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自日記/農家 및 農地

농가(農家), 농지(農地) 다듬기(9) - (23.05.01 ~ 23.06.30)

동선(冬扇) 2023. 4. 22. 20:42
농가, 농지 다듬기 (1)
(21.10.12 ~ 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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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농지 다듬기 (2)
(22.03.01 ~ 2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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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농지 다듬기 (3)
(22.05.01 ~ 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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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농지 다듬기 (4)
(22.07.01 ~ 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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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농지 다듬기 (5)
(22.09.01 ~ 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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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농지 다듬기 (6)
(22.11.01 ~ 2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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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농지 다듬기 (7)
(23.01.01 ~ 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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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농지 다듬기 (8)
(23.03.01 ~ 23.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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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6.30 - 남해, 금(비) : 문화원 수업, 쉼터 뒷벽 고정 작업 등.
    - 일년의 반이 지난다. 세월은 이렇게 빨리 가는가 보다. 시골 생활이 일이 많아 어쩌면 고되고, 지루할 수 있을건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 남해에서 생활한지도 벌써 1년 반이 지났다. 오늘은 문화원 수업이 있는 날이다. 장마 속에 들어와 있지만 다행하게도 문화원을 오갈 때 비는 맞지 않았다. 오늘은 돌담 밑에 핀 코스모스를 스케치 하고 있었더니, 강사님께서 답답하신지 스케치를 그렇게 자세히 하지 말고 채색을 하시라면서 직접 내 사진을 보고 시연해 주셨다. 그런데 그 그림에 내가 손을 댈 수 있을지 모르겠다. 
    - 점심을 먹고는 바로 지금하고 있는 쉼터의 뒷벽 설치를 위한 작업을 이어갔다. 오늘은 어제 뒷벽의 가장 바깥쪽에 합판을 살짝 붙여 놓았던 것을 큰 나사못들을 이용해 단단하게 고정을 시켰다. 그리고 다음 공정을 할 수 있도록 시멘트 작업도 해 두었다. 이제 오늘 작업한 시멘트가 단단하게 굳어지면 합판의 안쪽에 스티로폼을 대고 시멘트 벽돌을 쌓아 벽을 만드는 일이다. 
    - 오늘 작업은 4시쯤 끝냈다. 비가 하루종일 왔다갔다를 반복한다. 지금 뒷밭에는 작물밭인지 풀밭인지 헷갈릴 정도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작물이 잘 자라고 있다. 고추는 엄청나게 달렸다. 약을 치지 않을 생각으로 있어 만약 병을 하지 않고 수확을 할 수 있다면 많은 양을 딸 수 있을 듯하다. 호박도 그렇고, 옥수수도 그렇고, 토마토, 참깨, 들깨도 잘 자라고 있다. 어쨌던 정상적인 수확을 할 수 있기만을 기대해야지.

 
♡ 23.06.29 - 남해, 목(흐림, 비) : 짝지 배웅, 다실 창문틀 만들기 등.
    - 밤에 비가 세차게 오는 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아침에는 비가 그쳐 나름 늘 하는 아침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이리저리 다니면서 풀도 좀 뽑기도 했다. 짝지는 아침부터 바쁘다. 아침밥도 지어야 하고, 어제 수확한 열무로 김치를 담는 것도 마무리 해야 하고, 부산으로 가져 가야할 것들도 챙겨야 하고....아침을 먹은 설겆이는 나중에 내가 한다고 하지 못하게 했다. 짝지는 10시 40분발 버스를 타야한다. 어제 새벽에 왔기 때문에 시장을 보지 못해 시장도 봐주고 가야한단다. 그래서 한 시간 전에 집을 나섰다. 다이소에도 들리고, 마트에도 들러 한 달간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해 놓고 갔다. 
    - 짝지를 보내고 집에 와서 아침 설겆이를 하고는 자동차 문을 이용한 다실의 벽에 넣을 창문틀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두꺼운 각목을 창문에 맞게 자르고, 그것을 그라인드로 연마하고, 창문이 잘 고정될 수 있도록 틀에 홈을 파고, 문과 틀을 고정시켰다. 이 과정에서 창문을 틀에 고정하는 작업에는 또 손이 하나 모자라 애로 사항이 많았다. 맨 바깥쪽 벽이될 합판에 창문 크기 만큼의 구멍을 뚫는 것도 쉽지 않았다. 더구나 작업을 할 때 비가 내리기를 반복하여 작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 오늘은 창문틀과 맨 바깥쪽 벽인 합판을 붙이는 작업까지만 끝냈다. 이후 진행되는 일은 합판을 벽에 단단하게 고정시킨 후, 그 안쪽에 단열을 위한 스티로폼을 붙이고, 또 그 안에 시멘트 벽돌을 쌓으면서 창문틀을 넣고 벽을 마무리 하는 일이다. 그 일은 또 다른 손은 필요치 않아 별 애로사항은 없을 듯하다. 이 일은 비가 와도 할 수 있는 일이라 날씨가 좋지 않아 밭에 풀을 뽑을 수 없을 때 해야겠다. 점점 다실이 제 모양을 찾아가는 듯하다. 

 

 
♡ 23.06.28 - 밀양 -> 남해, 수(비, 흐림) : 귀가, 열무 수확, 풀 뽑기, 상추 지지대 설치 등.
    - 어제 저녁 형제들과의 오락이 오늘 새벽 3시 넘어서야 끝이 났다. 시간이 그렇게 간 줄은 몰랐다. 새벽 4시 쯤해서 누나집에서 출발해 남해 집으로 향했다. 오는 내내 비가 내려 운전하는데 온 신경이 갔고, 특히 잠을 자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이라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6시 반쯤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 오자마자 잠을 좀 자고 9시쯤 아침을 먹고는 3군데 나눠 심어 놓은 열무를 전부 뽑았다. 짝지가 열무 김치 등 반찬을 만들기 위해서이고, 마늘도 까고 집 주변 여러 곳도 손을 좀 봤다. 저녁에 잠을 못잔 탓인지 피곤해 낮잠을 좀 자기도 했고, 오후 늦게 쯤해서는 밭에 풀도 좀 뽑았고, 키가 부쩍 커버린 상추대에 지지대도 설치를 해 주었다. 오늘은 좀 일찍 잠을 자야겠다. 

♡ 23.06.27 - 부산, 화(비, 흐림) : 병원 진료, 가족 모임 등.
    - 오랜만에 부산에서 맞는 아침이다. 7시 반쯤 집을 나서서 병원으로 향했다. 비는 오는 듯 마는 듯했다. 내가 예약한 진료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탓에 진료는 9시 반쯤 끝났다. 진료라 해봤자 교수님께서 몇 마디 물으시고 답하면 끝이나는 문진이다. 병원 진료가 끝나고 예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 몇 명과도 잠시 만났다. 그리고 집으로 와서 짝지랑 가족 모임이 있는 밀양으로 가져갈 물건과 남해로 가져가야할 물품들을 챙겨 싣고, 형님 두 분과 합류하여 밀양으로 갔다. 
    - 형제들이 몇 달 전에 우리집에서 만난 후 오랜만에 또 모였다. 6형제 중 건강상태가 좋지 않으신 큰누나를 제외하고 다 모였다. 멀리 춘천에서도 오셨다. 춘천에서 오신 누나도 건강이 좋지는 않으신 모양인데, 그래도 내색이 전혀 없으시다. 그 누나집 애들, 즉 조카들이 성격들이 좋아 재밌게 해 주었다. 오랜만에 형제들이 오락을 했는데 다음 날 새벽까지 했다.  
 
♡ 23.06.26 - 남해 -> 부산, 월(흐림) : 부산 출타 등.
    - 어젯밤 10시가 조금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다. 지붕을 교체할 때 스티로폴로 단열을 해서 그런지 밤에 잘 때도 그리 덥지도 않다. 잠자리에 들 때 방문을 조금 열어 놓고, 1시간 타임을 맞춘 선풍기를 약하게 틀어 놓으면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른다. 
    - 새벽 3시쯤 비소리에 잠을 잠시 깬 듯하다. 세차게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5시가 채 못되어 다시 잠을 깼다. 누운 채 간단히 몸을 몇 번 움직이고, 팔과 다리, 손가락 등을 푼 뒤 일어났다. 세면실에 가서 손을 씻고, 입을 행구고, 세수를 하고, 방으로 들어와 미지근한 물을 한 잔 마시는 것이 밖에 나가기 전 하는 일이다. 고맙게도 비가 그쳐 주었다. 장화를 신고 뒷밭에 가봤다. 아직도 어둠이 채 가시기 전이지만 작물들과 풀들이 무성한 것 빼고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혹시나 짐승이 왔다가지 않았나했었는데 아직은 아닌가 보다. 그리고 지금은 책상 앞에 앉았다. 
    - 비가 오락가락하는 오전이다. 아직도 며칠 째 귀가하고 있지 않은 가을이는 어디에 있을까? 닭 관리를 이웃집에 부탁하고 11시쯤 집을 나섰다. 오는 도중에 진교의 어느 폐차장에 들러 자동차 창문 두 개를 샀다. 한 개는 다실 뒤쪽 벽 창문으로 사용할 거고, 다른 하나는 다락 쉼터 밑 창고 창문으로 이용할 듯하다. 부산에 도착해서 반 년만에 스크린을 한 번 쳤다. 당연히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감각은 크게 떨어지지 않은 듯했다. 지금은 부산집에 와서 컴퓨터 앞에 앉았다. 
 
♡ 23.06.25 - 남해, 일(비) : 부산 출타 준비 등.
    - 오전부터 비가 내린다. 여름 장마가 시작된 거다. 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강한 비는 아니다. 아침을 먹기 전에 부산집에 갈 준비를 좀 했다. 오이와 가지, 호박을 좀 따고, 누가 주문한 단호박도 닦아 15킬로그램을 박스에 넣어 묶고...참으로 오랜만에 부산집에 가는 듯하다. 아마 6개월 정도는 됐지 싶다. 6개월마다 정기적인 병원 진료 때문이고, 이번에는 또 형제들 모임도 있다. 모임에 참석했다 다음 날 새벽에 짝지랑 이곳으로 와야한다. 지금 반찬이 거의 바닥이다. 짝지가 와서 반찬도 만들어야 한다. 모처럼 쉬는 짝지가 피곤할 텐데 수고를 많이해야 할 듯하다. 
    - 밭에는 할일이 태산이다. 실내에서 할 일도 많지만 자재 준비 등의 문제가 있다. 이번에 부산가면서 몇 가지 자재를 구해와서 다실의 벽을 마무리할 생각이다. 오늘은 많이 쉬는 날이 되었다. 덕분에 책도 좀 봤다. 엊그제 나간 닭(가을) 한 마리는 아직도 소식이 없다. 혹 야생 짐승에게 해를 당하지는 않았어야 할 텐데...돌아와 줬으면 좋겠다. 
 
♡ 23.06.24 - 남해, 토(맑음) : 다락 쉼터 천장 설치 작업, 단호박 수확 등.
    - 아침을 먹기 전에 간단한 아침 일정을 마치고 바로 다락 쉼터 천장 작업 마무리에 들어갔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치수를 재고, 합판을 잘라 붙이고, 틈새를 테이프로 바르고...작업은 아침을 먹고 다시 시작해 점심 때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점심을 먹고는 연마 작업, 천장 작업 등을 하면서 떨어진 잔해들을 치우고, 쓸고, 닦고, 돗자리까지 깔아 온전한 쉼터로서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았다. 이제는 이전보다 더 쾌적한 모습의 쉼터가 되었다. 
    - 그 작업을 마치고 나서 단호박을 수확했는데, 부산에서 김사장님 내외분도 새벽에 오셔서 단호박을 수확하고 계신다. 내일부터 비가 온다고 해서 급하게 오셨단다. 밭에  딴 단호박을 지게에 지고 연신 집안으로 들여 놓으신다. 그 와중에서도 단호박을 따고 있는 내게 오셔서 조언도 잊지 않으신다. 난 오늘 단호박 43개를 땄다. 총 94개를 딴 셈이다. 아직도 딸 때가 조금 일러 따지 않은 것이 여남 개 된다. 예상했던 대로 100개 내외가 될 듯하다. 정말 잘 되었다면 150여 개 정도는 딸 수 있다는데, 난 거름도, 비료도, 농약도 하지 않아 수확량이 조금 적은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단호박은 깨끗한 계곡물을 먹고 자란 진짜 오리지널 유기농 제품이다. 
    - 앞으로 계속 비가 올 듯하다. 시골에는 비가 오면 실내에서도 해야 할 일들도 많다. 단호박을 하는 사람들은 단호박 숙성도 잘 시켜야 할 것이고, 마늘을 한 사람들은 마늘도 까야 할 것이고...난 다실을 꾸미는 데 시간을 많이 사용할 듯하다. 창문을 구해서 뒷 벽을 쌓고, 천장과 벽을 한지로 바르고, 문을 구해서 달고...차츰 새로운 한 공간이 탄생할 듯하다. 오늘 부산으로 가져갈 애호박 몇 개를 땄다. 20여 개의 맷돌호박이 이미 애호박 수준을 넘어서 버렸다. 잘 생긴 누런 맷돌호박을 수확할 수 있을 듯하다. 

 

 
♡ 23.06.23 - 남해, 금(맑음) : 열무밭 풀 뽑기, 문화원 수업, 참깨밭 풀 뽑기, 다락 쉼터 천장 설치 작업 등.
    - 아침 일찍 뒷밭으로 나갔다. 엊그제 비가 왔다고, 안그래도 잡초들이 무성한 밭인데 하루 사이 잡초들의 키가 부쩍 큰 느낌이다. 열무를 두 군데나 심어 놓았는데, 열문지 잡촌지 구분이 어려울 만큼 풀들이 크다. 그래서 큰 풀들을 뽑았는데 아직도 땅은 부드러워 쑥쑥 뽑혔다. 
    - 아침 시간이 바쁘다. 오늘은 10시부터 문화원 수업이 있는 날이라 아침 일들을 좀 보고, 밥을 해먹고 나서기가 그렇다. 오늘 서양화 수업은 미리 스케치해 간 돌담 밑 접시꽃 그림인데 돌담에 채색하기가 영 서툴다. 강사님께서 여러 말씀을 하셨는데 뭔말인지 이해도 잘 가지 않았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면 언젠가는 방법을 좀 알게 되겠지.
    - 낮볕이 뜨겁기는 하지만 바람이 시원해서 점심을 먹고 참깨밭에 풀을 좀 뽑았다. 그러던 차에 기다리고 있던 얇은 합판이 배달되었다. 다락 쉼터 천장에 붙일 물건이다.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천장의 치수를 재고, 합판을 그라인드로 자르고, 그것을 천장에 붙이는 일인데, 얇은 합판을 천장에 붙이는 작업이 엄청 힘들었다. 합판의 무게가 있어서도 아니다. 그것을 잡아 놓고 나사못을 박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았다. 손 하나만 딱 더 있으며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인데 어린애 손이라도 필요할 정도다. 몇 시간의 작업 끝에 겨우 세 조각 중 두 조각을 붙였다. 진짜 힘들었다. 
    - 작업을 끝내고 저녁을 먹고 나니 8시 반이 넘었다. 어제 닭에게 교육을 좀 시켰더만 오늘은 배고프다 울지도 않고 조용하다. 두 마리는 숲으로 나가더니 아예 올 생각도 않는다. 오늘 점심 먹고 잠시 단호박 7개를 땄다. 총 51개를 딴 셈이다. 반찬으로 먹을 오이도 하나 따고, 가지도 두 개 땄는데, 오이가 엄청나게 크다. 힘든 하루가 지난다. 하루가 끊임없이 바쁘다. 내일 오전에는 다락 쉼터 천장 작업을 마무리 지어야겠다. 

