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自日記/집,밭 다듬기

농가(農家), 농지(農地) 다듬기(5) - (22.09.01 ~ 22.10.31)

동선(冬扇) 2022. 8. 21. 21:29
 

농가(農家), 농지(農地) 다듬기(1) - (21.10.12 ~ 22.02.28)

● 2021.10.12. - 부동산 매입 계약 - 소재지: 경남 남해군 서면 **리 000-0외 4필지, 대지 1018㎡(308평), 전 774㎡(234평), 총 1,792㎡(542평) - 매매가: 비공개 - 현재 상태: 사진 참조 ? 1980년 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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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農家), 농지(農地) 다듬기(2) - (22.03.01 ~ 22.04.30)

농가(農家), 농지(農地) 다듬기(1) - (21.10.12 ~ 22.02.28) 이어 https://blog.daum.net/dsgen/3557 ● 2022.03.01(남해) - 기름 보일러 철거, 대문 철거, 옷걸이 지지대 설치 등. - 오늘 새벽부터 봄비가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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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農家), 농지(農地) 다듬기(3) - (22.05.01 ~ 22.06.30)

농가(農家), 농지(農地) 다듬기(1) - (21.10.12 ~ 22.02.28) ● 2021.10.12. - 부동산 매입 계약 - 소재지: 경남 남해군 서면 **리 000-0외 4필지, 대지 1018㎡(308평), 전 774㎡(234평), 총 1,792㎡(542평) -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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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0.31.월요일(남해) - 장독 화덕 만들기, 읍내 출타, 새 방지 그물 지지대 철거 등.

    - 가수 이용이 목청 높여 부른 '시월의 마지막 밤'이다. 이용은 왜 그렇게 목청을 높여 그 노래를 불렀을까? 가을이 가는 것이 아쉬워 그랬을까? 사랑했던 사람을 잊지 못해서 그랬을까? 아무튼 만인이 불렀던 바로 그날 밤이다.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 마당으로 나가는 시각이 6시 40분 쯤 된다. 그래도 완전히 환한 상태는 아니다. 

    - 아침에 유자 나무 아래와 집 앞 채소 밭, 집 뒤 마늘 밭과 시금치 밭을 둘러보고 계획했던 '장독 화덕'을 만들기 위해 이것 저것을 준비했다. 집 안에 장독이 몇 개 있는데 원래 이 집에 있던 큰 독 하나는 액체를 넣을 수 없는 상태라 농작물을 담아 보관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고, 올 해 초에 친구가 준 몇 개의 독은 작은 것이라 화덕으로는 사용할 수 없을 듯 하고..나중 장독으로 사용하려고 집에서 가져 온 것, 그것이 적당할 것 같아 그것으로 결정했다. 문제는 장독에 구멍을 뚫는 것인데, 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로는 새끼 손가락 정도의 구멍은 뚫을 수 있지만 탁구공 정도의 구멍을 뚫기는 불가능 하다. 그래서 그 도구도 살 겸 읍내로 나갔다.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았는데 3만 원 달랜다. 한 번 사용하고 버릴 것도 아니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구입했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유자를 따서 유자청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설탕도 한 푸대 사고, 또 내 달 말이나 12월 초순에 김장할 때 사용할 굵은 소금도 한 푸대 샀다. 

    - 읍내에서 돌아 와 '장독 화덕' 만들기를 끝내고 나니 두 시 정도가 되었다. 불이 붙은 숯을 담을 수 있는 그릇과 그 그릇을 장독 안에 넣고 빼고 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 고기를 장독 안에 걸 수 있도록 하는 S자 모양의 고리 등 일체의 도구를 다 만들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고기와 숯이다. 오후 늦게는 어제에 이어 새 방지 그물 지지대 철거 작업을 했다. 철거 작업은 다 했는데 그기에 사용되었던 대나무 등은 아직 집으로 가져오지 못했다. 그 일은 내일 아침에 잠시 하면 될 듯하다. 시월의 마지막 밤이 간다.

 

 

 

■ 2022.10.30.일요일(남해) - 배추 밭 친환경 살충제 살포, 새 방지 그물 제거 등.

    - 밤새 큰 사고가 있었나 보다. 아침에 눈을 떠서 휴대폰을 보았더니 일어나서는 않될 것 같고, 믿기지 않을 만큼의 사고가 난 모양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사전에 대비하면 일어날 수 없는 사고들이 종종 일어난다. 사고가 일어나고 나서 잘 수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우리는 종종 이런 사고를 접한다.

    - 평소와 같은 아침이다. 아침을 먹고 당장이라도 김치를 담아도 될 만큼 자란 배추에 소주를 이용한 친환경 살충제를 만들어 뿌려 주었다. 농약을 뿌리지 않아 농약을 뿌린 배추들보다는 벌레들의 흔적이 더 많을 거다. 어쨌던 김장할 떼까지 이상없이 잘 자라 주었으면 좋겠다. 마늘 밭과 시금치 밭에도 물을 듬뿍 주었다. 이 밭 역시 농약이나 비료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로지 손으로 키워야 한다.

    - 오후에 옆집 사모님께서 오셔서 골프 스윙 연습장을 보더니 혼자서 이렇게 만든다고 욕봤겠다 하신다. 또 배추와 무우를 보더니만 참으로 잘 키웠단다. 거의 완성품이 되어가는 메밀에 대해서도 칭찬해 주셨다. 적당한 바람만 한 번 불어준다면 이물질을 깨끗이 털어낼 수 있을 듯하다. 메밀을 키우기 위해 설치했던 새 방지 그물망을 제거했다. 이것 역시 혼자서 하기가 좀 힘이 들었다. 그물망만 제거했고 그물 지지대는 내일 철거할 예정이다. 

    -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상자가 200명을 넘는단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인 듯한데, 고인에 대해서는 명복을 빌고, 부상을 입은 이에게는 조속한 완쾌를 빌어본다. 

 

■ 2022.10.29.토요일(남해) - 시금치 밭 풀 뽑기, 메밀 말리기, 양파 심기, 집 내부 정리 등.

    - 며칠 날씨가 따뜻하다. 아침 저녁으로도 반팔 옷을 입어도 될 만큼 포근한 날씨다. 아침에 잠시 시금치 밭에서 작은 풀들을 뽑았다. 시금치 속에 있는 풀들로 핀셋으로 뽑았다. 주말에 오시는 김사장님께서도 트럭에 농기구를 싣는 등 분주하시다. 오늘은 양파를 심으신단다. 그러면서 빨간 양파라면서 모종을 좀 주신다. 나는 이미 양파를 심었는데 주셨으니 채소 밭 빈 틈에 몇 개를 심어야겠다. 

    - 아침을 먹고서 김사장님께서 주신 빨간 양파 모종을 심었다. 지금 채소 밭에는 김장배추와 무우가 한창이다. 농약을 일체 치지 않아서 벌레들이 먹은 흔적들이 많지만 그래도 충실하게 자라고 있다. 배추는 이미 결부가 시작되었고, 무우도 내 장딴지 만큼이나 굵어졌다. 

    - 점심을 먹고도 시금치 밭에 풀들을 뽑았다. 시금치 속에 있는 작은 풀들은 거의 다 뽑은 듯하다. 물론 조금 있으면 또 나올테지만 이렇게 철저히 풀을 뽑는 밭은 없을 거다. 거름도, 비료도, 농약도 치지 않은 오로지 물과 정성으로만 키우는 시금치다. 밭에 풀을 뽑고 나서는 묵은 청소를 좀 했다. 처음에 와서 집을 정리하면서 반으로 자른 저수통에 넣어 말린 칡넝쿨 등 나무 쓰레기들을 며칠 간에 걸쳐 군불로 태웠고 오늘 마지막으로 그 통을 깨끗이 씻어 놓았다. 또 골프 스윙 연습장에 메트를 고정시켰다. 오늘 특별한 일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원한 일들을 했다. 

    - 오늘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면' 단위 체육대회가 있단다. 예전에 고향의 '면민체육대회'가 생각난다. 그 뜨거운 한 여름날 이틀 동안 치러는 각종 운동경기가 정말로 재미있었다. 어릴적 구경이 훨씬 재밌었고 대단했다. 그 후 성장하여 참여하기도 했었다. 여러 종목 중 가장 열기가 있었고 재미있었던 경기는 축구와 줄당기기였을거다. 여기는 어떤 경기를 하는지는 모르지만 주로 나이 많은 분들이 하는 경기가 많을 듯하다. 옛날이 생각나는 날이다. 

 

■ 2022.10.28.금요일(남해) - 시금치 밭 풀 뽑기, 메밀 말리기, 읍내 출타 등.

    - 시월이 다 간다. 시간이 참 빠르게 가는 듯하다. 오늘 아침에도 마늘 밭과 시금치 밭에 물을 주면서 시금치 밭에 잔풀들을 뽑았다.핀셋으로 아주 어린 풀들을 뽑는 것도 나름 재밌다. 아침에 집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표고목에서 버섯을 몇 개 땄다. 친구에게 버섯 사진을 보냈더니 품질이 좋다면서 최고급 백화란다. 어제 끓인 된장찌게에 좀 넣고 냉동고에 보관해야겠다. 

    - 아침을 먹으면서 유튜브에서 유자청 만드는 방법을 검색해 보았는데, 만드는 방법이 다양했다. 그 중에서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을 따라해야겠지, 엊그제 유자청을 담을 프라스틱 병을 10개 정도 사왔는데, 적당한 시기에 베이킹파우다나 소주 등을 이용해 세척해 두어야 할 듯하고, 믹서기도 하나 있어야겠고.... 유자 껍질은 잘게 썰고, 씨를 뺀 속은 믹서기로 갈아서 같이 섞어서 만드는 모양이다. 

    - 점심을 먹고도 시금치 밭에 풀을 좀 뽑았고, 오후 늦게는 병원 진료차 읍내에 나갔다. 엊그제 군불을 떼면서 그 열기에 정강이에 화상을 조금 입은 듯해서 갔다왔다. 앞집 김사장님도 주말을 이용해 오셨다. 종일 무슨 일을 하시는지 모르지만 늘 바쁜 듯하다. 오늘 집 정리를 하면서 새끼 손가락 만한 굼벵이 수 십 마리를 잡이 닭들에게 주었다. 그 큰 굼벵이를 모이 쫓아 먹 듯 한 번에 삼켜버린다. 닭들이 진짜 좋은 먹이로 포식을 했을 거다. 

 

■ 2022.10.27.목요일(남해) - 시금치 밭 풀 뽑기, 메밀 말리기 등.

    - 아침에 일어나 잠시 책상 앞에 앉았다가 6시 반 쯤 마당으로 나가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늘 하는 것처럼 잠시 운동을 하고 집 한 바퀴를 도는데, 유자나무 밑 표고목에 버섯 몇 개가 붙어 있었다. 저녁에는 따서 된장찌게에 넣어 먹어야겠다. 어제 물을 듬뿍 주어 땅이 부드러워져 있는 시금치 밭에 작은 풀들을 잠시 뽑았다. 시금치 사이에 있는 풀들은 핀셋을 이용하여 뽑았는데 그렇게 뽑아도 풀이 워낙 작고 약해서 뜯기는 경우가 많았다. 

    - 아침을 먹고는 메밀을 털면서 나온 메밀 잎의 잔해물들을 거두어 닭장 안에 깔아 주었다. 닭장 안에는 '왕겨'가 두텁게 깔려 있는데, 이것을 넣어주면 닭들이 더 좋아할 듯하다. 그리고 그 속에는 메밀 이삭도 제법 있어 닭들의 먹이도 된다. 다 턴 메밀은 마당에 널어 놓았는데 하루에 한 번 정도는 '키' 등으로 메밀만 남을 수 있도록 작업을 해야 할 듯하다.

    - 점심을 먹고도 풀을 뽑았다. 핀셋으로 뽑아야 할 만큼 작은 풀들이라 닭들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서 뽑은 풀은 닭들에게 간식이 된다. 닭도 요즘 대담해져서 내가 골프 스윙 연습을 하고 있으면 근처에 와서 지켜보며 놀다 운동을 끝내면 그 안에 들어와서 놀곤 한다. 

 

 

 2022.10.26.수요일(남해) - 보리암 일출, 시금치, 마늘 물주기, 메밀 털기 등.

    - 아침 5시쯤 출발하여 보리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화엄봉 근처와 상사바위 위에서 일출 사진을 찍었다. 주차장에서 보리암으로 올라가는 동안 수많은 별들을 한껏 봤다. 일출을 보고 오면서 집 근처 망운산 화방사에 들렀는데 집 가까이 있지만 처음으로 가봤다. 그렇게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경이 정말 멋졌다. 

    - 오후에는 메밀을 털었는데, 터는 작업은 마무리했다. 아마 큰 다라이로 두 다라이는 될 듯하다. 메밀을 털고 있는데 오늘 단감을 좀 주신 이웃집 할머니께서 보시고 메밀이 참 야물고 좋다고 말씀하셨다. 또 이 많은 메밀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물으신다. 그래서 묵도 좀하고, 국수도 좀 뽑을까 한다고 말씀 드리니, 묵 할 줄 아냐고? 하시면서 웃으신다. 묵을 만들어 맛 보여 드릴께요. 하며 웃었다. 

 

■ 2022.10.25.화요일(남해) - 시금치, 마늘 물주기, 바래길 14코스 일부 걷기 등. 

    -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를 시작하였다. 오전에는 시금치와 마늘과 양파에도 물을 좀 주었고, 마당에 널어 놓은 메밀이 잘 마를 수 있도록 이리저리 위치를 옮겨 주기도 했다. 점심을 먹고는 우리 집에서 약 10분 거리인 '이순신 순국 공원'에서부터 '구노량 마을회관'까지 걸었다. 이것은 남해 바래길 14코스의 일부다. 다시 구노량 마을회관에서 되돌아 내 차가 주차되어 있는 '이순신 순국 공원' 주차장까지 자동차 전용도로를 따라 걸어 왔다. 거기에 도착했을 때 마침 일몰시간이라 뜻하지 않은 멋진 일몰을 볼 수 있었다. 

 

■ 2022.10.24.월요일(남해) - 시금치, 마늘 물주기, 메밀 털기 등.

    - 오늘도 아침을 먹기 전과 저녁 무렵에 마늘과 시금치에 물을 듬뿍 주었다. 물조리로 주는 것보다 몇 배로 더 많이 줄 수 있고, 시간도 훨씬 적게 걸린다. 일을 하다가도 틈틈이 유자나무 밑에 설치되어 있는 스윙 연습장으로 가곤 한다. 

