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自日記/農家 및 農地

농가(農家), 농지(農地) 다듬기(7) - (23.01.01 ~ 23.02.28)

동선(冬扇) 2022. 12. 13. 05:59

농가(農家), 농지(農地) 다듬기(1) - (21.10.12 ~ 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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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農家), 농지(農地) 다듬기(2) - (22.03.01 ~ 2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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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農家), 농지(農地) 다듬기(3) - (22.05.01 ~ 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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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農家), 농지(農地) 다듬기(4) - (22.07.01 ~ 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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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農家), 농지(農地) 다듬기(5) - (22.09.01 ~ 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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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農家), 농지(農地) 다듬기(6) - (22.11.01 ~ 2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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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28. 화 - 남해 -  감자 심을 곳 잔돌 고르기, 대나무 땔감 들이기 등.

    - 오늘 저녁에 있는 문화원 수강(닥종이 공예)가 휴강이란다. 지금까지 3회차인데, 지난 주 한 번밖에 수강하지 못했다. 오늘은 아침을 먹고 뒷밭에 나가 감자를 심으려고 두둑을 만들어 놓은 곳을 다시 파서 잔돌 고르기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해 집 앞에 있는 밭을 고를 때 만들어 놓은 '채'를 이용했다. 잔돌이 많은 상태에서 그대로 감자를 심을까 하다가 나중 수확할 때 돌인지 감자인지 헷갈릴까봐서 돌을 고른다. ㅎ.ㅎ. 설치한 시설의 높이가 낮아 몸을 구부리고 해야 하기 때문에 허리가 좀 아프다. 그래서 쉬엄쉬엄 한다. 오전에 한 작업이 그 두둑의 1/3정도다. 

    - 점심을 먹고는 아직 조금 남은 앞집의 대나무 잔재를 한 짐 해서 지고 왔다. 그러고는 다시 밭에 돌 고르는 작업을 했는데 나오는 잔돌이 엄청나다. 이렇게 나오는 잔돌도 한 곳에 모아두어 나중 집을 고칠 때 '자갈'로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업은 오늘 다하지 못했다.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내일 오전 중으로는 이 작업은 끝날 것 같고, 골을 타고, 물을 좀 뿌린 후 비닐 멀칭을 할까 한다. 

    - 오늘 이웃 할머니께서 살아 있는 '숭어' 두 마리를 주셨다. 회를 뜨서 먹으라는데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고 해서 저녁에 군불 땐 불에 구워 먹겠다고 했다. 숭어를 구워 먹기는 처음이다, 오늘 날이 좀 따뜻해서 그런지 닭들도 어김없이 네 마리가 다 알을 낳고. 봄이라 뭔가 달라도 달라지나 보다. 바쁜 3월이 될 것 같기도 하고....

 

 

◎ 2023.02.27. 월 - 남해 -  읍내출타(씨감자, 나무, 농기구 구입), 나무 심기, 급수용 호스 설치, 밭 만들기 등.

    - 또 한 달이 간다. 2월은 특히 짧다. 이렇게 시간과 세월이 빠르다. 감자 심을 때가 왔다기에 마침 장날이라 '씨감자'도 살겸해서 읍내에 나갔다. 아직은 완전한 봄이 아니라서 그런지 시장의 활기가 시원찮다. 할아버지가 팔고 계신 곳에 가서 '씨감자' 스무 개 정도 5천 원에 샀다. 그것이면 만들어 놓은 곳에 심고도 남을 듯하다. 묘목은 길가에서 판다. 두릅나무 2그루와 가죽나무 1그루를 샀는데 1만 원 줬다. 엄나무도 2그루 정도 사려했는데 아직 없단다. 그리고 미장용 다라이 1개와 프라스틱 소쿠리 1개도 샀다. 마당 앞 낮은 담에 놓인 야생화 화분에 '봄까치꽃'이 예쁘게 폈다. 

    - 집에 와서는 오늘 사 온 나무를 심고 물도 줘야 하겠기에 밭에 물을 공급할 수 있는 호스를 깔았다. 집에서 직선거리로 150미터 정도되는 밭에 호스를 까는 것도 제법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금 물이 필요하면 수도에 연결해 사용하고, 농번기 때는 마을 수도가 공급되기 때문에 그 물을 이용하면 된다. 호스를 설치하는 바람에 오늘 심은 두릅나무와 가죽나무에 물도 듬뿍 주고, 그 밭에 심어져 있는 완두콩과 마늘에도 물을 좀 줬다. 

    - 오늘 점심은 바게트와 커피, 삶은 계란과 미역국이다. 어울리지 않은 조합이지만 맛있게 먹었다. 점심을 먹고는 또 뒷밭에 '온달' 두둑을 만들기 위해 땅을 뒤집어 팠다. 오후 내내 했지만 조금 밖에 하지 못했다. 진도가 참 안나간다. 가끔 가다가 큰 돌이 한 개씩 나온다. 작년에 시금치를 심었던 곳이고, 포크레인 작업을 했던 곳이라 그래도 돌이 적게 나온다. 그렇게 나온 돌은 돌탑을 조금 높인다. 5시쯤 오늘 작업은 마쳤다. 유자나무 아래에도 '정원등'을 하나를  잘라 낸 가지에 꽂아 설치했다. 

 

◎ 2023.02.26. 일 - 남해 -  이젤 만들기, 원형 두둑 만들기, 돌탑 쌓기 시작 등.

    - 밤새 기온이 상당히 내려갔던 모양이다. 새벽 공기가 싸늘하다. 집 내부 수도는 얼지 않았는데, 외부 수도는 얼었다. 운동을 마치고 물도 데울겸 해서 부엌에 불을 좀 땠다. 그리고 데워진 물을 수도꼭지에 조금 부었더니 금방 물이 나온다. 살짝 얼었던 모양이다. 

    - 아침밥을 지어 먹었다. 작은 냉장고 안에 갖가지 반찬이 가득하다. 두 개의 남비에도 국이 담겼다. 밥을 먹을 때 반찬을 보통 두 서너 가지만으로 해결 하는데, 한참 동안 먹을 수 있을 듯하다. 땅이 얼어서 오전에는 밭일을 하지 못할 듯하다. 그래서 집에 있는 각목으로 '이젤'을 하나 만들었다. 작년 메밀을 심었을 때 '새망'을 칠 때 지지대로 썼던 각목을 이용했다. 거친 표면은 '그라인드'로 갈고, '드릴'로 나사못을 박았다. 나무판은 두꺼운 합판을 잘라 사용했다. 집에서 사용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듯하다. 그렇다고 그것을 사용할 시간이나 있을까? 장마철 등 밖에 일이 없을 때는 모를까.

    - 이젤을 만들고 나서, 또 점심을 먹고 난 오후에는 온통 '온달' 두둑을 만드는 일을 했다. 땅을 뒤집으며 풀도 뽑고. '삼발 쇠스랑'으로 땅을 깊이 파고 고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괭이질도 이제는 좀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어깨와 팔이 무척이나 아팠는데, 지금은 어지간히 해도 그러지는 증상은 없다. 오늘은 왼쪽 손목이 좀 아팠다. 온달 모양의 두둑을 끝내려면 며칠이 걸릴 듯하다. 밭을 일구면서 나오는 돌을 다 처리하지 못할 것 같아 적당한 자리에 사각형 돌탑을 쌓아볼까 한다. 나오는대로 쌓아 두었다가 필요하면 가져다 써야겠다. 엊그제 ㅈ온 앞집 김사장 내외는 일요일인데도 여기 계신다. 교인이신데 바쁜 시기라 못가신 모양이다.  

 

◎ 2023.02.25. 토 - 남해 -  짝지 배웅, 사각형 및 원형 두둑 만들기, 돌 나르기 등.

    - 7시쯤 밖으로 나가 아침 일정을 소화하고, 아침을 먹고는 짝지가 설겆이를 하고, 반찬 만들고, 부산으로 갈 채비를 하는 동안에 나는 뒷밭에 나가 두둑 만들기 작업을 계속했다. 고랑을 파는데 곡갱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이 드디다. 크고 작은 돌들이 끝없이 나온다. 점심을 먹기 전에 고랑 파는 작업까지는 다 마쳤다.

    - 점심을 간단히 먹고 짝지를 버스 터미널에 데려다 주었다. 집에 와서는 또 두둑 만드는 작업을 했다. 계분이 섞인 밑거름을 조금 뿌리고 다시 흙을 뒤집어 같이 섞어 골을 타고...이제는 감자를 구해와서 심으면 될 듯하다. 내일 모레가 장날인데 씨감자를 조금 사와야 할 듯하다. 

    - 작년에 '반달' 모양으로 두둑을 만들어 시금치를 심었다. 그 반달 모양의 두둑을 다시 반쪽으로 이어 붙여 '온달(보름달)'처럼 둥글게 만들 생각이다. 이렇게 이상하게 만드는 것은 그냥 재미로 그렇게 한다. 일을 할 때의 지루함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즐겁게 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만들 '온달' 두둑에는 어떤 작물을 심을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가능하면 키가 작은 작물을 심고 싶은데, 작년에는 '메밀'을 '미로'같은 두둑을 만들어 심었는데 참으로 괜찮았다. 올 온달 두둑에는 무슨 작물을 심으면 좋을까?

    - 사각형 두둑을 만들면서 크고 작은 돌들이 진짜 많이 나왔다. 사각 고랑을 파는데 그렇게 많은 돌이 나왔는데, 앞으로 그 밭에서 얼마나 많은 돌이 나올지 모르겠다. 지금 나온 돌들만으로 '茶房'으로 사용할 공간 바닥은 다 채웠다. 봄이라서 그런지 닭들이 알을 낳는 성적도 좋다. 모처럼 오늘 네 마리가 다 알을 낳았다. 

 

 

◎ 2023.02.24. 금 - 남해 -  문화 강좌 수강, 밭 잡초 제거 및 밭 고르기 등.

    - 아침 밥을 내손으로 직접 하지 않는 게 얼마만인가? 꼭 한 달 정도는 된 듯하다. 어제 짝지가 와서 저녁부터 밥도 하고 반찬도 만들고....우리 닭들이 낳은 알로 만든 후라이와 김치가 다였던 반찬이 많이 늘어났다. 아침을 먹고 잠시 머뭇거리다 문화 강좌에 참석했다. 10시부터 12시까지 있는 '서양화' 수업이다. 오늘이 두 번째 수업인데, 문화강좌 수강에 대해서는 별도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수강이 끝날 때까지 그 카테고리에 기록해 볼 생각이다. 

    -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차를 한 잔 마신 후 바로 뒷 밭으로 나갔다. 지금하는 작업은 밭 동쪽 가장자리 한 곳에 감자를 조금 심어볼까하고 두둑을 만드는 작업이다. 그런데 돌이 너무 많이 나온다. 그것도 보통 밭에서 나오는 돌이 아니라 곡갱이를 이용해야 겨우 파낼 수 있는 돌들이다. 제법 힘든 일을 했다. 저녁에 잠이 잘 올 듯하다. 

 

◎ 2023.02.23. 목 - 남해 -  밭 잡초 제거 및 밭 고르기, 짝지 마중 등.

    - 밤사이에 비가 조금 내린 듯하다. 땅이 질척하다. 그래도 얼었다 녹은 땅과는 차이가 있다. 얼었다 녹은 땅은 미끄러운 느낌이고 실제도 미끄럽다. 하지만 비가 내린 뒤의 땅은 부드럽고 퍼썩한 느낌이다. 오늘도 뒷밭 풀을 뽑으면서 정리작업을 했다. 동쪽 가장자리를 정리하고 있는데 나중에 감자를 좀 심을까한다. 땅이 거친 곳이라 좋은 감자가 되지는 않을 듯하다. 상품용이 아니고 내가 먹을 것이기 때문에 크지 않고 작은 것이 더 좋다. 밭에 나가면서 엊그제 썰어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칡' 조각을 몇 개 입에 넣고 씹었더니 향과 맛이 의외로 좋다. 

    - 점심을 먹고도 밭에서 일을 했다. 파면 팔수록 돌이 많이 나왔다. 나오는 쪽쪽 집으로 가져와 아랫채에 쌓아 두었다. 나중에 아랫채를 꾸밀 때 요긴하게 쓰일 것들이다. 제법 일 다운 일을 했다. 4시쯤 짝지를 마중하기 위해 읍내로 나갔다 온 것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밭에서 일을 했다. 짝지를 데려오는 길에 '고등어' 한 마리를 사왔다. 군불을 때고 숯불에 구워 먹었는데 참으로 맛있다. 오늘 저녁부터는 반찬이 많을 듯하다. 

 

◎ 2023.02.22. 수 - 남해 -  밭 잡초 제거 및 밭 고르기 등.

    - 오늘은 하루 종일 집 뒤에 있는 밭에 밭을 고르는 작업을 했다. 예전에 산이었던 곳이라 돌이 많이 나온다. 제법 큰 돌도 나온다. 오늘 나온 돌들은 큰 통에 담아 끌어 와서 집에 가져다 놓았다. 잠시 볼일을 보러 동네 어귀에 있는 농협에 갔다오기는 했지만 종일 밭에서 일을 했다. 집 앞에 있는 밭에는 언제든지 심을 준비까지 마쳤지만, 집 뒤에 있는 밭은 아직이고 거친 밭이다. 벌써 밖에서 일을 하면 더울 정도다. 곧 매화와 산수유 축제가 열리겠지.

 

◎ 2023.02.21. 화 - 남해 -  대나무 땔감 들이기, 밭 잡초 제거 및 밭 고르기, 저수통 설치, 닥종이 공예 수강 등.

    - 아침 나절에는 살짝 추웠다. 하지만 낮에는 오히려 더울 정도였다. 반찬은 없다시피 하지만 아침을 맛있게 많이 먹었다. 김치 한 가지만 있어도 언제나 식욕은 왕성하다. 살면서 밥맛이 없었던 적이 있었나? 싶다. 아침을 먹고는 앞집에 조금 남아 있는 대나무 찌끄러지 두어 번 가져왔다. 이제 몇 번만 더 가져오면 끝날 듯하다. 그러고 나서는 뒷밭에 나가 풀도 뽑을 겸 밭을 골랐다. 