 

 
♡ 23.06.22 - 남해, 목(맑음) : 마을 공동 예초 작업, 옥수수밭 새망 설치, 단호박 수확, 풀 뽑기 등.
    - 어제와 오늘 새벽 마을 방송에서 마을 진입로 예초 작업이 있단다. 그래서 5시 반쯤 예초 작업에 합류하여 두 시간쯤 작업을 하고 들어왔다. 마을에 대부분 고령이신 분들이 많고 아마도 그 작업자들 중에는 제일 젊은 사람이 아닐까 한다. 
    - 아침을 먹고는 많이 심은 것은 아니지만 옥수수에 꽃이 피고 있어 '새 방지망'을 치기로 했다. 작년에도 꿩같은 큰 새들에 의해 피해를 많이 봤는데, 피해를 보고 나서야 새망을 설치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찍 설치한 것인데, 양쪽 끝에 옥수수보다 더 높은 기둥을 세우고, 기둥에 대나무를 묶어 그물을 설치했다. 두 사람이 하면 별로 어렵지 않은 일인데도 혼자 하려니 쉽지는 않았다.
    - 새망을 설치하고 있을 때, 거동하시기도 쉽지 않으신 이웃집 꼬부랑 할머니께서 지팡이를 짚고서 우리밭을 오셨다. 늘 한번 구경해야겠다고 하시다가 오늘 힘들게 오셨다. 밭을 참 잘해 놓았다고 하신다. 둥글게 심어 놓은 더덕과 도라지, 들깨밭을 보시면서 신기하시다면서 웃으신다. 고추도 참 많이 달렸단다. 그런데 약을 치지 않을 거라 나중 수확이 어떨지는 모르겠다. 집도 고치랴, 밭도 가꾸랴, 언제 그렇게 하느냐며 참으로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하신다. 처음으로 우리 밭에 오신 할머님과 팩 우유 하나씩을 마시면서 잠시 쉬었다. 새망 설치 작업은 12시쯤 끝났다. 
    - 점심을 먹고 잠시 쉬다가 단호박 18개를 땄다. 지금까지 총 44개다. 얼마전에 단호박밭 주위에 예초 작업을 하면서 순을 몇 개 건드리는 바람에 단호박 몇 개는 잃은 듯하다. 오후 늦게는 뒷 밭에 큰 풀들을 좀 뽑았다. 풀은 뽑는대로 퇴비통으로 들어간다. 한 6개월 정도 삭혀서 거름통에서 꺼내 놓는다. 요즘 닭들이 말을 안듣는 듯해서 교육을 좀 시켰는데 내일 보면 알겠지.

 
♡ 23.06.21 - 남해, 수(맑음) : 풀 뽑기 등.
    - 어제 저녁 늦게부터 비가 내린 듯하다. 새벽에 비소리에 잠을 깨곤 했었다. 하지만 내가 일어나는 시각인 5시쯤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뒷밭으로 달려 나갔다. 평소하는 일정을 하지도 않은 채 먼저 뒷밭으로 달려간 이유는 혹 밭에 짐승들이 오지 않았을까하는 맘에서다. 작년을 비춰보건대 가끔 짐승들이 와서 작물을 헤치거나 흔적을 남겼을 때가 바로 비가 내린 뒤였기 때문이다. 비가 온 날이거나 비가 온 다음 날이 아마도 땅이 부드러워 헤집기가 좋기 때문이리라 나름 짐작한다. 피해는 없었다. 지금 짐승들이 온다면 크고 작은 맷돌호박 20여개가 작살이 날 듯하다. 
    - 뒷밭에 갔다오고서야 아침 일정을 소화했다. 운동을 좀 하고는 큰 가위를 들고 집 주위에 불쑥불쑥 튀어 나온 풀들과 칡넝쿨을 잘랐다. 그리고 아침을 평소보다 조금 일찍 먹었다. 아침을 먹고는 밭이 이런 상태가 아니면 뽑기 힘든 풀들을 좀 뽑았다. 땅이 거칠어 뿌리가 깊이 파고드는 풀들과 줄기가 약한 풀들은 뽑히는 게 아니고 뜯긴다. 그래서 비가 와 질척 거리지만 뽑을 수 있는대로 뽑았다.
    - 점심을 먹고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온 시간을 밭에서 보내지는 않았다. 그림 스케치도 좀 하고, 부엌에서 태울 것도 좀 태우고, 예초기도 좀 손봤다. 다음 주는 부산에 좀 다녀와야 한다. 그런데 비가 온단다. 장마의 시작인가본데 비가 오면 도로가 위험하다. 그렇다고 안갈 수도 없는 일이다. 내달에는 한달 내내 비가 온다는 소문도 있다. 엊그제 딴 단호박의 꼭지도 잘 마른 듯하다. 

 

 
♡ 23.06.20 - 남해, 화(맑음) : 단호박 수확, 쉼터 기둥,대들보 등 연마 및 니스 칠 작업, 문화원 수업 등.
    - 아침 일정을 소화하고 밥을 먹기 전에 단호박 14개를 수확했다. 수확이라니 대단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나로서는 한 작물 중 많은 것은 맞다. 어제를 포함하여 26개를 수확했는데, 오늘 수확한 것도 시원한 다실에 늘어 놓고 선풍기 바람을 좀 쑀다. 
    - 아침을 먹고는 바로 다락 쉼터에서 어제에 이어 연마 작업을 했다. 다락 쉼터라니 이상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지만, 시골에서 농작물을 수확하여 보관하거나 말리는 공간으로 우리 집에서는 이 공간이 정자, 또는 원두막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곳의 대들보와 석까래를 그라인드로 갈아내고 또 니스를 칠하는 작업을 했다. 이곳도 다실처럼 천장을 한지로 바를까 하다가 천장 부분이 워낙 훼손이 심했고, 또 작업하기도 곤란해서 그냥 얇은 합판으로 서까래를 막아 천장을 설치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 연마 작업과 니스 칠 작업은 다했고, 이제 합판을 구입해 와서 천장에 설치하면 될 듯하다. 
    - 4시쯤 집을 나섰다. 건자재상에도 갈겸해서 조금 일찍 나섰는데, 합판의 길이가 2.4미터이고 넓이가 1.2미터라 반으로 잘라도 승용차에 실리지 않는단다. 할 수 없이 건재상 사장님이 우리마을 쪽으로 올 기회가 있을 때 실어 주시기로 했다. 오늘 문화원 수업은 강사님께서 좋은 일이 있으셔서 피자를 시켜주셨다.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개도 조금씩 모습을 찾아가는 듯하다. 저녁에는 비가 좀 내릴 듯하다. 

 
♡ 23.06.19 - 남해, 월(맑음) : 도라지밭, 들깨밭 풀 뽑기, 단호박 수확, 쉼터 천장 보수 및 연마 작업 등.
    - 오늘은 5시 조금 넘어서 밖으로 나갔다. 간단히 운동을 하고는 뒷 밭에 어제 못다한 도라지밭 등에 풀을 잠시 뽑았고, 단호박 10개를 수확했다. 엊그제 2개를 땄으니 12개를 딴 셈이다. 딴 단호박의 꼭지를 바짝 자르고, 꼭지가 빨리 마를 수 있도록 바람이 잘 통하는 다실 바닥에 늘어 놓은 뒤 선풍기도 잠시 털어 주었다.
    - 아침을 먹고는 어제 타프를 철거한 다락 쉼터에 예전에 누수로 훼손된 천장을 보수했다. 훼손된 부분이 넓고 심해서 그것을 보수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황토 몰탈로 보수하기는 했지만 붙어 있을지 모르겠다. 그 일은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끝났다.
    - 점심을 먹고는 쉼터가 지금 수리중이라 온돌방에서 잠시 낮잠을 자고, 다시 쉼터에 연마 작업을 시작했다. 대들보 정도만 하는데 3시간 정도가 걸렸다. 내일 오전에 좀하고, 모레 하루 정도면 연마 작업은 끝이 나지 않을까 한다. 그 뒤 공정으로는 니스를 두 번 칠하고....다실 진행 상황을 봐가면서 벽과 천장 도배를 진행해야 할 듯하다. 요즘은 먼지 속에 산다. 연마 작업할 때 나무와 황토 먼지거 엄청나게 발생한다. 
    - 오늘 아침에 뒷 밭에 갈 때 큰 두꺼비 한 마리가 떡하니 길에 앉아 있다. 그 놈, 겁도 없다. 그 밭에 맷돌 호박이 20개 정도 자라고 있다. 어떤 것들은 벌써 노란 색을 띄기도 한다. 도마토도 몇 알 열리고 있고, 수박도 제법 크다. 지금은 평온한 상태인데 또 맷돼지 같은 짐승들이 출현할까봐 조바심이 난다. 들깨를 많이 심은 효과로 짐승들이 오지 않아야 할텐데....오늘 가지도 하나 따서 빨래줄에 걸어 놓았다. 앞으로 빨래줄이 가지를 말리는 것이 되지 않을까한다. 

 
♡ 23.06.18 - 남해, 일(맑음) : 도라지밭 풀 뽑기, 쉼터 천장 철거 등.
    - 아침 먹기 전에 집 주변을 돌면서 이것저것 하다보니 8시가 넘었다. 아침을 먹고는 더덕밭과 도라지밭에 풀을 뽑았다. 지금처럼 비가 오지 않은 상태의 우리 밭은 거칠기도 하지만 황토 성분이 많은 흙이라 풀 뽑는 작업이 어렵다, 약초 캐는 호미와 같은 것으로 파면 모를까 손으로 뽑기는 어렵다. 뿌리는 뽑히지 않고 줄기만 뜯기는 식이다. 그래도 더덕밭과 도라지밭은 나은 편이다. 더덕과 도라지를 심기 전에 밭을 모래 치듯이 채로 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밭은 그야말로 모래보다 고운 흙인데, 작은 새들이 흙목욕을 하러 오는 곳이 되었다. 
    - 낮은 많이 덥다. 점심을 먹고는 쉼터에서 놀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듯하다. 서양화 강사님께서 주신 꽃 그리기 과제를 스케치 하기도 했다. 물론 다하지는 못했다. 우리집 돌담 앞에 핀 '접시꽃' 사진이다. 4시쯤부터는 지금까지 쉼터의 천장 역할을 했던 '타프'를 걷어 냈다. 그랬더니 보기는 흉하지만 아름다운 서까래가 나타났다. 그런데 그 서까래에도 못이 엄청나게 박혀 있었는데, 다 뽑았더니 60개가 넘었다. 이곳도 다실처럼 서까래는 연마하여 니스를 칠하고, 황토로 된 벽과 천장을 합판으로 막을지 아니면 다실처럼 한지를 바를지 등을 고민해 봐야겠다. 
    - 지금 밭에는 해바라기꽃이 하나, 둘 씩 피고 있다. 작년에도 제법 많이 심었는데, 씨를 모아 기름을 짜려 했더만 양이 적어서 안된단다. 그래서 올해 씨와 합쳐서 기름을 짤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 아침밥에는 우리집 단호박 한 개를 넣어서 먹었다. 타박하니 좋았다. 단호박은 따서 일주일 정도 안에 먹으면 타박한 맛이고, 보름에서 한 달 정도 숙성시킨 후 먹으면 단맛이 많이 난단다. 우리 단호박도 이번 달 안에는 따야할 듯하다. 과연 몇 개가 나올지 궁금하다. 완전 유기농 제품이다.

 

 
♡ 23.06.17 - 남해, 토(맑음) : 감자 수확 등.
    - 제법 더울 듯한 기운이 돈다. 그래도 남보다 더위를 좀 덜 타는지 "덥죠?"하고 묻는 경우에도 그렇게 덥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마 체중이 줄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땀도 무척이나 흘렸는데, 요즘은 땀도 예전보다는 훨 덜 흘리는 듯하다. 그리고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하다. 특히 바람이 많아 더 시원하다.
    - 아침을 먹기 전에 뒷 밭에 심어 놓은 감자를 캤다. 올 3월 초에 40여 조각을 심은 듯하다. 그런데 오늘 감자를 캐 봤더니 씨알이 골프공 만하다. 골프공보다 작은 것들이 더 많다. 감자는 거름을 많이 줘야한다는데, 뒷밭은 크고 작은 돌들이 많고, 아주 거친 밭인데, 더구나 거름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내가 먹기에는 이것이 더 적당할지도 모르겠다. 껍질 벗길 필요도 없고, 또 칼로 자를 필요도 없고, 먹을 때 한 입에 쏙 들어가고.....수확한 감자를 몇 개 담아서 신고를 했다. 감자 알이 작기는 하지만 맛있을 것 같다고, 아침 밥을 할 때 몇 알 넣어서 먹었다. 맛도 좋았다. 아침을 먹고는 감자를 캔 곳에 풀을 뽑아 만든 거름을 좀 뿌려 두었다. 그곳에 무엇을 심을지 생각해봐야겠다.
    - 점심을 먹고는 많이 쉬었다. 다락 쉼터에서 쉬었는데, 다락 쉼터도 조금 더 정비를 해야할 듯하다. 얇은 합판을 가져와서 위 천정 쪽을 가려야 할 듯하다. 오후 늦게 다실 바닥을 하고 남은 모래로 여러가지 작업을 했다. 지금 온돌 부억에는 이번 공사를 하면서 생긴 부산물들이 가득하다. 비가 오는 날 한꺼번에 때야겠다. 

 
♡ 23.06.16 - 남해, 금(맑음) : 손님 배웅, 문화원 수업 등.
    - 아침 9시가 조금 넘어서 집을 나섰다. 문화원 수강이 있는 날이다. 수강의 시작 시각은 10시지만, 어제 우리집 다실 바닥 공사를 도와 주러 오신 형님께서 타야할 부산행 버스가 9시 30분에 있다. 그래서 조금 일찍 집을 나선 것이다. 다실 바닥은 어제 오후 작업으로 모두 끝났다. 다실과 관련하여 남은 일들은 뒤쪽 일부 벽을 설치해야 하고, 벽과 천정에 벽지를 바르고, 앞에 여닫이 문과 미닫이 문을 달아야 하는 작업이 남았다. 
    - 뒤에 벽을 만드는 자재는 전부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 그 벽에 작은 창문을 하나 낼 생각이라서 그에 맞는 창문을 구하는 일, 또 내가 의도하는 용도의 벽지인 한지를 구하는 일, 여닫이 문과 미닫이 문을 구하는 일이 남았다. 이것들이 구해지면 설치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하다. 그리고 형님께서 다실에 들어갈 때 딛고 올라설 수도 있고, 가볍게 앉아서 쉴 수도 있는 그런 용도의  작은 마루를 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좋은 아이디어인 듯하다. 그런 것을 만드는 것도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고, 그에 맞는 나무만 구하면 될 듯하다. 
    - 오늘은 오전에 문화원 수업 외는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았다. 점심을 먹고는 쉼터에서 제법 낮잠을 잔 듯하다. 어제 형님과 얘기를 한다고 12시가 넘어서 잤다. 밭에 잠시잠시 나가기도 했지만 일은 하지 않았다. 수박 모종을 5개 심었는데, 냉해로 죽고 한 개 정도가 시들시들하면서 견디더만 줄기가 제법 뻗어 작은 수박이 하나 달려 있었다. 그래도 다행이다. 오늘 서양화 강사님께서 우리집 돌담이 배경이 되어 있는 접시꽃과 코스모스중 하나를 골라 스케지 해 오라는 과제를 주셨다. 저녁도 많이 늦었다. 