    - 오늘은 하루 종일 메밀을 털었다. 터는 작업은 이제 한 두 시간만 하면 될 듯한데, 턴 메밀에서 메밀 잎 등 이물질을 골라내어 완전한 메밀로 만들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하다. 메일을 털어 내고 남은 메밀대는 말려서 군불 불살개로 사용할 것인데 훌륭한 불살개가 될 듯하다. 이 메밀로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도 고민을 해 봐야겠다. 

 

 

■ 2022.10.23.일요일(남해) - 시금치, 마늘 물주기, 메밀 털기 등.

    - 아침 운동을 마치고 농업용 수도를 이용해 시금치 밭과 마늘 밭에 물을 듬뿍 주었다. 호스에 스프링 쿨러를 이용하면 편리하겠지만 아직 그정도 까지는 아니라 손을 이용했다. 상수도가 들어오기 전에 공급되었던 마을 수도를 농업용수로 이용하고 있는데, 농번기에만 공급된단다.

    - 오늘은 아침을 먹고 나서도, 점심을 먹고 나서도 메밀 털기를 했다. 오전에는 일일이 손으로 메밀을 훑었는데, 오후에는 먼저 베어 제법 마른 메밀을 땅에 두르리며 털었다. 앞으로 이렇게 해도 충분히 털릴 것 같다. 물론 손으로 훑는 것 보다는 이삭이 많이 남겠지만 시간상으로는 많은 차이가 있을 듯하다. 가끔 털은 메밀을 채로 까부리기도 하고, 바람에 날려서 알맹이를 골루기도 했다. 메밀을 전부 털고 제대로 마무리 하려면 제법 많은 날들이 필요할 듯하다.

    - 4시 반쯤 오늘 작업을 끝냈다. 엊그제 사 온 빵이 좀 있어서 오늘 저녁은 빵으로 먹어야 할 판이다. 홍시, 우유, 밀감 등, 여러가지를 먹었다. 혹 나중에 배가 고프면 며칠 전 양산 후배가 보내온 죽염 건빵이라도 한 봉지 먹으면 될 듯하다. 

 

■ 2022.10.22.토요일(남해) - 문풍지 바르기, 시금치밭 김 매기, 짝지 배웅, 양파 심기 등.

    - 어제와 다름없이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 아침 밥은 유난히 찰지고 맛있었다. 어제 저녁에 이웃 할머님께서 짝지를 댁으로 부르시더니 햅쌀을 제법 많이 주셨다. 이웃에게 받는 정이 참으로 많아 늘 고마움을 느낀다. 가끔 메스컴을 통해 '텃세'가 심해 기존 주민과 새로운 주민과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등 얘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글쎄 전혀 그런 것을 못느끼며 오히려 황송할 따름이다. 

    - 아침을 먹고는 내가 주로 거주하는 온돌방에 문풍지를 발랐다. 문에 창호지를 전부 새로 발라야 하겠지만 그럴 이유도 없어 그냥 바람이 조금이라도 적게 들어오게끔 문풍지만 발랐다. 이것도 어릴적에 부모님들께서 겨울이 다 되어가는 시기에 방문을 떼어 낡은 창호지와 문풍지를 떼어 내고 새로 바르는 것을 본적이 있었다. 그것을 내가 직접 해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을 끝내고 잠시 시금치 밭에 나가 1~2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풀들을 뽑았다. 그리고 어제 마저 설치해 놓은 골프 스윙 연습장에 집에서 구할 수 있는 고무호스, 못, 모기향 보호대 등을 이용해 골프 '티'를 하나 만들어 놓았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 점심은 토스트로 떼웠다. 전에는 가끔 토스트를 먹었는데 요즘은 거의 먹지 않는다. 그래서 아직 남아 있는 '딸기잼'을 먹기 위해 어제 빵을 좀 사왔다. 그래서 그것으로 먹었다. 짝지를 배웅하기 위해 좀 일찍 집에서 나왔다. 읍내 시장에 들러 '키(어릴 때 '채'라고 불렀고, 아이들이 오줌을 잘 가리지 못할 때 아이한데 이웃집에 소금 꾸러 보낼 때 머리에 씌운 것)'를 하나 샀는데 40,000원 이란다. 그것도 딱 하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양파 모종도 5,000원어치 샀다. 그래도 차 시간이 남아서 몇 번 가봤던 커피숍(돌창고 프로젝트)으로 갔다. 커피 한 잔에 5,000원인데 내가 가끔 간 것을 종업원이 기억하고선 "남해 주민이시죠?" 하면서 할인된다면서 3,000원을 돌려 주셨다. ㅎ.ㅎ.

    - 집에 와서 집 앞 채소밭에 양파 모종을 심었는데, 이전에 들깨와 고구마를 심었던 자리다. 그기에 심고 보니 70포기가 심겼다. 나는 양파 모종이 상추나 오이 등의 모종처럼 조그만 한 것인 줄 생각했는데, 잔파모양 이었다. 양파 모종을 심고 물을 듬뿍 주었고, 마당에 세워 말려지고 있는 메밀을 덮었다. 이제 무슨 일을 하다가도 조금 시간이 나면 유자나무 밑으로 가서 운동을 하게된다. 

 

■ 2022.10.21.금요일(남해) - 골프 스윙 연습장 설치, 메밀 수확 마무리 등.

    - 나는 6시 반에 마당을 나가 아침을 시작하고, 어제 온 짝지는 7시쯤 마당으로 나왔다. 집 주변과 밭들을 둘러 봤다. 제법 오랜만에 왔기 때문에 채소 등 많은 것들이 새로웠을 거다.  아침 반찬의 숫자가 많아졌다. 그렇다고 아주 생소한 것은 없다. 아침을 먹고는 바로 혼자 마무리를 하지 못했던 '골프 스윙 연습장'을 마무리 지었다. 높다란 사다리를 누군가가 잡아주지 않으면 안될만한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그저 난 심심하 거나 특별히 할 일이 없을 때 운동겸 놀이터가 되기만 하면 된다. 여름에도 그늘이라 더 좋을 듯하다. 

    - 그것을 끝내고는 난 집앞 채소밭에 잡초를 뽑는 일을 했고, 짝지는 채소밭에서 무우와 배추, 부추 등을 뽑아서 김치를 담는 등 반찬을 만들었다. 점심은 라면을 먹었는데, 짝지가 아침밥을 많이 하는 바람에 그것을 먹어야 한다며 굳이 라면을 끓인다. 여기는 거의 먹지 않는 라면인데...점심을 먹고는 짝지가 조금이라도 경험하라고 남겨 둔 메밀을 마져 벴다. 그전에 벤 메밀을 전부 가위로 잘랐다고 하니  놀란다. 가위로 메밀을 자른 이유는 태풍에 많이 넘어진 이유도 있고, 낫 등으로 베면 뿌리가 뽑히는 경우가 있어 흙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간을 다투는 일도 아니라서 가위로 줄기를 잘랐다. 

    - 오후에는 날씨가 흐려졌다. 그래서 군불도 땠다. 오후 늦게는 택배를 한 박스 받았다. 양산에 사는 후배가 또 죽염관련 제품을 여러가지 잔뜩 보내왔다. 참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내가 후배에게 줄 게 없는데, 나중 유자를 수확하게 되면 유자청이나 한 병 줘야겠다. 저녁은 삼겹살로 했다. 이 삼겹살도 지난 번 형님 두 분이 오셨을 때 사 오신거다. 그만큼 여기서 고기를 먹지 않은다는 얘기가 된다. 오늘 짝지가 담은 김치하고 먹었다. 배추와 무우가 맛있단다. 나도 먹어보니 배추와 무우가 달고 맛있었다. 이번 김장이 기대된다. 이제 골프 스윙 연습장도 만들어졌으니 해야 할 것이 더 많아질 듯하다.

 

■ 2022.10.20.목요일(남해) - 메밀 수확, 짝지 마중 등.

    - 별반 다를 게 없는 일상을 시작했다. 아침을 하고 있을 때 건너 집 사모님께서 집에 오셨다. 오늘 마을축제에 조금이나마 참여하고자 작은 찬조를 전했는데, 마을에서는 일체 찬조를 받지 않기로 했다면서 다시 돌려주러 오셨다. 아침을 먹고는 또 메밀 수확에 나섰다. 메밀은 오늘 수확하면 밭에서 메밀대를 베는 것은 전부 끝난다. 수확하는게 문제가 아니고 그 다음 단계가 더 많다. 메밀을 마당에서 말려야 하고, 그 다음에는 알을 털어야 하고, 알만 고르는 작업이 여간 복잡하고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 점심을 먹고도 그 일을 했다.세 시 정도까지 했다. 거의 다 하고 5% 정도는 남겨 두었는데, 오늘 짝지가 오면 내일 그 일을 잠시라도 하게 하려고 남겨 두었다. 30분도 채 걸리지 않을 듯하다. 짝지가 6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했다. 이제는 그 시간이 어둡다. 집에 도착해서 짝지가 밥을 하는 동안 방에 군불을 좀 넣었다. 내일은 손이 하나 더 있으니 '골프 스윙 연습장'을 마무리 하고, 방에 문풍지도 바를 생각이다. 오늘 마을 축제는 잘 끝났으리라. 시금치도 많이 자랐고, 유자도 많이 익어간다. 

 

■ 2022.10.19. 수요일(남해) - 메밀 일부 수확, 비둘기 포획, 손님 맞이 등.

    - 이제 카카오가 많이 복구된 듯 싶다. 내가 컴을 하는데 특별한 문제점은 없는 듯하다. 하지만 '다음 블로그가 티스토리로 전환' 되면서 다음 블로그에 많은 시간을 사용하여 많은 양의 데이트를 '댓글'로 작성한 책 내용들이 옮겨지지 않은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 

    - 오늘 아침도 여느 아침과 다름없이 6시 반쯤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운동을 하고, 닭장 문을 열어주고, 집 주위를 한 바퀴 돌고, 채소 밭에 물을 주고...아침을 먹고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메일을 조금 수확했다. 이제 절반 정도는 한 듯하다. 수확한 메밀은 묶어 마당에 세워 늘어 놓았다. 메밀을 수확할 때 앞집 할머님께서 수확해도 될 듯하다고 확인해 주셨다. 

    - 점심을 먹고는 얼마전에 아주 조금 수확한 메밀에서 알을 털어냈다. 거름도 하지 않고, 비료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메밀 알이 잘긴하지만 속이 단단한 듯하다. 4시쯤 그 일을 끝냈다. 아마 5시쯤 손님이 올 것 같다. 손님이 온다고 특별히 한 것은 없다. 채소밭에서 대쳐 먹기에 적당하게 자란 열무를 좀 뽑고, 부추도 좀 잘라냈다. 지금 있는 반찬에 그것을 대쳐서 초장이나 삼장에 찍어 먹을 것이다. 

    - 5시가 다되었을 쯤해서 다시 메밀밭을 한 바퀴 도는데 또 그물망 안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이리저리 날아 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물망에 걸려 나에게 붙잡혔다. 그래서 그놈을 닭의 '유치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새 장 안에 넣어 두었다. 

손님이 왔다. 한 명은 후배이자 전직 동료이고, 한 명은 그와 같이 일하고 있는 후배란다. 오면서 먹을 것 등을 잔뜩 사왔다. 그냥 와도 좋은데 그랬다. 같이 집과 밭을 한 바퀴 돌아보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비둘기는 그냥 놓아 주었다.

    - 저녁은 콩, 옥수수, 고구마, 밤, 땅콩을 넣은 잡곡밥으로 했고, 반찬은 된장찌게와 미역국, 열무와 부추 데친 것 등 몇 가지다. 다들 먹는 양이 적었다. 나는 아마 그들보다 두 배는 더 먹는 듯하다. 오랜만에 시골 밥을 먹었으니 어쪄면 별미였을지도 모르겠다. 서로 공감대가 있는 사이라 여러가지 재미있는 얘기를 나누고 9시가 조금 못되어 떠났다. 

    - 내일은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 '마을 축제'가 있단다. 마을전통놀이도 하고, 사진전도 하고, 허수아비 전시회도 하고, 운동회도 하고, 풍등 날리기도 하고, 영화제도 하고, 미니 골프장 시범경기도 한단다. 난 그냥 집에 있을 생각이다. 아직 공식적인 주민도 아니다. 그냥 조금 참조하는 것으로 해야겠다. 

 

■ 2022.10.18. 화요일(남해) - 메밀 일부 수확, 골프 스윙 연습장 설치 등.

    - 아침에 일어나기까지 몇 번을 깬 듯하다. 최근 며칠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대부분 안타깝고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고, 또 언젠가는 반드시 일어나는 일들이다. 안타깝고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또 시간이 가면 잊혀지고 잊혀져야 할 일들이다.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일이다.

    - 6시 반쯤 밖으로 나가 간단한 운동을 하고는 닭장 문을 열어주었다. 그러자 알을 낳기 위해 무섭게 달려가는 녀석도 있다. 집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어제부터 설치하기 시작한 '골프 스윙 연습' 시설이 새롭게 여겨진다. 유자나무 밑에 설치하고 있는데, 유자나무에 대나무를 이용한 친환경적 시설이다. 그저 있는 상태에서 설치하고 있다. 이제 위쪽에만 그물을 올리면 끝이다. 높이가 3미터가 더 되는데 혼자 그것을 설치하려니 여간 힘드는 게 아니다. 높은 사다리 위에서 작업을 하다 그것이 넘어지는 바람에 큰 일날뻔도 했다. 만약 밑에 위험한 것이 있었다면 어쨌을까? 아찔했다.

    - 아침에 메일을 조금 수확했다. 다 수확하면 얼마나 될지 짐작이 안간다. 아침에 조금 수확한 것은 큰 꽃다발처럼 묶어 처마 밑에 세워두었다. 그리고 지금은 밥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아침 밥을 먹고는 비상용으로 구입해 두었던 대형 가빠(커버, 5m x 10m)를 마당에 펼쳐 보았다. 메밀을 수확하면 이것을 이용하여 말릴 생각이다. 낮에는 펼쳐서 메밀을 말리고 저녁에는 메밀을 덮어 이슬이나 서리를 맞지 않게 해야 할 듯하다. 

