. 그 바위가 인상 깊어서 그 모형으로 만들려고 생각해서 기초 구조물을 만들었는데, 그런 모형의 작품은 이전에 나온적이 있다고 해서, 고민하다 '기울어진 포트' 모형을 만들게 되었다. 그런데 결과가 좋아서 그 축제에서 '작품상'을 받게 되었다. 처음 생각했던 암수바위의 기초 모형을 오늘에서야 해체했는데, 재료라 해봤자 굵은 대나무와 종이 박스, 농사용 자재인 부직포가 전부다. 

     - 오후에는 오카리나 수업이 있다. 그래서 조금 일찍 집을 나서서 페인트 상점에 들러 오일스텐 한 통을 샀다. 아랫채 외부 서까래에 칠을 할까 생각에서다. 천장은 황토흙으로 옛날 지을 때 모습 그대로 이고, 서까래가 거친 모습 그래로인데, 이것을 바르면 그래도 좀 나을 듯 싶다. 그렇다고 뒤쪽까지 다 바를 수는 없을 것 같고, 앞쪽과 눈에 띄는 부분만 바르게 되지 않을까 한다. 

     -오늘 오카리나 수업에는 수강생이 4명이 참석했다. 가장 적은 인원이었는데, 바쁜 일들이 있으신 모양이다. 수업을 마치고 와서는 오늘 받아 온 악보를 보고 잠시 연습을 했다가 산책을 나섰다. 평일에 힐링센터는 조용하다. 앞으로 이곳은 바빠질 시기다. 시금치 수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겠지. 

 

♧ 2024.11.13 - 남해, 수(맑음) : 완두콩 씨앗 파종, 밭 토양 채취, 출타, 산책 등.

     - 오늘은 조금 늦게 일어났다. 5시 알람 소리에 잠을 깨긴 했지만, 어제 늦게 잤기 때문에 일부러 두 시간쯤 더 잔 듯하다. 집에 TV는 없지만 내가 즐겨보는 프로는 모 방송국의 '골때리는 그녀들' 이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하나가 더 늘었다. 이것도 모 방송국의 축구 프로인 '뭉쳐야 찬다'다. 그리고 최근에 또 하나가 늘었는데, 이것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듯하다. '강철부대W'로 각 군대의 여군들이 펼치는 경합 프로다. 새롭게 느껴지는 프로라서 재미를 느끼나 보다. 어제 이 프로를 12시 정도까지 시청하는 바람에 늦게 잠을 잤다.

     - 아침을 먹고는 완두콩을 조금 심었다. 양파를 심으려고 만들어 놓은 두둑인데, 다 심고 여유가 생겨 심으려 한다. 일찍 심으면 제대로 자라지 않을 수 있다니까. 더군다나 요즘 날씨가 어떤 날은 여름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서 몇 번을 나누어 심을 계획이다. 오늘은 심을 면적의 1/3 정도 심었고, 내일이나 모래쯤에 1/3 정도, 다음 주에 나머지를 심을까 한다. 밭에 토양도 몇 군데 채취했다. 농업기술센터에 토양 검사를 신청하기 위해서인데, 밭 지번마다 종이컵 세 컵 정도를 채취했다. 

     - 12시 반쯤 집을 나섰다. 오늘 들러야 할 곳은 여러 군데다. 마을 보건소에는 악보 한 장을 프린트 하기 위해서, 농협에는 구매 물품의 영수증을 발급 받기 위해서, 면사무소에는 농협에서 발급 받은 영수증을 제출하기 위해서, 농업지도센터에는 토양검사를 위해 채취한 토양을 가져다 주기 위해서, 다이소에는 주방용 집게와 깔때기를 사기 위해서, 빵집에는 빵을 사기 위해서, 꽃집에는 꽃집 사장님에게 고마움과 빵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어제 꽃집 사장님 덕분에 책장을 가져올 수 있었다. 

     - 오후 늦게 산책도 했다. 산책하고 나서 군불도 땠다. 동네 이웃집에서 우리집 겨울추를 좀 뜯어 가셨다. 겨울추가 부드러움을 지나 조금 억세다신다. 이번 주에 형제들 모임이 있을 때 많이 뜯어가야겠다. 부드러웠을 때면 좋았을 건데,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직 작은 것들도 많으니까 괜찮다. 오늘도 굉장히 좋은 날씨였다. 