 
♡ 23.06.15 - 남해, 목(맑음) : 손님 마중, 다실 바닥 만들기 등.
    - 오늘은 아침은 오이, 상추, 쑥갓, 곰취 등을 듬뿍 따서 깨끗이 씻어 놓고, 냉동실에 있는 고기를 조금 꺼내서 해동시키는 일을 했다. 오늘 오기로 되어 있는 형님들을 위한 점심 반찬이다. 10시 반쯤 터미널에 나갔더니, 큰 형님 한 분이 오셨다. 집에 오셔서는 새로 교체한 지붕을 비롯하여 집 구석구석과 밭을 돌아다니시면서 여러 말씀을 하셨다. 구운 오리고기가 조금 있기는 했지만 전부 시골스러운 점심 반찬이다. 짝지가 다녀간지 좀 지나서 밑반찬이 거의 떨어진 상태다. 어제 남겨둔 비파 몇 알과 단호박도 먹었다. 
   - 점심을 먹고는 바로 다실 바닥 만들기 작업을 시작했다. 둘 다 전문가가 아니니 탓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역할 분담을 하여 혼자서 하는 것보다 진도가 빨랐다. 작업은 5시쯤 끝이났다. 이정도면 준수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 작업을 하는 도중에 천둥 소리가 가끔 나기는 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이 또한 다행스러운 일이다. 
    - 오늘 저녁 반찬도 순전히 야채 뿐이다. 저녁에는 비파주를 조금 마셨는데, 그래도 술이라고 확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저녁을 먹고 상도 치우지 않은 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10시가 넘었다. 잠을 잘 시간이 지난 것이다. 그동안 해오던 다실 바닥을 마무리 지었으니, 이제 창문을 구해서 뒤쪽 벽을 만드면 되는데, 자재는 다 구해 놓았다. 곧 이도 마무리 되겠지

 
♡ 23.06.14 - 남해, 수(맑음) : 다실 바닥 만들기 등.
    - 오늘은 해야 할 일이 많고, 정해져 있다. 어제 구입해 놓은 건축용 자재가 마당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 마당 한 가운데 있는 반 차의 모래는 언제 다 비워질려지는 알 수가 없다. 모래가 있는 주 목적은 다실 바닥을 만들기 위함인데, 그 양이 훨씬 넘어섰다. 그렇다고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장 다 사용할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다. 
    - 아침을 먹고 바로 작업을 시작했다. 모래와 시멘트를 3:1 정도로 잘 섞고, 다시 물을 조금 부어 시멘트의 상태가 빵 부스러기 정도가 되도록 아주 되게 만들어 잔돌이 깔려져 있는 바닥에 약 3 ~ 5센티미터를 깔고, 그 위에 소위 미장 용어로 '시 아게'를 2센티미터 정도 하는 일이다. 이 시 아게 중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이 바로 바닥 전체를 평평하게 만드는 것인데, 작은 것 밖에 없는 평형자를 미장용 잣대에 붙여 사용하기도 했다. 이런 일이 진짜로 소위 말하는 '노가다'다. 물론 어릴 때 형님들이나 동네 어른들께서 이런 일을 할때 장난삼아 했던 것이 전부다. 그래도 그런 일들을 보기도 하고 경험도 해 봤다는 사실이 큰 용기가 되고 힘이 된다. 그리고 이곳 남해에 와서 집을 보수하면서 조금씩 해 본 것이 무엇보다도 크다. 
    - 모래와 시멘트를 섞는 일도, 물을 혼합하는 일도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또 그렇게 만든 자재를 바케스에 담아 방안에 가져가는 것 자체도 힘든 일이다. 보통 이런 일을 하면 미장칼을 가지고 미장일을 하는 사람, 모래와 시멘트를 섞어 날라 주는 사람 2명 정도로 최소 3명 정도가 하는데, 그 모든 일을 혼자서 해야하니 힘들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한참 일을 하고 있는데 마늘과 단호박을 우리 동네에서 가장 많이 하시는 할머님께서 삶은 단호박 몇 개를 가져오셨다. 많이 들고 오시다 동네 할머니들이 계셔서 그기에 주고 나니 적다고 하신다. 나는 시원한 미숫가루 한 그릇을 드렸다. 벌써 단호박을 따신 모양이다. 그런데 올해는 단호박이 작년 보다 수확량이 확 줄었다 신다. 아마 바람 등 그때의 기후 탓일 거다. 할머니께서 한참을 놀다가셨다. 
    - 점심은 단호박과 삶은 달걀로 떼웠다. 단호박 몇 조각을 먹었더니 밥 생각이 없어진 거다. 점심을 먹고 바로 작업을 시작했는데, 오늘은 그래도 바람이 제법 있고, 또 시멘트를 섞는 일 외는 실내에서 하는 일이라서 큰 더위는 없었다. 문제는 작업이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직접 방 바닥을 깔아보는 것 자체가 처음이기 때문에 맘대로 되지 않고 어려운 것은 정말 당연하다. 그래도 이렇게 한다는 것 자체가 내 스스로 대단하다 생각한다. 
    - 잔돌 위에 초벌로 까는 시멘트는 거의 깔아졌다. 내일 시멘트 반 포 정도 더 깔면 되고, 시 아게는 아직 조금 밖에 못했다. 또 바닥 전체의 고른 평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정성이 들아야 한다. 하지만 내일은 그 일을 도와 주기 위해 부산에서 형님 두 분이 오신단다. 물론 형님들도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보다는 나을 듯하니 잘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혼자서 해도 할 수 있는 일인데 굳이 오시겠단다. 내일 이 일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듯하다. 내 혼자서 할 수 없는 다른 일도 조금 있지만 이 또한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일은 아니다. 그냥 동생집에 와서 조금 쉬다 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고, 어쨌던 고마운 일이다. 
    - 저녁 늦게 이웃집에서 '비파' 몇 알을 가져오셨다. 올해는 비파가 많이 열리지 않았단다. 작년 이맘 때쯤 비파를 많이 주셔서 비파청과 비파주를 담아서 이번 달부터 조금씩 먹고 있는데 말이다. 어쨌던 고마운 일이다. 내일 형님들께서 오시면 단호박 삶은 것과 비파 몇 알을 드려야겠다.  

 

♡ 23.06.13 - 남해, 화(맑음) : 다실 바닥 채우기, 건자재 구입, 다실 기둥 연마 등 니스 칠, 문화원 수강 등.
    - 어제 오후에 육체적으로 많이 힘든 일을 했는데도 아침이 가뿐하다. 살이 많이 빠지기는 했지만 체력은 더 좋아진 듯하다. 아침을 먹기 전에 어제 하던 일을 이어, 지금 만들고 있는 다실의 바닥을 채우기 작업을 했다. 아침을 먹고도 몇 번에 걸쳐 잔돌을 가져와 채우고는 잔돌들이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오랜시간 동안 발로 밟았다. 그리고는 왕겨를 살짝 깔고 또 밟았다. 곧 바닥이 완성되고 나면 이 집 옛주인께서 농작물을 말릴 때 사용하셨을 듯한 짚으로 만든 오래된 '덕석'이 하나 있는데, 이 덕석의 크기가 방 한 개를 다 채우고도 남을 만큼 크다. 그래서 이 덕석을 보온재처럼 방안에 깔고 그 위에 장판이나 카페트를 깔아도 될 듯하다. 아무튼 이 덕석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지도 한 번 연구해 봐야겠다 
    - 점심 시간 쯤해서 건자재상에 주문한 자재들이 왔다. 사장님께서 운전을 잘하셔서 트럭을 마당까지 들여서 내려 주셨다. 우리집 마당으로 들어 오는 길은 경사가 있고 좁아서 배테랑 운전사가 아니면 들어오기 힘들다. 오전에 들어 온 건자재는 모래 반차, 시멘트 16포, 좁은 시멘트 블록 10장, 시멘트 벽돌 100장, 대형 합판 1장이다. 만약 이것들이 마당까지 들어오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죽음이다. 평지도 아닌 오르막이라 그렇다. 모래는 마당에 그냥 두고, 나머지는 처마 안으로 적당히 옮겨 놓았다. 
    - 점심을 먹고는 다실 내부 중 기둥 등, 연마하지 않았던 부분에 연마 작업을 한 후, 1차 니스칠을 했다. 내일 아침 먹기 전에 다시 한번 니스칠을 하면 된다. 내일은 고추밭에 진딧물 약을 조금 쳐야 할 듯하다. 작년에는 농약이나 비료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올해 고추에는 이웃 할머님 말씀대로 한번은 쳐야할 듯하다. 오늘은 문화원 수업이 있는 날이다. 지난 주는 현출일이라 휴강을 했다. 그래서 오늘 일은 3시쯤 모든 것을 접었다. 

 
♡ 23.06.12 - 남해, 월(맑음) : 오이,가지 곁가지 치기, 아랫채 뒷 벽면 보수, 다실 바닥 채우기 등.
    - 6개의 오이를 심었는데, 벌써 소비하지 못할 만큼 큰 오이가 나온다. 가지는 이제 달리기 시작하고 있다. 그래서 오이와 가지의 곁가지를 좀 잘라줬다. 그래야 모양이 좋은 오이와 가지가 충실하게 열리나 보다. 오늘 아침 일정을 소화하면서 한 일이다. 
    - 아침을 막 먹으려고 하는데, 마늘을 주문했던 이웃집 할아버지께서 전화를 주셨다. 그래서 달려갔더니 아침을 먹고 오라신다. 아침을 먹고 할아버지의 경운기로 내가 주문한 두 박스와 할아버지가 주문 받으신 수십 박스를 할아버지와 함께 택배를 보냈다. 오전 작업으로는 아랫채 뒷 벽에 갈라진 틈이나 보수해야할 곳에 시멘트 미장 작업을 했다. 그래도 남해와서 조금씩 해 봤다고 이제는 제법 전문가 발꿈치 정도는 되는 듯하다. 매끈하게는 못하지만 내 정도의 수준에 또 우리 시골집 수준에 맞출 정도는 되는 듯하다. 
    - 낮에는 무척 더운 날씨다. 하지만 그늘에 가면 별로 더운 줄 모르고 또 다락 쉼터는 바람이 있어 눕고자 할 때는 뭔가를 깔아야될 정도로 시원하다. 오늘은 바람이 좋다. 그래서 세 시쯤부터 다실 바닥 채우기 작업을 했다. 바닥 평형을 잡아 끈을 설치해 놓고 적당한 높이까지 잔돌을 채우는 것인데, 봄에 밭을 일구면서 나온 잔돌로 채울 것이다. 이 잔돌이 없었다면 어쩔뻔 했을까. 돌을 다른 곳에서 가져오거나 구하기는 많은 비용이 든다. 밭에서 나온 큰 돌은 돌탑을 쌓아 놓았고, 잔돌은 무더기로 모아 놓았는데, 이번에 집 뒷편 돌담을 쌓는데도, 무너진 밭 둑을 쌓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 지금 만들고 있는 다실의 바닥에도 밭에서 나온 돌이 많이 들어갔다. 오늘 바닥을 채운다고 돌을 담은 두 양동이를 들고 열댓 번은 날랐을 거다. 힘든 일이었다. 벽에 황토를 바르고, 그라인드로 서까래를 연마하는 작업도 위험하고 힘들었지만 돌을 나르는 것이 훨씬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내일 정도면 잔돌 채우기는 마무리될 듯하고, 이제 그 위에 시멘트 미장을 해야 한다. 그 미장을 하기 전에 잔돌 위에 왕겨를 좀 깔아서 돌 사이를 메우는 방법도 생각해봐야겠다. 오늘 저녁이 늦었다. 먹고 났더니 9시가 넘었다. 


 
♡ 23.06.11 - 남해, 일(맑음) : 고추 지지끈 설치, 아랫채 뒷 벽면 보수, 다실 바닥 수평 잡기 등.
    - 선선한 아침이다. 소나기가 조금 내린다 했는데 비는 오지 않았다.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갔더니 주말에 가끔 오시는 박사장님께서 오늘은 일찍 오셔서 고추밭에 일을 하고 계셨다. 요즘 고추밭에 일하시는 분들이 제법 보인다. 고추대에 지지끈을 설치한다든지, 약을 친다든지 하는 것인데, 이웃 할머님께 여쭈었더니 고추 지지끈을 설치하는 것이 좋을 같고, 약은 이맘 때쯤 아무리 안쳐도 한 번은 쳐주는 것이 좋단다. 고추밭에 가봤더니 몇몇 고추대에는 진딧물 같은 것들이 새까맣게 붙어 있었다. 농약방에 가서 한번 문의를 해봐야할 듯하다. 그리고 고추밭에 고추 지지끈을 설치했다. 그리고 얼마전 이웃집에서 주신 '사프란'을 돌담 밑에도, 대나무 속에도 심어 놓았는데, 대나무에 심은 것을 조금 더 넓은 페트병으로 분갈이를 해줬다. 
    - 오후에는 아랫채 뒷편 벽을 좀 보수했고, 지금 만들고 있는 다실의 안쪽 바닥의 수평 잡는 일을 했다. 방안의 바닥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않게 하는 것인데 특별한 도구 없이 하려니 어렵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분명히 직선으로 이어 같는데 나중에 가면 서로 높낮이가 맞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일을 하는데 사용되는 도구만 있으면 일 같지 않은 일이다. 문제는 바닥을 어떻게 시공하느냐인데 여러 고민을 해봐야 할 듯하다. 
    - 지금 뒷밭에는 여러 작물들이 심어져 있지만 단연 호박 넝쿨의 기세가 거세다. 맷돌호박으로 어떤 것들은 제법 컸다. 밭 가장자리 등에 자라고 있는 20개 정도의 해바라기 중 어떤 것들은 꽃망울이 제법 커졌다. 올해 해바라기 씨앗을 수확하여 작년 것과 합하면 기름을 짤 수 있을지 모르겠다. 

 
♡ 23.06.10 - 남해, 토(맑음) : 서까래 등 니스 칠 2차 작업, 아랫채 뒷 벽면 떼우기 등.
    - 어제 니스 칠 1차 작업에 이어 오늘 오전에는 2차 작업을 했다. 그래서 그 방의 상량, 대들보, 서까래의 칠 작업은 끝났다. 어제 1차 작업을 했을 때보다 2차 작업을 한 후의 상태가 훨씬 선명하고 윤기가 더 했다. 
    - 오후 늦게에는 아랫채의 뒤쪽 황토벽을 떼우는 작업을 했는데, 뒤쪽 벽도 기둥과 벽면이 이격되어 있는 곳도 있고, 심하게 갈라져 있는 곳도 있고, 구멍이 난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황토에 왕겨를 조금 섞어서 떼우는 작업을 했다. 늦은 저녁이 되었다. 저녁을 먹고 나니 8시가 넘는다. 
    - 오늘 아침에 오이 두 개를 따 왔는데, 냉장실에 먹다 남은 오이가 있는데도 땄다. 더 두면 안될 듯하여 땄는데, 여기에는 작물이든 동물이든 다 크다. 심지어 가끔 보는 지렁이도 길이가 30센티미터는 될 듯하고 내 손가락 굵기 만도 하다. 또 가끔 보이는 뱀도 길이가 1미터는 기본인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작년 3월부터 키우기 시작한 닭도 엄청 크기도 하고 무게도 장난이 아니다. 시원하게 빗줄기나 한번 뿌려 주었으면 좋을 듯한 밤이다. 
 
♡ 23.06.09 - 남해, 금(맑음) : 예초 작업, 문화원 수업, 서까래 등 니스 칠 작업 등.
    - 아침이 바쁘다. 아침 일정을 소화하고 밥 먹기 전에 예초 작업을 했는데 이런 일을 하고 씻고, 밥을 해서 먹고, 문화원 수업에 참석하는 게 바쁜 것이다. 설겆이는 나중에 와서 해야겠다. 오늘 서양화 수업은 6월 과제인 보리암 풍경 스케치를 좀 다듬고,지난 주부터 채색하던 계곡물 풍경 그림에 채색을 좀 했다. 아마 화가이신 강사님이 보시기에는 한심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강사님께서는 늘 칭찬을 해주시면서 조금씩 지도해 주신다. 보리암 풍경화 채색은 이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면 직접 시연도 해 주셨다. 문화원 수강을 마치고 서까래에 칠할 니스 한 통과 건재상에서 석고보드 1장, 얇은 스티로폼 2장, 시멘트 벽돌 50장을 구입해 왔는데, 석고보드와 스티로폼은 아예 반으로 잘라 뒷좌석에 실어왔다. 
    - 점심을 두 시쯤 먹었다. 날씨가 덥기는 해도 바람이 좀 있다. 오늘 할 작업은 엊그제 연마를 끝내 놓은 서까래에 니스 칠을 하는 일인데, 그늘인 실내에서 하는 것이라 그리 덥지는 않을 듯하다. 단지 사다리에 올라 고개를 위로 젖혀 칠을 하는 작업이라 위험한 일이다. 니스 칠은 두 번해야 한단다. 칠한 후 마르고 나면 다시 한번 칠해야 한단다. 니스를 칠한 것과 칠하지 않은 것은 선명도에서 확실히 차이가 난다. 서까래 기생하면서 나무를 갉아 먹은 벌레들이 남긴 흔적들이 멋진 작품처럼 보였다. 
    - 오늘은 전 직장 관계자 분들이 주문한 마늘 10킬로그램 두 자루를 이웃에게 부탁했다. 이웃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지으신 마늘인데 마늘과 단호박을 많이 하시고 잠시도 쉬지 않으시는 분들이다. 마늘은 주로 서울, 부산, 울산 등 단골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매년 적개는 몇 십 킬로 많게는 몇 백 킬로씩 한꺼번에 보내신단다. 오늘도 뿌듯한 하루였다. 문화원 서양화 수업도 그렇고, 다실을 만드는 일도 그렇고, 마늘을 구매해 보내는 일도 그렇다. 