    - 점심을 먹고도 그 일을 했다. 오늘 메밀을 전체의 1/4 정도 수확했다. 이렇게 다 수확을 하게 되면 세 단씩 서로 기대어 세워 말려야겠다. 5시쯤에는 유자나무 아래 설치하고 있는 골프 스윙 연습장을 조금 손 봤다. 이제 노끈을 좀 사와서 천장 부분만 고정시키면 다 끝난다. 멋지게 할 필요도 없다. 있는 환경에서 심심할 때 또 운동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으면 족하다. 

 

 

■ 2022.10.17. 월요일(남해) - 골프 스윙 연습장 설치 등.

    - 어제 부산에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차에 두었던 짐을 정리했다. 작은 책장을 하나 실어 왔는데 그동안 책상 위에 복잡하게 놓아 두었던 물건을 좀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가급적이면 짐을 늘리지 않으려 한다. 제대로 수리가 된 상태까지는 그저 사는데 꼭 필요한 물건만 가져올 생각이다.

    - 아침을 먹고는 집을 비웠을 때 도착해 있는 그물망으로 '골프 스윙 연습장'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유자나무 아래에 설치할 생각인데 유자나무 높이 등을 감안해 볼 때 높이가 약 3미터 정도가 될 듯하고, 넓이도 그 정도 될 듯하다. 혼자서 그것을 설치하는데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다. 어렵다기 보다는 위험한 일이었다. 콘크리트 바닥처렴 단단하고 평평하지 않은 곳이라 높은 사다리에 올라가려니 위험하다

    - 아무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대나무 지지대를 설치하고 그 위에 그물을 얹어서 널어 뜨리고 밧줄로 이음새를 엮어 놓았다. 유자나무 밑에 있던 표고목도 옆으로 옮겼는데, 표고버섯이 몇 개 달려 있었다. 이제 위쪽에 대나무를 걸치고 고정시킨 뒤 그물망을 얹어 뒤쪽으로 널어 뜨린 뒤 양 가쪽으로 밧줄로 엮으면 끝이 난다. 

 

■ 2022.10.16. 일요일(부산 - 남해) - 장례식 참석, 부산 출발 남해 도착 등.

    - 장례식에 참석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일어나야 하지만 그 일이 너무 일찍 온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적당한 시기에 그런 일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램으로 누구나 건강관리에 최우선을 두어야 할 듯하다. 장례식장에서 고등학교 친구들도 몇 만났다. 고등학교 친구 장례식에 왔단다. 나도 아는 친구다. 오늘 만난 친구들도 대부분 안면이 있는 애들이다. 어떤 친구는 몰라보게 나이든 태가 났다. 하지만 여전한 친구들도 있었다. 좋은 일에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 부산에서 4시쯤 출발해 남해에 도착하니 6시가 넘었다. 차에 싣고 온 짐은 그냥 두고 바로 닭장으로 달려 갔다. 그리고 물을 열어 주었다. 이틀 동안 좁은 공간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같은 닭들은 잠시나마 자유를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날이 어두워지고 있어 또 금새 가두었다. 밥도 지어 먹었다. 잠이 잘 오지 않을 듯한 밤이 될 듯하다. 

 

■ 2022.10.15. 토요일(남해 -> 부산) - 부산 출타 등.

    - 서둘러 부산으로 가야했다. 오늘은 닭장 문도 아예 열어주지 않고 닭모이와 물만 가득 채워두었다. 가까운 사람의 상이 생겼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 2022.10.14. 금요일(남해) - 메밀 소량 베기, 이웃과 점심 등.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닭장으로 달려갔다. 예상외로 아무런 이상이 없다. 큰 닭 네 마리와 덩치가 닭에 비해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작은 까투리 한 마리과의 사이에 혹 무슨 일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냥 평온하다. 서로에 대해 전혀 관심을 두는 것 같지 않다. 까투리를 살짝 잡아보니 모이도 많이 먹은 듯하다. 내가 볼 때는 언제나 구석에 엎드린 채 있었는데, 아마 발자국 소리 듣고는 그렇게 하는 모양이다. 아무튼 별 탈없이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도 않고....그래서 어제 만든 새장은 혹 말썽 피우는 닭들이 있을 경우 벌을 주는 유치장으로 사용하거나, 까투리와 닭을 분리해야 할 경우의 사용해야 할 듯하다.

    - 11시쯤 되었을 때, 우리집 맞은 편쪽 언덕에 사시는 이웃 분의 전화가 왔다. 뜻하지 않은 전화였는데, 근처 사시는 이웃 분과 셋이서 점심 식사를 하자신다. 갑자기 결정된 사항이라 밀집 모자에 장화를 신고 읍내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이곳에 와서 이웃과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한 게 처음이다. 여러가지 시골 생황에 관한 귀중하고 소중한 예기를 많이 들었다. 

    - 한 이틀 정도 낮의 기온이 상당히 높다. 더울 정도다. 점심을 먹고 와서 메밀을 조금 벴다. 베는 시기를 정확히 조절하기가 힘든 듯하다. 어떻게 보면 베야 될 듯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조금 더 있다 베야될 듯도 하고...조금 베어보니 조금 더 있다 베도 될 듯하여 그만 두었다. 사람의 목숨은 참으로 알 수가 없는 듯하다. 오늘 낮에 SNS로 부고를 접했는데, 고등학교 동기의 본인상이란다. 저녁 쯤에는 그 보다 더 젊은 사람이....ㅠ. 아침 하늘이 이렇게 맑았는데....

 

■ 2022.10.13. 목요일(남해) - 농작물 해치는 새 포획, 새장 만들기 등.

    - 여느 아침과 다름없이 5시 쯤 눈을 떠서 잠시 책상 앞에 앉았다가 날이 샌 6시 반쯤 밖으로 나갔다. 잠시 운동을 하고, 일과로 하는 일인 집 주변과 밭을 한 바퀴 돌아 보았다. 그런데 맨 마지막으로 메밀과 시금치가 심어져 있는 집 뒤 밭을 도는데 '푸드덕'하는 소리가 들려 가까이 가봤더니 큰 새가 메밀을 덮어 놓은 그물 속으로 들어가 나가지 못하고 난리를 치고 있었다. 얼른 가서 새를 잡았는데 옥수수를 무참하게 뜯어 먹은 놈들과 같은 새였다. 아마도 암꿩(까투리) 같은 데 꿩 치고는 크다. 새에 대한 지식이 없어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단체 카톡에 올렸더니 다들 까투리 같다고 말씀들 하신다. 우선 그 새의 다리를 끈으로 묶어 닭들이 이미 산으로 가고 비어 있는 닭장에 넣어 두었다.

    - 아침을 먹고는 그 새를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 집을 만들기로 했다. 그 새가 그물에 걸린 채 빠져나가려 애쓰다 머리 윗쪽 털이 많이 빠져있고 상처도 나 있었다. 또 꽁지털, 날개털도 많이 빠진 듯하여 그냥 살려주어도 온전할 것 같지 않아 새장을 만들어 지켜보기로 했다. 새장을 만들고 났더니 오후 2시 가까이가 되었다. 새장의 주요 재료는 폐장농 서랍이다. 이 집에 있던 옛날 장농을 부수어 어디 버릴 때도 마땅찮아 불 땔때 사용하려고 두었던 거다. 

    - 낮에 닭장은 거의 비어 있기 때문에 그래도 그 새장보다 넓은 닭장에 그 새를 두었다. 이웃에서도 구경을 왔다. 그런 새가 자기 집의 '비파' 열매도 따먹고, 옥수수는 아예 맛도 못 봤단다. 해가 질 때 쯤 닭들이 집으로 돌아 와 어쩌나 보려고 새가 있는 닭장에 문을 열어 주었다. 닭들이 들어가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예전처럼 모이를 먹는 등, 그 새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 새도 닭을 보고도 놀라 도망치려 하거나 하지 않았다. 같은 조류라 그런가? 아무튼 오늘 저녁은 같이 지내도록 두었다. 한 밤중에 점검차 한 번 가봐야겠다. 참 새 머리 상처에 '후시메드'를 조금 발라 주었다.

 

■ 2022.10.12.수요일(남해) - 채소밭 물주기, 옛 문풍지 제거, 고구마 줄기 따서 삶아 말리기, 유자 수확도구 만들기 등.

    - 아침 식전 작업으로 채소 밭에 물을 듬뿍 주었다. 김장 배추는 이미 결구가 시작되었고, 무우는 김장을 해도 될만큼 컸다. 아침을 먹고는 어제 한 개 캔 고구마를 마져 캤는데, 고구마 알은 땅속 벌레들이 군데군데 파 먹어서 성한대가 한 개도 없다. 고구마는 거의 없다고 보면 맞다. 하지만 순은 너무나 좋아 고구마 줄기를 채취해 삶아 말릴 생각이다. 고구마를 캔 자리에는 토양 살충제를 조금 뿌려 다시 일구어 놓았는데 조금 있으면 심게 되는 양파용이다.

    - 점심은 달걀 하나, 팩우유 한 개, 홍시 두 개, 빵 한 개 등 여러 가지를 먹었다. 아침을 늦게 너무 많이 먹은 탓도 있다. 아침에는 밥에 고구마 세 조각, 밤 두 개, 땅콩 3개를 넣어 밥을 지었다. 수확을 계절이라 그런지 먹을 게 많다. 홍시는 하루에 세 개 이상을 먹어도 자꾸 생긴다. 밤도 많고, 고구마도 많다. 점심을 먹고는 나날이 노란색으로 변해가는 유자를 따기 위한 도구를 만들었다. 유자나무가 너무 크고 높아 고도전지가위로는 다 따지 못한다. 그래서 4m 정도되는 장대에 철사 고리를 만들었다. 또 떨어지는 유자를 받기 위한 도구로 잠자리 채도 만들었다. 

    - 오전에 채취한 고구마 줄기를 온돌 부엌 솥에 넣고 삶았다. 이런 일은 처음 해보는 것이라 적당히 삶아졌는지 모르겠다. 일단 삶아서 찬물에 헹구어 채반에 널어 두었다. 이렇게 널어 말리는 건 가지, 붉은 고추에 이어 세 번째다. 오늘 닭들이 알도 낳지 않고 아침 일찍 나가더니 5시쯤 들어왔다. 알을 한 개도 낳지 않았는데 아마도 밖에서 낳은 모양이다. 그래서 한 바탕 교육을 시켰다.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들어오면 내쫓고 또 들어오면 내쫓았다. 그러기를 몇 번 하고 어두워졌을 때 집으로 들어오게 하고 닭장 문을 열어주었다. 내일은 상황을 봐서 아예 문을 열어주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 2022.10.11.화요일(남해) - 물 호스 정리, 여름 쉼터 철수, 풀 뽑기, 닭장 월동 준비, 고구마 줄기 따기 등.

    - 아침 운동을 마치고 집 주변을 한바퀴 돌았다. 집 앞 채소밭도, 집 뒤 메밀밭과 시금치밭도 돌아봤다. 그런데 메밀밭 쪽에서 푸덕이는 소리가 나서 자세히 보니 비둘기 한 마리가 그물망 안으로 들어와서 탈출하지 못하고 버둥거리고 있었다. 그물망 안으로 들어가 잡으려 했더니 비둘기가 움직이는 바람에 꽁지털이 잡혔고 이내 꽁지털이 빠졌다. 또 그물에 걸여 있는 비둘기가 퍼득거리면서 많은 털이 빠졌다. 잡아서 혼을 내주고는 저 멀리 밭으로 던져 버렸다. 그리고 얼마전까지 시금치 밭에 물을 주기 위해 사용했던 호스를 거두어 들였는데, 호수가 길어서 그것을 정리하는 데도 제법 많은 시간이 걸렸다. 

    - 아침을 먹고는 여름 쉼터를 철수시켰다. 철수라 해봤자 쉼터 위에 있던 원터치 모기장을 걷고, 대나무 자리를 걷어 내고 청소를 하는 일이다. 대나무 자리는 깨끗이 닦아 안방에 깔아 두었다. 또 내년 봄 쯤이면 다시 그자리에 둘게 될 것같다. 점심을 먹고는 식탁 앞에서 잠시 졸았다. 또 뒤 밭에 나가 풀도 좀 뽑았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는데, 나야 두터운 옷을 입고 군불을 지피거나 전기장판을 켜면 되지만 닭들언 어떻게 할까? 닭장에도 월동 준비를 해줬다. 물론 그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마는 닭장 안에 또 다른 닭장을 만들어 주었는데 좁아서 그곳에 들어 가 잘런지는 모르겠다. 

    - 고구마 한 개를 캐 봤다. 고구마는 5월 중순 쯤 집 뒤 밭에 모종 20개 정도를 심었고, 집 앞 채소밭에 4개를 심었다. 뒷 밭에 심은 고구마는 두 차례에 걸쳐 멧돼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일로 한 개도 얻지 못했다. 집 앞 밭에 심은 고구마는 온전하게 자랐다. 그 중 오늘 한 개를 캤다. 고구마 한 개는 신 발 만하게 크다. 고구마 줄기도 땄다. 그것을 삶아 말려 놓으면 나중에 반찬으로 유용하단다. 하루에 한 개씩 캘까한다. 또 그기서 줄기도 따고....

 

■ 2022.10.10.월요일(남해) - 시금치 밭 김 매기 등.

    - 4시가 조금 넘어서 눈을 떴다. 바람소리가 가끔 방 안까지 들릴만큼 크다. 여름에 태풍이 불 때 이렇게 바람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 같은데....아마 바람부는 방향에 따라 바람소리가 크게 들리는 모양이다. 지금쯤 일어날 것 같은 짝지에게 문자를 넣었다. 금새 답장이 왔다. 비행기를 타고 열 시간도 더 가야하는 나라에 사는 사위의 생일이 오늘이란다. 딸의 생일도 며칠 후니까 같은 달에 태어났네. 두터운 외투를 걸치고 밖으로 나갔더니 멀리 보이는 공단의 불빛과 새벽달을 품은 하늘이 멋졌다. 그리고 책상 앞에 앉았다. 

    - 아침 먹기 전에는 그동안 날씨가 안좋아 미루었던 빨래를 했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 불어 평소 때보다 더 많은 빨래집게가 필요했다. 빨래 줄을 잡고 있는 낡은 리어카를 넘어뜨릴 만한 바람이다. 아침을 먹고는 시금치 밭에 김을 맸는데, 흙이 부드러운 상태고 이제 막 올라오는 잡초라서 쉽게 할 수 있었다. 그때 주말에만 오시는 앞집 박사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랜만에 왔는데 내가 보이지 않는단다. 한참 만에 오셨다. 그래서 마침 집에 삼겹살도 제법 있고, 또 엊그제 다녀가신 손님들이 남겨 둔 소주와 상추 등 야채가 있어 점심 때 같이 먹기로 했다.