 

♧ 2024.11.12 - 남해, 화(맑음) : 시금치밭 액비 살포, 대청소, 산책, 책장 반입 등.

     - 아침에 집 주변과 밭의 작물 상태를 한번 둘러봤다. 배추는 이제 김장을 해도 될만큼 자란 듯하고, 무는 몇 차례 심었지만 잘 자랐다. 무는 약 60포기 중 처음  파종했던 씨앗에서 한 포기만 살았는데, 그 무는 내 허벅지 만큼 굵다. 그리고 몇 차례 심은 무들은 솎아 주지를 않아서 한 구멍에 세 개 정도가 같이 자라고 있다. 이들은 늦게 심었기 때문에 지금 굵기는 내 발목 정도다. 마늘은 이웃 어느 집들 보다 잘 자라고 있고, 양파, 대파도 이상없이 자라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시금치는 약을 치지 않아서 그런지 군데군데 잎이 노랗게 되는 병이 오나보다. 그렇다고 약을 칠 생각은 없다. 그래서 오늘 좋을지 좋지 않을지 모르지만 액비를 조금 살포했다. 

     - 오후에는 대청소를 좀 했다. 본채에 딸린 방 네 칸과 아랫채에 방 1칸을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하는 일이다. 다실로 사용하는 아랫채는 잘 이용을 하지 않아 가끔 청소를 하게 되는데, 흙벽에 한지를 발랐는데 잘 붙이 않은 곳도 있고, 찟어진 곳도 있어, 언제 손을 한 번 봐야겠다.

     - 4시가 조금 넘어서 산책을 갔다 왔고, 온돌 부엌에 군불을 때고 있을 때, 당근에서 책장이 나왔다는 알림이 왔다. 그래서 검색을 해 보니, 내가 찾는 종류의 책장이다. 그래서 신청을 했는데 승용차로는 불가능 할 거라면서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라신다. 물건이 좀 험하면 창고에 두고 농기구 등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할까 싶어서 물건이 있는 장소에 갔다. 그런데 승용차로는 도저히 실을 수 없는 물건이었다. 그렇다고 다시 안가져가겠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싶어 고민하다가, 근처 꽃집이 보게 되었고, 꽃집 앞에 크고 작은 트럭들이 있는 것이 보였다. 

     - 꽃집에 들러 사장님께 제 사정을 얘기하고 '운반비를 드릴테니 좀 실어다 주실 수 없겠냐'고 했더니, 쾌히 응해 주셨다. 그래서 꽃집 트럭에 책장을 싣고, 나는 내 차로, 사장님께서는 내 차를 따라 우리집까지 오셨고, 또 우리집 안까지 같이 운반해 주셨다. 그래서 운반비를 드릴려고 했더니, 사장님께서 '내가 운반비를 받고자 했다면 실어다 주지 않았을 거라' 하시면서 한사코 거절하셨다. 참으로 고마운 분이시다. 만약 그 사장님이 아니었다면 그것도 어두운 밤에 정말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을 듯하다. 읍내에 나갈 일 있을 때, 빵이라도 사 드려야겠다. 나는 늘 이렇게 복이 많은 사람이라 여긴다. 가져온 책장도 험이 없는 내가 찾는 딱 그것, 십문칠이다. 좋은 밤이다. 

 

♧ 2024.11.11 - 남해, 월(맑음) : 밭 물주기 호스 철거, 들깨 고르기, 산책 등.

     - 별로 한 일이 없는 하루를 보냈다. 아침을 먹기 전에 그동안 밭에 물을 주기 위한 호스를 철거했다. 이 호스들은 집에서 뒷밭으로 연결된 호수와 집앞 채소밭에 연결된 호스다. 뒷밭으로 가는 호스는 농사용 호스로 100미터가 넘는데, 반쯤 정도는 그냥 깔아두고 나머지 반만 철거했다. 집앞 채소밭에 이용했던 호스는 일반 호스다. 호스를 보관하기 위해서는 호스내 들어 있는 물은 다 빼서 보관해야 하는데, 겨울에 얼기 때문이다. 