 
♡ 23.06.08 - 남해, 목(흐림, 맑음) : 예초 작업, 뒷밭 잡초 제거 등.
    - 시원한 아침이다. 아침을 먹기 전에 예초기를 돌렸다. 밭 진입로 및 뒷밭 가장자리 길게 자란 풀들을 제거했다. 아침을 먹고도 뒷밭에 각종 작물을 심어 놓은 곳에 잔풀들을 뽑았다. 요즘 밭에서는 주로 풀을 뽑는 일이다. 아침에 유자나무 밑을 둘러보는데 콩알 만한 유자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저녁에 바람이 좀 불어서 그런지 아니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눈에 띄게 떨어져 있었다. 나무 위에도 많이 달려있기는 하지만 가을에 수확이 얼마나될지...
    - 점심을 먹고는 그림도 좀 그리고, 책도 많이 봤다. 날씨가 그다지 덥지 않아서 밖에서 일을 해도 괜찮을 듯하지만 달리 급한 일도 없고 해서 4시쯤 더덕 지지대도 좀 보강하고 풀도 좀 뽑았다. 내일은 문화원 수업이 있는 날이라 오는 길에 서끼래 등에 바를 '니스'도 사고, 벽 문제를 해결할 자재도 좀 보고 와야겠다. 요즘은 밭에서 나오는 채소가 넘쳐난다. 상추고, 부추고, 고추고, 깻잎이고, 오이고....다른 반찬을 먹을 시간을 주지 않는다. 오늘 저녁밥은 얼마전에 앞집에서 주신 땅두릅을 손질해 두릅밥을 해 먹었다. 
 
♡ 23.06.07 - 남해, 수(맑음) : 참깨밭 잡초 제거, 아랫채 뒷 벽 보수 등.
    - 조금은 흐린 듯한 아침이다. 아침 일정을 끝낸 후, 뒷밭 참깨밭을 중심으로 풀을 뽑았다. 참깨밭에 풀이 났는지, 풀밭에 참깨 싹이 돋았는지 모를 만큼 잔풀들이 많다. 분명 참깨를 줄뿌림으로 하여 총총 뿌렸는데, 참깨 싹은 뜨문뜨문하다. 아마 산쪽이라 그런지 새넘들이 다 쫓아 먹은 듯 싶다. 할 수 없지. 그리고 참깨는 애당초 심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이웃할머니께서 땅을 조금이라도 놀리지 말라며 참깨 씨앗을 주셨다. 아침 먹기 전에 두 시간쯤 풀을 뽑았다. 
    - 아침을 먹고 났더니 9시가 넘었다. 오전에는 지금 아랫채에 다실로 만들고 있는 공간의 뒷쪽 벽 부분을 보수했는데, 벽의 일부분은 무너져 있고, 틈이 갈라져 있었다. 이 부분에 시멘트로 벽을 만드는 작업과 틈을 메우는 일이다.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마땅한 재료들이 없어서 깔끔한 처리는 안될 듯하다. 그렇게 하려면 전문가를 부르지.
    - 오후에는 쉼터에서 책도 보면서 쉬었다. 4시가 넘어서 또 뒷밭에 나가 이곳저곳 풀을 좀 뽑았다. 오늘은 옛 직장 동료와 통화도 하고, 또 여러 사람과 톡도 했다. 오늘 새벽에는 초등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는 꿈도 꾸었다.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보니 경조사도 잘 참석하지 못해서 그런지 가끔 친구들 꿈을 꾸기도 한다. 저녁이 되니 시원한 바람이 분다. 저녁 늦게는 예전에 조기축구를 같이 했던 친구와 통화도 했다. 그 친구도 밭을 열심히 가꾸고 있단다. 



 
♡ 23.06.06 - 남해, 화(맑음) : 채소(부추, 더덕, 도라지, 열무)밭 잡초 제거 등.
    - 오늘은 화요일이지만 현충일이라 공휴일이다. 나같은 사람은 공휴일이라 달리 느끼지는 못하지만 마을의 분위기를 보면 알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인데, 평소는 주말에만 주로 오시던 앞집 김사장님 내외분이 새벽에 오셔서 쉬지 않고 일을 하신다. 또 맞은편 집의 박사장님께서도 아침에 오셔서 고추를 비롯한 몇 종류 채소들을 손보시고 계신다. 나도 아침을 먹기 전에도, 아침을 먹은 후에도 집 앞 돌담밑 채소밭에서 잡초를 뽑았다. 지금 이 밭에는 여러가지 채소가 자라고 있지만 단호박이 단연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한낮이 되니 기온이 상당히 올라갔다. 점심을 먹고는 마루에 펼쳐져 있는 그림 도구로 이번달 수채화 과제인 풍경을 스케치했다. 보리암의 풍경의 일부인데 스케치 하는 것이야 그리 어렵지 않은 것 같은데 내게는 채색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또 더위를 피해 다락 쉼터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그 위에 올라가 있으면 정말 시원하다. 만약 낮잠을 잘려면 얇은 담요라도 덮어야 될 정도다.
    - 오후 늦게 또다시 집앞 채소밭에 잡초를 좀 뽑았다. 새벽에 오셔서 혀가 빠지도록 일을 하셨을 것 같은 김사장님 내외는 또 부산으로 가신단다. 와!!!! 정말 대단한 체력을 가지셨다. 오늘 낮에 오이를 하나 땄는데 이제부터 이런 오이들이 계속해서 나올 듯하다. 유자나무에도 콩알 만한 유자가 많이 보인다. 유자가 풍년일 듯하다. 

 
♡ 23.06.05 - 남해, 월(흐림) : 서까래 연마 작업, 집 주변 정비, 더덕 넝쿨 지지대 보강 등.
    - 요즘은 아침이 참 좋다. 쌀쌀하지도 않고 낮처럼 덥지도 않고 선선하고 상쾌하다. 겨울처럼 눈을 떠서 몇 시간을 보내야하는 것도 없다. 오늘 아침은 일찍 밖으로 나가 아침 일정을 소화하고는 밭일을 하는 대신 아침에 먹을 이슬 맞은 채소를 땄다. 오늘 아침 채소로는 상추, 부추, 쑥갓, 땅두릅, 곰취다. 땅두릅과 부추는 식초물에 깨끗이 씻어 살짝 데치고, 상추, 쑥갓, 곰취도 식초물에 씻은 후 이는 생으로 먹는다. 또 땅두릅과 부추를 데친 물에 달걀 몇 개를 삶았다. 고추도 따서 처음으로 먹으보려 했더만 잊었다. 저녁에 따서 먹어봐야겠다. 
    - 완전 무공해 싱싱한 채소로 아침을 먹은 후, 계속하고 있는 아랫채 서까래 연마 작업을 했다. 어짜피 전문가처럼 하지는 못할 것이고 나름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서까래 등 연마 작업은 오전에 끝을 냈다. 물론 더 좋게 하려면 두 번, 세 번 하면 되겠지만 그럴 필요는 없을 듯하다. 이제 연마한 서까래 등에 '니스'를 칠해서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듯하다. 
    - 오늘은 어제보다는 훨씬 시원하다. 날도 흐렸다 맑았다를 반복하고, 시원한 바람도 분다. 집 주변을 정비했다. 정비라니 대단한 듯하지만 그저 주변 청소 등이다. 오후 늦게는 지금 쑥쑥 뻗어가는 더덕 넝쿨이 좀 더 쉽게 뻗을 수 있도록 지지대를 몇 개 걸쳐 두었다. 그 밭에 있는 풋고추 밭에서 저녁에 먹을 풋고추 5개를 땄다. 오늘 처음 따는 것이라 씻어서 그 사실을 고하고 아침에 먹고 남은 채소들과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집 앞 채소밭에는 단호박 줄기들이 몇 개 심지 않은 상추밭을 점령하듯 하고, 돌담 밑 접시꽃에도 주먹질을 해 덴다. 

 
♡ 23.06.04 - 남해, 일(맑음) : 예초 작업, 들깨밭 풀 뽑기, 서까래 연마 작업 등.
    - 오늘은 5시 조금 넘어서 밖으로 나갔다. 예초 작업을 하기 위해서인데, 얼마전에 비도 내리고 해서 집 주위 풀들이 엄청 자라있다. 두꺼운 우의를 입고, 안면 고글을 쓰고, 예초 작업을 했다. 요즘의 예초기 날은 쇠로 만든 것이 아니라, 질긴 끈으로 만든 날이라 에전보다 위험도는 많이 낮아졌지만, 잘게 잘린 풀들이 사방으로 튀어 작업을 하고 나면 몸 전체에 잘린 풀들이 붙어 잘 떨어지지도 않는다. 예초 작업을 한 시간 반쯤하고, 들깨밭에 풀도 한 시간쯤 뽑았다. 
    - 아침을 먹고 났더니 9시가 넘었다. 아랫채 서까래 등 연마 작업을 했는데, 방진복을 입고, 방진 마스크를 쓰고, 고글을 쓰는 등 완전무장을 했더니 우주복을 입은 듯하다. 이렇게 복장을 갖추어도 황토먼지와 나무먼지가 눈으로 막 들어온다. 한참을 하고 났더니 12시가 넘었다. 계획대로 다실이 다 만들어지고 나면 다실에 앉아 야경을 본다면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질 듯하다. 막 점심을 하려고 할 때 이웃 할머니가 또 SOS를 치신다. 얼마전에 화장실 누수를 고쳐 드렸는데 이번에는 호수 자체가 삭아 또 물이 샌단다. 한참을 씨름하여 고쳐드렸다. 
    - 점심을 먹고는 다락 쉼터에서 휴식을 취했다. 3시가 넘어서 바람도 좀 시원해 들깨밭에 풀을 좀 더 뽑았다. 오후 늦게 또 다시 서까래 연마작업을 두 시간쯤 했다. 연마작업은 이제 하루 정도만 하면 될 듯하다. 다음 공정으로는 서까래 등 목재에 니스를 치해야 할 듯하다. 앞으로 남은 제일 어려운 작업이 천장 도배일 듯한데,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봐야 할 듯하다. 
    - 오늘 아침에 마당에서 익어가고 있는 불루베리가 새가 견드렸는지 잘 익은 불루베리 두 개에 상처가 있었다. 그래서 그냥 두면 안될 듯하여 불루베리 화분을 빨래줄 지지대인 리어카 옆으로 옯겨 새망으로 덮었다. 불루베리 나무가 몇 그루 되면 그렇게 까지는 하고 싶지 않은데, 나무가 딱 한 그루라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저녁 때 잘 익은 것 11개를 따서 신고도 하고 몇 개를 맛 보았다. 

 

 
♡ 23.06.03 - 남해, 토(맑음) : 더덕밭, 들깨밭 풀 뽑기,  마루 벽 페인트 칠 등.
    - 날씨가 계속 더울 듯하다. 그렇다고 새벽부터 밭에 나갈 수는 없다. 6시쯤 밖으로 나갔다. 지금 밭에는 최근 내린 비로 인해 작물을 심은 밭인지, 풀을 심은 밭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아침을 먹기 전에 한 시간 반쯤 밭에서 풀을 뽑았다. 밥을 해먹고 마무리까지 하고 나니 9시 정도가 되었다. 
    - 아침을 먹고는 마루의 온돌부엌 쪽 벽에 흰색 페인트칠을 했다. 그 벽은 시멘트 블록으로 막아져 있었는데 거친 그 상태로 칠했다. 그 작업을 다했을 쯤 해서 가끔 오시는 앞집의 박사장님께서 손님을 두 분과 함께 오셨다. 우리 집에 들러 같이 차를 마시며 한참을 놀다 가셨다. 집 내부를 조금 보수할 모양이시다. 
    - 점심을 먹고는 다락 쉽터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오늘은 바람이 좀 있어서 어제보다는 시원한 편이다. 4시쯤 밭에 나가 이번에는 들깨밭에 풀을 좀 뽑았다. 뒷밭에도 맷돌 호박 줄기는 힘차게 뻗어나가고 있었다. 앞 채소밭의 단호박은 이제 주먹 만한 것도 있다. 따야될 때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우리집 작물은 완전 유기농이다. 비료도, 농약도 전혀 치지 않는다. 만약 단호박이 예상대로 수확된다면 몇 십개만 한정판으로 판매도 해볼까? 

 

 
♡ 23.06.02 - 남해, 금(맑음) : 진입로 정비, 빨래, 문화원 수강, 다락 쉼터 청소 등.
    - 5시에 일어나 잠시 책상 앞에 앉았다. 6시쯤 밖으로 나가 세탁기를 작동시켜 놓고 아침 일정을 소화했다. 그리고 최근 비로 훌쩍 자란 집 앞 도로변에 잡초들을 제거했고, 집앞 밭 가장자리에 몇 그루의 닥나무 가지도 정리했다. 오늘은 오전에 문화원에 수업이 있는 날이라 아침이 바쁘다.
    - 오늘 문화원에서의 서양화 수업은 얼마전에 집 옆에 흐르는 계곡물을 찍은 사진으로 스케치를 했다. 스케치를 하는 도중에 강사님께서 떨어지는 폭포수를 그리는 방법을 잠시 보여 주셨다. 날씨가 매우 더워졌다. 문화원에서 돌아와서 점심을 먹고는 바깥일은 하지 않았다. 갑자기 더워진 탓도 있다. 최근 날씨가 궂어 하지 않았던 대청소도 하고, 지금까지 사용했던 이불도 빨고 얇은 이불로 교체했다. 또 다락 쉼터도 청소하고 그기서 시간도 보냈다. 낮에 더울 때는 이곳이 최고다. 


 
♡ 23.06.01 - 남해, 목(비) : 잡초 제거, 아랫채 대들보, 서까래 등 연마 작업 등.
    - 5시가 조금 넘어서 밖으로 나갔다. 날씨가 몹시 흐리다. 오늘도 비가 온다는 예보다. 아침 운동을 마치고 집앞 채소밭을 돌아 보는데, 이웃집 할머니가 SOS 치신다. 외부 화장실에 물이 샌단다. 그래서 가 봤더니 내가 충분히 고칠 수 있을 것 같아 집에 있는 도구 몇 가지를 가져가 고쳐드렸다. 그리고 잔풀들이 무성한 도라지 밭에서 풀을 좀 뽑았다. 
    - 아침을 먹고는 아랫채 대들보와 서까래를 그라인드를 가지고 연마 작업을 했는데, 방진복을 입고 머리에는 앞면 마스크, 고글, 해녀 수경, 심지어 방독면까지 사용해 봤지만 작업을 할 때 성애가 발생해 제대로 작업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작업을 하다 중단하기를 반복했다. 점심을 먹고도 그 일을 했는데, 사다리에 올라가 천장을 보면서 위험한 도구로 작업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아마도 며칠 동안은 작업을 해야할 듯하다. 
    - 4시쯤 오늘 작업은 끝냈다. 오늘은 전직장과 관련한 두 분으로부터 톡을 받았다. 한 분은 언젠가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전원생활을 할까하신다며 시골살이 견학을 한번 하시겠다고, 또 다른 분은 남해 마늘이 인기라면서 마늘을 사달라는 내용이었다. 아무튼 다 좋은 일이니...사람 사는게 다 그기서 그기 아닐까! 
   - 저녁에는 찐 완두콩을 많이 까먹었다. 오늘 점심을 하고 있는데,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내다봤더니 물 새는 것을 고쳐드렸던 집의 할머니셨는데, 밭에서 막 따온 완두콩을 듬뿍 주시면서 삶아 먹어야 맛있다면서 꼭 삶아 먹으라신다. 진짜로 금방 찐 것을 까먹었더니 정말 맛있었다. 