    - 삼겹살은 세 명이서 먹었다. 또 주말마다 오시는 전업사 사장님께서도 마침 와 계셔서 함께 먹었다. 이 동네가 고향인 두 분의 얘기도 재밌었다. 소주는 한 병을 따서 채 세 잔도 마시지 않고 남았다. 이것으로 또 채소밭에 제초제로 사용해야겠다. 손님들이 가시고 설겆이를 하고, 마른 빨래를 걷어 들이고 또 양말을 세탁해서 널었다. 그리고 지금...4시가 다 되어 가는 이 시간에 커피 한 잔을 들고 컴 앞에 앉았다. 

 

■ 2022.10.09.일요일(남해) - 손님 배웅, 풀 뽑기 등.

    -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어 났다. 이미 일어나신 손님도 계시고, 아직 주무시는 손님도 계신다. 비가 내리는 듯 마는 듯하다. 아침 운동도 마당에서 하다 처마 밑에서 하다 그랬다. 오늘은 집 주위와 밭을 둘러보는 것은 생략했다. 아마도 많이 불편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초대한 것이 아니라 이런 상태인줄 아시면서 오신 것이기에 어쩔 수 없으실 거다. 나름 청소도 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 오늘 아침은 어제 먹고 남은 밥으로 먹었다. 나 포함 5인분을 했는데, 손님이 한 명이 준 네 분이었고, 또 어제 저녁에 삼겹살 등을 많이 먹는 바람에 밥이 많이 남았다. 밥과 반찬은 순전히 우리 집에서 한 것이다. 그 전날 다듬어 놓았던 부추, 열무, 머위를 살짝 데쳐서 먹었다. 아침을 너무 일찍 먹어서 그런지 손님들께서는 아침을 드시고 잠시 잠을 청하기도 하셨다. 손님들께서는 10시가 조금 넘어서 가셨다. 가시는 길에 한 곳을 더 들리시고 가신단다.

    - 손님을 치른 흔적들을 정리하고 나도 잠을 잠시 잤다. 2시쯤 간단히 점심을 먹고 뒷 밭을 한 번 둘러 나갔더니 앞 집 할머니께서 마늘 밭에 일을 하고 계신다. 그래서 나도 잠시 나가 풀을 잠시 뽑았다. 날씨가 우중충해서 그런지, 이런 날씨에는 숲에 들어가는 것에 위험을 느끼는지 닭들은 아침부터 종일 닭장 주변과 유자나무 밑에서 어정거린다. 나도 오늘은 일찍 저녁을 먹고 쉬어야겠다. 저녁을 짓고 있는데 이웃 사모님께서 밥할 때 넣어 먹으면 딱 좋을 만한 고구마를 많이 주셨다. 

 

■ 2022.10.08.토요일(남해) - 집 주변 및 집 안 청소, 손님 맞이 등.

    - 아침 운동을 마치고 집 주변을 청소했다. 청소라고 해야 별것도 아니고, 했다해야 그게 그거지만 그래도 집에 손님이 오시는데, 그것도 남자 네 분이란다. 공식적으로 오는 외부 손님으로는 최대 인원이다. 오늘도 남해 우리집 가까운 산에 가셨다가 오후 늦게 오신단다. 아침을 먹고는 집 안 청소를 했다.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하고....오전을 그렇게 보냈다.

    - 오후는 책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컴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도 가끔 봤다. 왠지 골프는 여자 골프가 재밌다. 세계대회에서 우리 여자들의 성적이 훨씬 좋은 탓이리라. PGA나 KPGA는 잘 안보게 된다. 오늘도 감을 많이 얻었다. 전업사 사모님께서도 주셨고, 건너편 할머니께서도 많이 주셨다. 홍시도 많고 곧 홍시가 될 것도 많아 하루에 몇 개씩 먹어야 할 듯하다. 다행인 것은 오늘 손님이 오신다니 내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특별히 드릴 것도 없는데 얼마나 다행인가!

    - 5시가 넘어서 손님이 오셨다. 세 분이 오셨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세 분 다 고등학교 7년 선배님이셨다. 이제 70에 들어선 분들인데 이렇게 함께 산행을 다니신다니 참으로 좋은 일이다. 초등학교 친구들이 제일 부담이 없고 그 다음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인 듯하다. 오늘 우리 집 근처 '망운산'을 갔다 오셨단다. 간단히 집과 밭을 둘러보고 이내 삼겹살을 안주 삼아 술 파티가 벌어졌다. 맥주 조금과 소주 한 잔을 마셨는데, 올 해 처음으로 마신 것이고, 이 집에서 술을 마신 것도 처음이다. 참으로 좋은 시간이었다. 10시 경에 파하고 잠자리에 드셨다. 보일러도 처음으로 가동하는 것이라 제대로 가동이 될련지... 

 

■ 2022.10.07.금요일(남해) - 풀 뽑기, 집 주변 정리, 열무 등 다듬기 등.

    - 5시 전후로 해서 잠은 깨지만 요즘은 방에서 나가는 것은 6시 반 정도다. 그만큼 밤이 길어진 탓이다. 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가기 전까지는 누워서 운동을 좀 하거나, 책상에 앉아 책을 보거나, 이슈 등을 검색하거나 한다. 오늘은 6시 반쯤 밖으로 나가서 닭장 문을 열어 주고는 늘 하는 운동을 했다. 요즘은 운동하는 시간이 몇 분 더 늘어 났는데, 그것은 골프 채를 조금 휘두르기 때문이다. 

    - 운동을 마치고 집 주위를 한 바퀴 돌아 보는데, 어라? 시금치 밭 옆에 몇 가닥의 고구마를 또 멧돼지가 확 뒤집어 놓았네. 멧돼지가 시금치 밭으로 지나가면서 시금치 밭도 조금 훼손해 놓았다. 몇 가닥의 고구마 줄기에는 고구마도 없었을 건데....비가 온 뒤라 땅이 부드러워 진 것을 알고 오는 모양이다. 어짜피 고구마가 없었을테니까 별로 섭섭하지는 않지만 시금치 밭을 왜 지나가. ㅎ

    - 그건 그것이고 할 일은 할일이다. 오늘도 풀을 조금 뽑았다. 한 시간 정도 뽑았나? 아침을 먹고는 집 내부 정리를 좀 했다. 내일 손님이 네 분 정도 오신다는데 아무리 시골집이라도그렇지. 채소 밭에서 부추, 열무 새싹, 머위도 좀 땄다. 그것을 깨끗이 씻어 비닐봉지 2개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내일 저녁과 모레 아침에 살짝 데쳐서 내 놓을 생각이다. 달리 준비한 반찬은 없다. 평상시 내가 먹는대로다. 밤과 땅콩도 각 10개씩 준비해 두었다. 이것 역시 두 끼 밥할 때 넣을 거다. 그릇, 접시도 적고, 술잔도 적고, 이불도 적고, 베개는 두 개 밖에 없다. 베개는 두루마리 휴지나 1.8리터짜리 페트병으로 대체해야 할 것 같다. 아무튼 모든 것이 불편하실 것 같다. 

    - 오후 3시쯤 밭으로 나가 또 풀을 뽑았다. 요즘은 한낮에는 덥다가 아침과 저녁 5시 정도가 되면 제법 서늘하다. 내일 오전에는 집 안 청소를 좀 해야겠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대청소를 한다. 방 한 개만 사용하고 있지만 청소는 다 한다. 청소기를 돌리고 밀대로 걸레질을 하고...손님들께서는 제일 큰 방에 주무셔야 할 듯한데, 첫 번째다. 보일러도 처음으로 켜게되는 셈이다. 

 

■ 2022.10.06.목요일(남해) - 풀 뽑기 등.

    - 아침에도 비가 살짝 내렸다. 맞아도될 만큼의 비다. 아침을 먹기 전에 집 주변을 한 번 돌아보고, 온돌 부엌도 좀 정리했다. 아침을 먹고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뒷 밭의 풀을 뽑는데 시간을 좀 보냈다. 오후에도 3시쯤 밭에 나가 풀을 두 시간쯤 뽑고 들어왔다. 이제 마늘의 싹도 거의 다 나왔다. 유자도 노란색이 제법 선명하게 드러난다. 메일도 수확할 시기를 결정해야 할 듯하다. 다음 주 정도에 날이 좋으면 수확을 해야 할 듯 한데, 너무 이른지도 모르겠다. 유튜브에서는 메밀이 70% 정도 익었을 때 수확하라고 권하는데 어찌 알 수 있을까?

 

■ 2022.10.05.수요일(남해) - 낙엽 태우기, 풀 뽑기, 쑥밥 해먹기 등.

    - 어제부터 가을비가 좀 내렸다. 가을 해갈을 해소하기에 충분한 양의 비가 내린 것 같지는 않다. 오늘 새벽에도 보슬비 가 내렸다. 그것도 잠시다. 그래서 방의 습기도 제거할 겸 모아두었던 낙엽도 태울 겸 군불을 지폈다. 순전히 마른 잔 나무와 낙엽이 타는 냄새가 그렇게 구수할 수가 없었다. 그 구수한 냄새는 이 가을에 느낄 수 있는 한 계절의 맛이 아닐까!

    - 아침은 밤 세 개를 반으로 갈라 넣고 지었다. 이렇게 먹는 밤이 수분도 적당해 더 맛있는 것 같아 이렇게 넣어 먹는다. 아직 밤들이 제법 많이 있어 하루에 두세 개씩 먹는다해도 한 달 이상은 먹을 듯하다. 밤 뿐이랴 옥수수도, 콩도, 땅콩도 아직 많다. 혼자서 조금씩 넣어 먹으니 양이 줄지를 않는다. 이번 주말에 손님이 4분 정도 오신다니 그때 여러가지를 넣어서 밥을 해야겠다. 아침을 먹고는 비가 와서 부드러워진 밭에 풀을 뽑았다. 계절이 계절이니 만큼 이제 풀이 더 나지는 않지만 그동안 뽑지 못했던 풀이 제법 크다. 이렇게 부드러워진 상태가 아니면 풀이 잘 뽑히지도 않고 힘도 든다. 예상했던 대로 이제 마늘도 싹이 제법 올라왔다. 

    - 점심 밥에는 쑥을 넣어 밥을 지었다. 밭에 풀을 뽑다가 제법 잘자라 있는 쑥 무더기를 발견했다. 제법 넓게 군락을 이루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맛있을 것 같은 것만 골라서 조금 뜯었다. 그 중 조금을 밥할 때 넣었다. 밥이 뜸들 때 쑥 향기가 주방에 진하게 퍼졌다. 이 계절에 쑥밥을 먹다니!,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엊그제 전업사 사장님댁에서 먹은 '땅두릅' 밥 때문이다. 쑥이 조금 남아 있으니 한두 끼 정도는 더 넣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 점심을 먹고는 군불을 땐 방에서 한 시간 정도 잠을 잤다. 3시쯤 뒷 밭에 나가 또 풀을 뽑았다. 반달 시금치 밭을 따라 조금씩 뽑고 있는데, 이렇게 쉬는 듯 일하는 듯 하면 며칠은 걸릴 듯하다. 오후에는 날이 좋았다. 가을이라 그런지 하늘은 참으로 높고 맑다. 그기에 흰 뭉개구름은 파란하늘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저녁 반찬으로 부드러운 '머위' 다섯 잎을 따서 데쳐 먹었다. 

 

■ 2022.10.04.화요일(부산 -> 남해) - 병원, 남해로 복귀 등.

    - 부산 집에서 일찍 아침을 먹고 병원으로 갔다. 얼마전에 검진한 결과를 보기 위함인데, 내 예상대로 특별한 문제는 없는 듯하다. 몇 가지 검사에서 모두 이상없다는 소견이다. 단지 심장에 선천적으로 생긴 구멍이 하나 있단다. 이것이 몸의 다른 곳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12월 경에 한 번 검사를 해 보자신다. 예약을 해 놓고 왔다. 

    - 병원에 갔다와서 짝지가 이미 챙겨 놓은 짐을 차에 싣고 나왔다. 집에서 나올 당시 비가 살짝 내렸는데, 남해도 비가 조금 왔는 듯하다. 지금 마늘과 시금치를 심은 밭에 가을 가뭄이 심하다. 이 비가 농작물 해갈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집에서 나와 오랜만에 친구와 스크린 골프를 한 겜한 후 점심을 먹고 바로 남해로 왔다. 간밤에 바람이 많이 불었는 것 같았다. 뒷 밭에 메밀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다. 이번 주는 대체로 흐린 날씨가 계속될 듯하다. 그러면 기온은 낮아지겠지

 

■ 2022.10.03.월요일(남해 -> 부산) - 마을 농업수도 연결, 부산 출타 등.

    - 11시 쯤 남해에서 출발해 1시가 조금 넘어서 부산에 도착했다. 오늘 양산에서 초등학교 고향 친구들 모임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2년 넘게 모임을 하지 못했다. 그 모임도 자주하는 게 아니라 구정. 추석 명절 전에 한 번씩 했기에 1년에 두 번 정도다. 모임 회원은 부인을 포함하여 총 12명이다. 이번에도 전원이 다 모일 것 같지는 않다. 세상살이가 다 그런 것 아닐까!

    - 오늘 아침에 일어나 늘 하던 것처럼 집 주의를 한 바퀴 돌려는데, 어제 같이 삼겹살로 저녁을 함께 했던 전업사 사장님께서 우리 집의 마을 상수도 계량기 속을 들여다 보고 계셨다. 내가 뒷 밭에 상수도로 물을 주고 있는 것을 보시고는 농사철에는 마을 수도를 농업용수로 공급하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하면 수도요금도 내지 않아도 되는 공짜 물이라신다. 그래서 우리 집에 상수도가 들어오기 전에 사용했던 마을 수도에 호스에 연결해 주셨다. 그렇게 연결한 호스로 시금치와 메밀에 물을 한참 동안 주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 부산에 가는 날이면 가급적 닭을 밖에 내보내지 않는데, 오늘은 아침 일찍 가는 것도 아니고 해서 아침에 닭을 풀어 주었다. 그런데 갈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밖에 나간 닭들이 들어오지 않는다. 몇 번이고 불렀는데도 오지 않는다. 당연히 걔들도 좁은 닭장에 있는 것보다 맘대로 다니는 것이 좋을 거다. 할 수 없이 닭을 찾아 나섰다. 마침 그래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살살 달래며 집으로 몰고와 닭장에 넣었다. 우리 닭들은 요즘 무척이나 말을 잘 듣는다. 알도 충실히 낳고, 가까이 가서 안으려 하면 어김없이 바짝 엎드리 듯 앉는다. 그러면 나는 살짝 안고 몇 마디 하고는 놓아 준다. 