    - 점심은 간단히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도 밭에서 일을 했는데, 오늘도 크고 작은 돌들이 제법 많이 나왔다. 또 이웃집 지붕 위에 있던 '저수통'을 떼어 내어 밭에 갔다 놓았다. 가물 때를 대비하여 빗물이나 농수를 저장해 놓는 용도다. 이웃집에 상수도를 바로 연결했다면서 이제 쓸모가 없어졌다신다. 대형 저수통을 밭으로 옮기는 데 애를 먹었다. 

    - 오늘은 '남해 문화원'에서 있는 '닥종이 공예' 수강을 가는 날이다. 일을 하다가 씻고, 옷을 갈아입고 가려니 바쁘다. 이 강좌에도 수강생이 몇 명되지 않았다. 도시와는 다른 모양이다. 그렇다고 도시에서 이런 강좌를 참여해 본적은 없다. 아마도 이런 강좌가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홍보가 되지 않은 탓일까?. 오늘 가보니 남자는 나 밖에 없었다. 나이도 대략 내 또래 되는 듯하고, 평일이라 젊은 사람들이 오기는 힘들 수 있겠다. 아무튼 시작을 했으니 뭔가를 조금이라도 배워야겠지. 마치고 집에 와서 군불을 때고, 저녁을 해 먹었더니 8시 반이 넘었다.

 

◎ 2023.02.20. 월 - 남해 -  밭 잡초 제거 및 밭 고르기 등.

    - 어제 보다 바람이 더 거세다. 날씨도 영하란다. 바깥에 얼음이 꽁꽁 얼있다. 그렇다고 크게 춥지는 않은 듯하다. 다만 바람이 거셀뿐이다. 아침을 먹고 나서 맘 먹고 재래식 화장실 상태를 점검해봤다. 그런데 예상외로 깊지도 않았고, 분료 등을 처리하는데도 별 어려움이 없을 듯했다. 쌓여 있는 것들이 대부분 흙으로 양도 얼마되지 않아 맘 먹고 한다면 하루면 충분히 할 듯하다. 도구만 잘 준비한다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겠고, 그곳에서 나온 것들은 나무 주위에 거름으로 사용하면 된다. 괜히 걱정했는 것 같다.

    - 오늘도 뒷 밭에 잡초도 뽑고, 밭 고르기도 했다. 역시 돌이 많이 나왔다. 오늘 나온 돌은 다 집으로 가져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茶室'로 꾸미고 싶은 아랫채의 한 공간에 깔았다. 그곳을 다 채우려면 아직 많은 돌이 필요하다. 나중에 그 다실은 애들이 오거나 손님들이 오면 맞이하는, 또 잘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할 생각이다. 

    - 오늘 수채화 화구들을 주문했다. 물감과 붓 등인데 제법 가격이 나간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최종적으로는 '유화'인데 올해는 '수채화'로 시작하려 한다. 오랜 시간이 흘렀을 때 어쩌면 이것들이 이 집을 차지할지도 모르겠다. 저녁에 기온이 더 내려갔다. 내일은 영하 3도까지 떨어진단다. 바깥에 수도가 얼지 않게 물을 좀 틀어놓고 자야겠다. 

 

◎ 2023.02.19. 일 - 남해 -  밭 잡초 제거, 대나무 장작 들이기 등.

    - 바람이 좀 부는 아침이다. 아침 일정을 마치고, 아침을 먹고 난 후, 집 뒤에 있는 밭에 잡초 제거 및 밭을 다듬는 작업을 했다. 봄이라서 그런지 작은 풀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듯하다. 정말 부드러운 풀들이다. 땅속에 있는 뿌리가 바늘처럼 가늘고 하얗다. 밥에 비벼 먹고 싶을 정도다. 앞집에 있는 대나무를 잘라 장작으로 만들어 가져오는 일도 몇 번했다. 잘라서 장작으로 보관할 만한 대나무는 이제 다 가져왔다. 남은 것이 좀 있는데 이것들은 대부분 섞고 깨진 것으로 당장 군불로 때야 할 것들인데, 하루 정도면 될 듯하다. 

    - 점심을 먹고 이웃 젊은 분들과 차도 한 잔 마셨다. 그리고 뒷 밭에 잡초 제거 작업을 또 했다. 그 작업을 하면서 칡뿌리도 좀 캤고, 제법 큰 돌도 나왔다. 심심할 때 씹으려고 칡을 조금 잘라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밭에서 나온 돌들은 밭 경계 둑으로도 사용되고, 집 수리에도 사용된다. 돌은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 훨씬 유용하다. 날씨가 조금 추워지는 듯하다. 

 

◎ 2023.02.18. 토 - 남해 -  밭 잡초 제거 등.

    - 꼭 비가 내릴 듯한 날씨다. 일기예보에는 비가 내린다고 했었다. 하지만 비는 내리지 않고 잔뜩 흐린 날씨다. 그렇다고 쌀쌀하지도 않다. 이쯤해서 일하기는 최고의 날인 듯하다. 그렇다고 밭에 나가서 일하는 것외 특별히 할 일도 없다. 날씨만 짱하다면 주말이기 때문에 산책이나 나들이 갈 수도 있지만 잔뜩 흐려서 그러지는 못할 듯하다. 

    - 아침을 먹고는 집앞 돌담 밑 채소밭에 나가 밭 만들기를 했다. 곧 심게될 각종 채소 등을 바로 심을 수 있도록 밭을 만드는 것이다. 오후에도 종일 집뒤 밭에 잡초 제거와 함께 밭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이제부터는 밭에 나가면 할 일이 많다. 이후 해야할 일은, 오랫동안 묵혀져서 흙처럼 되어 쌓여있는 외부 화장실의 인분을 퍼내서 유자나무를 비롯하여 각종 나무에 거름으로 주는 일이다. 쉽지 않은 일이 될 듯하다. 

 

 

◎ 2023.02.17. 금 - 남해 -  서양화 수강, 밭 잡초 제거 등.

    - 오늘 남해 문화원에서 하는 '서양화' 수강을 하는 첫날이다. 10시부터 하는 수업이라 아침이 바쁘다. 7시쯤 마당으로 나가 운동 등, 아침 일정을 소화하고 밥을 해서 먹었는데, 설겆이도 못한 채 문화원으로 갔다. 처음 가보는 곳인데, 시외버스 터미널 조금 못미쳐서 있었다. 오늘 수강생은 12명 정도였는데, 그 중에는 남녀 비율은 비슷했고, 나이가 많은 사람도, 젊은 사람도 있었다. 첫날이라 강사님의 소개와 앞으로 수업할 내용, 준비물 등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는데, 준비물이 제법 많다. 공동으로 구매를 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비용이 제법 될 듯하다. 

    - 12시에 마치고 집에 와서 아침 설겆이를 하고 점심도 해 먹었다. 그리고는 뒷밭에 나가 풀을 뽑았는데, 이제 막 나기 시작하는 잔풀들은 어찌나 가늘고 부드러운지 비빔밥 집에 가면 나오는 '새싹나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것으로 밥을 비벼 먹는다면 입 안에서 살살 녹을 것 같은 느낌이다. 

    - 아침부터 흐린 날씨였는데, 저녁 때가 되니 더 흐리고 비도 내릴 듯하다. 군불도 많이 땠다. 요즘은 주로 대나무의 끝 부분을 땐다. 굵은 부분은 장작으로 만들어 놓고, 그기서 나오는 잔재같은 것들이다. 오늘도 뜨거운 밤이 될 듯하다. 

 

◎ 2023.02.16. 목 - 남해 -  밭 잡초 제거, 농업인 실용교육 참석 등.

    - 오늘도 좋은 날씨는 아니다. 아침 일정을 마치고, 아침을 먹고는 뒷 밭에 나가 잡초 제거를 좀 했다. 그러고 왔더니 닭 두 마리가 마당을 지나 이웃집에 가려다 나에게 들켰다. 심하게 혼났을 거다. 11시 반쯤 잡초 제거 작업을 그만두고는 간단히 점심을 먹고, 오늘로 끝나는 농업인 실용교육에 참석했다. 오늘은 '키위와 아열대과수'에 관한 내용이었다. 8일간 교육 중 7일을 참석했다. 내일 오전에는 문화원에서 하는 '서양화' 수강인데 첫날이다.

    

◎ 2023.02.15. 수 - 남해 -  밭 잡초 제거, 야생화 화분 만들기 등.

    -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제법 쌀쌀한 느낌이 드는 날이다. 아마 위쪽 지방에 눈이 내려서 그런가 보다. 하지만 그렇게 춥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봄은 사람들의 마음에, 땅에 이미 와 있다. 이른 봄에 피는 꽃 싹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아침을 먹고 잠시 부드러워져 있는 밭에 잡초를 좀 뽑았다. 땅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물론 최근에 비가 온 탓도 있지만, 날씨가 춥다면 비온 뒤 더 땅이 얼텐데 전혀 그런 느낌은 못받는다. 

    - 밭에 풀을 뽑다가 문득, 야생화도 화분에 한 번 심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굵은 대나무 잘라 화분을 만들고 '봄까치풀, 씀바귀, 층층이풀, 대나무 싹 등을 심어봤다. 물론 이것들이 잘 자라서 꽃을 피워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화분으로 사용할 대나무도 많고, 이런 풀들도 지천이니 그냥 해본거다. 

    - 오늘부터 '남해 문화원'에서 수강할 '닥종이공예'는 참석하지 못했다. 수강 일정이 수요일에서 화요일로 변경되었다는데, 연락을 받지 못해서 참석할 수 없었다. 원래 수요일은 '닥종이 공예'고, 목요일은 '서양화'였는데, 이것이 화요일과 금요일로 변경되었단다. 무슨 착오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내일 수업이 없으니 농업인 교육이나 참석해야겠다. 내일이 마지막 날인데 '참다래와 아열대과수'란다. 나랑 상관은 없는 듯하지만 가보자. 이제부터 농촌은 바빠지는 시기일 듯하다. 


 

 

 

◎ 2023.02.14. 화 - 남해 -  밭 잡초 제거, 농업인 실용교육 참석 등.

    - 7시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평소처럼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아침을 먹고 나니 9시 정도가 되었다. 잡초 뽑을 채비를 하고 뒷밭으로 나갔다. 어제까지 비가 살짝 왔기 때문에 땅은 어느 때보다 부드럽다. 하지만 장화에 붙는 흙은 어쩔 수 없다. 지금은 잡초가 많지는 않지만 겨울에도 죽지 않고 새파랗게 자란 풀도 제법 있다. 특히 냉이, 씀박이는 뿌리를 깊이 박고 자라기 때문에 뽑기가 쉽지 않다. 날카로운 도구로 깊이 파야 뿌리를 제거할 수 있다. 

    - 점심을 먹고는 농업인 실용교육에 참석했다. 오늘은 산나물인 '음나무, 두릅, 산마늘(명이나물), 눈개승마' 등의 재배에 관한 내용이다. 다른 것들은 그래도 익히 아는 것이지만 '눈개승마'도 산나물이고 이것도 밭에서 재배한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예전에 산에 다닐 때 가끔 산에서 꽃이 핀 '눈개승마'를 볼 수 있었는데....교육이 목요일까지 두 번 더 남았지만 당장 나와 연관이 없을 듯하여 오늘로서 농업인 교육은 마쳤다. 

    - 어짜피 이곳 남해에서 밭으로 이용해야 할 것이 300여 평이 되고, 또 그기에 뭔가를 심어야 한다. 그렇다고 대량으로 재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맨 뒤쪽 밭에는 손이 많이 가지 않는 것, 즉 매년 심지 않아도 되는 나무와 관련된 것을 심을까 생각중이다. 그래서 음나무, 두릅나무, 땅두릅, 가죽나무, 과실나무 등을 심고, 본채 뒤에 있는 밭에는 시금치나 마늘, 고추 등을, 집앞의 밭에는 내가 먹을 채소를 위주로 심을까 한다. 봄이다. 농촌은 지금부터 바쁜 시기의 시작이다. 나도 밭을 일구고 풀을 뽑는 것부터 시작했다. 




눈개승마꽃

 

 

◎ 2023.02.13. 월 - 남해 -  농업인 실용교육 참석 등.

    - 어제 밤에  비가 좀 내린 듯하고, 아침에도 아주 가는 비가 내렸다. 그래서 특별한 일은 못했다. 놀았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아침은 남은 토스트와 삶은 계란, 계란 후라이 등으로 해결하고, 점심은 밥을 제대로 해 먹었다. 오후 1시쯤 농업인 실용교육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섰는데, 이웃집도 병원차 나가신다해서 같이 나갔다. 

    - 오늘 농업인 교육은 '유자'에 관한 교육이었는데, 이 역시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농업인들을 위한 교육이다. 그렇지만 우리집에도 아주 오래된 유자나무가 6그루나 있다. 숫자가 적다고 해서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닐지다. 거름을 내는 시기, 방법, 방제를 하는 시기, 전지를 하는 시기 및 방법, 수확시기 등, 여러가지를 알려주셨다. 유자는 일본 등 몇 개국만 재배되고 있어 유자의 수출이. 점점 늘어나고 있단다. 유자 농사를 짓는 농민에게는 좋은 일이 아닌가 한다.

    - 교육을 마치고 오면서 '장화'를 하나 사왔다. 장화가 두 켤레 있기는 하지만 바닥이 갈라져 비가 샌다. 그래서 비오는 날 신을 것을 산 것이다. 집에 5시 반쯤 와서 군불을 때고, 저녁은 오곡밥으로 지어 먹었다. 정월 대보름날 남은 재료다. 내일도 교육을 갈 생각이다. 내일은 두릅 등 산나물에 대한 교육이란다. 

 

◎ 2023.02.12. 일 - 남해 -  멀꿀 씨앗 심기, 밭 잡초 제거, 대청소 등.