     - 아침을 먹고는 보관하고 있는 각종 씨앗도 정리하고, 오카리나 연습도 좀 하고, 책도 좀 보고 그랬다. 점심을 먹고는 수확한 들깨를 햇볕에 한 번 더 말린 뒤 이물질 등을 골라 내고는 비닐 봉투에 넣었다. 국을 끓이는 데 넣기도 하고, 밥할 때 넣어 먹기도 하겠지. 어쩌다 추어탕 집에 가면 들깨가 나오면 듬뿍 넣어 먹었었는데, 남해와서는 추어탕을 거의 못 먹은 듯하다. 또 추어탕 집을 보지 못했다. 

     - 오후 늦게 산책을 갔다. 힐링센터에 타지역에서 온 듯한 단체에서 '고무신 던지기' 같은 놀이를 하고 있었다. 4~50대 여성 단체의 워크삽인 듯하다. 겨울인 12월 쯤부터는 소나무 갈비, 통나무 등 땔감도 가져 올 겸 산으로 산책을 가야겠다. 

 

♧ 2024.11.10 - 남해, 일(흐림) : 유자나무 가지 치기, 영화 관람, 들깨 수확 마무리, 산책 등.

     - 아침을 먹고 유자나무 가지 중 죽었거나 쓸모가 없을 듯한 몇 개를 쳐냈다. 유자나무는 가시도 크고, 강하고, 나무도 야무지만 잘 썩는 나무다. 그렇다고 화력도 좋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가시가 크고 야물어서 땔감으로 만들기도 곤란한 나무다. 그렇다고 불을 때지 않고는 처리할 방법도 없다. 그래서 자른 나무를 그냥 유자나무 한켠에 쌓아 두었다. 오늘 이웃집에 시사가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평소 때와는 달리 차들과 낯선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 요즘은 가족, 형제, 친인척의 모임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아이들도 적게 낳고, 세월이 바뀜에 따라 시사, 제사, 벌초, 명절도 줄어드는 형편이다. 그래서 어쩌면 요즘은 사촌도 남인 듯한 느낌일 들 수도 있다. 만남 자체가 줄어드니 당연히 따라오는 현상일 수밖에. 그건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다. 

     - 오후에는 읍내 도서관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오랜만에 영화를 하나 보고 왔다. 제목은 '아마존 활명수'였는데, 양궁을 소재로한 코믹 영화였다. 오늘 비가 조금 온다고 했는데, 그냥 지나갔다. 밭 작물에 단비가 될 듯한 비가 오지 않았다. 앞으로 당분간 비 예보가 없단다. 그래서 농사는 하늘에 달렸다 하는가 보다.

 

♧ 2024.11.09 - 남해, 토(맑음) : 들깨 수확 마무리, 산책 등.

     - 아침을 먹기 전에 밭을 한바퀴 돌면서 눈에 확 띄는 풀들을 좀 뽑았다. 주말에 오셔서 농사를 짓는 김사장님께서도 아침부터 바쁘시다. 아침을 먹고는 장작을 좀 팼다. '팼다'라고 말하면 못알아들을 사람도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장작을 '쪼갠다'라고 하면 될까. 며칠 분을 쪼갰다. 밭을 만들 때 잘라낸 아카시아 나무 장작은 올해 때면 다 없어질 듯하다. 

     - 오후에는 얼마전에 수확한 들깨 고르기를 마무리 했다. 오늘 다시한번 여러 번 털고, 들깨 대를 가지런히 모아 묶어, 참깨 대와 함께 잘 보관해 두었다. 들깨는 미역국, 시래기국, 추어탕, 김치찌개 등 어떤 음식에 넣어도 좋다. 난 가끔 밥할 때 그냥 넣어서 먹기도 한다. 오후에 산책도 조금 했다. 오늘이 토요일이라 힐링센터 야영장에 텐트족들이 제법 많다. 저녁 때 군불을 땔 때 마늘도 깠는데, 다 깠다. 깐 마늘을 깨끗이 씻어 김치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 

     - 내일 비가 조금 온다는 예보다. 괜찮은 가을비가 될 듯하다. 농업경영체 등록 후 처음으로 퇴비를 신청했다. 한 파랫트, 70포란다. 얼마전에 경영체를 등록한 상태라 배정이 될지 안될지는 잘 모르겠다. 암튼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농사 짓기를 해야겠다. 