연마 작업 전 연마 작업 후

 
♡ 23.05.31 - 남해, 수(맑음) : 아랫채 천장 보수 등.
    - 오늘이 말일인가? 벌써 5월 말일이란다. 오늘이 되어서야 5월이 간다는 것을 느낀다. 오늘도 아랫채 천장 보수를 했다. 내가 생각한 정도의 1차 작업은 완료한 듯하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또 2차 작업을 시작할텐데, 기둥과 서까래를 '그라인드'로 깔끔하게 연마하는 것이다. 그 작업이 가장 만만찮은 작업일 듯하다. 그 외에도 할 일이 많다. 뒤쪽에 뜯어낸 벽도 쌓아야 하고, 내부 바닥도 해야 하고...
    - 오늘 우리 앞집에도 지붕공사를 한다. 우리집 지붕 공사를 한 업체가 하는데, 그 집에는 양철로 된 아랫채만 우선 한단다. 공사하시는 분들이 점심을 먹고 우리집에 와서 커피를 마셨다. 우리집 전망이 의외로 좋다신다. 한 분은 다락 쉼터가 가장 탐나신단다. 내일도 비가 온단다. 
    - 오늘 씨앗들을 심어 발아를 시키고 있는 창고에 가봤더니 더덕과 도라지는 여전히 잘 자라고 있었고, 약초도 싹이 나와 싱싱하고 자라고 있었다. 그동안 아무 소식도 없었던 멀꿀도 싹이 나오고 있는 듯한데, 이 멀꿀은 올 2월에 심어 발아가 되지 않아 4월 말쯤에 파 보니 씨앗이 썩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그래서 다시 심은 것인데 이제사 싹을 틔우는 모양이다. 몇 개라도 발아가 되었으면 한다. 잘 발아가 되어 키운다해도 그 꽃을 보려면 10년을 키워야 된단다. ㅎ ㅎ

 

 
♡ 23.05.30 - 남해, 화(비, 흐림) : 아랫채 벽 및 천장 보수, 문화원 수강 등.
    - 새벽 2시 반 쯤, 요란한 비소리에 잠을 깼다. 휴대폰으로 CCTV를 봤더니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세찼다. 언제쯤 다시 잠이 들었는지 모른다. 그래도 5시가 못되서 잠을 깼다. 밖으로 나갔을 때는 마침 비가 오지 않아 간단히 운동을 하고 집 주변도 한 번 돌아 봤는데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 아침을 먹고는 바로 아랫채 벽과 천장 보수 작업을 시작했다. 벽 떼우기는 거의 마무리 되었지만 천장의 상량 쪽에는 많은 훼손이 있다. 우선 썩은 부분을 말끔히 긁어 내고, 그 빈틈을 메워 황토를 바르는 일이다. 천장의 작업은 벽 작업과 비교할 수 없이 어려운 일이었다. 사다리에 올라가서 천정을 보면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고개도 아프고, 위에서 떨어지는 잔해도 작업을 어렵게 했다. 또 황토가 천정에 잘 달라붙어 있지 않아 조금씩 바른 후, 그것이 어느 정도 마르면 다시 덧칠을 해야했다. 
    - 점심은 이웃에서 준 쑥떡으로 대신했다. 4시쯤 문화원에서 있는 닥종이 공예 수업에 가서, 지금 계속하고 있는 개 만드는 작업을 했는데, 오늘은 부러진 다리를 한지로 외과 수술을 했다. 이 수술된 부분이 완전히 말라 딱딱해지면 다시 다른 작업을 할 것이다. 아마 내일도 아랫채 천정을 보수하는데 시간을 보낼 듯하다. 

 
♡ 23.05.29 - 남해, 월(비) : 아랫채 벽 보수 등.
    - 종일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으니, 실내 일하기 참 좋은 조건이다. 덥지도 않고..어떤 때는 이렇게 비가 오면 금방 난리날텐데 했다가 금새 또 그친다. 이제부터는 맑겠구나 하면 또 비가 내린다.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할 때는 비가 그쳤다. 그래서 집 주위와 밭에 나가 작물들도 살펴볼 수가 있었다. 
    - 오늘은 밥 먹는 시간 빼고 하루 종일 아랫채 벽 보수하면서 보냈다. 네 개의 벽면을 거의 떼웠다. 이제 천장을 고민해봐야 하는데, 아랫채의 '상량'과 석가래 일부가 누수로 인해 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석까래를 살리려면 상량과 상한 석가래만 화판으로 천장으로 만들어 가리고, 나머지만 살리든지, 아니면 석까래는 전부 천장으로 가리든지 해야할 듯하다. 이 고민은 당장해야 할 것은 아니지만, 방을 거의 완성하여 벽지를 바르기 전까지는 해야한다. 
    -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황토흙에 왕겨를 조금 섞어 작업을 했다. 옛날 사람들은 황토흙에 볏짚을 잘라 섞어 벽을 발랐는데, 요즘은 볏짚 구하기가 더 힘들다. 또 우리는 이미 그렇게 만들어 발라져 있는 벽을 보수하는 수준이라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황토만 발라도 되는데 왕겨를 조금 섞어 봤다. 내일도 날씨가 궂으면 이 일을 해야 할 듯하다. 작업을 한 흔적이 지구의 어느 곳에 수없이 흩어져 있는 섬들의 모습이기도 하고,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도시를 표시한 것도 같다. 이런 모습을 고스란히 나타낼 수 있는 한지가 있을까? 

 

 
♡ 23.05.28 - 남해, 일(비) : 고추대 묶기, 아랫채 벽 보수, 옥수수 지지대 설치 등.
    - 아침인데 비가 내린다. 아마 오늘 새벽부터 내렸을 터다. 그래도 약한 비고 바람도 없어 우산을 들고 집 주위와 밭들을 돌아보았다. 뒷밭에서 자라고 있는 고추를 지지대에 한 번 더 묶어 주었다. 모종이 어릴 때 낮게 묶어 놓았는데, 고추가 자라 바람이 세게 불면 부러질 수 있어 현재의 키에 맞게 높이 묶은 것이다.
    - 아침을 먹고는 아랫채의 공간 중 '다실 겸 객실'로 만들 곳의 벽을 보수했다. 본채에 방이 4개나 되는데 굳이 아랫채에 이런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이유는 우리집에서 이웃이나 손님들이 오시면 가볍게 차를 대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공간은 우리집 마당이도 있지만, 날씨가 좋지 않거나, 또 자고 가야할 일이 있다면 서로 불편하지 않은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지금 그 벽의 상태는 기둥과 벽 사이에 이격이 발생한 곳도 있고, 벽면에 구멍이 난 곳도 있고, 벽면의 황토가 떨어져 나간 곳도 있다. 그런 곳을 보수하는 것인데, 이격이 있는 곳이나 구멍이 난 곳에는 시멘트 종이 등 적당한 재료로 메꾼 후 다시 황토를 바르는 것이다. 
    - 우선 이 작업을 하기 전에 서까래와 기둥에 박혀 있는 못을 뽑아 냈다. 뽑아 낸 못이 수십 개 되었는데, 아마 농작물을  묶어 말리는 용도로 많은 못을 박아 놓았을 것 같다. 그런 용도이기 때문에 못을 깊이 박혀 있지 않아 뽑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틈이 있는 공간을 메우고, 황토를 바르는 작업을 하루 종일 했다. 한쪽 면도 다 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렇게 해 놓았더니 이제 방의 모습을 좀 찾아가는 듯하다. 
    - 아랫채 작업을 6시쯤 마치고, 뒷밭에 옥수수대에도 지지대를 몇 개 설치해 주었는데, 키가 크니까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나보다. 저녁을 먹고 났더니 8시 반이 넘었다. 엊그제 와서 땅두릅 작업을 하고 계시는 앞집에서 땅두릅 작업을 오늘 마지막으로 했다면서 땅두릅 한 봉지를 주셨다. 내일도 비가 내리면 아랫채 작업을 계속할 것인데, 그 방의 벽은 현재처럼 보수 한 후, 한지를 발라 예전의 황토벽과 지금 보수한 상태가 고스란히 보이도록 할 생각이다. 어떤 카페에 가보면 콘크리트 벽이나 시멘트 블럭 그대로인 곳도 많다. 아무튼 언젠가 어떻게든 만들어지겠지. 

 
♡ 23.05.27 - 남해, 토(흐림, 맑음) : 화방사 방문, 옥수수 밭 풀 뽑기 등.
    - 오늘은 '석가탄신일'이다. 그래서 우리집 뒷산인 듯한 망운산에 있는 '화방사'를 가 볼 생각이다. 어릴적에는 어머니를 따라 내원사가 있는 천성산 내의 '노전암'을 가곤 했었다. 젊었을 때도, 결혼해서 어른이 되어서도 형제들과도 가족들과도 가끔 가곤 했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예전에는 석가탄신일에 가면 점심 공양을 한식처럼 나오고 그 맛이 참으로 맛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공양시간이 되면 그 맛을 보려고 난리를 치곤 했었다. 
    - 아침에 일어나 집 주위와 밭 이곳 저곳을 둘러보면서 풀도 뽑고, 또 작물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살폈다. 거친 뒷밭에는 몇 포기 심은 땅콩과 수박, 많지 않은 감자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잘 자라고 있는 듯하다. 10포기 남짓의 맷돌 호박도 그 거친 밭에 줄기들이 힘차게 뻗고 있었고, 열댓 개의 해바라기도 쑥쑥 자라고 있다. 
    - 아침을 먹고 나서 샤워를 하고 집을 나설 때가 9시 조금 넘어서다. 화방사는 우리집에서 승용차로 채 10분 남짓이다. 그러나 오늘은 날이 날인지라 화방사 1키로 정도 전에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곳에 일반 차량은 통제하고, 절까지는 셔틀 승용차를 이용하게 했다. 나는 셔틀 승용차에서 내려 계단으로 이루어진 '일주문'을 이용해 절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대부분 오르막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는 일주문을 이용하지 않고, 차량 접근이 용이한 절의 뒷 문을 이용한다. 
    - 절 안 입구에 차와 떡을 제공하고 있는 곳에서 반가운 분을 만났다. 문화원에서 닥종이 공예를 같이 하고 있는 '이모샘'이다. 오늘 행사에 맞는 짙은 화장을 하고 계셔서 하마터면 못알아 볼 뻔했다. 차도 마시고, 떡도 몇 개 먹었다. 화방사는 절 안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참 좋은 절이다. 몇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 찾은 목적도 있다. 대웅전으로 들어가 조금의 시주를 한 후 삼배를 하고는 산책겸 극락암 쪽으로 잠시 걸었다. 그리고 다시 화방사를 거쳐 셔틀 승용차를 타고 내려와 집으로 왔다. 절에서 주신 비닐봉투에는 물과 떡, 바나나, 요구르트, 주먹밥 등이 들어있었다. 오늘 점심은 그것으로 해결했다. 
    - 점심을 먹고는 잠시 잠이 들기도 했다. 오후는 맑았지만 시원한 바람이 있었다. 잠시 뒷 밭에 나가 옥수수 밭에 풀들을 뽑았다. 옥수수도 많지 않다. 20개 남짓할 듯하다. 책도 좀 봤다. 오랜만에 낮에 야구 중계도 좀 봤다. 내일부터 며칠 동안 비가 온단다. 요즘 닭들은 밖에 먹을 것이 많은지 아침에 나가면 통 볼 수가 없다. 밖에 나가 놀더라도 알만 집에서 낳으면 땡큐지. 오늘도 세 개의 알을 일찍 낳고 사라졌다. 

 
♡ 23.05.26 - 남해, 금(맑기도 흐리기도) : 뒷밭 물길 정비, 문화원 수업, 서면사무소 방문 등.
    - 주말부터 연이어 날씨가 안좋단다. 비가 며칠 내린다는 예보라 밭의 둑이 또 무너질수도 있어, 빗물이 한쪽을 쏠리지 않게 작은 물길을 만들었다. 그리고 엊그제 쌓은 둑 위에 잔돌을 한차례 더 깔았다. 바쁘다. 오늘은 10시부터 서양화 수강이 있는 날이기 때문인데, 늦은 아침을 먹고 설겆이도 못한 채 문화원으로 달려갔다. 얼마전에 갔던 진도 동석산 풍경을 채색했는데 소나무가 영 닮지 않았다. 오늘은 서양화 강사님과 수강생들이 처음으로 함께 점심을 먹었다.
    - 문화원에서의 모임을 마치고 오는 길에 '서면사무소'에 들러 남해에 전입하여 산다고 '전입축하금'으로 남해 화폐인 '화전' 10장(10만 원), 20리터 쓰레기 봉투 20매, 체육센터 50% 할인권 카드 등을 받아왔다. 집에 와서는 집 뒷쪽 돌담에 자라는 칡넝쿨 등 각종 풀들을 잘랐다. 며칠 만 자르지 않으면 무섭게 자라있다. 수시로 잘라 주어야 하는데 이 또한 한 몫의 일이다. 
    - 아침에 집 앞 돌담 위에 '커피 주전자' 하나를 올려 놓았다. 이 자리에 예전에는 깨진 머거잔이 올려져 있었다. 그 머거잔은 강한 바람에 돌담 아래로 떨어져 깨졌다. 오늘 이 주전자를 올리게 된 것은 얼마전에 커피를 끓이려 불에 올려 놓고 다른 일을 하다 바닥을 완전히 태워 버려서 물을 끓이지 못할 듯하여 그랬다. 보기도 괜찮네.

 
♡ 23.05.25 - 남해, 목(맑음) : 더덕 넝쿨 지지대 설치 등.
    - 공기질도 좋은 맑은 아침이다. 오늘은 어제 힘든 일을 한 듯하여 좀 쉬는 하루를 할까 생각한다. 오전에는 조릿대 등으로 뒷밭에 심어져 있는 더덕이 이제 넝쿨손이 나올 정도로 자란 듯하여 지지대를 설치해 주었다. 지지대라고 해야 조릿대를 두둑에 드문드문 꽂아 하우스를 하는 대나무를 낮게 연결한 거다. 더덕 넝쿨이 좀 더 자라면 추가로 더 높게 대나무를 추가하면 될 듯하다. 그 보다 또 더 자라면 대나무 위를 서로 연결하여 주면 될 듯하다. 
    - 떠도는 말에 의하면 7월에는 거의 한 달 내내 비가 온다고 한다. 그렇다고 천재지변이 아니면 내게 큰 영향은 없겠지만 그래도 지붕을 새로 교체해 다행이다. 만약 비가 그렇게 온다면 이제 실내 공사를 많이 하게 될 듯하다. 본채 내부를 정비하고, 아랫채 다실을 만들고....또 닥종이 공예와 수채화 연습을 하는 날도 많아질테지.
    - 초등학교 동기회 모임 '밴드'가 만든지 10년이라는 기념일 알림이 떴다. 세월은 이렇게 가는가보다. 10년전 이쯤에는 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이쯤해서가 노 대통령님 서거일 전후라 어쩌면 5월의 숙제를 했을 수도 있을 듯하다. 5월은 의미있는 날이 많은 달이다. 이런 날이 많은 까닭은 그만큼 좋을 계절이라는 뜻이 아닐까! 5월도 얼마남지 않았다. 
아참! 오늘 일년 전에 담근 '비파담금주'를 살짝 맛봤다. 비파청은 가끔 맛을 보는데 그 맛도 좋은데, 비파주는 더 좋았다. 술이 아닌 듯, 술인 듯한 맛이 참 좋았다. 가끔 맛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23.05.24 - 남해, 수(맑음) : 밭 둑 쌓기, 아래채 한쪽 벽 철거 등.
    - 아침을 먹기 전에 어제 쌓던 밭 둑을 조금 쌓았다. 어제 비가 내렸고 아침이라 이슬로 인해 땅이 몹시 질척거려 일의 속도가 나지 않았다. 한 시간 쯤 일을 하고는 밥을 지어 먹고 다시 나가서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1시 반쯤 일을 끝냈다. 돌담을 쌓는 일은 해본적도 없지만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내 키보다 높은 돌담을 쌓는 일이라 옆에 사다리를 놓고 돌과 흙을 옮겨가면서 일을 해야 했다. 그리고 밭에 두둑을 만들면서 나왔던 큰 돌들과 잔돌들이 둑을 쌓는데 큰 자재가 되었다. 
    - 오전에 힘들 일을 해서 점심을 먹고는 한 참을 쉬었다. 낮잠도 좀 잤다. 그리고 4시가 넘어서 밖으로 나갔다. 아랫채에는 공간이 세 칸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정면에서 봤을 때 맨 왼쪽은 현재 각종 도구들을 넣어 놓는 창고로 이용하고 있고, 가운데는 최종적으로 '茶室'로 꾸밀려고 하는 방같은 공간이고, 오른쪽의 공간은 위와 아래로 구분되어 아랫쪽은 역시 도구들을 넣어 놓은 창고로 이용되고 있고, 위쪽은 다락같은 곳으로 지금은 더울 때 쉬는 쉼터로 이용하고 있다. 그 중 가운데 공간의 뒤쪽 벽이 반쯤 무너져 흉하게 있었는데 이것을 말끔히 철거했다. 머지않아 다시 벽을 설치할 것이다. 
    - 힘든 하루였다. 하지만 뿌듯한 마음 가득하다. 밭 둑이 이웃집 밭으로 무너져 있어 무척이나 부담스러웠고, 더군다나 과연 내가 쌓을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선뜻 시도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어쨌던 시도를 해 마무리를 지었다. 얼마전에 돌을 쌓는 기술자분들이 집 뒤 돌담을 쌓는 것을 본 것이 많은 참고가 되었다. 큰 짐을 내려 놓은 듯하다. 