    - 요즘은 7시 정도면 날이 훤하다. 그기에 맞추 나도 밖으로 나간다. 비가 오거나 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늘 똑같은 아침 운동을 한다. 오늘은 운동을 마치고 어제 큰 화분에 심었던 '멀꿀 씨앗'을 대나무를 잘라 또 심었다. 이렇게 여러 개를 심은 것은 그중에서 어느 것이라도 싹이 나서 잘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씨앗을 대나무 화분속에 넣은 여덟 개 중 다섯 개는 패트병으로 씌웠는데 수분 증발을 막고 보온을 위한 것이고, 세 개는 그대로 두었다. 어떤 것이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 아침을 먹고는 집앞 채소밭에 작년에 씌워 놓았던 검은 비닐 등을 벗겨내고 주위에 잡초를 뽑았다. 이제 거름을 뿌리고 흙을 한 번 뒤집을 생각이다. 겨을이라 잡초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생명력이 강한 풀들은 여전히 있다. 2월 말이나 3월 초가 되면 심어도 되는 여러가지 채소들이 있나보다. 상추, 완두콩, 감자 등....어떤 것을 심을지는 아직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 예로 보아, 상추 등 채소로 먹는 것들은 정말 조금만 해야될 듯하다. 보관하면서 두고 두고 먹을 수 있는 것과 간식 등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넉넉히 심어도 될 듯하다. 돌담 밑에는 작년에 피었던 '수선화'가 싹이 제법 올라왔다.

    - 점심은 토스트로 해결했다. 얼마 전에 사 온 빵들이 아직 제법 있다. 토스트는 유통기한이 살짝 지났다. 내일 점심도 그것으로 해결해야 할 듯하다. 물론 아침으로 먹어도 되겠지. 오후에는 대청소를 했다. 방 네 개와 마루에 청소기를 돌리고, 밀대로 닦는 것도 제법 시간이 많이 걸린다. 오후부터는 비가 온단다. 그래서 일찌감치 군불을 넉넉하게 땠다. 뜨거운 밤이 될 듯하다. 

 

◎ 2023.02.11. 토 - 남해 - 밭 잡초제거, 멀꿀 씨앗 심기, 골프공 공급대 만들기 등.

    - 비가 내린 뒤라 밭 작업을 하기에는 참 좋은 조건이다. 그래서 아침을 먹고는 집앞 채소밭에 큰 풀들을 조금 뽑았다. 그 작업을 하고 있을 때 마을 방송에 어제 상가가 생겼고, 오늘 장의차가 마을에 들렀다 간단다. 상가는 지금 내가 대나무 장작을 하고 있는, 바로 우리 앞집 박사장님 댁이다. 박사장의 부친을 뵌 적은 없다.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계시다가 돌아가신 듯하다. 그래서 작업복에 장화를 신은 채 마을회관으로 갔고, 박사장님과 인사도 나눴다. 그리고 처음으로 마을회관도 둘러보고 그곳에서 상가에서 제공한 점심도 먹었다. 

    - 또 밭에서 풀을 뽑고 있는데, 이웃집 사모님께서 '멀꿀' 이라고 아느냐면서 그 멀꿀나무 열매를 하나 주셨다. 멀꿀이라는 열매는 듣는 것이 처음이다. 그래서 바로 검색을 해 봤더니 생긴 모양이 '어름' 같기도 하고 '무화과' 같기도 한 열매였다. 

그래서 그 씨앗 몇 개는 돌담 밑에 심어 놓고, 또 몇 개는 큰 화분에 심어 놓았는데 싹이 날지는 모르겠다. 남은 씨들은 내일 굵은 대나무를 큰 컵 만하게 잘라 씨앗 한 개씩을 넣어 싹이 나는지 봐야겠다. 씨앗으로 꽃을 피우려면 10년이 걸린다나? 아무튼 한 번 심어보기나 해야겠다. 

* 멀꿀 *

으름덩굴과로 겨울철 남해안이나 제주도를 여행하다 보면 대문 위나 담장에서 초록 잎을 달고 있는 상록덩굴식물을 볼 수 있는제, 바로 ‘멀꿀’이란 식물로 난대지방에서만 자라는 일종의 과일나무란다.

멀꿀은 숲속에서는 계곡부나 경사면의 아래쪽 등 수분이 많은 곳에 둥지를 튼단다. 따뜻한 봄날이면 잎겨드랑이에 연노랑 꽃을 조롱조롱 피웠다가 곧 열매를 매단다. 처음에는 새알 크기의 초록색 열매였다가 차츰 커져 가을이 되면 굵은 달걀 크기에 이른단다. 가을 햇살에 고추가 붉게 익어 가듯 열매는 붉은 보라색으로 익고, 얇은 껍질을 벗기면 안에는 약간 투명한 백색의 과육이 들어 있으며, 까만 씨앗이 사이사이에 수없이 박혀 있다. 씨앗이 너무 많아 혀끝에 거슬리기는 해도 달큼한 맛이 있어서 옛사람들은 당도가 높은 과일로 귀하게 여겼단다.

멀꿀은 온대지방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으름과 매우 닮았고, 맛이나 모양새도 비슷하단다. 다만 으름은 익으면 가운데가 세로로 벌어지는 반면, 멀꿀은 벌어지지 않으므로 함부로 속살(과육)을 내보이지 않는단다
잎은 타원형으로 두껍고 약간 반질반질하며 작은 잎이 모여서 긴 잎자루 끝에 붙어 있는, 손바닥 모양의 겹잎을 하고 있단다. 작은 잎의 숫자가 어릴 때는 셋, 좀 자라면 다섯, 다 자라면 일곱 개가 된다고 한단다. 그러나 엄밀하게 시기별로 달라지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대체로 5~7개로 이루어진단다.

멀꿀의 옛 이름은 연복자(燕覆子)로, 으름을 연복자로 쓴 경우도 있으나, 옛 문헌을 찾아보면 멀꿀을 따로 연복자라고 일컬었음을 알 수 있단다. 멀꿀은 오늘날 바나나와 대비되는 달큼한 과일로서 옛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단다. 아울러 으름과 같은 쓰임의 약재로도 널리 알려진 덩굴나무란다. 멀꿀의 일본 이름에는 왕에게 올리는 과일이란 뜻이 들어 있다고 한다.

    - 또 오후에는 골프공 공급기를 만들어봤다. 집에 쌓여 있는 것이 대나무니 후딱 만들었다. 집에 골프 스윙 연습장을 만들어 놓기는 해도 잘 이용하지 않는다. 심심해야 그것을 이용하는데 다른 일을 하다보면 심심할 틈이 없다. 이제 봄기운이 돌고 있어 자주 밭에 나가야할 듯하다. 

 

◎ 2023.02.10. 금 - 남해 - 대나무 수로 보수 등.

    - 밤에 비가 제법 내렸나보다. 자다가도 가끔 비바람 소리를 듣곤 했다. 그동안 며칠 대기질이 좋지 않았는데, 이 비로 아마 많이 좋아졌을 테다. 그리고 다행이 아침에는 비가 오지 않아 평소 때와 마찬가지로 아침 일정을 소화했다.그리고 아침을 지어 먹고, 비로 눅진해진 집을 말릴 겸 해서 아침에 군불을 좀 때기도 했다. 

    - 아침을 먹고는 땅이 질척하기는 하지만 집 옆으로 나 있는 작은 계곡에 설치되어 있는 '대나무 수로' 보수작업을 시작했다. 이 대나무 수로를 이용해 집 앞에 있는 밭에는 언제든 풍부한 물을 공급할 수 있다. 곧 봄이 오면 채소 등을 심어야 할 것이고, 물도 많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미리 보수를 해 놓는거다. 전에는 대나무 수로를 계곡 중앙으로 설치해 놓았는데, 이번에는 위치를 계곡 가장자리 쪽으로 조금 옮겼다. 혼자서 하는 작업이라 그 작업을 끝내고 점심을 먹었더니 2시가 지난다. 

    - 오늘은 농업교육이 없는 날이다. 굳이 내가 들어볼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 접해보는 거다. 월요일에는 '유자'에 대해서 한단다. 화요일까지인데 화요일은 '두릅과 엄나무'란다. 이것으로 농업교육은 끝나지만 이제 매주 수, 목요일은 '닥종이 공예와 서양화' 수강을 해야한다. 오후 늦게 하는 교육이라 그날들은 늦은 저녁을 먹게 될 듯하다. 오늘 아침에 집 뒤의 산에는 하얀 눈이 좀 보였다. 앞집 텃밭에는 홍매화가 만개했다. 점심 때쯤 이웃 할머니께서 아들이 가져왔더라면서 외국 감자를 조금 주셨다. 아들이 어느 나라 감자라고 했다는데 잊으셨단다. 알아보니 '인디언 감자'고 '아피오스'란다. 처음보는 것이라 생소했다. 타박한 맛이 괜찮았다. 

 

◎ 2023.02.09. 목 - 남해 - 대나무 장작 들이기, 농업인 실용교육 참석 등.

    - 아침 일정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대나무 장작 들이기를 두 짐하고, 점심은 빵으로 떼웠다. 빵은 파리바케트 모바일 상품권으로 교환해 온 것이다. 많은 양이라 며칠을 먹어야 할 듯하다. 점심을 먹고는 '농약 사용법'에 대한 교육에 참석했다. 이런 교육은 대규모로 농사를 짓는 사람이나 나같이 먹을 것만 재배하는 사람에게도 필요한 것 같았다. 오늘 수강한 내용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 제초제 중 농약병 두껑이 살균제는 분홍색, 살충제는 초록색, 제초제는 노랑 또는 빨간색이란다.

* 밭에 제초제를 살포할 경우에는 분류 'H' 를 사용해야 한다(H: 제조제가 닿은 부위만 죽인다)

* 농약 사용시 적용작물 준수, 희석 배수 준수, 살포 회수 준수, 수확전 최종살포일 준수 등.

    - 오늘 저녁은 7시쯤 먹었다. 교육을 5시쯤 마치고 집에 와서 군불 때고 하다보니 그랬다. 반찬으로는 부엌 아궁이에서 구운 '조기'다. 비가 살짝 온다. 참으로 오랜만에 오는 비인데, 양일 적을 듯하다. 좀 많이 왔으면 좋겠다.

 

◎ 2023.02.08. 수 - 남해 - 대나무 장작 들이기, 농업인 실용교육 참석 등.

    - 아침을 먹고 앞집 창고에 있는 대나무를 장작으로 잘라 지게로 두 번 옮겨 놓았다. 그리고 점심을 간단히 먹고는 또 농업인 실용 교육에 참석했다. 오늘은 농업 법률 교육이란다. 그런데 오늘 교육장에 갔더니 참석인원이 별로 없었다. 아마도 법률이라는 과목이라 그런지 잘 모르겠다. 오늘 교육은 '농업재해보험' 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나에게 당장 해당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농사를 짓게 된다면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라 좋았다.

    - 오후 4시 반쯤 교육을 마치고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남해사무소'에 들러, 농업경영체 등록에 관하여 궁금한 것을 알아보고 왔다. 이것도 지금 당장 등록이 필요한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나중에 하려면 미리 알아 놓는 것이 좋을 듯해서 들렀다. 집에 5시 정도 왔더니 앞집 시금치 사모님과 친구분이 부산에서 오셔서 일을 하고 계셨다. 군불을 때고 저녁을 지어 먹었더니 7시 반이 넘는다. 요즘 날씨는 제법 포근하다. 

 

◎ 2023.02.07. 화 - 남해 - 면행정복지센터 방문, 농업인 실용교육 참석 등.

    - 오늘은 아침을 먹고 바로 외출 준비를 했다. 그러는중 이웃집에서 읍내 나가시는 일이 있으시단다. 그래서 내차로 함께 출발을 했다. 오늘 면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것은 얼마전에 제출한 '슬레이트 철거 및 지붕개량사업 지원 신청서'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잠시 담당자와 면담을 하고는 읍내로 가서 이웃 분을 내려 드렸다.

    - 오늘도 농업인 실용교육을 참석하려는데 교육시간이 14:00라 남는 시간에 어제 가보려다 실패한 '남해유배문학관'을 찾았다. 밖에서 보는 것하고는 문학관 내의 시설이나 내용들이 상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평일이라 그런지 이곳을 관람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홍보의 문제인지 아니면 계절적인 문제인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한 번쯤 관람할 만한 곳이라 여겨졌다. 

    - 교육장에 조금 일찍 도착했더니  '공익직불제'와 관련된 영상과 농림축산식품부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발행한 것 같은  '공익직불제 필수안내서' 란 책자가 놓여 있었다. 물론 지금까지 농사를 지어 온 사람들은 그 책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겠지만, 나와 같이 최근에 귀촌, 귀농을 한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내용인 듯했다. 그 중 가장 아쉬웠던 것은 그 안내서에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농지', '농업인'이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농지에 대해서는 등록절차에 대한 안내가 없고, 농업인에 대해서는 정의가 설명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관계기관에 한 번 문의를 해봐야 할 사항인 듯하다. 

    - 3시간 남짓 교육을 했다. 예전부터 '단호박' 농사를 직접 지으시고 계시는 분께서 교육을 하셨는데 많은 실무적인 얘기를 해 주셨다. 물론 교육에 참석한 사람들은 단호박으로 일정한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일테다. 하지만 나는 이런 작물들이 어떻게 나오게 되는지를 한 번 들어보는 정도다. 내가 가장 기억나는 것은 모든 식물은 배수가 잘 되어야 된다는 것, 농약이나 물은 오전에 주는 것이 좋지 않다는 거다. 

    - 교육을 마치고 5시 반쯤 집에 왔더니, 오늘 읍내에 모셔다 드렸던 이웃분께서 큰 '조기' 두 마리를 주셨다. 나는 가는 길에 데려다 주었는데...오늘 저녁 반찬으로 그 중 한 마리를 부엌 아궁이에 넣어 구워 먹었다. 후라이팬으로 구운 것과 맛을 비교할 수는 없을 듯하다. 오랜만에 생선을 먹었다. 

 

◎ 2023.02.06. 월 - 남해 - 대나무 장작 들이기, 농업인 실용교육 참석 등.