    - 오늘 부산에 와서는 '비데'의 필터를 교체했다. 그런 장비를 모두 남해에 가져다 두는 바람에 일부러 그것을 하려고 가지고 왔다. 달걀도 몇 개 가져왔고, 감도 제법 가져왔다. 어제 오늘 이웃에서 감을 많이 주셨다. 건너 이웃집 사모님도 주셨고, 이웃집 할머니도 주셨고, 전업사 사장님도 주셨다. 특히 할머님들께서는 걸음도 제대로 못 걸으시면서 그러신다. 

    - 오늘 모임은 6시 반 경, 양산 횟집에서 만났다. 회원은 12명(6명의 부부) 중 7명이 참석했다. 두 집은 무슨 일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고, 한 친구는 혼자 참석했다. 약 3년 만에 보는 사람들이지만 엊그제까지 만난 것 같은 친근함이 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맛있는 것도 먹고 그동안 살아 온 얘기, 앞으로 살아 갈 얘기로 많이 웃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또 한 번 만날 일이 생긴 듯하다. 한 친구가 아들 장가를 보낸단다. 그때는 모든 회원들이 다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 또 내일 남해로 갈 것이다. 아마 내일 가면 마늘 싹도 제법 많이 보일 것 같다. 

 

■ 2022.10.02.일요일(남해) - 마을.시금치 물주기, 집 주변 청소, 이웃집 감따기, 물호스 점검 등.

    - 식전에는 대나무 수로에서 나오는 계곡물을 채소 밭과 뒷 밭의 마늘과 시금치에 듬뿍 주었다. 이제 마늘도 한 두 개씩 싹이 올라오고 있다. 아마 다음 주 정도면 대부분 싹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시금치의 싹들은 이제 골이 선명할 만큼 올라왔다. 보기가 좋다. 

    - 아침을 먹고 집 주변 청소를 하고 있을 때, 건너 이웃집에서 감을 딴다고 도와 달랜다. 그래서 긴 전지 가위를 들고 감을 을 땄는데, 단감이다. 단감이 너무 크게 자라서 그런지 감이 익으면 위가 갈라진단다. 주인 왈 '감 껍질이 얇고 속이 꽉차다 보니 갈라진다' 하신다. 홍시 등 감을 한 봉지 주신다. 옛날 시골에서 본 감들과는 사뭇 다르다. 색깔이나 모양이 낯설다.

    - 점심은 간단히 먹었다. 어제 먹다 남은 빵과 계란 두 개, 요플레 한 개, 우유 한 개 등 그래도 양으로는 제법 많이 먹었다. 오늘도 날씨가 가을치고는 덥다. 쉼터에서 3시 반 정도까지 쉬다 내려왔다. 언젠가는 해야지 하고 생각했던 일을 시작했다. 큰 일은 아니다. 옛 주인이 사용했을 듯한 긴 호스를 점검하는 일이다. 여름에 가끔 논에 농약을 뿌릴 때 경운기 등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단단하고 긴 호스 같은 거다. 이것을 물 호스로 사용할 수 있는지?. 그 길이가 뒷 밭에 까지 가는지? 끊어진 곳을 어떻게 하면 이을 수 있는지?(처음 이 집에 와서 상수도를 연결할 때 그 호스를 자른 적이 있다) 등이다. 

    - 일반 물 호스하고 달라서 그 호스를 연결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 호스를 연결한 후 집 안에서 뒷 밭까지 끌어 내어 수도에 연결했더니 물이 나왔다. 호스의 길이는 뒷 밭에 충분히 갈 수 있고 더 먼곳까지 갈 수 있을 정도로 길었다. 그 정도면 충분히 밭에 물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이제는 물조리를 들고 수없이 왔다갔다 하는 수고는 덜었다. 그기에 스프링쿨러만 연결한다면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그 호스를 이용해 시금치와 마늘에 물을 주었다. 덤으로 한창 열매를 맺어가는 메밀에게도 물을 주었는데, 어느 용감한 새와 비둘기가 새 망에 들어왔다 제 명대로 살지 못한 녀석들의 흔적도 발견되었다. 

    - 오늘 저녁은 이웃 집에서 먹었다. 주말마다 오시는 전업사 사장님께서 저녁을 함께 먹자신다. 마침 저녁을 짓기 전이라 그렇게 했다. 마당에서 숯불 삼겹살을 구워셨다. 상추와 마늘, 양파, 열무김치, 배추김치...밥은 두릅을 넣은 밥이란다.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것을 밥할 때 함께 하신단다. 이 또한 처음 먹어보는 별미다. 시골에 살면 이런 낭만이 있어 좋을 듯하다. 달밤에 야외에서 먹는 저녁이라....생각만 해도 낭만적이지 않는가!. 나도 조금 더 있으면 이런 낭만을 즐길 수 있을 거다. 

 

■ 2022.10.01.토요일(남해) - 집 주변 청소, 맥주 축제 구경, 마당 청소 등.

    - 가을의 시작이라고 해야 할까? 시월의 첫날이다. 꼭 가을이라는 계절을 맞아서라기보다 그래도 한 가지라도 청소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랫채 뒤 편 어지럽게 있던 곳을 말끔하게 치웠다. 그렇게 해도 처음보는 사람은 뭐가 달라졌지? 할지도 모르는 상태다. 그기서 나온 것들 중 불살개로 사용할 수 있거나, 군불 재료가 되는 것은 따로 두었다. 채소 밭에 물도 주었다. 그러다 보니 8시 정도에 마쳤다. 

    - 아침을 먹다가 맥주 축제가 열리고 있는 독일 마을로 가기로 했다. 진작 맥주 축제가 열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갈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도 날씨가 매우 뜨거울 듯하다. 그래서 특별히 급한 일도 없고 해서 거기나 가보까하고 생각한 거다. 카메라 한 대를 들고 그냥 편하게 나섰다. 집에서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다.

    - 11시쯤 셔틀버스가 있는 주차장에 도착했다. 축제기간 동안은 마을로 차가 들어가지 못하고 셔틀 버스를 이용해야 한단다. 셔틀 버스도 채 5분도 안걸린다. 독일 마을은 몇 번을 가봤다. 마을 아랫 쪽에 있는 '방조림'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몽돌 해변과 어울리는 수 백 그루의 큰 나무들이 너무나 멋지다. 오늘은 축제라니 그냥 잠시 분위기만 보고 빵과 커피로 점심을 떼운 뒤 돌아왔다. 

    - 오후는 무척 더웠다. 그래서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쉼터에 청소를 하고 한참 동안 시간을 보냈다. 3시쯤 내려와 또 집 주변과 마당을 청소했다. 다음 주말 쯤 몇 명의 손님이 오신단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라 어릴적에 이런 집보다 더 열악한 집에서 거주하셨을지도 모르지만 괜찮을지 모르겠다. 오늘도 네 개의 알을 얻었다. 유자도 색이 조금씩 변하는 듯하다. 

독일마을 맥주축제

정통 독일맥주와 소시지를 맛볼 수 있는 이색적인 축제!

19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파독 광부, 간호사들의 보금자리인 독일마을에서 열리는남해독일마을맥주축제는 세계 3대 축제인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를 모태로 독일문화를 체험하고, 정통 독일맥주와 소시지를 맛볼 수 있는 이색적인 축제다.코로나19로 모두가 그리워하던 독일마을 맥주축제가 3년 만에 완전한 모습으로 풍부한 콘텐츠와 함께 찾아온다.

2022년 제10회 독일마을 맥주축제가 3년 만에 돌아온다.

모두가 기다려온 독일마을 맥주축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고된 하루를 보낼수록 그날 마시는 맥주가 더욱 시원하듯, 우리가 기다리고 그리워했던 만큼 더욱 알차게 돌아왔다."

제10회 독일마을 맥주축제는 화려한 퍼레이드로 그 시작을 알린다. 3일간의 축제 동안 재즈, 요들송, EDM 등 열기를 더해줄 다양한 장르의 음악공연이 열리고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비어핑퐁 게임 등 많은 사람과 즐길 수 있는 참여 프로그램까지 준비했다. 이 모든 일정을 한 손에는 시원한 맥주를, 또 다른 한 손에는 맛있는 음식을 들고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맥주축제는 이전 축제보다 더욱 쾌적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주민은 깨끗한 마을을 돌려받고, 관광객은 쾌적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일회용품을 줄이고, 쓰레기 없는 축제 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또한 이전 축제에서 경험했던 불편 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통해 축제의 접근성, 교통 문제 개선 등 세세한 부분들을 다듬고자 했다.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온전한 흥겨움을 가져갈 수 있도록 꾸민 이번 제10회 독일마을 맥주축제가 특히나 기다려진다.

축제개요

  • 기간 : 2022-09-30 ~ 2022-10-02
  • 장소 : 삼동면 독일로 89-7 / 독일마을
  • 내용❍ 행 사 명 : 제10회 독일마을 맥주축제
    ❍ 주최/주관 : 남해관광문화재단, 남해군 / 경상남도
    ❍ 주요프로그램
    - 개막식 퍼레이드
    - 유럽문화공연
    - 옥토버나이트
    - 맥주/먹거리 판매 부스 운영
    - 체험 프로그램
    - 쓰레기 없는 축제 진행

 

■ 2022.09.30.금요일(남해) - 시금치 물주기, 담쟁이 넝쿨 제거, 예초 작업 등.

    - 또 한 달이 간다. 참 좋은 계절이 와서 좋기는 하지만 한 달이 간다는 아쉬움이 더 크다. 이렇게 시간과 세월은 간다. 이렇게 간 세월이 벌써 60여 년이나 된다. 앞으로 많은 세월을 보내야 하겠지만 지나간 세월 같지가 않은 허무하고 고통스러운 세월이 될지도 모른다. 분명 그런 세월은 온다. 늦게 와야할텐데.....

    - 오늘 아침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시작했다. 단지 조금 느낌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채소 밭에 물도 주고, 또 유기농 제초제도 뿌렸다. 무우. 배추도 성큼 자랐다. 시금치 밭에도 물을 주었다. 시금치가 이제 제법 싹이 올라왔다. 반원의 모양으로 싹이 선명하다. 아침을 먹고는 어제 형님이 제거하던 담쟁이 넝쿨을 완전히 제거했다. 본채 벽에 올라온 것들인데 잎이 푸를 때는 일부러 두었다. 하지만 이제 색이 바래고 낙엽으로 변하기 때문에 제거했다. 

    - 점심은 이웃 집에서 준 떡 반 조각으로 떼웠다. 이렇게 해결하지 않으면 얼마나 갈지 모른다. 달걀 한 개와 우유와 사과 한 쪽을 같이 먹었다. 한끼 식사로는 충분했다. 남은 반 조각을 내일 분이다. 오늘도 제법 더운 날이다. 4시쯤 예초기를 메고 채소 밭 가장자리 풀을 제거했다. 내일도 조금 해야 할 듯하다. 어제부터 '봄'이 예전처럼 알을 낳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에 문을 열어주자마자 알을 낳았다. 오랜만에 네 개의 알을 얻었다. 

 

■ 2022.09.29.목요일(남해) - 시금치 물주기, 주방 벽지 보수, 형님들 배웅 등.

    - 어제 삼형제가 얘기하느라 12시쯤 잠을 청했다. 한 방에 같이 잤는데, 이는 얼마만인지 기억도 없다. 아마도 아주 오래전에 있었을 거다. 나도 코를 골았는지도 모른다. 새벽 두 시쯤 작은 형님이 화장실에 갔다 오시더니 이내 잠이 드시면서 코를 심하게 골았다. 아마 그래서 한참 동안 잠이 들지 못했던 것 같다. 작은 형님은 평소에도 12시쯤 잠을 청해서 어김없이 4시에 일어나신단다. 잠자는 시간이 너무 적은 듯하다. 난 5시가 조금 넘어서 일어나 6시쯤 밖을 나갔다. 아침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 왠지 누가 본다는 것 자체가 어색했다.

    - 막 싹이 트고 있는 시금치 밭에 물을 주었다. 어제 저녁에 오신 시금치 사모님과 일행 분들도 아침 일찍 시금치 밭에 스프링 쿨러로 물을 주고 계셨다. 어제 저녁에 포도 한 송이도 얻어 먹었다. 오늘 아침에는 우리가 밥을 먹고 있을 때 사모님께서 또 호박 찌짐을 두 개나 주셨다. 난 드릴 것이 없어서 팩 우유 세 개를 드렸다. 

    - 아침을 먹고는 주방 벽에 얼룩이 많아 보기 싫은 부분을 조금 보수했다. 도배를 전체적을 다 하면 좋겠지만 수리의 순서가 맨 나중 쯤 될 듯하여 그냥 땜질하기로 했다. 지금 이 집은 사람이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으로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어느 시쯤엔가 지붕이 수리가 되고, 내부 리모델링이 좀 되었을 경우 괜찮은 집이 되지 않을까 한다. 

    - 점심은 읍내에서 먹었다. 예전에 가본 기억이 있는 '보쌈' 집을 찾았지만 오늘도 휴일인 듯했다. 최근들어 몇 번을 찾아 갔는데 갈 때마다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 근처 '추어탕' 집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는 차를 타고 제법 떨어진 '돌창고 프로젝트' 커피 집에 가서 대부분의 고객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터미널에 와서 형님들과 헤어졌다. 

 

■ 2022.09.28(부산 -> 남해) - 건강 검진, 남해로 이동 등.

    - 어제에 이어 오늘도 금식을 한 채 아침 일찍 대학병원을 찾았다. 아프거나 무슨 병이 있어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검진이다. 심장 초음파 등 두 가지 검진을 한 후 집으로 왔다. 결과는 10월 4일쯤 나온단다. 병원에 갔다 11시쯤 집에 와서 1시쯤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바로 남해로 출발했다.