 
♡ 23.05.23 - 남해, 화(맑음, 소나기) : 예촉 작업, 밭 돌담 둑 보수, 문화원 수강 등.
    - 아침 날씨가 좋다. 하지만 공기질이 매우 나쁘단다. 세상에 모든 것이 다 좋을 수는 없는 듯하다. 사람 사는 일도 그렇고 자연도 그런가 보다. 늘 습관적으로 착용을 하지만 아침을 먹기 전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면 고글을 쓰고, 비옷을 입고 예촉 작업을 한 시간 정도 했다.
    - 아침을 먹고는 뒷밭 가장자리에 지난 번 폭우에 무너진 돌담 둑 쌓는 작업을 조금했다. 얼마전에 집 뒷편에 무너진 돌담을 기술자들이 쌓는 방법을 유심히 보아두었다. 먼저 무너진 돌과 흙을 전부 무너지지 않는 윗쪽에 옮겨 놓고, 밑에서부터 돌을 쌓는데 돌을 한쪽 방향으로만 쌓지 않고 이쪽저쪽 엇갈리게, 맞물리게 쌓는 듯했다. 오늘은 남의 밭으로 무너져 내린 돌과 흙의 일부를 위쪽 우리 밭으로 옮기는 작업만 조금 했다. 한번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래서 덥지 않은 시간에 조금씩 조금씩 할 생각이다. 
    - 오후에도 잠시 돌 쌓는 작업을 했다. 오늘은 문화원에서 닥종이 공예 수강이 있는 날이라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천둥번개와 함께 아주 세찬 폭우가 쏟아졌다. 작은 우박도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면서. 한 삼십 분간 그렇게 난리를 치더니 거짓말 같이 맑아지는게 아닌가. 문화원으로 가는 4시 정도에는 공기질은 좋지 않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았다. 지난 주 수업은 집 뒷편 돌담 쌓는 작업이 있어 가지 못했는데, 오늘 수업은 지금까지 계속 만들고 있는 개에 살을 붙이는 작업을 했다. 
    - 오늘 낮에 이웃집 할머니께서 마늘 한 묶음을 주셨다. 우리 밭 옆에 있는 밭을 진짜 열심히 가꾸시는 분이다. 오늘 문화원 수업시는 수강생 한 분이 과일과 오뎅을 가져 오셔서 맛있게 먹었다. 오늘이 노대통령 서거일인데, 아마 부산에 있었다면 오늘을 전후해서 봉화마을에 한 번 갔을지도 모른다. 산책을 겸해서 그곳에 가는 것이 어쩌면 숙제같은 느낌을 가진다. 오늘 점심은 닭을 살피러 집 뒷편 대밭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죽순을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 먹었다. 우리집 주위에 대나무가 많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나보다. 비오면 가끔 가봐야 할 듯하다. 

 

 
♡ 23.05.22 - 남해, 월(흐림) : 쪽파 심기, 창고 정리 등.
    - 어제 일기예보에서는 오늘 날씨가 맑다고 한 듯한데, 흐리다. 비라도 내릴 듯도 하다. 아침 일정을 마치고 뒷밭에서 풀을 좀 뽑다가 완두콩을 수확했다. 작년에 심은 완두콩이 거의 얼어 죽고 몇 포기만 살아 남아 수확을 한 거다. 그리고 아침을 먹고는 완두콩을 수확한 자리에 쪽파를 심었다. 쪽파는 이곳에서 처음 심어 보는 것으로 솎아 먹기도 하고, 파김치를 담기 위해서다. 쪽파 270개 정도를 심었다. 그리고 오늘 수확한 완두콩 콩깍지를 벗겼는데, 큰 양푼이에 반 정도 될까말까하다, 밥을 할 때 넣어 먹기 위한 용도로 심었었다. 
    - 점심을 먹고는 그동안 어지러져 있던 창고를 정리했다. 작은 책장 두 개를 이용해서 못을 비롯한 각종 도구를 분리해 놓았다. 자주 사용하는 것을 위주로 배치를 했다. 하지만 또 사용하다보면 섞이게 마련이다. 정리를 하고 났더니 한결 창고 공간이 넓어졌다. 이제 무엇을 하나 찾기 위해 복잡한 통을 뒤지는 일은 없어질 듯하다. 시골집은 도시의 집보다 각종 공간이 몇 배로 많아야 할 듯하다. 농기계, 농기구, 각종 도구 등을 보관해야 하고, 농작물을 말리거나 보관해야 할 곳 등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이곳 집에 처음와서 빼내 버린 못이 수백 개나 될 듯한데 그 이유를 알 것만 같다. 
    - 비가 내린 것도 아니고 안내린 것도 아니다. 오전에 비가 조금 내려 마당을 적실 정도 왔다. 오후에는 한 두 방울 떨어지다 말았다. 그래도 오늘 내린 비로 아침에 심은 쪽파에게는 좋은 영향을 미칠 듯하다. 이렇듯 무슨 일이든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다. 오늘 내린 비도 비라고 군불을 조금 땠다. 

 
♡ 23.05.21 - 남해, 일(맑음) : 더덕 넝쿨 지지대 설치, 짝지 배웅, 도라지 두둑 잡초 제거, 다락 쉽터 청소 등.
    - 평소보다 조금 늦게 일어났다. 7시쯤 밖으로 나와 아침 일정을 소화하고, 집앞 채소밭에 자라고 있는 더덕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넝쿨 지지대를 설치했다. 아직 넝쿨이 뻗어 지지대까지 이용할 정도는 아니다. 앞으로 더 자라면 지지대를 타고 넝쿨이 올라갈 듯하다. 그기에 추가로 더 나무를 걸치든지, 끈을 엮든지 해야겠다. 
    - 짝지가 오전에 부산으로 간단다. 여기로 올 때도 반찬을 비롯한 여러가지를 가지고 오지만, 부산으로 갈 때도 여러가지를 갖고 간다. 이번에 와서 열무를 뽑아 물김치를 담았고, 부추 김치도 담았다. 내가 부산을 갔다 온지도 제법 된 듯하다. 다음달 말 정도는 한번 가야할 일이 있을 듯하다. 짝지를 보내주고 와서는 두 이웃집에 지붕 등을 잠시 손을 봐줬다. 
    - 오후에는 낮잠을 잠시 자기도 했고, 뒷밭의 도리지 두둑에 잔 풀들을 뽑았다. 겨우 1~2센티미터 정도되는 도라지와 풀들이 같이 자라고 있어 풀을 뽑는데도 제법 신경을 쓰야한다. 이웃집 할머니는 더운 날씨인데도 진작부터 혼자서 일을 하고 계신다. 90이 넘으신 분이데도 농약통을 메고 농약도 뿌리신다.
    - 오후 늦게는 낮에 더울 때 쉴 수 있는 다락 쉼터를 청소했다. 이번 지붕공사로 인해 떨어진 흙먼지 등을 털고, 쓸고, 닦고를 서너 번을 했다. 이런 공간이 있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그곳에 올라가 있으면 남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된다. 하지만 난 동네를 전부 볼 수 있는 곳이라 전망대 같은 역할도 한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올해는 단호박과 유자가 풍년일 듯하다. 

 
♡ 23.05.20 - 남해, 토(맑음) : 열무 씨앗 파종, 예초 작업, 지붕 공사 마무리, 마늘 정리 등.
    - 아침을 먹고 짝지랑 뒷밭에 나가 어제 열무를 수확한 X자형 두둑 사이를 다시 일구어 또 열무를 심었다. 어제 수확한 열무로 물김치를 담았더니 부드럽고 맛있었다. 오늘 심은 열무가 또 맛있는 반찬을 제공하겠지. 열무를 심고는 예초기를 사용해 밭 주위 잡초를 제거했다. 비닐 우의를 입고 일했더니 덥고 힘들었지만 밭 주위가 한결 훤해졌다. 
    - 날씨가 제법 덥다. 점심을 먹고는 그림 연습을 좀 했다. 이번 달 초에 갔다 온 진도 동석산의 사진 한장을 스케치해 채색을 했는데, 색 만들기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오후 늦게 지붕공사 마무리를 하러 인부 한 분이 오셨다. 모자랐던 용마루 두 장을 올려 마무리 짓고, 아랫채 물받이도 조금 보수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지붕공사는 완전히 끝났다. 이제부터 내 할일만 남았다. 
    - 얼마전에 수확한 마늘을 정리했다. 마늘이라 해봤자 채 100개도 되지 않지만 그래도 처음 수확한 마늘이다. 마늘 뿌리만 잘라 그물에 넣어 통풍이 잘되는 공간에 걸어두었다. 지금 우리 마을에는 마늘 수확을 해서 말리고, 마늘을 수확한 곳에 벼 등 다른 작물을 심을 준비로 바쁘다. 

 
 
♡ 23.05.19 - 남해, 금(맑음) : 문화원 수업, 짝지 마중, 양파 및 열무 수확 등.
    - 오늘은 문화원에서 있는 서양화 수업이 있는 날이다. 수업을 마치는 시간쯤해서 짝지가 터미널에 도착한단다. 서양화 수업도 오랜만이다. 5일은 어린이날이라 휴강을 했고, 지난 주는 집에 돌담 쌓는 공사가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수업을 마치고 터미널에서 짝지를 만나 필요한 물품을 사가지고 집으로 왔다. 오랜만에 여러가지 반찬으로 점심을 먹었다. 짝지가 한 달만에 오다보니 얼마전부터 밑반찬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 점심을 먹고는 지난 해 10월 경에 심은 양파를 수확했다. 당시 모종 70개 정도를 심었는데 오늘 수확한 것도 그 정도다. 처음 심고 수확한 것으로는 어쩌면 성과라 할 수 있겠다. 수확한 양파는 크기가 작은 것도 다소 있고 아주 큰 것도 몇 개 있었는데, 큰 것은 진짜 컸다. 지름이 10센티미터 정도라 내 손바닥만 했다. 열무도 수확했다. 많지 않은 양이지만 열무김치를 담기에 충분했다. 자주 그 김치를 먹게 될 것 같다. 양파를 수확한 자리에는 들깨를 또 좀 심었다. 지금 심어도 김장 채소를 심는데 별 지장은 없단다. 열무를 수확한 곳에 또 열무를 심든지, 참깨를 심든지 해야겠다. 
    - 저녁 때쯤 우리밭 옆에 여러가지 채소를 심고 가꾸시는 이웃집 할머니께서 밭에 가셨다가 땅두릅 한 묶음을 주셨다. 얼마전에 양파도 주셨던 할머님이시다. 밭이 우리밭 옆에 있어서 자주 마주치는데 내가 밭농사에 관해서 제일 많이 물어보는 분이시다. 연세도 많으신데 참으로 열심히 정성껏 밭농사를 하신다. 이번 지붕공사에서 아주 어릴 때 밥상에서 본 듯한 사기 그릇을 몇 개를 발견했다. 향후 용도를 생각해봐야겠다. 

 
♡ 23.05.18 - 남해, 목(비) : 실내 대청소, 집 주변 정리 등.
    -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많지도 적지도 않을 만큼의 비, 추적추적 내린다고 표현하고 싶은 비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붕 교체 공사를 다 끝마친 다음 날 비가 내린 것이다. 어쩌면 나에게는 늘 함께하는 복 중 하나일테다. 어제 공사를 하는 사장님께 이런 의미로 말씀을 드렸더만 사장님 자기에게는 그렇지 않으시단다. 
    - 오늘은 어제에 이어 공사를 마치면 발생하는 청소를 했다. 어제는 외부 청소였고, 오늘은 실내 청소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대청소를 하지만 오늘 하는 청소는 조금 더 세밀한 청소라 할 수 있겠다. 털고, 쓸고, 닦고....오전 내내 청소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비가 계속오는 오후에는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다. 책도 좀 보고, 집 주위도 둘러 보고, 뒷 밭에도 한번 가보고.
    - 오늘은 저녁 일찍 군불을 땠다. 지붕 공사를 하면서 발생한 쓰레기 같은 장작이나 나무 조각들이 많이 발생했다. 온돌 부엌이 없었다면 이것을 처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을테다. 이번에 발생한 것들로 5일치 땔감은 될 듯하다. 이렇게 비가 온 눅눅한 기분 분위기는 뜨끈한 방바닥이 날려버린다. 
    - 작물에게는 더 없이 좋은 비인지도 모른다. 돌담 밑 채소밭에서 자라고 있는 단호박의 줄기와 잎들이 무성하게 자랐다. 25개 중 3개가 죽었다 생각했는데, 한 개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꽃 하나를 피워냈다. 씨앗을 뿌려 놓았던 약초의 새싹은 제법 올라왔다. 비바람이 불어도 이제 끄떡없는 집, 따뜻한 밤이 될 듯하다. 

 
♡ 23.05.17 - 남해, 수(맑음) : 지붕 교체 공사(용마루 올리기, 물받이 설치 등), 건물 외부 청소 등.
    - 지붕 교체 공사 작업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작업은 어제 거의 마무리 된 듯하다. 오늘은 지붕 맨 꼭대기의 용마루를 얹는 작업과 처마끝 물받이 설치 작업 등을 하고 혹 보완해야할 곳이 있으면 보완하는 작업만 남은 듯하다. 8시쯤 작업하시는 분들이 도착했고, 나도 오늘은 어제보다 더 일찍 아침을 먹었다. 
    - 작업은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지붕의 강철판과 강철판 사이는 우레탄 폼으로 메꾸어 보온단열 효과를 높이는 작업에 이어 용마루를 얹는 작업과 물받이 설치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10시 전에는 거의 작업이 완료되었다. 하지만 용마루용 강판이 몇 장 모자라 완전한 마무리는 하지 못하고 일찍 철수하셨다. 다른 곳에 또 작업이 있으시단다. 
    - 작업하시는 분들이 철수한 뒤, 내가 할일이 많다. 건물 주변에 공사로 인한 자재 쓰레기를 수거하고, 공사로 인하여 뜯어낸 쓰레기, 떨어진 흙덩어리 등 치워야 할 것이 엄청 많다. 고철을 수집하는 고철상에도 연락해 예전의 용마루였던 철판 등을 수거해 가도록 했다. 대충 정리를 했더니 50리터 짜리 쓰레기 봉투 2장 정도가 되었다. 이 작업을 오늘 내내 했다. 내일은 건물 내부 청소를 할 생각이다. 실내에도 서까래 사이에서 떨어진 흙 먼지가 많다. 대충 청소기를 돌려 제거를 했지만 내일 다시 깔끔하게 할 생각이다. 
    - 이 집을 구입하고부터 가장 큰 행사중 하나가 끝났다.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조금씩 하면 될 듯하다. 이것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들이다. 그렇다고 시각을 다투는 일은 아니다. 지붕 교체 공사를 하기 전까지는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걱정을 했고, 또 손님들이 볼 때 지붕 상태가 너무 험해서 늘 맘이 그랬다. 한시름 놓은 셈이다. 내일부터 비가 온단다. 복이 있는 사람은 맞나 보다. 공사가 다 끝나고 나니까 비가 오네, 지붕 청소를 해주실 모양이다. 