    - 오늘 새벽에도 새벽달이 참 좋았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침 운동을 좀 하고, 아침을 먹었더니 9시가 조금 넘었다. 10시쯤 앞집 창고에 있는 대나무 장작 들이기를 두 짐하고는 읍내에 나갔다. 차 타이어 바람이 조금 빠진 듯해서 갔더니 그렇지 않단다. 

    - 오늘은 두 시에 '남해농업기술센터'에서 '2023년 새해농업인 실용교육'을 한 번 참석해 보려고 나갔다. 오늘부터 약 일주일가 고추 등 여러가지 작물과 농업법률, 농약안전사용법 등을 교육한단다. 이런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또 여러가지 작물을 어떻게 재배하는지? 등을 한 번 들어보기 위해서다. 오늘은 고추재배에 관해서 한단다. 

    - 읍내에 나갔지만 교육시간이 제법 많이 남아 '남해유배문학관'에 잠시 들렀다. 그런데 매주 월요일은 휴무란다. 그곳에서 산보하는 듯 시간을 보내다 교육장소에 갔더니, 100여 명 남짓한 사람들이 있었다. 거기에는 나이가 연로한 분들도, 또 비교적 젊은 사람도, 여자분들도 많았는데, 젊은 사람들 중에는 여성도 몇 보였다. 아무래도 농사를 많이 짓는 사람들일테다. 나 같이 먹을 것만 하는 사람들은 없으리라. 내일은 '단호박'에 대해 한단다. 내일도 한 번 가볼 생각이다. 모레는 '농업법률'인데 이것은 내가 신청한 것이다. 

    - 두 시에 교육을 시작해서 다섯 시에 마쳤다. 집에 와서 닭들에게 모이를 더 주고, 군불을 때고, 저녁을 해 먹었더니 7시 반이 훌쩍 넘어버렸다. 이런 것도 새로운 경험일테다. 내 주부터는 '남해 문화원'에서 '서양화'와 '닥종이공예'를 배우기로 했다.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은 들고, 또 잘 배운다면 여러가지 쓸모가 있을 듯하다. 

 

◎ 2023.02.05. 일 - 남해 - 정월 대보름 새벽달 맞이, 대나무 장작 들이기, 저녁달 맞이 등.

    - 어두운 새벽에 소변을 보러 마당으로 나갔다 뜻밖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언제나 찬란한 불빛을 담고 있는 광양만 공단 위로 둥글고 포근한 새벽달이 보였다. 그것도 '정월 대보름'인 오늘 새벽에.....그래서 얼른 카메라를 들고 나와 이 멋진 모습을 담았다. 

    - 오늘 아침은 난생 처음으로 오곡밥을 해봤다. 얼마 전, 마트에서 사가지고 온 재료를 어제 저녁에 종류별로 씻어 작은 그릇에 담아 두었다. 아침에 맨 아래쪽에 찹쌀을 깔고, 그 위에 수수, 조, 팥 등 네 가지 곡식을 넣어 밥을 했다. 처음하는 것 치고는 나쁘지 않은 밥이 되었다. 반찬은 김치와 김, 멸치볶음 등 몇 가지.....어떤 밥이든, 어떤 반찬이든 가리지 않고 많이 먹는 체질이다. 

    - 아침을 먹고는 그동안 아카시아나무 가지들을 쌓아 놓았던 창고 한 켠을 깨끗히 치웠고, 그곳에 있던 나무들은 온돌부엌에 옮겨 놓았다. 그리고 이곳에는 다시 대나무를 가져다 놓을 생각인데 장작용이 아닌 나중 쓸모가 있을 듯한 대나무만 두려고 한다. 그것들의 양이 많지 않다면 세워서 보관할 예정이다. 앞집 고추밭에 있던 대나무는 다 치웠지만 창고 안에 있는 대나무도 많다. 이것들도 처리해야 한단다. 

    - 막 그 일을 하고 있을 때 앞집 박사장님께서 오셨다. 요즘은 목포에서 근무하시는 바람에 자주 못 오신단다. 오랜만에 오신 박사장님은 우리집 담장 테이블에서 차를 마시며 한참을 놀다 가셨다. 축구하러 가신단다. 오늘 점심은 나도 담장 테이블에서 먹었다. 아침을 오곡밥으로. 그것도 늦게 많이 먹어서 차와 바게트로 떼웠다. 그런데 그때 이웃에서 또 오곡밥을 주신다. 어쩔 수 없이 저녁에 먹어야겠다. 

    - 오후에 앞집 창고에 있는 대나무 들이기 작업을 세 짐 정도 했다. 그기에 있는 대나무는 상당히 굵은 대나무인데 관리만 잘했더라면 참으로 좋은 상품이 되었을 듯 하다. 대나무 작업을 하면서 그 중에서 비교적 쓸 만한 것들은 좀 길게 잘라 별도로 두기로 했다. 대나무는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 저녁은 이웃집에서 낮에 주신 오곡밥으로 해결했다. 그래서 일찍 밥을 먹었다. 그리고 집 뒤 밭에서 보름달이 뜨는 모습을 담았다. 새벽달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듯도 하다. 이렇게 아침. 져녁으로 온전한 둥근달을 보는 것도 행운이라 생각해야겠지. 멀리 광양만 불빛은 오늘도 찬란하고 아름답다. 

 

◎ 2023.02.04. 토 - 남해 - 대나무 장작 들이기 마무리 등.

    - 제법 오래 걸렸던 앞집 고추밭에 쌓여 있던 대나무로 땔감용 장작으로 만드는 작업을 오늘 마무리했다. 확실히 전동톱 밧데리 두 개를 교체하면서 작업을 했더니 능률이 올랐다. 아무튼 오늘 오후까지 모든 것을 마무리했다. 

- 오늘 아침에는 부산에서 개인사업을 하시면서 주말마다 오셔서 농사를 지으시는 사장님 내외분이 오랜만에 오셔서 집에 들러셨다. 그래서 차를 한 잔 대접했고, 점심은 그 댁에 가서 만두와 뼈다귀 해장국과 함께 먹었다. 얼마전에 따님께서 아들을 낳아 손자를 보셨단다. 

   - 오늘이 '입춘'이란다. 그것도 몰랐는데 양산에 사시는 형님께서 입춘이라는 것을 알려주셨다. 또 내일이 '정월 대보름'이다. 얼마 전, 읍내에 나갔을 때 오곡밥을 지을 수 있도록 포장해 놓은 것을 하나 사왔는데, 내일 아침을 이것으로 오곡밥을 지어 봐야겠다. 오곡밥에 어울리는 나물도 있어야겠지만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릴 때 정월 대보름이 되면 동네 어르신들께서 달집에 불을 놓는 행사를 했었고, 또 어린 우리들은 깡통에 불을 담아 돌리는 '쥐불놀이'도 했었다. 대보름 낮에는 풍물패의  '지신밟기'를 따라다니면서 구경했던 기억이 난다. 올해는 좋은 일만 있기를 기대한다. 

 

◎ 2023.02.03. 금 - 남해 - 대나무 장작 들이기 등.

    - 아침에는 조금 쌀쌀한 듯 했지만, 봄날 같이 포근한 날이다. 아침을 9시쯤 먹고는 대나무 땔감 들이기 작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전동톱 밧데리가 빨리 소모되어 작업을 하다 중단하곤 했는데, 두 개의 밧데리를 교체하면서 사용하니 작업이 중단되는 일은 없어졌다. 오전에 그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예전에 우리집 근처에 사셨다는 어르신 분이 지나시길래 우리 집에 오시게 해, 차를 마시며 한참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예전부터 우리집이 볕이 잘 들어와서 늘 부러워하면서 사셨단다. 

    - 점심을 먹고도 그 작업을 계속했는데, 오전을 포함해서 6~7 짐은 한 듯하다. 이제 고추밭에 있는 대나무 더미가 끝이 보인다. 오늘같이만 작업을 한다면 2~3일만 하면 끝날 듯하다. 만약 그 작업을 다한다면 창고의 3면 정도는 다 찰 듯하다. 두 쪽면은 이미 다 찼고, 오늘은 또 다른 면에 쌓기 시작했다. 썩고 마른 대나무는 화력이 너무 좋다. 조금만 때도 방이 쩔쩔 끓는다. 화력이 좋아 때는 시간도 다른 나무보다 단축된다. 오늘도 쩔쩔 끓는 방이 될 듯하다. 

 

◎ 2023.02.02. 목 - 남해 - 대나무 장작 들이기, 슬레이트 지붕 개량 문의 등.

    -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아침을 먹고 났더니 9시 반쯤이 되었다. 차를 한 잔 마시고는 곧바로 대나무 땔감 들이기를 시작했다. 그 작업을 할 때 사용하던 '무선 전동톱'이 밧데리 소모가 빨리 되어 작업을 많이 할 수 없었는데, 다행이 따로 구입한 밧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전동톱에 호환이 가능한 것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밧데리를 번갈아 교환하면서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도 다섯 짐 정도 대나무 땔감을 들여왔다. 창고 두 쪽 면을 채웠고 다음부터 작업한 것은 또 다른 면에 쌓아야 될 듯하다. 

    - 오늘 면사무소에 '슬레이트 지붕 개량 지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제출했다고 다 지원되지는 않을 듯하다. 경제적 사정이나 거주 기간 등 여러가지를 고려할 듯 한데, 해당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신청은 했다. 군청이나 농업기술센터 등 시골에 살면서 참고가 될 만한 교육 등이 있으면 가능한 접해보려 한다. 이번 달부터는 이런 일도 제법 바쁠 듯하다. 

 

◎ 2023.02.01. 수 - 남해 - 빨래, 휴식 등.

    - 최근들어 가장 따뜻한 날이란다. 바람도 거의 없어 따스함을 더해 주는 듯 하다. 그렇다고 날씨가 완전 짱한 것은 아니다. 아침을 먹기 전에 빨래를 돌려 놓았다. 요즘 날씨를 감안해 빨래통의 급수 호스를 아예 통에서 분리해서 따로 둔다. 그래서 빨래를 돌리려면 수도꼭지와 빨래통 급수구를 다시 연결해서 돌려야 한다. 빨래줄과 임시로 만든 대나무 빨래대에 한 가득이다. 

    -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좀 멀리 나갔다. 나에게는 특별한 날이기도 하다. 이런 날도 있어야 되지 않을까! 비싼 점심을 먹었다. 남해에 와서 서너 번쯤 들린 집이다. 또 기념할 일이 있거나 좋은 일이 있으면 가 볼 생각이다. 치아가 젊었을 때 처럼 좋았다면 더 맛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 집에 와서는 늦은 닭모이를 주고, 널어 놓았던 빨래도 걷고, 군불도 땠다. 앞으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난방을 위해 보일러를 켜거나, 전기장판을 켜는 일은 없을 듯하다. 오늘은 2월 첫날이다. 2월에는 '농업법률' 강의도 한 번 듣고, 매주 2번 문화원에서 하는 강좌도 수강할 예정이다. 

 

◎ 2023.01.31. 화 - 남해 - 닭장 정리, 대나무 땔감 들이기, 하수관 정리 등.

    - 1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은 봄날처럼 포근하다. 밖에서 일을 한다면 반팔 셔츠를 입어도 될 만하다. 곧 봄이 오려나? 아침 운동을 잠시하고는 겨울이 시작되면서 닭장 안에 또 다른 작은 닭장을 넣어 놓았는데, 그것을 치워버렸다. 좁디좁은 닭장이 그것을 치우니 그래도 조금 낫다. 그리고 나즈막한 횟대를 설치해 주었다. 아마 오늘부터는 그 위에서 잘 듯하다. 

    - 닭장을 정리하는 등, 이것저것 하고 나니 10시가 넘었다. 그래서 아침을 하기는 뭣해서 사다 놓은 모닝빵과 어제 이웃에서 주신 시루떡으로 아침을 떼웠다. 그리고는 또 대나무 장작 들이기를 두 짐을 하고, 점심도 아침처럼 조금 먹었다. 또 대나무 장작 들이기를 좀 하고, 하수관도 좀 손 보고....또 대나무 장작을 쌓을 공간이 아무래도 부족할 듯하여 창고 한 쪽 구석을 확보해 두었다. 아무튼 오늘은 제법 일을 많이 한 듯하다. 날씨가 좋아 그렇게 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일을 하다 보면, 유자나무 아래 설치해 둔 골프 연습장도 가끔 잊는다. 아니 자주 잊는다. 오늘은 잠시 연습을 했다. 우리집에 설치 해 놓은 스윙 연습장은 유자나무 아래 있고, 그물 뒷쪽이 묵은 밭이라 아무리 공이 아무리 잘못 맞더라도 이웃에 피해를 주거나 다치게 할 염려도 없고, 또 소음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요새다. ㅎ

   - 저녁 때가 되니 배가 고프다. 평소 때도 밥을 많이 먹지만 오늘도 저녁을 많이 먹었다. 반찬도 여러가지 있고, 국과 찌게도 있다. 조용한 하루가 지난다. 곧 정월 대보름인데, 예전 같아서면 친구들과 함께 '귀밝기' 술을 마셨을 거고, 또 '부럼'을 깨기도 했을 것 같다. 올해도 안녕하리라.


대나무 장작 부산물로 당장 땔감으로 사용

대나무 장작 쌓을 공간

◎ 2023.01.30. 월 - 남해 - 대나무 땔감 들이기 등.

    - 포근한 아침이다. 새해를 맞은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난다. 하루도 빠르게 가지만 일주일, 한 달은 더 빠르게 가는 듯하다. 아침을 10시쯤 먹고 또 대나무 장작 들이기를 했다. 오전에 두 짐 정도를 했는데, 전동톱 작동이 자꾸 멈춘다. 충전이 제대로 안되는지, 아니면 전지 전력이 빠르게 소모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고민 끝에 밧데리만 하나 쿠팡에서 주문을 했는데, 30,000원 한단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전동톱에는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테지. 