 

♧ 2024.11.08 - 남해, 금(맑음) : 시금치밭 잡초 제거, 문화의 날 행사 참관 및 참여, 들깨 고르기 등.

     - 쌀쌀한 아침이다. 아침에 잡초들을 좀 뽑았다. 시금치 밭 가장자리 잡초들은 농기구를 이용해서 작업을 했고, 마늘 밭과 시금치 밭, 양파 밭에는 비닐 구멍 사이로 올라오는 작은 잡초들을 손으로 뽑았다. 뿌리를 깊이 내리지 않은 아직 어린 풀들은 살짝 잡아 당겨도 쉽게 뽑힌다. 살짝의 비도 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

     - 오늘은 수채화 수강이 있는 날이지만, 문화원에서 주최하는 '문화의 날' 행사로 휴강이 결정되었다. 그래서 오늘 문화의 날 행사에 참여도, 참관도 겸해서 11시 반쯤 집을 나섰다. 여러 행사들 중에 우리 오카리나 반도 3곡 정도 연주를 한다. 다양한 행사들이 있었다. 합창단 공연, 시니어 모델 패션쇼, 쥬니어 라인댄스, 고고 장구, 색스폰 합주, 한국 무용, 오카리나 연주, 아코디언 연주, 판소리, 가야금 등.....다양했다. 개회식을 비롯한 1부는 실내에서, 나머지 공연은 야외에서 했는데, 처음으로 그것도 많지 않은 인원인 7명이 연주를 했는데, 막상 하니까 별로 떨리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

     - 연주를 마치고 파전과 오뎅 등 간단하게 먹고는 다 끝나기 전에 집에 왔다. 집에 와서 거의 다 마른 것 같은 들깨를 털어 지금까지 나온 알들을 정리했다. 내일 한 번 더 털고는 대를 거둘 생각이다. 이 대들은 내년 단호박을 할 때 필요할 것 같아서 그냥 보관했다가 다른 것으로 대체되면 거름으로 삭히거나 불 쏘시게로 사용하게 될테지. 오늘도 군불을 때면서 마늘을 깠다. 내일 정도만 하면 다 깔 수 있겠다. 

 

♧ 2024.11.07 - 남해, 목(맑음) : 농자재 반입, 문화원 수업 등.

     -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집 주위를 한바퀴 돌아보고, 눈에 띄는 것들을 정리하고, 아침 체조를 했다. 아침을 지어 먹고 났더니 10시가 다되어 간다. 그래서 어제 농협 자재마트에서 주문한 농자재들을 가지러 갔다. 내 승용차에 실을 수 있는 것들 몇 가지를 싣고 왔고, 비료는 농협 트럭으로 실어다 준단다. 집에 와서 가져온 농약, 부직포 등을 정리하고 있을 때 농협 트럭이 왔다. 그래서 그 직원과 함께 비료를 차에서 내려 집 앞에 쌓아 두었다.

     - 무려 20킬로그램 비료가 50포다. 이것을 창고 안으로 옮기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동이 필요하다. 우리집은 도로에서 대문까지 약 20미터 정도되고, 경사가 조금 있어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데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바퀴가 달린 운반구에 비료 두 포를 싣고 끌었더니 무척 힘들었다. 그래서 한번에 한 포씩 실어 날았다. 2/3정도 나르고 나서 점심도 못 먹고, 문화원 수업에 참가했다. 

     - 굳이 오늘 문화원 수업에 참여한 이유는 내일 문화원에서 '문화의 날' 행사가 있고, 많은 공연 등이 있는데, 우리 오카리나 반에서 연주를 한다. 때문에 마지막 연습을 해야하는 실정이라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반 인원이 많으면 빠져도 되는데, 겨우 해봤자 6~7명이라 빠질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처음으로 대중들 앞에서 연주하는 것이라 무척이나 쑥스럽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할 것 같아 걱정스럽다. 그리고 연주하는 사람들 중 가장 초보자다.