 
♡ 23.05.16 - 남해, 화(맑음) : 지붕 교체 공사(강판 지붕 씌우기) 등.
    - 아침에 안개가 자욱한 것을 보니 낮에는 상당한 더위가 예상된다. 아침을 먹기 전에 지붕공사를 하는 분들이 도착했다. 오늘은 마당에 작은 인덕션을 놓아두고 셀프 커피를 드시게 했다. 커피를 한잔씩 하시고는 곧 작업을 시작하셨다. 우리집은 일반적으로 하는 지붕과 조금 다른면이 있을 듯하다. 보통 지붕은 한 색상으로 하지만 우리집은 중간에 다른 색상을 섞어 포인트를 주기로 한 것이다. 
본채는 파란색 지붕이지만 앞면과 뒷면에는 적갈색을 두 줄을 섞고, 양쪽 옆면에는 한 줄씩을 섞었다. 아랫채에는 본채와 반대로 적갈색 지붕이지만 앞면과 뒷면, 양쪽 면에는 본채와 마찬가지로 파란색을 섞어 포인트를 주었다. 
    - 그리고 본채와 아랫채 반추에는 파란색으로, 화장실 지붕은 적갈색으로 덮었다. 이렇게 두 가지 색을 섞어서 지붕을 한 것은 일반적인 지붕보다 조금 다르게 할 의도고, 우리집 돌담 위 담도 일반적인 담보다 낮고, 다르게 쌓았다. 그래서 작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신경이 쓰일지도 모른다. 작업하시는 분들의 우스개 소리로 "이렇게 하는 집이 있더라고 소문내지 말자"고 하신다. 처음에는 이것보다 더 복잡한 모자이크 방식으로 할려했었다. 그러나 지붕 강판이 한 장의 길이로 나오는 바람에 이렇게 한 것이다. 
    - 아마도 내일까지 작업을 해야 할 듯하다. 내일은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듯하다. 지붕 공사를 다 하시면 같이 한 번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듯하다. 무척 더운 날 고생을 하셨고, 상당힌 꼼꼼하게 작업을 해 주시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이 또한 내 복이 아닌가 한다. 오늘 저녁 노을도 참 좋다. 

 
♡ 23.05.15 - 남해, 월(맑음) : 지붕 교체 공사(슬레이트 지붕 철거, 보온재 덮기) 등.
    - 오늘부터 우리집 슬레이트 지붕을 교체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 일정을 소화하고, 밥을 막 먹으려 하는데, 지붕의 슬레이트를 철거하기 위해 작업자 세 분이 오셨다. 먹던 아침을 마다하고 마당으로 나가 손님들에게 커피를 대접했다. 이미 마당 한복판에는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저수통 탁자와 의자들을 마련해 두었다. 우리집에 오는 손님에게는 남녀노소를 불분하고 다기 커피잔에 정성스럽게 대접한다. 나도 열심히 그분들을 도왔다. 그래서 그런지 그분들께서 오로지 슬레이트만 가져간다고 했는데 쓰레기인 프라스틱 용마루 조각들을 가져가셨고, 또 내가 집 수리를 하면서 필요한 물건 몇 가지를 주고 가셨다. 감사한 일이다. 엊그제는 무너진 돌담을 쌓았던 분들도 내가 필요하다고 했더니 바케스 두 개를 두고 가셨다. 
    - 오후에는 바로 지붕 공사가 시작되었는데, 그 공사에 필요한 자재가 각목 및 스티로폼을 비롯하여 철강판 등 그 양이 엄청났다. 다섯 분이 오셔서 작업을 했는데, 워낙 낡은 지붕이라서 여러가지를 보강하면서 작업을 하셨다. 이 분들에게도 정성이 담긴 커피를 제공했고, 그분들처럼 열심히 일을 했다. 5시쯤 오늘 작업을 마쳤는데, 보온재인 스티로폼을 덮는 작업까지 마쳤다. 내일이면 모든 작업이 마칠 듯한데, 작업을 끝나고 나면 마지막 마무리는 내 몫이다. 버리고 청소하고 하는 작업도 만만찮을 듯하다. 
    - 오늘 작업을 마친 후 씻고 저녁을 하고 있을 때, 건너 이웃집 사모님께서 오셨다. 할머니께서 딸이 해 준 반지를 끼고 마늘밭에서 일을 하셨는데, 반지를 잃어버려셨단다. 아마 끼고 계시던 반지가 헐거워서 빠진 것 같았다. 모녀가 아무리 찾아봐도 찾지 못하시다가, "여자 반지는 남자 눈에 잘 띈다"는 속설이 있다면서 나에게 도움을 청하러 오셨단다. 그래서 반지를 찾는 지원에 나섰는데, 마늘밭에서 한참을 헤매다 내가 그 반지를 발견한 것이다. 진짜 그 속설이 맞는 건가? ㅎ
오늘 일을 너무 열심히 해서 그런지 왼쪽 어깨가 몹시 아프다. 돌담 아래서 올려 주시는 각목을 받아 돌담 위로 올리는 작업을 많이 했더니 그런가 보다. 시간이 가면 해결되겠지.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새로운 지붕으로 교체된다니 기분이 좋다. 지금까지는 지붕이 지저분해 영 그랬는데, 이제는 누구에게라도 우리집을 자랑할 수 있을 듯하다. 

공사 전 모습 슬레이트 처거 후 모습 스티로폼 작업 모습

 
♡ 23.05.14 - 남해, 일(맑음) : 들깨 솎기, 풀 뽑기 등.
    - 5월이지만 맑은 날이면 낮에는 기온이 무척 올라 여름처럼 덥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 오전에 하는 것이 훨씬 좋다. 아침 5시면 훤해서 마음만 먹으면 그때부터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 요즘 나는 6시쯤 밖으로 나가 간단한 운동과 집 주변을 둘러보는 아침 일정을 소화하고, 바로 아침을 해 먹는다. 그러면 8시 정도되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 오늘 아침도 8시 조금 넘어서 어제처럼 뒷밭에 들깨가 심어져 있는 곳에 잔풀들을 뽑고, 또 소물게 심어져 있는 들깨를 솎았다. 작물이 심어져 있는 두둑에는 풀이 그렇게 많지 않지만 그 주변으로 풀들이 어지럽게 많다. 오전에는 거의 풀을 뽑는데 시간을 보냈다. 
    - 요즘 밭을 많이 가꾸고 있는 집에는 할일이 또 많아지나 보다. 마늘과 양파를 뽑고 그곳을 정리하여 깨를 비롯한 다른 작물들을 심어야 되나보다. 우리집 근처 할머니중 가장 일을 많이 하시는 분께서 양파를 뽑은 모양이다. 양파를 조금 가져오셨는데, 오늘 일부만 뽑으셨단다. 양파가 미니 단호박이 아닌 단호박 만한 크기다. 이렇게 큰 양파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우리집 채소밭에도 하얀 양파와 빨간 양파 몇 십개를 심어 놓았는데, 제법 굵은 양파가 나올 듯하다. 
    - 오후에는 그림 연습을 좀 했다. 산수유 마을 풍경 그림에 채색을 했고, 엊그제 선유도에서 찍은 풍경과 얼마전에 갔다온 진도 동석산의 풍경도 스케치를 했다. 시간나면 이것들로 채색 연습을 좀 해야겠다. 오후 늦게는 밭 가장자리 둑의 풀들을 큰 가위칼로 잘라냈다. 저녁쯤 해서는 이웃집에서 또 양파 몇 개를 주셨고, 오늘 산행겸 나들이를 가셨던 이웃에서 떡 한 덩어리도 가져오셨다. 덕분에 늦은 저녁에 그것을 또 먹었다.
    - 대문 입구 돌담에는 하얀 '마삭줄' 꽃도 폈고, 때 이른 코스모스도, 메밀 꽃도 폈다. 창고 안에는 산약초 씨앗이 발아를 막 시작했고, 발아된 더덕과 도라지도 잘 자라고 있다. 그런데 아직 '멀꿀'은 소식이 없다. 내일은 지붕을 슬레이트를 제거한단다. 

 
♡ 23.05.13 - 남해, 토(흐림) : 마늘 뽑기, 참깨 씨앗 심기, 들깨 솎기 등.
    - 아침부터 비라고 할 수도 없는 보슬비가 내린다. 맞아도 옷조차 젖지 않을 정도의 비다. 아침을 일찍 먹고는 마늘을 뽑았다. 마늘이야 해봤자 100개도 채 되지 않을 듯하다. 지금 뽑는 것이 적당한지도 모른다. 다만 이웃 할머니댁들의 마늘밭에 마늘을 뽑아 말리는 곳도 있었고, 아직 뽑지 않은 곳도 있었다. 그래서 나도 뽑아 마당에 늘어 놓았다. 비를 맞혀도 되는 모양이다. 뽑은 마늘을 세어보니 90개 정도다. 여기에는 제법 굵은 것도 있고 아주 작은 것도 있었다. 거름도 하지 않고, 비료도 하지 않았는데 이 정도면 양호한 것 아닌가. 마늘을 뽑은 구멍에 '침께' 씨앗을 심었다. 마늘을 뽑은 구멍은 깊이가 있기 때문에 구멍에 흙을 보충한 후 참깨 두 세개씩 넣고 부드러운 흙을 살짝 덮었다. 올해는 들깨와 참깨를 많이 심은 것이 된다. 
    - 참깨를 심고 난 후, 비도 살짝 내리고 해서 그림 채색 연습도 좀 했다. 점심을 먹고는 더덕을 심은 둥근 두둑에 풀을 뽑았다. 이웃 할머님께서 '고사리' 밭에 다녀오시다 우리밭에 오셔서 '들깨'가 너무 소물다고 10센티미터 정도에 한 개씩만 남기도 다 솎아라신다. 그렇게 했다. 들깨 싹을 솎다보니 들깨 향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이웃에 이 싹들도 먹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나물을 해먹어도 좋고 데쳐 먹어도 좋다신다. 그래서 이웃과 함께 들깨를 솎았다. 저녁에 솎은 들깨 싹을 조금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었는데 다른 새싹 나물들보다 조금 질기기는 해도 그 향이 너무 좋았다. 몇 끼는 들깨 싹으로 반찬을 해도 될 듯하다. 오늘 비도 조금 내렸고 해서 군불도 좀 땠다. 

 
♡ 23.05.12 - 남해, 금(맑음) : 돌담 보수, 유자나무 가지 자르기 등.
    - 오늘은 아침 운동을 마치고 바로 아침밥을 지어 먹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무너진 돌담을 쌓는 작업이 있다. 그래서 그 일을 하시는 분들을 돕기 위해서 일찍 것이다. 8시쯤 두 분이 오셨다. 마당에서 삶은 달걀과 커피를 대접했다. 그리고 돌담을 쌓는 일을 열심히 도왔다. 또 돌을 쌓는 방법을 눈여겨 봤다. 내가 해야할 일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일이다. 
    - 집에 간식으로 먹을 게 없어서 마을 입구에 있는 마트에 가서 음료수와 빵을 사와 '새참'으로 그분들과 아침 일찍 부산에서 일하러 오신 김사장님과 같이 먹었다. 점심도 우리집 마당에서 내가 한 밥으로 넷이서 먹었다. 냉동실에 얼려져 있는 오리고기를 조금 굽고, 김치 등 몇 가지와 달걀 후라이, 된장찌게와 함께 먹었다. 일하러 오신 한 분이 오리고기를 맛있게 구우셨다. 
    - 돌담 쌓기는 오후 일찍 마무리 하셨다. 이 집에 살기 시작하면서 부엌에서 밖으로 내다볼 때마다 무너진 돌담이 눈에 거슬렸는데 이제 말끔하게 정리되었다. 건물들의 뒷편으로도 왕래가 가능하게 되어 청소하기도 좋다. 빗물의 흐름도 원할하게 될 듯하다. 오후 늦게는 제법 굵은 죽은 유자나무 가지를 하나 잘랐다. 일하시는 분들이 유자나무에 꽃이 많이 핀 것을 보고 유자가 많이 달릴 것 같다고 하셨다. 올해도 유자가 맑고 고왔으면 좋겠다. 감자꽃도 폈다. 수확시기가 다가오는 듯하다.

 
♡ 23.05.11 - 남해, 목(맑음) : 문화 탐방(선유도) 등.
    - 오늘은 남해 문화원에서 문화 수강생 전체가 문화 탐방을 가는 날이다. 목적지는 고군산 군도에 속하는 '선유도'다 선유도는 '새만금' 방조제 인근이라고 보면 되는 듯하다. 남해에서 8시에 관광버스 3대, 약 8~90명이 참여했는 것 같다. 가서 맛있는 점심도 먹고, 참여자 대부분은 유람선을 타고 섬을 구경했고, 나를 포함한 몇 명은 주위 산책으로 시간을 보냈다. 문화 탐방을 끝내고 남해 도착하니 6시 45분 정도가 된 듯하다. 오늘 문화 탐방은 따로 기록해야겠다. 
    - 문화 탐방하는 동안 이웃집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우리집에 돌담을 쌓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하셨다. 이 집을 구입할 때부터 집 뒤 언덕 돌담이 조금 무너져 있었는데, 이번 폭우로 더 많이 무너진 것을 위쪽 땅의 주인께서 보수를 해 주신단다. 오늘 보수한다고 연락을 했더라면 문화 탐방에 참석하지 않고 도와드렸을 텐데...내일은 문화원 수업을 빼먹고라도 도와 드려야겠다. 

 
♡ 23.05.10 - 남해, 수(맑음) : 풀 뽑기, 개 만들기 등.
    - 아침에 뒷밭에 나갔더니 산비둘기 두 마리가 획 날아 오른다. 아마 어제 뿌려 놓은 참깨를 먹으로 온 모양이다. 들깨를 심어 놓은 둥근 두둑에도 군데군데 싹이 나지 않은 곳은 아마 새들이 그곳에 씨앗들을 다 파먹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밭 가장자리 언덕에 찔레꽃이 군데군데 피어 있었다. 한 컷을 했는데 시간이 날 때 스케치 대상이 될 듯하다. 밭을 돌면서 눈에 띄는 풀을 뽑기도 한다. 
    - 아침을 먹고는 풀을 뽑거나 풀을 베는 작업을 했다. 요즘 제일 많이 하는 일이 풀을 뽑는 일이다. 작물이 심어져 있는 곳이나 그렇지 않은 곳 마찬가지다. 작물이 심어져 있는 곳은 풀 뽑기도 조심스럽다. 작물을 같이 뽑거나 다치게 할 수 있어서다. 오늘처럼 날씨가 더우면 이제 아침을 먹기 전에 어떤 일을 하고 낮에는 가능한 일을 하지 않는게 좋을 듯하다. 
    - 점심을 먹고는 잠시 졸기도 했다. 오후에는 문화원에서 만들고 있는 '개' 몸통을 좀 보강했다. 닥종이 공예 수강과 관련해서는 집에서 이렇게 한 것이 아마 처음이다. 밀가루 풀을 한 숟가락 쑤었다. 마당에 반토막 낸 저수통을 뒤집어 놓고 그 위에 합판을 깔아서 밥상을 얹어 놓고 신문지에 풀을 발라 작업을 했다. 이제는 머리 작업을 시작했는데, 머리가 어느 정도 확정이 되야 몸통 전체 크기를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오늘 작업한 것으로 하루 정도는 바짝 말려야 할 것 같다. 
    - 내일은 문화원에서 '선유도' 문화 탐방을 간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아마 가는데 장시간이 소요되어 목적지에 가서 보낼 시간은 별로 없을 듯하다. 서양화 수업에 참고가 될 만한 풍경 사진 몇 장을 찍어올 생각이다. 과제이기도 하다. 또 닭들은 하루종일 궁금해 할 것 같다. 

 
♡ 23.05.09 - 남해, 화(맑음) : 참깨 씨앗 파종, 문화원 수강 등.
    - 아침 6시쯤 마당으로 나갔더니 새벽달이 몇 달전 친구들이 오면서 가지고 온 불루베리 알들을 더 선명하게  비추고 있었다. 간단한 운동 등, 아침 일정을 소화하고 아침을 먹었더니 8시쯤이 지난다. 바로 뒷밭으로 나가 어제 이웃 할머니께서 주신 '참깨'를 심었다.
    - 참깨는 이번 폭우로 살짝 무너진 둑 위쪽에 심었는데, 또 비가 오면 물길이 무너진 쪽으로 흘러 내리지 않게 두둑을 만들다 보니 그 모습이 이상스럽다. 위쪽이 거시기를 닮은 듯도 하고, 화살촉 같은 느낌도 든다. 완두콩울 심은 곳과 고추를 심은 곳과의 중간에도 참깨를 심었는데 그래도 참깨가 많이 남았다. 할머니가 참깨를 주시지 않았다면 이곳들은 그냥 두었을 거다. 
    - 오늘은 문화원에서 있는 '닥종이 공예' 수강이 있는 날이다. 지난 주에는 두 수강 수업이 모두 휴강이었다. 강사님의 출장과 공휴일로 그리 되었다. 오늘 닥종이 공예 수강에서는 계속 해오고 있는 '시베리안 허스키'의 살을 붙이는 작업을 했다. 언제쯤 마무리가 될지는 알 수 없을 정도다. 오늘 수강시 어느 여 수강생이 '오뎅탕'을 끓여 맛있게 먹었다. 언젠가는 우리 집에서 차도 한 잔 대접해야 할 듯하다. 