    - 점심을 먹고는 한 짐 밖에 못했다. 아무래도 밧데리를 교체해서 해야 할 듯하다. 덕분에 따뜻한 햇살을 많이 받았다. 책도 좀 봤다. 닭장에 왕겨도 좀 깔아 주었다. 겨울이라 그런지 알을 낳는 횟수가 조금 준 듯하다. 창고에 쌓아지고 있는 대나무 장작이 자꾸 늘어난다. 다 정리를 하면 얼마쯤 될지 궁금하기도 하다. 방의 장판이 눅진눅진할 만큼 뜨겁다. 

 

◎ 2023.01.29. 일 - 남해 - 유자나무 밑 정리, 짝지 배웅, 대나무 땔감 들이기 등.

    -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방에서 푹 잤다. 엊그제 남해에 온 짝지도 이 온돌방이 젤 좋단다. 추운 겨울이라 짝지가 할 일은 거의 없다. 이렇게 왔다가면 반찬이 확 늘어난다. 짝지가 자는 동안에 난 평소처럼 일어나 아침 체조를 좀 하고, 유자나무 밑에서 적당히 말라 있는 칡넝쿨과 덩쿨식물들을 정리했다. 이것들은 일전에 돌담을 정리하면서 나온 것들이고, 적당하게 잘라 묶어 불살개로 이용한다. 

    - 오늘 아침은 닭갈비에, 가지나물, 시금치나물, 무우나물 등이 올라왔다. 닭갈비는 일전에 춘천에 계신 누나가 보내주신 것이고, 가지나물은 여름에 가지를 따서 태양에 말린 것을 나물로 만들었다. 시금치는 물론 지금 뒷 밭에서 채취한 거고.

무우는 장독에 보관해 놓은 김장 무우다. 아침을 먹고는 차도 마시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12시쯤 집을 나와 시장에 들러 보리쌀 강정과 바게트 등 빵을 좀 샀다. 짝지는 부산집을 떠났다. 

    - 집으로 와서는 최근 뜸했던 대나무 땔감을 두 짐 정도 가져왔다. 두 짐 정도 하고 났더니 전동톱도 좀 사용했다고 그러는지 밧데리 소모가 빠르다. 오늘은 바람도 없고 무척이나 따스했다. 하지만 해가 지니 금새 기온이 차진다. 오늘도 군불은 넉넉히 땠다. 어찌 보일러에 비길 것인가. 요즘 난방비가 장난이 아니라는데....

 

◎ 2023.01.28. 토 - 남해 - 욕실 샤워기 교체, 유자나무 가지 정리 등.

    -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은 주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짝지가 그곳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침 5시쯤 일어나 입을 행구고, 세수를 하고, 미지근한 물을 한 잔 마시고, 온돌 부엌으로 들어가 군불을 조금 지폈다. 어제 밤에 땐 군불로 방이 따뜻하기는 하지만 낮에도 따뜻할 수 있도록 또 땠다. 오랜만에 온 짝지가 좋아할 일이다. 

    - 아침을 먹고는 읍내에 나가 어제 사 온 수도꼭지 하나를 샤워기로 교체해서 왔다. 그리고 제법 오랜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새 샤워기로 교체했다. 이전 것이 고장난 것은 아닌데, 옛날 모델이라 온수와 냉수의 밸브를 각각 돌려야 하는 불편이 있었고, 그렇게 돌리는 것이라 물의 낭비도 발생해서 원터치로 교체한 거다. 그것을 고치고 나서는 유자나무 가지를 좀 정리했다. 늘 그렇지만 유자나무 가지를 만지는 것은 조심스럽다. 조심해서 잘게 자른다해도 그것을 불아궁이에 넣어 때는 것도 참 힘들다. 

    - 점심은 떡국으로 먹었다. 올해 처음 먹는 떡국이다. 이웃에서 떡국 두 봉지를 주셨는데, 그동안은 가끔 밥을 할 때 조금씩 넣어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떡국이라 맛이 그만이다. 점심을 먹고는 뜨근한 방에서 제법 쉬었다. 책도 좀 보았다. 4시쯤 오전에 정리해 놓은 유자나무 가지와 아카시아나무 장작으로 군불을 좀 땠다. 저녁을 먹을 때 방바닥이 뜨거워 방석을 깔고 앉아야 할 정도다. 오늘도 뜨끈한 밤이 될 듯하다. 

 

◎ 2023.01.27. 금 - 남해 - 유자나무 가지 정리, 짝지 마중 등.

    - 기온은 그리 낮지 않은 듯 한데 아침부터 바람이 제법 세다. 그래서 춥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바람이 불면 어떤 일이든 하기 꺼려진다. 그래서 가급적 급한 일이 아니면 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아침에 온돌방에 불을 좀 땠다. 아마도 방에 있을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상하수도 결빙이 해소되어 무엇보다도 마음이 푸근하다.

    - 오늘 오후에는 짝지가 온단다. 마침 만들어 놓은 반찬도 떨어진 상태라 더 반갑다. 점심을 먹고는 유자나무 가지를 좀 정리했다. 마른 유자나무 가지는 참으로 다루기 힘들다. 오늘 정리한 가지는 저녁에 또 태울 것이다. 짝지를 마중해 오면서 원터치 수도꼭지 두 개를 사왔는데, 제법 비싸다. 5만 원이 넘었다. 집에 와서 싱크대에 설치해 보려 했더니 옛날 것과 온냉수 파이프의 간격이 달라 중간 연결 부품을 사용해야 하는데, 수도관과 싱크대 높이 간격이 좁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싱크대 수도꼭지 교체는 하지 못했다. 

    - 오늘 집에 오면서 남해 시장에 들러 고등어 한 마리를 사 와 부엌 아궁이의 숯불에 구워 먹었다. 후라이팬에 구워 먹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이다. 밤에도 새찬 바람이 간간히 분다. 내일도 춥다는데 상수도 단속을 단단히 하고 자야겠다. 오늘도 온돌방은 뜨거울 정도다. 

 

◎ 2023.01.26. 목 - 남해 - 상.하수도 해빙 작업 등.

    - 포근한 아침이다. 엊그제와 어제와는 확연히 다른 날씨다. 그렇다고 해가 짱짱하지는 않고 흐리다. 그러나 바람도 한 점없는 날이다. 아침 체조를 잠시 하고는 바로 어제부터 얼어서 결빙된 집 내부 수도를 해빙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노출되어 있는 수도관 보온재를 따 뜯고 뜨거운 물을 붓기도 하고, 바깥 수도에 호스를 연결하여 집안 싱크대 수도꼭지, 목욕탕 수도꼭지를 연결해 물을 보내보기도 하고, 수도 꼭지를 빼내고 그 안으로 뜨거운 물을 부어 넣기도 하고.....생각나는대로, 할 수 있는 한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다. 아침과 점심을 커피 한 잔과 빵으로 떼우면서 쉴틈없이 작업을 했다.

    - 집 안에 물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오후 2시가 넘어서다. 이제는 해빙 작업을 한다고 뜯어 놓은 보온재와 작업하면서 어질어 놓은 것들을 정리하는데도 한 시간 이상이 걸렸다.하수도도 문제다. 수도에서 마당을 거쳐 내려가는 하수도 관이 중간에 얼어서 물이 빠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것도 20미터가 넘는 긴 고무호스를 하수관에 밀어 넣고 물을 쏘기도 하고, 물을 펄펄 끓여 그 호스에 부어 넣기도 했다. 그러자 4시쯤 하수관이 뚫였다. 마당 밑으로 통과하는 하수관이 조금씩 얼면서 막혔던 모양이다. 이번 일로 하수관 청소가 완전히 되었기 때문에 당분간 그런 일은 없을 듯하다. 

    - 하루종일 할 일이 있었다. 이런 경험은 해볼래야 해 볼 수 없는 경험이다. 머리를 짜 내고, 유튜브 등도 검색해 보고, 산 경험 이런 산 경험이 없을 듯하다. 아무튼 이번 상.하수도 동결로 좋은 경험을 했다. 이제 날이 연속적으로 춥다는 예보가 있을 때는 물을 좀 많이 흐르게 해놓고 자야겠다. 내일은 읍내에 갈 일이 있는데, 철물점에 가서 냉.온수용 수도꼭지를 두 개 정도 사와야겠다. 옛날에 사용하던 것이라 맞는게 있을지 모르겠다. 힘든 하루였다.  

 

◎ 2023.01.25. 수 - 남해 - 휴식, 유자나무 가지 정리 등.

    - 어제 못지 않게 오늘도 추운 날이란다. 하지만 바람이 거의 없어 체감온도는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손은 찬 기운에 시리지만 봄날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곤란한 문제가 생겼다. 어제까지만 해도 수도 물이 잘 나왔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집 안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다. 다행이 바깥 수도에는 물이 나온다. 물을 좀 흐르게 틀어 놓았던 까닭이다. 집 안에 만 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는 처음이다. 물이 나올 때까지는 또 좀 불편함이 있겠다. 이 또한 경험일테고.

    - 아침에 또 군불을 조금 지폈다. 방안은 낮에도 따뜻하다. 아침과 점심은 엊그제 사다 놓은 모닝빵과 토스트 등으로 두 끼를 떼웠다. 낮에 쯤 물이 나와줬으면 했는데 결국 저녁까지 나오지 않았다. 오후에는 또 유자나무 가지를 정리해서 저녁 군불용으로 사용했다. 아직 조금 남았는데, 2~3일 정도 땔감으로 사용하면 깨끗이 정리될 듯하다. 내일도 많이 춥단다. 하지만 어제와 오늘보다는 조금 낫단다. 밖은 춥지만 방바닥 만큼은 뜨겁다. 

 

◎ 2023.01.24. 화 - 남해 - 휴식 등.

    - 아침부터 강추위다. 밤새 바람도 강했다. 영하 6도를 오르내린단다. 이전으로 봐서 기온이 많이 내려가도 바람만 없다면 그리 춥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이곳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부터 바람이 태풍급 못지 않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일도 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침 운동도 생략했다. 그 대신에 온돌 부엌에 불을 좀 땠다. 아주 어릴적 아버지께서 겨울이면 새벽에 소죽을 끓이시느라 군불을 때는 생각이 난다. 여기서 아침에 불을 때기는 처음이다. 그렇다고 많이 땐 것은 아니고 장작 4~5개 정도 넣었다. 어제 저녁에 땐 군불로 인해 방바닥이 미지근한 상태다.

    - 오늘은 하루 종일 거의 방안에서 있었다. 컴으로 티비도 보고, 유튜브도 보고, 책도 잃고, 차도 마시고...

남해와서 하루 종일 이렇게 있었던 적은 아마 없었을 듯하다. 추위도 이제까지 중 제일 추운 듯하다. 내일 기온이 더 내려간다는데 바람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듯하다. 저녁에도 군불을 많이 땠다. 그래서 우풍이 많기는 하지만 바닥이 따뜻하니 좋다. 이동 화로도 큰 몫을 한다. 이번 주는 내내 추위가 기승을 부린단다. 누구든 건강에 조심해야할 것 같다. 

 

◎ 2023.01.23. 월 - 남해 - 아카시아나무 장작 만들기, 가지치기한 유자나무 정리 등.

    - 아침 날새기가 조금 빨라진 듯하다. 7시 정도 되면 날이 제법 훤 한 듯하다. 오늘 아침도 바람 한 점없이 포근하다. 오늘은 아침을 먹기 전에 아카시아나무를 장작으로 만들었는데, 이 집을 구입했을 때 집 뒤 밭을 만들면서 잘라 낸 아카시아나무 일부다. 아카시아나무 중 아주 굵은 것은 잘라서 창고 한 구석에 쌓아 두었고, 잔 것들은 가지들과 함께 창고에 처박아 놓았었다. 그 중 일부를 정리한 것이다. 그래서 10시쯤 아침을 먹었다. 

    - 아침을 먹고도 그 일을 좀 했고, 점심은 어제 삼사 순례를 하면서 읍내에서 사가지고 온 빵과 커피로 때웠다. 명절 다음 날이라 그런지 맞은 편 집에는 자녀분들이 오셨는지 승용차가 서너 대 보인다. 오후에는 봄에 유자나무 가지치기를 하면서 잘라 놓은 유자나무 가지를 정리했는데, 유자나무는 나무 자체가 아주 단단하고, 가시도 크고 딱딱해서 여간 다루기 힘든다. 마른 유자나무 가지는 어짜피 불을 때지 않으면 처리할 방법이 없다. 제일 쉽게 처리하는 방법은 한 곳에 모아 불을 지르는 것인데, 그건 당연히 안된다. 오늘 불 때 만큼만 정리했는데 정말 조심스러운 일이었다. 

 

◎ 2023.01.22. 일 - 남해 - 차례, 3사 순례 등.

    - 우리의 전통 명절 설날이다. 우리 집에는 설날 공식적인 '차례'는 없다. 오래전에 돌아 가신 아버지의 기일이 설과 가깝다 보니 설날 차례는 생략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서 내 마음을 작게 표현하려한다.어쩌다 이번 설은 남해집에서 혼자 보내게 되었지만, 언젠가는 이곳에서 아내와 아들, 딸, 손자, 손녀가 모두 모여 함께 보낼 수 있을거다. 그게 무엇보다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한다. 

    - 5시 반에 일어났다.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고, 설빔으로 갈아 입고, 설빔이라 해야 깨끗이 세탁한 옷으로 갈아 입는 것인데, 어릴적에는 부모님들께서 어렵게 사 주신 스웨트나 점퍼가 설빔이 되었을 것이다. 2인분의 밥을 해서 물과 함께 소반에 담아 안방에 놓고 절을 두 번했다, 어쩔 수 없이 겸상 형태가 되었는데, 부모님들께서 살아계실 때 두 분이서 이렇게 겸상을 한 번이라도 하셨을까! 절을 하면서 작은 바램들을 말했다. '우리 가족들을 잘 보살펴 주십사'하고......

유자차도 두 잔을 올리면서 절을 했다. 아마도 두 분께서는 이런 식의 차를 한 번이라도 드시지 못했을 거라 느껴진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어머님께서 꼭 이렇게 드셨으면 좋겠다. 

    - 아직 마을은 조용하다. 날씨마저 흐리다. 예보에는 눈도 좀 온단다. 지금 시각이 8시 20분을 지난다. 보리암 등을 가기 위해 나서면서 잠시 기록해 본다. 