     - 문화원에서 돌아와서도 비료 옮기는 작업을 했다. 다 옮기고 났더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당에 늘어 놓은 들깨를 덮고, 군불을 땠는데, 요즘 군불을 때면서 마늘을 깐다. 열기가 가득한 아궁이 앞에 앉아서 마늘을 까는 것도 싫지는 않다. 

 

♧ 2024.11.06 - 남해, 수(맑음) : 밭 다듬기, 경운기 월동 채비, 농자재 구입, 채소밭 나무 정리 등.

     - 아침을 먹기 전에 어제 들깨를 수확한 자리에 경운기 로터리로 밭 갈이를 했다. 면적 자체가 얼마되지 않아 로터리 작업은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작업 후 들깨 대를 솎아 내고, 흙을 정리하고, 골을 타고.... 한 시간쯤 걸렸을까. 이제 그 밭에는 올해 수확할 것은 더덕과 도라지 뿐이다. 작업을 마친 후 경운기 월동 조치도 했다. 이제 내년 봄까지 경운기를 작동할 일이 없을 듯하고, 심을 밭의 공간도 없다. 그래서 경운기는 긴 동면을 할 거다. 월동 준비라고 해야 종이 박스, 비닐 등으로 감싸는 일이다. 

     - 아침을 먹고 났더니 10시가 넘었다. 바로 농협 자재마트로 가서 농자재 등을 직원과 의논하여 구입을 했는데, 주로 마늘, 시금치, 단호박, 양파 등의 작물에 필요한 비료와 부직포, 농약 등을 구입했다. 이것은 '2024년 전입자 영농정착비 지원 계획'에 따른 지원금으로 구입하는 것이다. 남해군 인구증대시책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것인 듯 하다. 내 경우는 남해에 주택을 구입 해 살면서 '농업경영체' 등록을 한 농민이라서 대상이 되는 모양이다. 어찌되었던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을 사실일테다.

      - 점심을 먹고는 그동안 내 승용차의 그늘막 역할을 했던 집앞 채소밭 둑에 있던 나무들을 베어 냈다. 닥나무인지? 뽕나무인지? 무슨 나무인지 몰라도 성장속도가 매우 빠른 나무다. 이렇게 잘라 버려도 내년이면 차에게 그늘을 줄 만큼 잘 자란다. 나무들을 잘라내고 나니 집 앞과 길가가 훤하게 달라졌다. 건너편에 사시는 할머니께서도 좋아하신다. 채소밭에 심어져 있는 배추밭 고랑의 잡초들도 정리했다. 뽑지 않고 괭이로 뿌리까지 파서 뒤엎어 버렸다. 

     - 잠시 산책을 하기도 했는데, 마을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본 마을 앞 바다 갯벌이 멋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제부터 시금치를 수확할 시기가 다가오나보다. 일찍 심은 밭에서는 조금씩 수확도 하고 있다. 시금치 씨앗을 파종하고 많은 비가 내린 탓에 시금치를 망친 농가도 있단다. 대부분 두 번씩 심었을 가능성이 있을 거다. 내 경우도 두 번을 심었다. 아침. 저녁으로는 기온이 많이 낮아졌다. 노약자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들이 건강에 유의해야할 시기다.

 

 

♧ 2024.11.05 - 남해, 화(맑음) : 들깨 수확, 별채 창고 정리, 산책 등.

     - 오늘도 화창한 가을 날씨였다. 우리집은 본채가 남서향으로 앉아 있어, 겨울이면 햇볕이 참 많이 들어오는 집이다. 그래서 겨울에도 여느 시골집보다 따스하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해가 있는 날이면 별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다. 아침을 먹기 전에 뒷밭에 조금 심었던 들깨를 수확했다. 수확할 때 들깨의 향이 너무 좋았고, 말리려고 널어 놓은 들깨에서 나는 향기가 온 집안에 퍼졌다. 너무 적게 심은 것이 아쉬운데, 내년에는 밭 가장자리를 따라 많이 심어야 할 듯하다.