    - 오늘 남해 집으로 가는 길에는 두 분의 동행자가 있다. 형님 두 분을 모시고 가게 되는데, 올해 초인가 오셨다가 두 번째다. 집에서 여러가지 반찬과 겨울 옷을 조금 챙겨서 왔다. 5시쯤 남해 집에 도착했다. 3일 째 좁은 닭장에 갇혀 있던 닭들을 한 마리씩 안아주고 조금이라도 바람을 쉴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주었다. 그러자 닭들은 흙목욕을 오랫동안 했다.

    - 오랜만에 오신 형님들에게 집 주위를 한 번 소개를 해 드리고, 집에서 가져온 반찬과 있던 반찬으로 하고 밥을 지어 먹었다. 밥에는 밤과 땅콩을 넣어서 했다. 남자 세 명이서 남자가 한 밥을 먹는 것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고향 얘기 등 여러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정말로 오랜만에 같은 공간에서 잠을 청하는 밤이 될거다.  

 

■ 2022.09.27(부산) - 건강 검진 등.

    - 부산에서 이틀째다. 어제 오후에 와서 아마도 내일 오전까지는 부산에 있어야 될 듯하다. 그래서 내일 오후 늦게 남해에 가 있을 듯한데, 실시간으로 보는 닭장 안의 모습은 안스럽다. 좁은 공간에서 답답해 하는 닭들의 행동이 그렇다. 그 중에서도 늘 다른 닭들에게 시달림을 당하는 '여름'은 보기에도 너무 애처롭다. 어떤 경우는 다른 닭들의 괴롭힘을 피하기 위해 한쪽 구석에 머리를 콕 쳐박고 있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 금식을 하고 아침 일찍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고 주치의의 결과도 들었다. 특별한 이상이 없단다.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검사를 한 것 자체가 안심이다.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를 주는 셈이다. 검사를 마치고 오는 길에 옛 동료와 간단히 차를 한 잔하고 왔다. 또 다른 동료와는 통화도 했다. 집에 와서 아침겸 점심을 먹었다. 반찬은 여기가 당연히 많았지만 남해에서 내가 해 먹는 밥보다 더 낫다는 느낌은 결코 들지 않는다. 

    - 오늘 형님 두 분과 문자를 주고 받았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내일 남해갈 때 같이 가시자고 했다. 추워지기 전에 한 번 다녀가는 것이 좋을 듯해서다. 물론 불편한 점이 많을 거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살 수 있는 것은 다 갖추어져 있다. 그냥 가벼운 여행삼아 오시면 될 듯하다. 부산보다는 당연히 맑은 공기고 옛날 사셨던 기억도 한 번 되살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번에 갈 때는 겨울 옷을 조금 가져가야 할 듯하다. 가을 추수가 끝나면 또 고쳐야 할 곳들을 조금씩 손봐야 할 듯하다. 

 

■ 2022.09.26(남해 -> 부산) - 닭장용 왕겨 구입, 부산 출타 등.

    - 오늘 아침이 바쁘다. 부산으로 가야할 일이 몇 주전에 생겼기 때문이고, 집을 비우려면 해야할 일들이 많다. 무엇보다도 닭들이 안스럽고, 미안하기도 하다. 낮에는 종일 산에서 자유롭게 놀던 닭들인데 3일 정도를 좁은 닭장 안에서 있어야 하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아침에 이웃 동네 '정미소'에 가서 '왕겨' 네 마대를 사왔다. 한 마대에 2,000원씩 했는데 예상보다는 싸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그 중 한 마대를 풀어 닭장 안에 깔아 주었다. 조금이라도 기분이 좋아졌으면 한다. 

    - 부산에 도착해 친구랑 잠시 스크린 골프를 쳤다. 예전보다 당연히 기록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도 조금만 연습한다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침 운동으로 드라이브 연습은 해서 그런지 그런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짧은 아이언과 버팅이 그랬다. 그래서 오늘 스크린 사무실에 이야기를 했더니 사용했던 인조 잔디 몇 개를 주었다. 이것이라도 있으면 남해 집에서 짧은 아이언 연습을 가끔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록이 문제가 아니라 감을 유지하는게 목적이다. 

    - 저녁 6시가 되어가는 부산 집 책상 앞에 앉았다. 왠지 낯설은 느낌도 조금 있다. 책상 위에는 9월 말 납부 기한인 '재산세 고지서'가  여러 장 쌓여 있다. 요즘 부산 집에는 한 달에 2~3일 정도 있을 뿐 거의 남해에서 산다. 지금 남해에는 메밀이 여물고 있고, 김장 채소가 자라고 있고, 시금치와 마늘이 곧 싹이 틔울 듯하다. 그러고 나서 11월 이후 메밀, 유자 등 수확기까지 농사일은 크게 없을 듯하다. 여유를 봐서 둘레길을 걷거나 등산을 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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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9.01(남해) - 무우 솎기 및 북 도우기, 군불 지피기, 메일 밭 잡초 제거 등.

    - 오늘도 날씨가 흐리다. 그래서 밖에 내 놓고 말려야 할 것을 내 놓지 못했다. 그렇다고 비가 오는 것은 아니다. 운동을

잠시하고는 부쩍 자라 버린 무우 새싹을 솎아 내고 또 북을 돋구어 주었다. 솎아 낸 무우 새싹이 한 양재기가 된다. 이것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이웃들도 다 김장 채소를 심을 것이기에 나누어 주는 것이 더 불편할테다. 요리 솜씨가 좋으면 여러가

지 반찬을 만들 수 있겠지만, 내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깨끗이 씻어 쌈처럼 먹는 것과 살짝 데쳐서 먹는 것이다. 후자

를 선택했다. 그러면 끼니마다 많이 먹는다 해도 몇 끼는 먹어야 할 것 같다. 아침을 지어 먹고 나니 거의 10시가 되었다. 

    - 점심은 찢어 먹는 빵을 선택했다. 아침도 늦게 먹은데다가 빵이 조금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 컴퓨터를 고치러 갔다가 그것을 고치는 동안 빵집에 갔었다. 전에는 가끔 토스트를 비롯한 빵을 먹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거의 먹지 않았다. 그래

서 그 전에 사 놓은 딸기잼도 제법 남아 있다. 그것도 소비할 겸해서 빵을 샀다. 점심도 1시 반쯤 먹은 것 같다.

    - 정말 선선한 날이다. 전혀 덥지가 않다. 2시 반쯤 메밀 밭으로 나갔다. 밭 가운데 한창 자라고 있는 메밀이 선명한 모습을 띄고 있다. 지금 메일은 꽃을 막 피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내일 아니면 모레 쯤 어쩌면 하얀 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 추석 후면 그 화사한 모습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난 명절을 혼자 여기서 보내게될지도

모른다. 아마 그렇게 될 것이다. 5시 쯤 집으로 들어왔다. 오늘 닭 네 마리가 모두 알을 낳았다. 세 마리는 한 곳에, 한 마리

는 가두어 놓은 닭장 안에서 낳았다. 주위에 이웃 할머니들께서 6분이 계신데 오늘까지 세 분에게 달걀 세 개씩 드렸다. 명

절 전까지 나머지 세 분에게도 드려야지. 

    - 오늘은 참으로 오랜만에 갈치구이를 먹었다. 저녁을 할 때쯤 건너집 이웃에서 갈치 몇 동가리를 주셨다. 반을 구워서 아

침에 데쳐 놓은 무우 새싹과 먹었다. 내일 아침에 또 먹든지, 저녁에 먹든지 해야겠다. 오늘 저녁 노을은 더 멋다. 곧 온다는 태풍 전촌가!  

 

■ 2022.09.02(남해) - 잔듸 속 잡초 뽑기 등.

    - 태풍의 영향인지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 한다. 다행히도 아침 운동을 할 때는 잠시 비가 그쳤다. 그렇다고 당연히 밖에

서 할 수 있는 일이 딱히 없다. 그렇다고 감성에 젖어 있을 나이는 아니다. 특별히 할 일이 없어 기회에 잔듸에 숨은 잡초를

제거했다. 핀셋 같은 집게로 속속들이 뽑아냈다. 집 옆에 있는 유자 나무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유자가 자라고 있고, 그 중

벌레가 먹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떨어져 있는 것이 두 개 보였다. 앞으로 더 떨어질지는 모르지만 그 정도면 아주 양호한 듯하다. 

    - 오늘 하루는 책을 보거나 쉬면서 하루를 보냈다. 비가 오는데도 닭들은 하루종일 밖에서 들어오질 않는다. 그런데도 알

을 낳을 때 되면 꼭 집에 들어와 알을 낳아 준다. 참으로 착하고 신기한 노릇이다. 오늘도 한 이웃 할머니댁에 달걀 세 개를 전했다. 

 

 

■ 2022.09.03(남해) -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

    - 새벽부터 비가 내린 듯하다. 하지만 폭우나 소나기가 내린 것 같지는 않다. 중간에 잠을 깬적이 없는 것 같아서다. 5시

쯤 깼으나, 반 쯤에 일어났다. 아직 밖은 어둠이 채 가시기 전이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가볍게 입을 행구고, 가볍게 세수를

하고 물을 조금 마시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다. 그리고 방을 정리하고 마당으로 나간다. 맨 처음 하는 것은 대나무로 걸쳐져 있는 대문을 걷고, 닭장 옆에 있는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면서 닭들이 잘 있는지 살고, 말을 건다.

    - 그러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간단한 운동을 한다. 물론 비가 오거나 할 경우는 처마 밑에서 약식으로 하는 경우도 있

다. 오늘 역시 가늘게 비가 내리고 있어, 처마 밑에서 약식으로 했다. 그리고는 닭장 문을 열어 놓는다. 닭들은 쏜살같이 밖

으로 나와 먹이 활동에 나선다. 아직 밖이그리 밝지 않을 때는 닭들이 닭장 주위에서 맴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되었다 싶으면 언제 사라졌는지 숲속으로 사라지고 없다. 이제는 내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린다. 

    - 닭들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얼마 전까지는 밖에서 놀다 알을 낳으러 집에 와서는 알을 낳기 전에 또는 낳은 후에 울음을

울어 져치더만, 이제는 아예 소리를 내지 않는다. 도둑 고양이처럼 살짝 와서 낳고는 또 가버린다. 세 마리는 차례대로 와서 그렇게 한다. 어떤 경우는 아예 일찍 낳고는 나가서 하루 종일 놀다 저녁 때 들어온다. 신기하고 착하고 고마운 놈들이다. 아직 한 마리는 조금 그런데는 미숙한 듯하다. 오늘도 세 개의 알을 낳았다. 

    - 오랜만에 앞집 단호박 사장님 내외분이 오셨다. 태풍도 걱정되고 해서 오셨단다. 그렇다고 지금 상태에서 밭에서 크게

일은 못하실 거다. 누런둥이 호박 한 개와 애호박 한 개를 주셨다. 더 주시겠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더 주셔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누런둥이는 부산으로 가져가야 할 듯하고, 애호박은 부침개나 볶음 등을 헤서 먹을 수도 있을 듯하

다. 난 오늘 낳은 따끈따끈한 달걀 세 개를 드렸다. 아직 드리지 못한 할머니들에게는 하루 정도 미루면 될 것이고.....앞집

박사장님도 오늘 오셔서 집 주변 정리를 많이 하신다. 그 집에 아주 큰 벌들이 있어 119에서도 출동 해 조치를 해 주셨다. 

    - 이렇게 궂은 날이면 시간이 참 느리게 가는 듯하다. 그렇다고 청승 맞게 비를 맞으면서 일을 할 수도 없다.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하는 것에 시간을 많이 사용한다. 또 집 주변을 더 많이 돌게 되고, 또 닭들이 어디쯤 있을

까? 하면서 찾아보기도 하고....오늘도 군불을 조금 지폈다. 그래도 태워야할 종이 박스, 콩깍지, 해바라기 꽃 대 등 많다. 물

론 한꺼번에 태우면 되지만 조금씩 조금씩 방 데울 만큼만 땐다. 

    - 오늘 4시 반쯤 참으로 반가운 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고등학교 대 선배님이시자 예전에 직장 선배님이었던 분이다.

그 선배님에게 신세를 많이 졌는데 만나 뵙지도 못하고, 전화도 못 드린 참으로 무심한 나였다. 마음에는 늘 있었지만 그렇

게 하지 못함이 죄송스럽다. 친구분들과 등산을 하고 내려 오셔서 맥주 한 잔을 하시면서 전화를 하셨단다. 내 블로그도 늘

보고 계신단다. 내가 부럽다고 말씀하신다. 친구분들과 언제 한 번 오셔서 며칠 묶고 싶다고도 하신다. 언제든지 오셔서 얼

마든지 계서도 좋다고 했다. 이런 누추한 곳에 계실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일이다. 늘 건강하시길..

    - 오늘 김사장님이 주신 호박으로 처음 호박 볶음을 해 보았다. 조금 짠 듯 했으나 맛있게 먹었고, 남은 반토막으로 다시

만들때는 더 맛 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 2022.09.04(남해) - 집 주변 정리, 태풍 대비 등

    - 가을 하늘이다. 초특급 태풍이 온다고 난리고, 이미 일본에서는 태풍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가 있고, 제주도에도 비바람

이 몰아치고 있다는 데, 하늘이 이래도 되는 건가? 태풍이 아닌 미풍도 오지 않을 것 같은 하늘이다. 그기에다 한 여름에 있

는 듯 날씨도 덥다. 어제부터 처마 밑에 널려 있는 빨래를 마당 한 가운데 옮겨 놓고, 마지막 말리고 있는 적은 양의 고추와

콩, 해바라기 씨도 마당에 내 놓았다. 비든 바람이든 밤이 아닌 낮이면 그래도 좋으련만 어두운 밤에 닥친다면 어찌할꼬?

    - 집이 높은 지대에 있으나 지금까지 부는 바람을 봐서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그러나 바람의 강도가 문제일

거다. 집이 산 아래 있지 않아서 산사태의 위험은 없을 거고, 또 작은 계곡이 있긴 하지만 집과는 제법 떨어져 있기 때문에

물살에 휩쓸리거나 침수될 염려는 거의 없다. 문제는 바람인데, 오래된 스레트 지붕이라 이게 염려되기는 하다. 또 마루 샷

시가 약하고 이중창이 아니라 강한 바람의 직접적으로 타격한다면 장담할 수 없을 듯하다. 