    - 8시 40분 경에 집을 나선 듯하다. 보리암 복곡 제2주차장에 9시 20분경에, 보리암에는 40분쯤 도착했다. 바로 '보광전'을 지나 '해수관음상' 앞으로 가 신발을 벗고 절을 세 번했다. 보광전에 들러 또 절을 세 번 올렸다. 지금까지 보리암을 여러 번 찾았지만 이렇게 신발을 벗고 들어가 정식적으로 예를 갖춘 것은 처음인 듯하다. 유명한 곳이라 명절의 이른 아침인데도 찾는 사람들이 많다. 

    - 10시 40분쯤 남산 정상 봉수대에 도착했다. 봉수대에는 한 가족인 듯한 5~6명의 남녀가 있었고, 사진을 찍어 주고 되받기도 했다. 봉수대에서 보는 남해의 전경은 언제봐도 멋지다. 오늘은 날씨가 흐린 탓에 맑을 때보다야 훨씬 덜하지만, 그래도 맘이 확 트이는 것 같아 좋았다. 보리암에 내려와 천년고찰이라는 '용문사'에는 11시 5분 정도에 도착한 듯하다. 천년고찰이라지만 절을 찾는 차들이 절 안까지 들어 와 무질서하게 주차되어 있는 것이 좀 그랬다. 

    - 12시가 조금 넘어서 '화방사'에 도착했다. 화방사는 내가 지금 거주하고 있는 집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다. 용문사와 더불어 이 절도 지금까지 두 번째 오는 곳인데, 경내에서 바라 보는 바깥 풍경이 정말 멋지다. 집과 가까이 있어 맘만 먹으면 걸어서도 찾을 수 있을 듯한데, 언젠가는 한 번 지름길을 찾아봐야 할 듯하다. 물론 용문사와 화방사에서도 대웅전에 들러 삼배를 올렸다. 

    - 집으로 오는 길, 읍 시내를 거치면서 빵집에 들렀다. 바게트와 모닝빵, 토스트 등 몇 개를 사 왔다. 명절이라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았는데, 브랜드 빵집에는 손님들로 인해 성시다. 날씨가 흐리다. 눈이 나릴 듯하고, 기온도 내려가고 있다. 오늘도 저녁에는 군불을 넉넉하게 때야겠다. 날이 밝으면 밖에 내보내달라고 그렇게 보채던 닭들이 어제 야단을 맞아서 그런지 조용하다. 설이라서 먹이도 듬뿍 주었다. 

보리암

용문사

화방사

 

◎ 2023.01.21. 토 - 남해 - 대청소, 대나무 뗄감 만들기 등.

    - 바짝 겁을 먹었다. 어제 예보에는 오늘 기온이 영하 6도란다. 이와 관련하여 '안전 안내 문자'도 발발이 받았다. 그래서 어제 밤에 외부 수도도 물을 제법 낫게 흐르도록 열어 놓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의 날씨는 분명 영하 5~6도를 나타내고 있었지만 바람이 한 점 없어서 그런지 봄처럼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부산으로 가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몹시 춥다는 거였는데...

    - 아침을 먹고 나서 대청소를 했다. 방에 이불을 털어서 빨래 줄에 널고, 방 네 개와 마루를 청소기로 밀고, 손걸레로 책상과 의자 등을 닦고, 방과 마루를 밀대로 밀고....명절을 맞는 나의 마음이다. 오늘 아침을 먹다 갑자기 생각한 것인데 내일 아침에 차례를 지내야겠다는 거다. 설날은 지내는 제사는 차례다. 차례는 차를 올리는 의식에서 유래한단다. 내가 생각한 것은 어쩌면 '정한수' 같은 느낌일 거다. 부모님과 신이 계시다면 모든 신에게 드리는 마음이다. 

    - 흰 쌀밥 두 공기와 맑은 물 두 그릇, 유자차 두 잔, 수저 두 벌.....이렇게 올리 생각이다. 조금 더 일찍 생각했더라면 과일과 강정도 준비했을텐데 그러지 못했다.내일 아침에는 일어나자마자, 1. 샤워를 하고, 2. 새옷으로 갈아 입고, 3. 밥을 짓고, 4. 상을 차리고, 5, 절을 하고....절은 밥과 물과 수저를 놓고 두 번하고, 다시 유자차를 올리고 두 번할 생각이다.

    - 그러고 나서 아침을 먹고는 보리암과 용문사, 화방사를 다녀 올 생각이다. 내가 평소 절에 가면 접 입구와 대웅전 등, 건물 바깥에서 합장을 주로 한다. 하지만 이번에 가게 되면 신발을 벗고 들어가 삼 배를 할 생각이다. 나이가 드니 생각이 조금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고, 가족들 조차도 만나는 횟수가 줄어 들고. .....닭들이 오늘 나한테 많이 혼났다. 이웃집 채소밭에 가서 놀았던 모양이다. 지금은 쥐 죽은 듯 찍소리도 못하고 숨어 있다. 

 

◎ 2023.01.20. 금 - 남해 - 읍내 출타, 대나무 뗄감 만들기 등.

    - 내일부터 명절 연휴다. 이미 직장을 제대하고 귀촌 생활을 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은 연휴란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여기에서 생활을 시작한 지가 정말 딱 1년이다. 내일 모레가 구정인데, 이번 명절은 여기서 지내야할 듯하다. 부모님께서는 이미 하늘나라에 계시고, 설날 제사도 없다. 또 형제분들은 이미 그 분들의 손님들이 있기 때문에 나 역시 간다면 그저 손님이다. 백수를 하시고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님이 살아 계실 때는 설날에 우리집을 찾는 사람들이 50명은 족히 되었는데, 이제는 자기 가족들 뿐이 된 상황이다. 또 이번 명절 연휴 동안은 매우 춥단다. 수도가 얼 수도 있고, 닭들도 걱정이 된다. 지금 이 집의 주인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거다. 

    - 오전에 읍내에 잠시 나갔다. 가끔 머리를 뒤로 묶어 다닐 만큼 긴 머리도 좀 정리하고, 수염도 조금 정리했다. 정리라고 했지만 살짝 다듬은 정도다. 마트에 가서 먹을 것도 조금 구입했다. 여기서 군것질은 거의 안한다. 일부러 안하는 게 아니고 하고 싶은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술과 음료수도 거의 마시지 않는다. 요즘은 유자차, 커피, 금잔화차 등 이런 것을 한두 잔 마시는 게 다다. 저녁 때가 되니 바람이 좀 불면서 기온이 급격히 내려간다. 5시쯤 군불을 지폈다. 넉넉하게 땠기 때문에 오늘밤도 뜨거운 잠자리가 될 것이고, 이 훈기는 아침까지 간다. 전기장판은 틀지 않는다. 이동식 화로에도 숯을 담았다. 

 

◎ 2023.01.19. 목 - 남해 - 대나무 뗄감 만들기, 창고 창문 방충망 설치 등.

    - 아침에는 조금 쌀쌀한 듯 했지만 곧 포근한 기운이 감돌았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마당에서 아침 운동을 좀 하고는 아침을 먹었다. 그래도 9시는 넘는다. 아침 먹고 차 한잔을 한 후, 오늘도 대나무 땔감을 두 짐 정도 져다 날랐다. 오늘 낮 같은 기온이면 이른 봄에 피는 꽃들도 어딘가에는 피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눈 속에서도 핀다는 복수초 같은 꽃 말이다. 

    - 점심을 먹고는 지금 대나무 땔감을 쌓고 있는 창고에 철 방충망을 설치했다. 그 창은 뒤 편 돌담과 가까이 있어 비가 들이치지 않을 것 같아서 별도 창문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지금 생각은 그렇지만 나중에 '작업실'로 이용하려면 좀 꾸며야 할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창고의 유자나무 쪽 창은 비바람이 칠 때면 창고 안으로 비가 들이칠 수 있어 임시로 플라스틱 슬레이트 조각으로 막아 놓았다. 이제는 지붕이 날아가지 않는 한 비가 들이칠 염려는 없을 듯하다. 

    - 그 작업을 마치고 또 한 번 대나무를 가져왔다. 창고 한 쪽 면의 천장에 닿도록 쌓았더니 사진으로 보면 괜찮은 모습일 듯하다. 또 다른 쪽 면에 쌓고 있는데 이 쪽도 금방 꽉 찰 듯하다. 앞 집의 대나무 덕분에 많은 덕을 봤는데 땔감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니 이 또한 복이 아닌가. 앞 집은 그것을 처리해서 좋고 나에게는 땔감이 되어 좋고....오늘도 방은 뜨겁다. 배 부르고 등 따시면 뭐가 생각난다 하더라?

 

◎ 2023.01.18. 수 - 남해 - 대나무 뗄감 만들기 등.

    - 오늘도 요즘 들어 계속하고 있는 대나무 땔감을 들여왔다. 오늘도 넉 짐 정도 들여왔는데, 이제 조금 고추밭 내나무 더미가 좀 줄어든 듯하다. 하지만 아직도 엄청나게 남아 있다. 어떤 대나무는 갈라진 틈을 타고 들어 간 빗물이 고여 대나무 속에 얼음이 꽁꽁 얼어 있었다. 당장 급한 일이 없는 요즘이라 이런 일을 충분히 할 수 있고, 만약 다 처리한다면 창고 하나 가득 적당히게 잘린 대나무로 꽉 채워질 듯하다. 날이 좀 추워졌다. 하지만 방안은 충분히 뜨겁다. 

 

◎ 2023.01.17. 화 - 남해 - 대나무 뗄감 만들기, 주차 장소 보수 등.

    - 오늘 오전에는 전에 하던 것처럼 앞집 고추밭에 있는 대나무를 잘라 땔감으로 만들어 창고에 쌓아 놓았다. 지게로 석 짐을 져다 날랐는데, 이제 창고 한 쪽 면은 전부 채워졌다. 또 다른 쪽으로 쌓아야 하는데 다 들어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석 짐을 져다 놓고서는 전동톱 충전도 할 겸해서 승용차를 주차하는 곳을 좀 보수했다. 내 승용차를 주차하는 장소는 집 앞 돌담밑 채소밭 입구인데, 채소 밭으로 사용하던 곳이라 비가 오면 질퍽해진다. 그래서 비가 와도 질퍽해지지 않도록 차 바퀴가 지나가는 곳에 큰 돌들로 박아 놓았다. 

    - 점심은 두 시가 넘어서 먹었다. 어떤 일을 하다보면 중간에 점심을 먹기가 뭤해서 종종 이런 일이 생기곤 한다. 점심을 먹고 나서도 대나무 땔감을 두 짐을 져다 날났다. 이 일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군불 때는 집이 좀 있으면 그 집들도 땔감으로 쓸텐데, 군불을 때는 집이 잘 없나 보다. 시금치 김사장 댁도 불 때는 아궁이가 있는데 요즘 바쁘신지 잘 안오시고....5시쯤 군불을 땠다. 땔감이 넘쳐나니 마음껏 불을 땐다. 오늘도 쩔쩔 끓는 밤이 될 것 같다. 

 

◎ 2023.01.16. 월 - 남해 - 문화원 강좌 신청(닥종이 공에, 서양화), 읍내 출타, 주택 및 창고 지붕 수리 등.

    - 남해에서 생활 한지도 만 1년이 되는 듯하다. 물론 주민등록상 전입 한지는 1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을 했었다. 난 그렇게 많은 일들을 했었는데 진작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무슨 일을 했지? 라고 생각할 듯하다. 나 역시 그렇게 많은 일을 했어도 이곳저곳에서 하나하나 들여다 보기 전에는 "내가 뭘 했지?" 할 정도로 표가 없다. 

    - 오늘 아침을 먹고는 남해 문화원에 문화 강좌를 신청했는데, '닥종이 공예와 서양화' 강좌다. 회원으로 등록하는 데 4만원이고, 기타 재료비 등이 강좌당 1만 원이란다. 그래서 6만 원을 입금시켰다. 매주 1 회 강좌가 있고, 36주 동안 한단다. 사실은 집을 수리하는 데 필요한 '미장, 목공' 등을 배우고 싶은데 그런 것을 가르쳐 주는 곳은 없나 보다. 그런저런 이유로 하여 이것들을 신청했다.

    - 그리고 읍내에 나갔다. 엊그제 철물점에서 구입해 온 '방수용 스프레이'가 내가 생각하는 용도와는 달라서 교환이나 환불을 하러 갔다. 두 개를 사 왔었는데, 한 개는 어짜피 조금 사용했기 때문에 한 개만 환불하고, 짜면서 사용할 수 있는 '실리콘' 한 개를 사왔다. 실리콘으로 슬레이트 지붕에 금이 간 곳, 못구멍 등을 메꾸었다. 오후 내내 그 일들을 했는데, 이제 본채 및 창고에는 비가 와도 지붕에서 물이 스며드는 일은 없을 듯하다. 지붕 보수를 마친 시각이 5시. 그리고 군분을 때고, 저녁을 해 먹고, 설겆이까지 하고 나니 8시가 넘었다. 그래도 방은 뜨근뜨근하다. 

 

◎ 2023.01.15. 일 - 남해 - 메일 부침개 만들기 등.

    - 비는 오지 않지만 무척이나 흐린 아침이다. 그래서 평소 아침에 일어나면 일과처럼 하는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별 다른 일을 하지 않았기에 9시 전에 아침을 먹었다. 이렇게 별다른 일을 하지 않고 오전을 보내는 것도 흔하지는 않지만, 나름 좋은 점도 있는 듯하다. 책을 보거나 관심있는 유튜브를 보기도 한다. 

    - 오늘 점심은 메밀전으로 해결했다.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 메밀가루로 여러가지 전을 부치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마침 집에 예전에 마트에서 사서 사용하다 남은 메밀부침가루가 좀 있었다. 그래서 그 부침가루만으로 전을 부쳐 먹었더니 그래도 먹을 만했다. 이에 용기를 얻어 지난 가을에 수확한 메밀로 지금까지는 묵을 만들어 먹었는데, 전을 부칠 수 있을 것 같아 시금치와 김치를 잘게 썰어 넣고 부침개를 만들었다. 