     - 아침을 먹고는 별채 창고를 정리했는데, 해야지해야지 하면서 미루어 왔던 일이다. 요즘처럼 이렇게 조금 한가한 시간이 아니면 잘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힘들거나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은 아닐진데..... 안에 있는 물건들 중 버릴 것은 버리고, 바닥을 쓸고, 물건들을 다시 정리하면 그만인 것을. 별채 한 곳에는 대나무 장작으로 가득 차 있다. 아직까지 이전에 밭을 일구면서 베어 낸 아카시아 나무 장작을 때고 있어, 대나무 장작은 아카시아 장작을 때기 전 쏘시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아카시아 장작을 다 때고 나면 대나무 장작 차례다. 그래도 몇 년이 걸리지 않을까. 이것 맑도 산에 산책을 다니면서 해다 놓은 장작도 많이 있다. 

     - 점심을 먹고는 마을 입구에 있는 농협 자재창고를 방문했다. 그곳에 어떤 것이 있는지, 내가 필요한 것들이 다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인데, 담당자가 없어 혼자 이곳저곳을 돌아보다 집으로 왔다. 오후 늦게 힐링센터에 걷기 운동을 갔는데, 노인대학 강의실에서 노래소리가 들였다. 노인대학생들이 합창 연습을 하고 계신단다. 나도 몇년 있으면 이곳 노인대학 학생이 될지도....오늘부터 기온이 좀 내려간단다. 그래서 그런지 바람이 좀 있는 저녁이다.


 

♧ 2024.11.04 - 남해, 월(맑음) : 대나무 농자재 정리, 군청,농업기술센터 방문, 장작 패기, 산책 등.

     - 아침을 날씨가 좋다. 일하기가 참으로 좋은 날씨지만, 풀을 뽑는 것 외는 특별히 할 일이 없다. 집 주변과 밭 주변을 한 번 둘러보고, 아침 체조를 했다. 그리고 가추 구석에 쌓여 있던 옛 주인이 농사를 지을 때 사용한 대나무 농자재를 꺼내어 정리를 했다. 그 자재중 사용할 만한 것들은 골라서 다시 묶어 두고, 사용할 수 없을 듯한 것들은 군불을 땔 때 불쏘시개로 이용할 예정이다. 

     - 아침을 먹고는 농업경영체와 관련하여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군청과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하였는데, 군청에 가서는 이와 관련한 지원 사항 등을 문의하였고, 또 개인적인 생각들을 말하기도 했다. 농업기술센터에 가서는 경작하는 면적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가 경작하는 토지의 성질이 어떤지 등 토질 검사를 해 보고 싶어 문의했고, 또 액체 비료를 조금 받아오기도 했다. 토질 검사는 내가 경작하는 농지의 지번 마다 종이컵 정도의 흙을 서너 군데 채취하여 가져오면 검사를 해 준단다. 

     - 오늘 점심은 시장통 국밥 맛집에서 먹었다. 집에 도착해서는 오늘 농업기술센터에서 가져온 액체 비료를 물에 섞어(물 20리터에 액체 비료 한 컵) 마늘과 양파, 시금치에 살포했다. 마늘과 양파는 심은 양은 1/2 정도에만, 시금치에는 한 두둑 정도만 뿌렸다. 뿌린 곳과 그렇지 않는 곳에 차이가 느껴지는지 보기 위해서다. 그리고 나서는 군불용 장작을 좀 팼고, 산책도 다녀왔다. 이제부터 기온이 조금 내려갈 모양이다. 

 

♧ 2024.11.03 - 남해, 일(맑음) : 시금치 밭 가장자라 잡초 제거, 산책 등.

     - 아침을 먹기 전에 어제 하던 작업을 시작했다. 시금치밭 가장자리 부분에 잔디처럼 돋아나는 작을 풀들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뿌리까지 뽑아야 진짜 잡초를 제거하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한두 달은 걸리지 않을까. 쇠스랑이나 큰 괭이 등으로 쫏아 풀을 제거하는 작업으로 풀은 쫏은 땅에 묻히거나 뿌리가 밖으로 나오는 경우가 되는데, 그냥 두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그 작업을 하느라 오늘도 늦은 아침을 먹었다.

     - 이제 일찍 심은 겨울추는 충분히 먹을 수 있을 만큼 자랐다. 조금씩 뜯어 먹기도 하지만 혼자 먹는 양이 얼마나되랴. 뿔리채 뽑지 않고 잘라 먹으면 다시 난다니 잘라 먹어야겠다. 그런다면 꽃도 많이 볼 수 있을테고, 나중에 씨로 기름을 짤 수도 있지 않을까.