    - 초특급 태풍이 남해안 쪽으로 온다고 하니 가족들이나 형제들이 걱정이 많다. 형님들도 문자를 주셨고, 멀리 춘천에 사

시는 누나도 문자를 주셨다. 또 며칠 있으면 있을 제사 겸해서 부산으로 피신하는 게 어떠냐고도 하신다. 그럴수야 없지. 나

름 대비를 하고 있고, 또 위에 말한대로 특별히 위험한 지대는 아니라 괜찮을 듯하다. 이웃에서도 부산으로 피신하지 않느

냐? 하신다. ㅎ...문제는 7일 부산으로 가야하는데 그때까지 강풍과 비가 멈추지 않는다면 이동하는데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한다. 

    - 오늘도 비가 내린 어제처럼 특별히 한 일이 없다. 태풍에 대비해 집 주위 물길을 손보거나, 채소 밭에 나가 잠시 잡초를

뽑거나, 말리고 있는 것들을 헤집어 놓거나....또 마루 샷시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하는 작업도 했다. 혹 창문이 깨

졌을 때 유리 파편이 조금이라도 덜 흩어지도록 유리에 테이프를 붙였다. 자연재해는 늘 서민들에게 더 많은 상처를 준다. 아무튼 초특급 태풍이라는 '힌남노'가 부드러운 순풍으로 바꿨으면 좋겠다. 

    - 오늘 아침에 집 주위와 밭을 한 바퀴 돌면서 올 봄, '언양장'에서 구입해 심었던 포도나무에서 두 송이의 포도가 달렸는

데, 가위로 정성스럽게 땄다. 그리고 접시에 담아 신고를 드렸다. 올해 심었는데 올해 결실을 본 것인데, 몇 알을 따 먹어 봤더니 달콤한 포도다. 몇 알 되지 않지만 조금씩 따 먹어야겠다. 돌담 밑 칸나가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 2022.09.05(남해) - 태풍 대비, 파, 부추 다듬기 등

    - 오늘 저녁부터 내일 오전까지가 큰 고비인 듯하다. 태풍 '힌남노'가 남해안에 상륙하는 시각이 내일 오전 7시 경이란다.

그 전후 오랜 시간에 걸쳐 영향이 있을 듯하다. 이 태풍이 지금까지 있었던 태풍보다 가장 강력한 태풍일 거라고 예보하고

있어 가늠이 잘 안간다. 큰 태풍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없었다. 메스컴을 통해 알 수 있는 피해들이 참으로 엄청났는데, 그보다 더 강력하다니....

    - 아침에는 비가 내리는 듯 마는 듯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많지 않은 양의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고 있다. 바람

은 평소 어느 때와 비슷하게 잤다. 이런 상태에서 몇 시간 후에 상상할 수도 없은 만큼 큰 태풍이 온다니 실감하기가 어렵

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바람에 밖에서 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저 집 주위를 둘러보거나 밭을 둘러보거나 하였다. 뒷 밭 메밀은 비로 조금씩 쓰러진 곳도 있지만 대체로 잘 자라고 있고, 곧 꽃이 만개할 조짐이 보인다. 

    - 아침을 먹고 비가 좀 잦아 들었을 때 파와 부추를 조금 뽑고 베어 왔다. 내일 할까하다가 혹시 비가 계속오거나 바람이

세차게 분다면 어려울 듯하여 오늘 했다. 내일 모레 어머님 제사에 갈 때 좀 가져갈 생각이다. 아주 깔끔하게 씻어서 갔으면

좋겠지만 비도 오고 해서 거의 초벌 수준으로 세척을 했다. 먹는 분들이 다시 다음어서 먹을 것이다. 오랜만에 부산으로 가는 것이라 반찬통도 가져가야 한다. 지금 시각이 오후 3시인데 비도 멈췄고 너무나 고요하다.

    - 5시쯤 앞집에서 시끌시끌하는 소리가 들려 봤더니, 마을 이장님께서 관공서 직원들과 함께 마을 분들을 가급적 마을회

관으로 피신하라며 독려하고 계신다. 나 보고도 피신하란다. 나름대로 대비를 했다면서 혹 사태가 심상치 않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 힌남노

    - 19:00 비가 굵어지기 시작함.

    - 20:00 굵은 비가 내리고 있음

    - 21:00 여전히 굵은 비가 내리고 있음. 바람소리가 점점 강해지는 듯한 느낌.

    - 22:00 비가 좀 가늘어졌고, 바람이 강해진 느낌. 바람이 본채 뒤 쪽에서 부는 듯함. 본채 뒤쪽은 마당보다 조금 높은 밭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건물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듯함.

    - 02:30 잠시 잠에서 깼을 때 굵은 비와 강한 바람 소리가 들렸다. 

    -03:00 세 시 정도에 눈을 떴다. 여전히 굵은 비가 내렸고, 바람 소리가 강하게 들렸다.

    - 03:30 세시가 조금 넘어서 천장에서 10초 정도 간격으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 04:07 비가 많이 가늘어졌고, 바람 소리도 조금 약해진 듯하다. 또 천장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도 멈췄다.

아마 아주 강하게 내릴 때 어디를 타고 내려와 떨어지는 듯하다.

    - 04:30 비는 가늘어졌는데, 바람은 더 강해진 듯하다. 밖에서 뭔가 날리는 소리가 잠시 들렸고, 마루 샷시가 잠간씩 흔들

리는 소리가 들린다.

    - 05:00 CCTV에 비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바람소리도 많이 잦아졌는지 강한 바람소리는 들리지 않고 많이 약해진

듯하다. 하지만 가끔 강한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 05:30 비가 또 조금 내리는 듯, 전등이 가끔 깜박이는 현상이 있음. 태풍은 남해지역에서는 벗어 난 듯하고, 통영, 부산,

양산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는 듯함. 

    - 06:00 비는 거의 그친 듯하다. 가끔 내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리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바람도 불기는 하지만 강도

가 많이 줄어 들었고, CCTV의 마당 상태도 깨끗하여 강한 바람이 집 정면에서 불어 온 것이 아니라 뒤쪽이나 옆쪽에서 불어 온 듯하다. 현재로 봐서는 큰 피해는 없는 듯...

 

■ 2022.09.06(남해) - 어린 채소 흙 세척, 알밤 줍기, 도로 청소, 마늘 두둑 정리 등.

    - 어제 태풍 '힌남노' 때문에 오늘 새벽 3시에 일어나 잠을 자지 않았다. 이곳 남해 집에서 처음으로 겪는 대형 태풍이라

집에 어떤 일이 있을지 몹시 신경이 쓰였다. 더구나 아주 오래전에 지어진 집이고, 오랜 세월 동안 비어 있던 집이라 당연한

걱정이다. 더구나 어제 이장님께서 오셔서 오래된 스레트 지붕이라 혹 지붕이 날아갈지 모르니 마을회관에 대피하라고 하

셨다. 하지만 지붕이 날아가더라도 집만 무너지지 않는다면 사고는 없을 거라 믿었다. 참으로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이었다.

    - 새벽 6시가 되어서야 방문을 열었다. 밖에는 어둠이 가시었고, 비도 그쳤다. 하지만 강한 바람은 여전히 간간히 불었다.

우리 집이 동네 다른 집들보다 높은 지대에 있어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바람의 방향에

따라 달라지고, 바람이 어느 위치에서 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태풍이 근접하기 전에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

으로 보아 서쪽에서 불어 오는 골바람과 북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있는 듯했다. 만약 이렇게만 바람이 분다면 집에 큰

영향을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골마람이 무섭기는 하지만 우리 집 앞에 3미터 가까이 되는 돌담이 골바람을 막아 바람을

바람을 위로 밀어 올리기 때문에 집채에는 직접적으로 부딪히지 않을 거라 생각했고, 뒤쪽에서 바람이 분다면 뒤쪽이 좀 높

은 곳이고, 큰 창문이 없으며, 또 바람이  지붕으로 바로 지나가기 때문에 집채에 큰 영향이 주지 못할거라 생각했다. 내 예상이 맞았는지는 모르지만 태풍에도 잘 견뎌 주었다.

    - 집 주위에는 밤새 내린 비로 작은 물길이 생겼다. 이는 비가 많이 오면 생기는 것인가 보다. 집 뒤쪽에서 내려오는 물은

본채 뒤쪽으로 해서 대문 옆으로 흘러 내렸고, 또 본채와 아랫채의 위쪽에서 내려오는 물은 아랫채와 외부 화장실 사이로

제법 양이 많아 세찬 물길이 생겼다. 그 물은 채소밭을 통과해 유자나무 옆 쪽으로 나 있는 작은 계곡의 물줄기와 합쳐졌다.

그렇게 많은 비가 내려도 집채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흘러내려 주었다. 

    - 채소 밭에 막 자라고 있는 무우와 배추가 굵은 빗줄기에 의해 흙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마당 앞에 흘러내리는 물

을 조루를 이용해 물을 뿌려 채소에 묻어 있는 흙을 깨끗이 씻어 주었고, 또 빗물에 뿌리가 밖으로 나온 것들은 흙으로 북을

돋아 주었다. 강한 바람에 의해 들깨가 많이 쓰러져 있었고, 대파도 거의 눕다시피 하고 있었다 그래도 파는 잘 견디며 자란

다. 관상용으로 조금 심어 놓은 메밀도 거의 쓰러지다시피 했고, 땅콩은 뿌리가 여럿 밖으로 나와 있었는데 땅이 좀 마르면 뽑아야 할 듯하다. 뒷 밭 메밀도 많이 쓰러졌다. 그래도 죽지는 않을 것이고 꽃도 피울 것이다. 뒷 밭은 경사가 좀 있어, 많은

비로 인해 부드러운 흙은 아랫쪽으로 쓸려 내려왔고, 위쪽은 또 잔돌로 덮여 있었다. 

    - 아침을 먹고는 밤을 몇십 개 주워 왔는데, 앞집 박사장님 마당 가장자리에는 크고 오래된 밤나무가 있다. 아마도 태풍에

밤이 좀 떨어졌을 거라 생각했다. 박 사장님은 아직 직장에 다니고 있어 주말에 한 번씩 오셔서 집을 손보고 계신다. 주운

밤 중에는 벌레가 먹은 것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는 것도 있었다. 그것을 까서 밥을 할 때마다 몇 개씩 넣어서 먹어야겠다.

오늘 점심과 저녁에 밤 몇 개씩 넣어서 먹었다. 주중에 떨어지는 밤은 거의 내 몫이 아닐까 한다. ㅎㅎ

    - 오후에는 비가 와서 생긴 물길이 그쳤고, 길도 제법 말랐다. 그래서 대나무 빗자루를 들고 채소 밭 앞 도로에 비로 인한

쓰레기들과 잔돌들을 치웠다. 또 오후 늦게는 마늘을 심기 위해 만들어 놓은 두둑을 다시 정비해 놓았다. 건너 이웃집 사모

님께서 우리 메밀 밭에 구경을 오셨다. 메밀꽃이 이제 막 피기 시작한다. 아마 다음 주 정도면 제법 많이 필 듯하다. 적당히

보기 좋을 때가 되면 작은 계획을 실천해 볼 것이다. 요란하게 떠들었던 태풍은 그 정도의 위력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 2022.09.07(남해->부산) - 부산으로 이동, 스크린 골프, 어머님 제사 등.

    - 6시쯤 마당으로나와 집 주변을 한 번 돌아보고 부산으로 가져갈 물건들을 챙겼다, 닭장에는 모이와 물을 가득 채워 놓

았다. 이틀 동안 좁은 공간에 갇혀있어야 할 닭들은 얼마나 답답할까? 그 중에서도 늘 다른 닭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여름'은 더 안스럽다.

    - 부산에 도착해 친구랑 만나 정말 오랜만에 스크린 골프를 쳤다. 성적은 엉망이다. 당연한 일이고 성적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즐기면 그만이지. 오늘은 어머님 기일이다. 추석 명절 바로 앞이라 이제 어머님 기일이 추석 명절과 겸하는 실

정이다. 난 오늘 부산에 가서 어머님 제사를 지내고 내일 병원에 문의차 들렀다가 남해로 올 것이다. 명절 기간 동안 부산에

있어도 되지만, 내가 키우고 있는 닭들에게는 미안한 일이라 그냥 오기로 했다. 절을 하면서 부모님들께 남해도 훨훨 날아 자주 오시길 바랬다. 

 

■ 2022.09.08(부산->남해) - 병원 진료, 전직 동료 만남, 남해로 이동 등.

    - 부산에서 아침을 맞으면 남해에서 맞는 아침보다 나태해지는 것 같다. 5시 반에 알람이 울어도 그냥 패스해 버렸다. 부

산있을 때 매일하던 운동도 하지 않았다. 왠지 낯설은 느낌도 있다. 느지막히 아침을 먹고는 병원으로 향했다. 진료차 예약

이 되어 있었다. 담당 교수에게 내 사항을 얘기했더니 검사를 한 번 해보잔다. 그래서 검사 예약을 했다.

    - 집으로 오는 길에 중앙동에 있는 전전 직장동료 세 명을 만났다. 여전히 활기차고 건강하게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듯했

다. 그 동료 중 한 명이 좋은 일이 있었다면서 점심을 산다고 했다. 특 물회(@ 20,000)를 먹었다. 중앙동에서 사무실이 밀집

해 있는 곳이라 점심시간에는 음식점과 커피점은 줄을 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도 커피집을 여러 군데 거쳐 겨우 자리를 잡아 오랜만에 그간의 이야기들을 나눴다. 참 정많은 동료들이다. 

    - 전 동료들과 헤어진 후 바로 집으로 가서 짝지가 챙겨 놓은 각종 반찬 등을 챙겨 바로 남해로 출발했다. 제일 마음에 걸

리는 것은 좁은 공간에 갇혀 있는 닭들이다. 오는 도중에 휴게소에서 차량 유류를 보충하는 것 외는 바로 집으로 왔다. 차를

주차하자마자 닭장 문을 열었더니 '가을'은 달리 듯 알 놓는 곳에 가서 금새  하나 놓고 또 달아났다. 그래도 착한 녀석이다.

가져온 물건들을 안으로 들여 놓고 집 주위를 한 번 돌았는데, 무우와 배추는 하루가 다르게 무척 자라 있었다. 메밀은 대부

분 작은 꽃 봉우리를 달고 있어 쌀 싸래기를 조금씩 뿌려 놓은 듯했다. 해가 지자 어김없이 닭들이 돌아 왔고, 닭장 문을 단단히 채우고는 집에서 가져 온 삼계탕으로 저녁을 먹었다. 