    - 올해 내가 수확한 메밀은 100% 유기농이고, 오늘 부친 메밀전도 메밀가루 100%다. 부침개를 하고 보니 후라이팬에 딱 3장이 나왔다. 그래서 그것들을 우리집과 가까운 할머니 집 3곳에 한 장씩 드렸다. 맛이 있는지, 간은 맞는지, 맛도 보지 않고 드렸다. 무엇보다도 양이 너무 적어 미안스럽지만 그 메밀전을 보시고 한 번 웃으시면 좋겠다. 담아 드렸던 작은 접시에는 떡이니, 생선이니, 김치가 담겨왔다. 이 또한 미안스럽다.

 

◎ 2023.01.14. 토 - 남해 - 창고 슬레이트 지붕 보수 등.

    - 하루 종일 짙은 안개와 가는 비가 내린 하루였다. 비는 워낙 가늘어 어떤 일이나 나들이를 하는데 있어 큰 불편함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바람도 한 점 없어 마을 전체가 한 폭의 수채화 속에 담겨 있는 느낌이었다. 오늘 오전에는 일을 거의 하지 않았다. 책을 보거나 차를 마시거나 닭들에게 말을 걸거나 한 것이 다다.

    - 점심을 먹고는 읍내에 잠시 나갔다. 일전에 형님 두 분이 오셨을 때 창고 지붕에 용마루 작업은 다 했는데, 지붕 한 쪽 끝에 슬레이트가 파손되어 떨어져 나간 부분이 있었다. 요즘은 석고 슬레이트가 '발암 물질'로 분류되어 아예 생산 자체를 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플라스틱 슬레이트 지붕으로 보수흘 했다. 언젠가는 지붕 자체를 다 바꿔야 하겠지만, 그래도 보수가 필요해서다. 다행히 보슬비 같은 비가 내려 시간은 좀 걸렸지만 보수를 마쳤다. 이제  조금씩 깨어진 부분에 누수방지 스프레이 같은 것으로 떼우면 될 듯하다.

    - 오늘 저녁에도 군불을 많이 땠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집도 좀 말릴 겸해서 조금 낫게 땐다. 그래서 방바닥은 뜨거울 정도다. 더구나 요즘은 날씨도 따뜻해 잘 때는 거의 여름같이 잠자리에 든다. 내일까지 비가 온단다. 비가 그치고 나면 좀 추워질테고...그러고 보니 곧 구정 명절이네.

 

◎ 2023.01.13. 금 - 남해 - 채소반 거름 내기, 창고 창문틀 만들기 등.

    - 밤새 비바람이 거셌다. 자다가 중간중간 비바람 소리를 들었다. 새벽 세시쯤에도 거친 비바람 소리도 들었다. 6시쯤 일어났는데 그때까지도 비바람이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날이 밝아지면서부터 비도, 바람도 잦아드는 듯했다. 오늘 아침은 마당에서 하는 일정이 생략된 탓에 아침을 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먹었다. 비는 강했다 약했다를 반복했다.

    - 오전 11시쯤부터는 비가 그쳤다. 물론 가끔 내리기는 했지만 맞아도 될만큼 가는 비다. 강한 비가 내린 뒤 광양쪽 바닷가의 모습은 또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쪽의 모습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똑같은 모습을 본적이 없는 듯하다. 생각지도 못한 모습이다. 산이 품은 수채화도 좋지만 공장의 모습을 담은 수채화도 이렇게 아름답다. 

    - 점심을 먹고는 집앞 채소밭에 거름을 한 마대 뿌렸다. 비가 온 상태라 흙도 부드럽고, 또 주말에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어 거름 성분이 땅에 스며들 수 있도록 조금 뿌렸다. 전체적으로 다 뿌린 건 아니고 두서너 군데만 조금 뿌렸다. 이것이 어떤 효과가 날지는 모르겠다. 유자나무 아래 설치된 골프 스윙 연습장의 '티'도 손봤다. 

    - 오후에는 비가 전혀 오지 않았다. 그래서 시간도 좀 남고 해서 창고의 오래된 창문틀을 떼어 내고 새것으로 만들어 넣었다. 다음에는 그 창문틀에 열고 닫을 수 있는 창문과 방충망을 달 생각이다. 창고에는 수리할 곳이 많다. 또 그 창고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취미 생활을 하는 작업장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누구나 하루 이틀 정도 머물 수 있는 게스트룸으로 만들것인가.....여러 가지로 고민 중에 있다. 

    - 오늘은 주말이라 외지에 나가 계시던 이웃 분들이나 가족, 친지들이 오시기도 한다. 일주일 내내 불이 켜지지 않았던 맞은 편 황색지붕의 댁도 오늘은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곧 설날인데 그때쯤이면 이 동네도 제법 사람들이 보일거다. 

 

◎ 2023.01.12. 목 - 남해 - 대나무 장작 만들기 등.

    - 오늘의 일기 예보는 낮에는 맑다가 저녁에는 비가 온단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세탁기를 작동시켜 놓았다. 사실 어제 날씨가 좋아 빨래를 했으면 했는데, 손님이 오는 관계로 해서 오늘로 미루어졌다. 세탁기에서 탈수까지 하지만 그래도 두꺼운 옷이나 수건은 요즘처럼 낮이 짧은 날은 바짝 바르지 않을 듯 싶다. 혹 다 마르지 않은 세탁물이 있으면 이동식 빨래줄을 처마 밑으로 옯겨 놓아야 할 듯하다. 

    - 오늘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식전 일정을 소화했다. 아침을 먹고는 또 앞집 고추밭에 있는 대나무를 잘라 땔감으로 세 짐을 가져왔고, 점심을 먹고도 세 짐을 가져다 놓았다. 쌓아 놓은 대나무들이 이제 창고 한쪽 면을 거의 다 차지할 정도다. 그래도 아직 많은 양의 대나무가 있어 만약 다 가져 온다면 창고에 가득 찰지도 모르겠다. 

    - 요즘의 날씨가 벌써 봄이 왔나? 싶을 정도로 포근하다. 이러다가 더 추위없이 봄이 올지도 모르겠다. 오늘 밤부터 일요일까지 비마저 온다면 더 그런 느낌이 들 듯하다. 날씨도 따뜻한데 땔감이 넘쳐나 군불도 넉넉하게 땠더니 방이 뜨거울 정도다. 여기서 나오는 재는 어김없이 뒷밭에 뿌려진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언제 이런 방을 느껴볼 수 있을까! 이런 것이 시골 맛이 아닐까!

 

 

◎ 2023.01.11. 수 - 남해 - 친구들 맞이 등.

    - 오늘은 평소에 하던 아침 일정을 모두 생략하고 손님맞이 준비를 했다. 7시쯤부터 집 주위와 마당을 쓸고, 방안 대청소도 하고, 시금치도 좀 캐서 데치고, 메밀묵도 만들었다. 마당에는 나를 포함한 5명이 앉을 의자와 임시 식탁도 준비하고 또 혹 실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군불도 좀 지폈다. 

    - 손님으로 오는 친구들에게 특별하게 대접할 것도 없다. 더군다나 겨울이라 채소도 없다. 내가 준비하는 것이라곤 있는 반찬에 밥을 조금 더하는 것과 메밀묵이 전부다. 오는 친구들이 삼겹살을 사온단다. 그래서 식탁에 그것을 구워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 뿐이다. 손님들이 11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다. 맛있는 밀감 한 박스와 불루베리 나무 한 그루를 가져왔다. 불루베리는 화분에 이 나무에 맞는 흙을 사용해야만 죽지 않고 열매를 맺는단다. 친구가 사 온 흙으로 직접 분갈이도 해 주었다. 

    - 임시로 준비한 식탁에 둘러 앉아 삼겹살을 터지게 구어 먹었다. 우리집 닭들이 낳은 달걀도 후라이해서 먹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이런 시골에 오래된 집이 어쩌면 어색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즐겁게 보아주니 고맙고 또 여러가지 조언과 생각들을 얘기해 줘 많은 도움이 되었다. 손님들은 두 시 반쯤 갔다. 친구들 중에 '독일마을'을 가보지 못한 이가 있어 여기 온 김에 그곳을 둘렀다 간단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이다. 아마도 1년은 훨씬 넘은 듯하다. 그래도 엊그제 봤던 사람들처럼 그랬다. 또 언제나 볼까!

 

◎ 2023.01.10. 화 - 부산 -> 남해 - 병원 진료, 남해로 복귀 등.

    - 아침 6시쯤 집을 나섰다. 오늘도 심전도 측정이 예정되어 있는 날이다. 아마 오늘이 최근 뇌와 심장 등 정밀 검사의 끝이 아닌가 싶다. 전체적인 결과가 오늘 나오는 셈이다. 특별한 증상 등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듯하지만 그래도 심적으로 조금 두려움도 있다. 9시 조금 넘어서 담당 교수와 면담한 결과 그 동안의 정밀 검사가 전부 이상없는 것으로 나왔단다. 참으로 기분 좋은  날이 되었다. 6개월 후에 정기 문진이 있단다. 지금까지 그랬듯 가벼운 운동이라도 꾸준히 해야겠다 

    - 11시가 넘어서 아점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는 짝지가 준비해 놓은 반찬 등과 내가 필요한 책들을 가지고 남해로 왔다.이틀 동안 비좁은 공간 안에서 지냈을 닭들인데도 활기찬 모습을 모습을 보여주었다. 며칠 날씨가 따뜻한 탓도 있었을 거다. 잠시지만 닭장 문도 열어주고 모이도 듬뿍 주었다. 닭들도 반가운지 잡으려는 모션을 취했더니 살짝 앉으며 잡혀 주었다.    

    - 남해에서 생활한지도 벌써 1년쯤 되었다. 내가 여기서 앞으로 어떻게 적응하면서 생활해야 할지,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해야 할지...등에 생각을 해봤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농사를 짓고 싶은 생각은 없다. 취미생활을 하듯 살고 싶다. 물론 가장 우선은 집 수리가 되겠지만, 아랫채, 창고 등 여유가 있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밭과 밭으로 이용되고 있는 땅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이다. 창고 등은 작업장으로 사용할까? 아니면 꾸며서 '게스트 하우스'로 이용할까? 서각? 목각? 나무공예? 분재? 다육이? 허브?........분재를 배볼까? 조경수를 키워볼까? 고민을 해야할 듯하다. 

 

◎ 2023.01.09. 월 - 남해 -> 부산 - 부산 출타.

    - 내일 병원 진료가 있어 부산으로 출타했다. 

 

◎ 2023.01.08. 일 - 남해 - 대나무 장작 만들기, 길가 돌담 정리 등.

    - 날이 참 포근하다. 참 조용한 마을이다. 시골치고도 이렇게 조용한 마을도 드물 듯하다. 9시쯤 아침을 먹고서 또 앞집 고추밭에 쌓여 있는 대나무를 잘라 땔감으로 가져왔다. 창고 한 면의 반쯤은 될 듯한데, 다 가져 온다면 창고 네 개 면을 전부 채우고도 남을 듯하다. 우리집에서 바로 보이는 맞은 편 황색지붕 댁에도 주말이라 집에 와 계신 듯하다. 

    - 점심은 엊그제 춘천에 계신 누나가 보내 주신 '닭갈비'를 조금 구워 먹었다. 양배추 등 보통 닭갈비에 넣어서 먹어야 하는 것들을 넣지도 않고 마늘과 양파만 넣어서 먹었다. 그래도 춘천 닭갈비라 그런지 맛도 좋았다. 시금치도 좀 뽑았다. 내일 부산 갈 일이 있어서 조금 가져갈 생각이고, 닭갈비 한 봉지도, 빈 반찬 그릇도 넣었다. 오후에는 도로쪽 돌담의 마른 풀들을 정리했다. 정리한 표도 나지 않지만 그래도 하긴 한거다. 그리고 또 대나무 땔감을 두 짐을 만들어 가져왔다. 

    - 오늘 아침에는 5시쯤 일어 났다. 7시 반쯤 밖으로 나갈 때까지 책상 앞에 앉자 책을 봤다. 지금 보고 있는 책도 오늘이면 끝이다. 내일 부산가서는 책방에 들러 책을 좀 골라 볼 생각이다. 이 시골집에 맞는 취미나 일이 어떤 게 어울릴까? 해서다. 오늘 아침의 모습도 참 좋았다. 

 

◎ 2023.01.07. 토 - 남해 - 수도 파이프 고정 작업 등.

    - 어제 늦은 저녁이나 오늘 새벽에 비가 좀 왔나보다. 저녁에 바람이 좀 불기는 했고, 새벽에 비 소리가 난 듯도 한데 얼만큼 내렸는지는 모르겠다. 마당의 상태로 보아 많은 양은 아닌 듯하다. 어제보다는 공기가 차다. 늘 반복되는 아침 일정을 마치고 아침을 먹었을 때가 9시 반쯤 되었던 것 같다. 

    - 오늘은 대나무 작업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비가 왔기 때문인데 대나무도 젖었을 뿐만 아니라 밭도 질척할 것 같아서다. 그래서 날씨도 좀 풀렸고, 얼마전에 한 수도 누수 방지작업을 하고 발라 놓은 바닥의 시멘트가 어느 정도 양생이 된 듯하여 수도 파이프를 고정하는 작업을 했다. 수도 파이프에 시멘트가 직접 닿지 않도록 종이컵으로 감고, 바깥 거푸집으로는 동그란 쓰레기통을 잘라 사용했다. 수도 파이프가 움직이지 않도록 지지대도 세우고 시멘트를 넣었다. 또 이것이 양생되기까지는 며 칠이 걸릴 듯하다. 그동안 수도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을텐데 수도 파이프가 움직이지 않도록 조심을 해야 할 것 같다. 완전한 마무리는 아니다. 오늘 작업한 시멘트가 다 굳어지고 나서 해야 할 듯하다. 