     - 오후 늦게는 산책을 갔다왔다. 힐링센터 운동장을 돌았는데, 일본에서 초등학생 축구부들이 그곳에서 숙식을 하는 모양이다. 요즘 저녁 때는 군불을 땐다. 군불을 때면서 하는 일도 있는데, 마늘을 까는 일이다. 짝지가 김장할 때 사용할 마늘을 까놔란다. 그래서 군불을 때면서 조금씩 까 놓는다. 군불을 때서 잘 때와 전기 장판을 이용해서 잘 때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오늘은 날씨가 참 맑고 좋았다. 

 

 

♧ 2024.11.02 - 남해, 토(흐리다 맑음) : 시금치 밭 겨울추 고랑 잡초 제거 등.

     - 새벽까지 비가 내렸다. 그러나 날이 새면서 비는 그쳤다. 마당에는 빗물이 고여 있는 곳도 있었다. 그래서 대나무 마당 빗자루로 비청소를 했다. 집 주위와 밭 주변을 한 번 돌아 보고는 아침 체조를 하고 밥을 지어 먹었다. 비가 내린 뒤라 밭은 질척한 상태다. 시금치 밭에는 시금치와 함께 올라 온 같은 종류의 작은 잡초들이 빽빽하게 나와 있다. 잡초의 크기는 1~2센티에 불과하다. 그것들이 카펫을 깔아 놓은 듯 빼곡하다. 

     - 오후부터는 햇살이 비쳤다. 비가 내린 탓에 땅은 부드럽다. 비가 그치고 조금 시간이 지난 탓으로 질척하긴 해도 풀을 뽑는 작업은 할 수 있을 만하다. 그래서 발이 여러 개 달린 쇠스랑으로 작은 잡초들을 끌어 내 듯 제거 작업을 했다. 시금치 밭 가장자리에 심은 겨울추 고랑에 작업을 했는데, 두 시간 정도 한 듯하다. 주말을 이용해 오신 김 사장님께서도 시금치 밭에 약을 치는 듯 분주하시다. 또 하루가 이렇게 흐른다.

 

♧ 2024.11.01 - 남해, 금(비) : 문화원 수업 등.

     - 종일 비가 내린 하루였다. 아마 오늘 이른 새벽부터 내린 모양이다. 비가 내리고 있은 탓도 있지만, 오늘은 오전에 문화원 수업이 있어, 8시쯤 아침을 해 먹었다. 그리고 실내에서 이것저것을 하다가 문화원으로 갔는데, 그때도 비가 내렸다. 가끔 강한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많지 않은 비다.

     - 문화원에서 스케치를 좀 하고, 채색을 시작하다가 마쳤다. 같이 수업을 받는 분들과 점심을 먹고, 집으로 왔다. 주말마다 오시는 앞집 김 사장님께서도 아침 일찍 오셨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밭에 작업은 못한 듯 하고, 집앞에 트럭이 세워져 있다. 아마도 오늘 밤까지는 비가 내릴 듯하다.

     - 11월의 첫날이다. 이번 달에는 크고 작은 행사들이 좀 있다. 다음 주에 '문화의 날' 행사가 남해문화센터에서 있단다. 그날 우리 오카리나 반에서 연주가 있을 예정이고, 친척 결혼식도 있고, 40주년이나 되는 우리의 결혼 기념일도 있고, 형제들 모임도 있고, 친구들 방문 계획도 있고, 아들 생일도 있다. 조금이지만 '완두콩' 씨앗 파종도 있다. 아마 이것이 올해 작물 심기의 마지막이 될 듯하다. 

     - 다음 주부터는 쭉 날씨가 좋다는 예보다. 짧은 가을인데 날씨가 좀 좋아야하지 않을까. 이제는 봄과 가을은 기대하기가 힘들어지는 듯하다. 왜 꼭 좋지 않은 것들이 많아지고 길어지는지, 경기도 불황은 길고 호황은 짧은 듯, 좋은 기억은 좋지 않은 기억보다 짧은 듯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