 
♡ 23.05.08 - 남해, 월(맑음) : 토마토 및 더덕 지지대 설치, 집 주변 정리 등.
    - 어제는 12시가 넘어서 잠을 청했다. 산행을 하고 늦게 귀가 했는데다가 군불도 때고, 산행갔다 온 것도 마무리하느라  그렇게 되었다. 남해에 오기 전에는 평소 12시가 넘어서야 잠을 청했는데, 남해에 오고 부터는 가급적 10시 전에 잠을 청하고 7시간 이상의 수면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늘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어제는 늦게 잠을 청해서 그런지 한 동안 잠이 오지 않았다. 언제쯤 잠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일어나는 시간은 거의 정해져 있나 보다. 
    - 아침에 일어나 집 주변을 돌아보니 몇 일간 내린 비와 바람으로 집 주변과 밭의 상태는 많이 변해 있었다.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고, 빗물에 흙은 낮은 곳으로 쓸려 내려가고 잔돌들만 두드러지게 흩어져 있었다. 바람에 부서진 나뭇가지들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고, 키가 큰 작물들은 많이 쓰러져 있었다. 
    - 아침을 먹고는 쓰러져 있는 토마토 줄기를 세우고, 지지대도 설치하고, 주위에 풀도 좀 뽑았다. 비닐 멀칭을 하지 않은데는 풀들이 말도 못하게 많다. 이번 폭우로 집 뒷쪽에 돌담이 제법 무너졌 내렸는데, 집 뒤 땅의 관계자가 오셔서 어떻게 보수할 것인지 논의하였다. 그 분들에게 차를 대접했는데 우리집이 전망이 참 좋고, 집 안에 구조와 석가래 등도 잘관리 된 집이라고 말씀하셨다. 무너진 돌담은 보수가 될 듯하다. 
    - 그외에도 주차하는 곳도 좀 보수하고, 집앞에 모종으로 심은 더덕 줄기가 잘 올라올 수 있도록 지지대도 설치하고, 풀도 좀 뽑고, 빨래줄도 교체헸다. 나이론 끈으로 빨래줄을 했더니 싹아 널어 놓은 빨래에 빨래줄의 잔해가 붙는 경우가 있어, 두꺼운 비닐 전선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해도 표도 나지 않는 여러가지 일들을 했다. 오후 늦게 이웃집 할머니께서 뒷밭에 아직 뭘 심지 않은 곳에 '참깨'을 좀 심어보라고 한봉지 갔다 주셨다. 며칠 비가 와서 그런지 표고도 제법 달렸다.

 
♡ 23.05.07 - 남해, 일(흐리고 비) : 산행(진도 동석산, 61소띠 산악회) 등.
    - 오늘 아침도 잔뜩 흐리고 보슬비 같은 비가 왔다갔다 한다. 그 틈을 타서 아침 체조를 하고, 닭 모이를 듬뿍 주었다. 오늘은 오랫동안 활동했던 산악회를 따라 몇 년 만에 산행에 참석하러 간다. 그래서 듬뿍 주었다. 그리고 어제 이웃에서 얻은 '사프란' 모종 몇 포기를 돌담 밑에 심어 놓고 얼른 아침을 먹고 도시락을 사서 7시 40분쯤 집을 나섰다. 섬진강 휴게소에소 산악회 버스에 동승해 산행을 하고 집에 도착하니 9시 20분이 되었다. 
 
♡ 23.05.06 - 남해, 토(비) : 119신고(진입로 가로막은 나무), 집 주위 정리, 사프란 모종 심기 등.
    - 새벽 3시 반쯤 잠에서 깼다. 어젯밤 잠들기까지는 비바람이 너무 강했다. 비는 고사하고 바람소리가 역대급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난 해 태풍 이후로 그래도 지붕의 슬레이트 못을 단단히 박았다고 생각했는데 슬레이트가 들썩 거리는 소리가 들릴만큼 강한 바람이었다. 천장 위에서는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듯한 소리도 들렸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른다.  
    - 새벽에 잠을 깼을 때는 집 옆으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만 들릴 뿐 비소리도, 바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휴대폰으로 CCTV를 봤더니 여느 때와 같은 어두운 모습이다. 4시쯤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앞에 앉았다. 책을 좀 봤다. 6시쯤 밖으로 나가 닭에게 모이를 주고 체조를 하려는데, 맞은 편 진입로에 언덕에서 나무가 쓰러져 길을 가로 막고 있었다. 어쩔까 고민하다 119에 신고를 했더니 조금 후 세 분이 오셔서 임시 조치를 하고는 군청에 연락해 두겠다고 하셨다. 그 분들이 가시고 길 청소는 내가 우리집 대나무 빗자루로 했다. 
    - 간밤에 진짜 비가 많이 오고 바람이 강하게 불었나보다. 뒷 밭에 가봤더니 빗물에 밭의 흙들이 아랫쪽으로 많이 쏠렸고, 한쪽에는 일부 붕괴도 있었다. 고추 등 다른 작물은 키가 작아서 그런지 특별히 피해는 없는 듯했는데, 감자는 많이 쓰러져 있었다. 감자 줄기를 세우려 하다가 혹시 더 나쁘게 할 듯하여 그냥 두었다. 그래도 알은 달리겠지. 작물을 제대로 심으려면 밭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할 듯하다. 
    - 부산을 오가시면서 땅두릅과 단호박을 하시는 김사장님 내외도 한걸음에 달려 오셨다. 바람에 단호박이 줄기가 많이 꺾였단다. 줄기가 꺾기면 호박이 열리지 않는단다. 안타까운 일이다. 돌담 밑 채소밭에 심은 우리 단호박은 조금 일찍 심어서 그런지, 아니면 바람을 덜 맞았는지 꺾인 흔적은 없었다. 다행이다. 아직 직장을 다니시면서 가끔 주말에 오셔서 고추 등을 심고 계시는 박 사장님도 오셔서 한참을 일하시다 가셨다.  
    - 비가 왔다갔다 한다. 밭에 나갔다 들어왔다가를 반복했다. 오후에는 이웃집에서 '사프란' 모종을 20개 남짓을 주셨다. 사프란 꽃은 나에게 친한 꽃은 아니다. 물론 보기는 했지만 그것이 사프란인지 몰랐을 수도 있다. 인터넷에서 보니 종류도 몇 가지 되는 듯하다. 이웃집에서 주신 것은 '힌나도 사프란'인 듯하다. 몇 개는 대나무 화분에 심었고, 나머지는 수선화 옆에 심어볼까 한다. 
    - 비가 오락가락 하는 오후다. 집 곳곳에 비바람의 흔적이 선명하다. 이런게 시골 생활이지 않을까?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똑 같은 모습이면 그게 도시고 아파트겠지. 오늘도 저녁에는 군불을 많이 땔 것이다. 오늘 저녁에도 비가 올지는 몰라도 바람을 없을 듯하다. 그래서 푹 잘 수 있을 듯하고, 내일 아침에는 점심 도시락을 사서 오랜만에 산행에 참여할 예정이다. 

 
♡ 23.05.05 - 남해, 금(강풍, 폭우) : 밭 물고 트기 등.
    - 어제 밤부턴지 오늘 새벽부턴지는 모르지만 많은 비가 내리고, 바람도 거세게 부는 것 같다. 날이 훤해져도 거센 비바람은 여전하다. 한 낮에는 장마같은 느낌도 들었고, 태풍같은 느낌도 들었다. 두꺼운 우의를 입고 집 주위와 밭을 돌아 보는데 강풍에 작물들이 많이 쓰러져 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죽을 것 같은 느낌은 안든다. 진짜 바람이 세다. 작년에 왔던 '힌남노?' 보다 더 센 느낌이다. 작년 그 태풍은 지상에서 제법 높이 불었다고 해서 그런지 그렇게 세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이 오래된 집에 비가 새지 않는다는 것, 지붕이 날아가지 않는다는 것 다행스럽다. 곧 새로운 지붕으로 교체되면 이에 대한 염려는 없을테지. 지금 바람소리가 엄청나다. 
    - 하루 종일 집 안에 있다. 가끔은 우의를 입고 밭으로 나가 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트 주기도 했다. 가끔 종일 집 안에 있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오늘은 책도 제법 보고, 그림 연습도 하고, 또 작년 6월에 담은 '비파청'도 맛봤다. 꼭 일년만에 두껑을 열었다. 한 번도마셔보지 못한 것이라 조심스럽게 마셨다. 날씨가 춥거나 할 때 가끔 한 잔씩 마셔야겠다. 잘 접할 수 없는 귀한 거란다. 언제 '비파주'도 한 번 맛봐야겠다. 
    - 이웃집들과 안전을 묻는 톡도 주고 받았다. 비가 내일까지 온다고 하니 그냥 조용히 왔으면 좋겠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렇게 비바람이 쳐도 이웃에 별일이 없다는 거. 나야 그래도 젊은 편에 속하지만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많이 계시니 무슨 일이 생기면 큰일이다. 오늘은 5시쯤 군불을 때야겠다. 오늘도 어제처럼 많이 때서 내일 아침까지 뜨끈뜨근하게 자야겠다. 

 

 
♡ 23.05.04 - 남해, 목(흐리고 비) : 땅두릅 두둑 근처 풀 뽑기 등.
    - 날씨가 몹시 흐리다. 낮부터 비가 온단다. 며칠 간 이어서 오는데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린단다. 오늘은 아침을 조금 일찍 먹고 땅두릅이 심어져 있는 두둑과 근처에 풀을 좀 뽑았다.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져 밭과 집을 몇 번이나 왔다갔다 했다. 그렇다고 일을 많이 한 것도 없다. 그냥 장난하듯 조금 뽑았다. 또 그렇게 해서 오전을 보냈다.
    - 오후에도 비가 오전처럼 왔다갔다 했다. 오전보다는 조금 굵은 비고 잦았다. 집 주변에 정리해야 될 것들을 정리하고, 저녁에 군불을 넣을 대나무 장작도 부엌에 가져다 놓았다. 오늘같은 날은 방을 좀 많이 데워야 할 듯하고, 그런 방이 훨 좋다.
    - 오늘은 오래된 산악회 친구랑 연락이 닿아 톡을 했다. 그 친구를 본지가 한 십년 정도 되지 않을까. 그 친구도 시골 생활이 좋아 어머니하고 같이 있단다. 어쩌다 다리를 다쳐 몇 개월 고생하다 이제는 좀 났단다. 언제 기회가 되면 한번 보겠지. 참 산에 많이 다녔다. 그때는 왜 그렇게 다녔는지. 그렇게 다닌 것이 또 내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맞고. 그런 인연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거고, 이번 일요일 또 아주 오랜만에 그런 친구들을 만나게 될 듯하다.

 
♡ 23.05.03 - 남해, 수(맑음) : 도라지밭, 들깨밭 풀 뽑기 등.
    - 오늘도 9시부터 오전 내내 풀 뽑기 작업을 했다. 둥근 두둑 맨 바깥쪽 들깨를 심은 곳의 풀을 뽑았다. 들깨 싹이나 풀의 크기가 거의 같아서 핀셋 같은 집게로 조심조심 뽑았다. 풀을 뽑는 과정에서 들깨 싹들의 뿌리가 흔들려 죽는 것도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튼 더덕, 도라지, 들깨를 심은 원형 두둑의 풀 뽑기 1차 작업은 끝냈다. 또 얼마지 않아 해야되겠지
    - 오후에는 특별한 일은 하지 않았다. 그림 연습을 좀 했을 뿐이고, 책도 좀 봤다. 우리집에서 제일 큰 공사인 '지붕 교체'공사가 업체의 예정으로는 이달 중순 쯤 날씨를 봐가면서 할 예정이라신다. 지붕공사가 되면 그때부터 내부 정비가 본격적으로 해야할 듯하다. 온전히 내 몫이다. 
    - 내일부터 비가 많이 온단다. 특별히 비가 새는 곳은 없지만 지붕공사는 반드시 해야한다. 이틀 전부터 군불을 때지 않았는데, 오늘은 군불을 좀 땠다. 방이 그래도 좀 따뜻한 것이 좋다. 
 
♡ 23.05.02 - 남해, 화(맑음) : 도라지밭, 들깨밭 풀 뽑기 등.
    - 날씨가 좋다. 5월달은 계절적으로 참 좋은 달이기도 하다. 바램이 있다면 공기질만 좀 좋았으면 한다. 요즘은 5시면 훤하다. 보통 5시 전후로 해서 잠은 깨지만 6시쯤 밖으로 나간다. 아침 일정을 소화하고, 아침을 먹은 후 설겆이까지 마치면 8시 반에서 9시 정도가 된다. 오늘은 9시쯤 뒷 밭으로 나가 풀뽑기 작업을 이어서 했다. 도라지를 심은 둥근 두둑이다. 세 시간 정도 했더니 도라지 두둑은 다 마쳤다. 그런데 더덕밭에 비해 도라지 싹은 너무나 적게 보인다. 발아 자체가 늦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 낮에 기온이 여름같이 느껴진다. 점심을 먹고는 더위도 피할겸 해서 스케치 연습도 하고, 채색 연습도 했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시간이 많이 갔다. 4시쯤 다시 밭으로 나가 들깨가 심어져 있는 곳에 풀을 뽑았다. 내일 정도만 하면 그것도 끝날 듯하다. 오늘은 원래 문화원 수업이 있는 날이데 강사님의 출장으로 휴강이다. 밭에서 5시 반쯤 들어와 상치와 부추를 조금 뜯어 다듬었다. 도저히 자랄 것 같지 않던 상추도 벌써 뜯어 먹을 수 있을만큼 자랐다. 안방에 잠시 두면서 신고를 한 뒤 저녁에 맛있게 먹었다. 

 
♡ 23.05.01 - 남해, 월(맑음) : 빨래줄 지지대 리어카 페인트 칠 등.
    - 가정의 달, 장미의 계절, 오월이 왔다. 나는 오늘 이 좋은 달을 맞이하면서 새생명을 탄생시켰다. 이렇게 말하니 내가 아이라도 낳게 만들었는지, 아니면 누구의 생명을 구했다고 생각지는 않겠지. 그런 것은 전혀 아니다. 오래되어 녹슬고, 고장나 사용할 수 없는 '리어카'에 페인트를 칠해서 산뜻하게 만든 것 뿐이다. 
    - 이 집에 왔을 때 집 상태도 엉망이었지만 오늘 새로 생명을 얻은 듯한 이 리어카도 보기에 흉했다. 그렇다고 버리는 것 조차 어려워, 지금까지 마당에 빨래를 널 때 사용하는 빨래줄을 묶어 놓는 지지대로 사용해왔다. 한 쪽은 아랫채 기둥에 묶고, 또 한 쪽은 이 리어카에 묶어 놓은 것인데, 오늘 아침 일찍 읍내에 나가 노란색과 흰색 페인트를 구입해 와 칠한 것이다. 물론 이전부터 생각은 해왔지만 오늘에서야 했다.
    - 그 동안 무척이나 용이하게 사용했지만 사진을 찍을 때는 언제나 꺼리는 물건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집 사진 속에 당당히 주인공이 될 만한 위치에 서게 되었다. 지나가는 이웃에게도 기분 좋은 볼거리가 되고, 우리집에 오는 손님에게도 웃음을 주는 물건이 될 것 같다. 조만간 지붕이 새로 얹혀 진다면 지붕과 잘 어울리는 리어카가 되지 않을까. 
    - 오늘은 리어카에 페인트 칠하는 것으로 하루가 갔다. 점심을 먹고 잠시 채색을 하고 있던 '딸기' 그림을 끝냈다. 이번 주는 '닥종이 공예, 서양화'가 다 휴강이란다. 닥종이 공예는 강사님이 출장 가신다고, 서양화는 '어린이 날'이라 공휴일이란다. 이제 군불을 때지 않아도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