    - 오후에는 책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또 주말이기도 하다. 5시쯤 군불을 지폈는데, 대나무 장작외 감나무, 아카시아나무, 유자나무 장작도 땠다. 그기서 나온 숯불 덩어리를 이동식 화로에 듬뿍 넣고 마루에 놓았더니 한결 훈훈한 느낌을 준다. 날도 점점 밝아지는 시간이 앞당겨진다. 또 어쩌다 보면 봄이 와 있을테다. 

 

 

◎ 2023.01.06. 금 - 남해 - 대나무 장작 만들기 등.

    - 날씨가 흐리지만 포근한 날씨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침 일정을 소화하고 9시가 조금 넘어서 아침을 먹었다. 오늘 하루도 대나무 장작을 만드는 일이 대부분일테다. 대나무를 아궁이에 넣기 좋을 만큼 적당히 잘라 집으로 가져와 창고에 쌓는 일이다. 오전에 서너 번 하고 갔다 날랐다. 그때 낯선 번호의 전화가 울렸다. 가끔 홍보 전화나 여론조사 전화가 오기에 아마도 그런 전화라 생각했다. 그런데 전화 속의 목소리는 다급한 이웃집 할머니 목소리였다. 

    - 할머니께서는 지금 뭘 들고 있는데 속히 좀 오라고 하신다. 난 무슨 일을 하시다 감당이 안되셔서 급히 찾으시나 보다하고 헐레벌떡 뛰었갔다. 마당에 들어서니 할아버지께서 검은 비닐봉지 하나를 들고 계시며 살아 있는 '물메기'라면서 국 끓여 먹어라신다. 난 난감한 표정으로 "제가 이런 것을 어떻게 끓여 먹습니까?" 했더니 "그냥 배를 타서 내장만 꺼내고 끓이면 된다" 하신다. "전 할머님께서 급히 오라셔서 왔다"고 했더니, "이것 준다고 꽁쳤다" 하신다. 

    - 집에 와서 물메기를 직접 보니 살아서 꿈틀거리지, 모습도 이상하지 손으로 만지기 참으로 곤란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식칼로 머리를 찔러 목숨을 끊고,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고, 껍질을 벗겨 한 마리는 토막을 내고, 또 한 마리는 다음에 먹으려고 냉동고에 두었다. 저녁 때 유튜브를 보고 난생 처음 물메기탕을 끓여 먹을 생각이다. 

    - 오후에도 대나무 장작을 지게로 세 번 정도 날랐다. 친구로부터 톡도 받았다. 산악회 친구인데 수요일 쯤 우리 집에 오겠단다. 워낙 재주가 많은 친구라 남해집을 구입했을 때부터 조언을 구하려고 왔으면 했던 친구다. 그때와 지금의 사정은 많이 다르다. 그 당시는 정말 생활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태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래도 그때와는 다르다. 오랜만에 그 친구를 보게 될 것 같다. 난생 처음으로 끓인 '물메기탕'이 고추를 많이 넣어서 조금 매운 듯하지만 그래도 먹을 만하다. 

 

 

◎ 2023.01.05. 목 - 남해 - 아랫채 지붕 보수, 대나무 장작 만들기 등.

    - 포근한 아침이다. 최근 추위가 많이 풀린 듯하다. 아침에 운동을 잠시 하고, 그동안 모아 두었던 양말을 세탁을 했더니 14컬레나 된다. 아침을 먹고 일전해 형님 두 분과 보수를 했던 아랫채 지붕을 추가로 보수를 좀 했다. 내일 비가 온다니까 조금이라도 더 보수하는 것이 나을 듯하여 그렇게 했다. 

    - 오늘 아침도 9시 반쯤 먹었다. 아침을 먹고는 어제에 이어 앞집 고추밭에 쌓아져 있는 대나무를 잘라 땔감으로 만들었는데, 오늘은 아예 지게를 가지고 가서 그곳에서 잘라 가져왔다. 대나무 10개 정도를 자르니 한 짐 가량 되었는데, 셋 짐 정도 가져 온 듯하다. 점심을 먹고도 그랬다. 점심을 먹고는 두 짐 정도 가져왔는데, 그곳에 있는 대나무를 다 가져온다면 양이 상당히 많을 듯하다. 그렇다고 일부만 가져오는 것은 맞지 않을 것 같아, 조금씩 조금씩 가져와 깔끔하게 정리해 줄 생각이다. 

    - 오늘 낮에 반가운 전화를 또 받았다. 울산 모 신협 전무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업무적인 일로 남해에 오셨단다. 남해 아난티에서 묵고 계시고, 보리암도 갔다 오셨단다. 잊지 않으시고 전화를 해 주신데 너무 감사하다. 가끔 SNS로 소식을 주고 받고 있지만 그래도 참 고마우신 분이다. 그 분께서도 경북 '영천'에 전원주택을 가지고 계셔서 주말이면 그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신단다. 늘 힐링하는 삶이 되시기를 빌어본다. 

 

◎ 2023.01.04. 수 - 남해 - 대나무 장작 만들기 등.

    - 동지가 지나서인지 아침을 여는 시간이 조금 빨라진 듯하다. 이렇게 또 계절은 봄을 향해 달려가고 있나 보다. 오늘 아침에 친구가 전화하기에는 이른 시간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초등학교 친구의 전화였는데, 얼마전 초등학교 동기 아들 결혼식에서도 만난 친구다. 술을 매우 좋아하고 낙천적인 한량인 친구다. 어제 고향 계곡에서 '개구리'를 잡아 삶아 먹으면서 술을 많이 마셨고, 오늘 아침에는 해장으로 맥주를 몇 병 마셨다면서 반쯤 술이 된 상태인 듯 했다. 그래도 반가운 목소리다. 늘 내가 있는 남해에 한 번 가야지 했는데 못갔다면서 친구들 몇 명이서 한 번 오겠단다. 술로 인해 사고 치는 친구는 아니지만 나이를 생각해서 조금 절제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래도 멋진 친구다.

    - 아침을 먹고 오늘도 어제처럼 앞집 대나무를 여러 개 가져와 장작을 만들었다. 아마 그 집에 있는 대나무를 다 가져와 장작을 만든다면 창고 한 가득 될지도 모르겠다. 어쨌던 앞집도 좋고 나도 좋고 하는 것이니 다행이다. 점심을 막 먹고 있는데 이웃집 아주머니 두 분이 오셨다. 어제 점심과 밀감차를 얻어 마신 집이다. 우리 집에 유자차 맛을 보기 위해서 오셨다. 유자차 두 잔을 다반에 올려 정성스럽게 대접해 드렸다. 유자속을 즙으로 짜서 넣어 만든 것인데도 그렇게 쓴 맛을 못느끼시겠단다. 

    - 오후에도 대나무 장작을 좀 만들었다. 당분간 그 일을 좀 해야 할 듯하다. 마른 긴 대나무를 가져와 전기톱으로 적당하게 자르는 것도 일이라고 어깨가 뻐근하다. 덕분에 군불을 낫게 지피니까 방은 뜨거울 정도로 따뜻하다. 혹 감기가 안떨어지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집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자고나면 다 낫지 않을까! 

    - 이 남해 집은 내 마음대로 고쳐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일년 정도 있어보니 내가 제일 하기 어려운 작업이 미장, 타일 같은 작업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남해에 그런 것을 가르쳐 주는 훈련원이나 학원같은 곳이 있는지 알아봤더니만 전혀 없는 듯하다. 고민하건데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일을 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볼까 생각 중이다. 일하는데 보조하면서 배우면 되지 않을까? 

 

◎ 2023.01.03. 화 - 남해 - 대나무 장작 만들기, 돌담 정리 잔재 정리 등.

    - 오늘도 따뜻한 아침이다. 바람도 한점없어 더 포근한 아침이다. 7시 반쯤 마당으로 나가 일상을 시작했다. 수도가 얼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고, 닭장 문을 열어주고, 체조를 하고, 집 주위를 한 바퀴 돌고....이러고는 아침을 했다.

    - 아침은 9시가 조금 넘어서 먹었다. 어제 저녁 때 냉동고에서 꺼내 놓은 삼겹살을 조금 구워 먹었다. 요즘은 점심을 간단히 먹기 때문에 고기를 먹었다. 아침에 고기를 구워 먹는 경우는 잘 없는데 그랬다. 아침을 먹고는 앞 집 박사장님 고추밭에 쌓여 있는 대나무를 몇 개 가져와 대나무 장작을 만들었다. 박사장님은 그 대나무를 처리해야 하고, 나는 군불을 땔 때 장작이 필요한거다. 물론 지금 집에는 땔 나무들이 풍부하게 있지만 서로 좋은 일일 수 있다. 그래서 조만간 그 대나무들을 전부 정리해 줄 생각이다.

    - 점심은 1시쯤 역시 간단하게 먹었다. 2시가 조금 넘었을 때 시금치 작업을 하기 위해 오신 사모님들께서 커피 한 잔하러 오라고 하셔서 갔더니 그제사 점심을 드신다. 먹었다는데도 권하시기에 같이 밥도 조금 먹었다. 유자차 얘기가 나와 우리 집에는 유자속을 짜서 즙으로 넣어 만들었다고 했더니, 즙을 넣어서 만든 것은 생소하다 하신다. 그래서 내일 맛 보여 드린다고 했다. 유자즙을 넣었으니 조금 쓸 것이고 나는 그래도 좋은데, 처음 마시는 분들은 아마도 쓰다고 하실 듯하다. 내년에는 유자껍질로만, 유자껄질과 유자속을 섞어서, 유자속만으로 하는 3가지를 만들어 봐야겠다. 

    - 오후에는 어제 돌담 정리하면서 나오는 잔재들을 조금 정리했다. 이것들도 다 군불을 땔 때 사용된다. 오늘은 대나무 장작을 비롯하여 군불을 좀 낫게 지폈더니 방이 쩔쩔 끓는다. 아무리 보일러가 편리하고 좋다해도 이런 방과는 비교할 수 없을 거다. 조금 귀찮기는 하겠지만 지친 몸을 녹이기에는 이 만한 방은 없을 듯하다. 추운 겨울밤! 쩔쩔 끓는 방에 한 번 자보면 세상 시름 다 잊을 수 있을 듯....

 

◎ 2023.01.02. 월 - 남해 - 창고 뒤 통로 정리 및 창고 앞 돌담 정리 등

    - 새해들어 따스한 날이 이틀 연속되고 있다. 어제 일출을 볼 때를 제외하고는 새해라는 그 어떤 느낌도 들지 않는 평범한 하루다. 오늘은 늘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미루고 있던 작업을 하려단다. 아침을 9시쯤 먹고 일을 시작했는데, 잠시 돌담 위 꽃나무들도 다듬었다. 땅에 바짝 다듬어도 봄이 되면서부터는 쑥쑥 자라서 몇 번을 다듬어 줘야 모양이 나온다. 

    - 오늘은 창고 앞 돌담에 어지럽게 있는 잡목들과 말라 보기 흉하게 있는 칡넝쿨을 비롯한 줄기 식물을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 가을이 시작되면서부터 애야지 해야지 하던 작업이다. 아침 먹고 두 시간 정도, 점심 먹고 두 시간 정도 작업을 했다. 사다리를 놓고도 하는 작업이라 조심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크게 힘들거나 어려운 일은 아니다. 어쨌던 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그 작업에서 나온 부유물들은 며칠 말린 후 온돌방을 데우는데 한 역할을 해 준다. 

 

◎ 2023.01.01. 일 - 남해 - 보리암 일출 등

    -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여름일 경우는 평소 일어나는 시각이지만, 겨울인 요즘은 7시 반쯤에 날이 샌다. 어제 저녁에 준비는 다 해 놓았기 때문에 옷만 두텁게 입고 나서면 된다. 그래도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5시 30분쯤 집을 나섰다. 계획으로는 6시쯤 출발해도 될 듯했다. 집에서 보리암 주차장까지 차가 기어가더라도 30분이면 도착하고, 주차장에서 보리암까지는 거북이 걸음으로도 20분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일출 한 시간전쯤인 6시 반에는 도착할 줄 알았다.

    - 집을 나설 때 정월 초하룬데도 광양만의 공단 불빛은 여느때나 다름없이 휘황찬란하다. 느긋하게 운전하면서 갔다. 하지만 내 착각이 컸다. 보리암 진입로에서부터 차를 통제하고 있었다. 난 아무리 그래도 보리암 제1주차장까지는 충분히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설마 부산, 울산의 해맞이 행사처럼 복잡할까? 라고 생각한 거다.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보리암으로 진입하는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워야 한다는 안내에 따라 주차장을 찾았으나 그기도 이미 만차 상태라 참으로 난감했다. 겨우 한 곳에 주차를 하고는 경보 수준의 걸음으로 제1주차까지 갔는데, 4~50분 걸은 듯하다. 

    - 제1주차장에서 마을버스를 탔을 때가 6시 50분이 막 지나고 있었다. 그 시각이면 이미 포토존에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할 시각이다. 마을버스는 비탈길을 5분 남짓 달렸다. 제2주차장에 내려 카메라 두 대와 삼각대를 들고 뛰다시피 보리암을 지나 화엄봉 앞에 도착했더니 여럿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 자리는 아는 사람만 오는 곳으로 사람들이 거의 없는 곳인데도 그랬다. 아마 그때가 7시 7분 정도 되었을 듯하다. 두터운 옷 전부가 땀에 흠뻑 젖을 만큼 뛰었다. 그 결과 이런 모습을 보았다. 

    - 정월 초하루부터 땀을 흠뻑 뺏다. 걸음 수가 1만 1천보 정도 걸었단다. 올해 초 이곳에 와서 9킬로그램 정도 빠졌는데, 오늘 일출보느라 0.5킬로그램 정도는 빠졌을 듯하다, 일출을 보고 주차장까지 내려와 다시 마을버스를 타는데도 긴 줄에 서서 한참을 기다렸다. 집에 도착해 닭들에게 모이를 주고, 샤워를 하고, 아침을 먹었더니 11시가 넘었다. 빡씬 아침이네.



05:34 집 마당에서 본 광양 공단 불빛

일출을 보고 나서 보리암에서 내려와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08:51 복곡지 - 가뭄이 심한 모양이다. 저수지 바닥이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