 

■ 2022.09.09(남해) - 대파 북돋우기, 마늘 멀칭비닐 구멍 뚫기, 고추,콩,해바라기 씨앗 정리, 등산 준비 등.

    - 내일이 추석 명절이다. 그럼 오늘은 까치 추석인가!, 이번 추석은 남해에서 혼자 보내게 되었다. 그래서 내일은 계획에

없던 금산을 등산하기로 맘 먹었다. 아침 운동을 마치고 채소밭에 대파를 손봤다. 대파가 잘 자랐는데 이번 태풍으로 많이

쓰러졌다. 그래서 적당히 세워주고 주위에 있는 흙으로 북을 돋구어 주었다. 하지만 파들이 엉켜있고 만지기가 어려워 제대

로 되지는 않았다. 

    - 9시쯤 밤알 몇 개를 넣은 아침을 먹고는 뒷 밭에 마늘을 심으려고 두둑을 만들어 비닐로 덮어 놓은 곳에 구멍을 뚫었다.

비닐 위에 바둑판처럼 선을 그어 놓고 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구멍을 뜷었는데 총 115개다(세로 5줄, 가로 23줄) 씨마늘이

115개가 심겨진다는 얘기다. 그런데 얼마 전 씨마늘을 하려고 준비했던 것을 세어보니 125개였다. 짐작이 이렇게 맞을 수

있을까? 빨래도 해서 말렸다. 화창한 날씨에 덥기까지 하다. 고추와 콩, 해바라기 씨도 내 놓았다. 오늘만 말리고 비늘 등에 넣어 보관해야겠다. 

    - 오후에는 특별히 한 것이 없다. 그리 급한 것도 없다. 마른 빨래를 걷어 정리했고, 널어 놓았던 고추 등도 정리했다. 내

일 등산갈 준비도 대충했다. 아침 밥으로 도시락을 준비해서 배낭에 넣으면 된다. 오랜만에 가는 등산이다. 또 금산은 아마

도 6년 정도 만에 가는 듯하다. 2016년 8월에 갔었나? 프린터에서 자료도 뽑았다. 8시 전에 등산을 시작하려 하는데 명절이

라 등산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코스는 두모주차장에서 양아리석각을 거쳐 부소암, 상사바위 등을 지나 금산 정상

을 찍고, 쌍홍문을 통과해 금산주차장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금산주차장에서 두모주차장으로 가는 버스가 자주 없는데 적당히 맞았으면 좋겠다. 오늘 보름달이 뜰까? 카메라를 준비해 두었는데....

 

 

■ 2022.09.10(남해) - 금산 산행, CCTV 카메라 이동 등.

    - 오늘이 추석이다. 난 남해에서 아침 일찍 금산을 산행할 예정이다. 일어나자 마자 어제 저녁에 미리 준비해 놓은 밥솥에 전원을 켰다. 밥이 되는 동안 아침운동을 하고, 닭장 문도 열어 놓았다. 오늘 닭들은 그나마 보던 눈치도 안봐도 될 것이다. 알을 잘 낳을 것인가? 

    - 아침밥을 먹고는 설겆이도 미룬 채 집을 나섰다. 금산 산행을 하기 위해서다. https://blog.daum.net/dsgen/3571

 

2022.09.10. 금산(남해)

두모주차장-양아라 석각-부소암-상사바위-좌선대-금정산장-흔들바위-줄사철나무-금산정산(봉수대)-보리암-화엄봉- 금정산장-음성굴-장군암-쌍홍문-사신대-금산주차장 (산행시간 : 4시간 20부) 07:

blog.daum.net

    - 산행을 마치고 두 시쯤 집에 도착했다. 달걀을 확인했더니 두 개만 보인다. 이 넘들이 낳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에 낳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또 어떤 넘이 제대로 낳은 것인지도 알 수 없다. 그래서 집에 도착해 짐 정리와 설겆이를 하고는 마루를 비추고 있던 CCTV 카메라를 닭장 쪽과 유자나무 쪽을 비추도록 옮겼다. 이제는 닭장 주위에서 노는 닭들의 상태와 어느 넘이 제대로 알을 낳는지도 가릴 수 있게 되었다. ㅎㅎ...이넘들 이제 딱 걸렸어!!

 

■ 2022.09.11(남해) - 땅콩 수확, 밤송이 털기 등.

    - CCTV 카메라를 닭장 쪽으로 옮겨 설치해 놓았더니 여러 가지 편리한 점이 있다. 우선 닭들의 이동 상황을 볼 수 있고, 어떤 닭이 알을 낳았는지도 알 수 있으며, 혹 방범 카메라의 역할도 충분히 할 듯하다. 또 닭의 모이를 훔쳐 먹는 비둘기를 감시할 수도 있다. 오늘도 하필 CCTV를 보는 순간 비둘기가 있는 것을 보고 바로 쫓을 수 있었다. 

    - 아침 운동을 마치고 집 주변과 밭을 한 바퀴 돌아보고, 채소밭에서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는 무우와 배추를 살폈다. 간혹 보이는 벌레들을 잡아 주었다. 오늘 아침은 검은 콩을 넣어서 밥을 지어 먹었다. 요즘 끼니 때마다 콩을 넣거나, 단호박을 넣거나, 밤을 넣거나, 옥수수를 넣거나해서 먹는다. 때론 섞어서 넣기도 하지만 대부분 한 가지씩 넣어 먹는다. 

    - 아침을 먹고는 올 5월 초에 채소밭에 심은 땅콩을 수확했다. 모종 6개를 심었는데 수확이라고 할 것 까지도 못되지만 그래도 수확은 수확이다. 수확을 조금 이르게 한 것은 좀 더 부드럽지 않을까 해서다. 깨끗이 씻어 살짝 말려서 냉동실에 넣어 놓았는데, 양은 큰 냉면 그릇 한 개 정도가 될 듯하다. 이것을 밥할 때 가끔 넣어서 먹을 것인데, 또 한 가지가 추가된 거다. 

    - 점심을 먹고 쉬고 있는데, 건너집 할머님께서 과일을 가져다 주셨다. 배 하나, 사과 두개, 밀감 두 개와 한과 세 봉지다. 참으로 고마운 분이다. 오후 5시쯤 해서는 앞집 박 사장님께서 밤을 털러 오셨다. 같이 밤을 털었는데 밤도 한 봉지 주셨다. 늦은 저녁 쯤해서는 또 이웃 할머님께서 과일 등을 가져다 주셨는데, 배 하나, 사과 둘, 포도 한 송이, 시루떡 조금과 조기 한 마리를 주셨다. 참으로 좋은 이웃 분들이다. 명절인데 난 인사도 못드렸는데....

    - 오늘 달들이 알 낳는 장소에 네 마리 다 한 개씩 알을 낳았다. 이 넘들이 CCTV 카메라가 지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것은 아니겠지?  아참! 요즘 달들이 알을 낳거나 낳기 전에 집 근처에서 울지 않고 아예 숲속에서 울어대서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알은 낳고 나가서도 그런다.

 

■ 2022.09.12(남해) - 메밀밭 사이길 풀 뽑기, 밤 껍질 벗기기 등.

    - 날씨가 흐리다. 그렇다고 비가 올 것 같지는 않다. 요즘 일하기는 참으로 좋은 계절이지만 그렇다고 딱히 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잡초를 뽑는다든지, 집 수리를 한다든지 만들어서 하면 얼마든지 있지만 딱히 그럴 것은 아니다. 요즘은 6시가 되어야 좀 환하다. 아침 운동을 간단히 하고 긴 장대 지팡이를 들고서 집 주위와 밭을 돌아 본다. 채소밭에서는 무우와 배추를 유심히 보면서 벌레 등이 있으면 잡는다. 아침을 먹기 전에 메밀밭 사이길 잡초를 한 시간 정도 뽑았다. 이제 메밀꽃이 한창 꽃피우고 있다. 아마 다음 주 정도면 만개가 아닐까 한다. 

    - 아침을 먹고는 어제 앞집 박사장님이 주신 밤을 다듬는데 오전을 다 보냈다. 어제 저녁에 씻어 물에 담궈 두었는데, 오늘 바깥 껍질을 벗기고, 또 안쪽 껍질을 벗겼다. 모두 35개였는데, 이것을 벗기는데 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래서 점심도 한 시가 넘어야 해서 먹었다. 점심,밥 속에는 밤알과 땅콩알이 들었다. 굳이 밤을 삶거나 땅콩을 찌지 않아도 밥할 때 넣으니 편하고 맛도 좋다. 

    - 점심을 먹고도 메밀 밭에 나가 두 시간쯤 풀을 뽑았다. 오늘 닭들이 알을 세 개를 낳았는데, 낳지 않은 넘은 '겨울'이다. 저녁에 낳거나 아니면 내일 아침에 낳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어제부터 '봄'이 영 기운이 없다. 몸살이 났는 건지 왠지 눈에띄게 기운이 없다. 곁에 가도 귀찮은 듯 가만히 있고 쉽게 잡혀 준다. 오늘 밤 지나고 나면 기운을 차렸으면 좋겠다

■ 2022.09.13(남해) - 미나리 밭 축소 등.

    - 아침을 먹기 전에는 집 주위를 둘러보는 것과 채소 밭과 메밀 밭을 돌면서 잡초를 정리하는 등 가벼운 일로 시간을 보냈다. 아침을 먹고는 그동안 쭉 미루어 왔던 작업을 했다. 봄에 만들었던 미나리 밭이 너무 컸다. 크게 만든 이유는 이 집에 있던 건축자재를 자르지 않고 그대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의 미나리 밭을 3분의 1로 줄이기로 했다. 

   - 2시간 정도를 작업했는데, 오랜만에 땀 좀 흘렸다. 미나리 밭을 만들 때 흙을 파내고 비닐을 깔고 다시 흙을 넣었다. 그렇기에 밭으로 되돌리려면 미나리 밭의 흙을 다 파내고, 깔았던 비닐을 걷어 내고, 다시 흙을 채우고.....

여기에는 무얼 심을까? 가을에 심을 수 있는 것은 마늘이나 시금치 정도일 듯 하다. 마늘은 뒷 밭에 심으려고 준비를 해 둔 상태이고, 나물 해 벅을 시금치나 심어 볼까.

    - '봄'은 어제보다는 조금 기운이 나는 모양이다. 아니면 닭도 갱녕기가 있는지 모르겠다. 오늘 '봄'은 마당에 와서 자기를 지켜보라는 듯이 앉아 있다. 옥수수를 잘게 부숴 주었더니 그것도 조금 먹더니 그만 두었다. 그래도 오후에는 다른 넘들과 잘 어울려 먹이 활동을 한 듯하다. 이제 닭장도 겨울 준비를 해 줘야 할 것 같다. 

 

■ 2022.09.14(남해) - 친구랑 통화, 시금치 밭 만들기 등.

    - 새벽 4시가 조금 넘어서 전화벨이 울렸다. 이런 시각에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은 참으로 드물다. 가끔 독일에서 살고 있는 큰딸로부터 카독음이 울리기는 하지만 그것도 아주 드물다. 그런데 전화벨 소리다. 휴대폰 화면에 '한*식'으로 뜬다. 초등학교 친구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전해오는 목소리는 여전히 맑고, 굵고 좋다. 외모는 밴드 등에서 가끔 접해서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했지만 목소리는 여전하다. 잠이 잘 안온단다. 나이가 들면 당연히 따라오는 현상이겠지만, 평소 낙천적인 친구고, 건강한 체질이라 그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농담삼아 '노가다' 같은 힘든 일을 많이 해라 했다. 많은 논밭을 갖고 있어 할 일도 많을 것이다. 트랙터로 일을 한단다. 

    - 한참 동안 통화를 했다. 그 친구는 철도청에 근무했던 친구인데, 초등학교 때부터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하는 친구였다.나와는 초등학교 때만 같이 다녔고, 그 이후는 달랐지만 친구는 역시 초등학교 친구다. 예전에 시골에서 열리는 체육대회 때나 명절 때나 동기회 모임 때 등 고작 일년에 한 두 번이었지만 그래도 제일 부담없고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친구가 초등학고 친구다. 술을 참 즐기는 친구다. 예전 들은 소문에 의하면 술마시고 다치기도 여러 번을 했단다. 이제 우리는 그럴 나이는 이미 지난 듯하고,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느냐가 아닐까 한다. 이런 새벽에 받은 초등학교 친구의 전화가 50여 년 전의 초등학교 시절로 한참동안 나를 이끈다. 

    - 5시가 조금 넘었을 때 짝지로부터 전화벨이 울렸다. 벌써 8개월 넘게 떨어져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상유무' 확인 신호다. 얼마 전부터 그러기로 했다. 통화시간은 채 3초도 않되지만, 이 또한 나이 든 사람들의 한 생존방법이 아닐까 한다. 아직 밖은 깜깜하다. 길가의 가로등 만이 하얗게 비치고, 바람에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가 비 내리는 소리로 들린다. 이웃집, 우리집의 전원등들도 이미 꺼졌다. 새소리도 나기 시작했다. 곧 날이 샐거야! 

    - 친구의 전화 덕분에 아침을 조금 일찍 시작한 듯하다. 6시쯤 방을 나와서 잠시 운동을 하고, 닭장 문을 열어 주고, 계획해왔던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뒷 밭에 시금치 밭을 만드는 것인데, 메밀이 심어져 있는 북쪽 편이고 향후 과실나무를 심기 위해서 비워 둔 곳이다. 가서 곰곰히 생각해 봤더니 '반달' 모양으로 밭을 만들어도 될 듯했다. 그래서 메일 심을 때 사용했던 줄을 가져와 콤퍼스처럼 이용해 반달을 만들었다. 

    - 그 안을 시금치를 심을 밭으로 만들려면 그 안에 있는 잔돌들을 다 걷어내고 곡갱이로 깊이 파서 뒤엎어 흙을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아침 먹기 전 곡갱이 질을 1시간 반 정도를 했다. 아침을 먹고도 두 시간 정도를 했고, 점심을 먹고는 소화를 시킬 겸 잠시 마을에 있는 농협에 가서 '시금치'  씨앗을 샀다. 생각보다 비쌌는데 32,000원(500그램)이란다. 오후에도 밭을 일구는데 2시간 반 정도를 했다. 하루를 곡갱이 질을 한 셈이다. 하지만 날씨가 그리 덥지 않고 그래도 좀 해봤다고 별로 힘들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내일 오전 정도면 1차 일구기는 끝날 것 같고, 그 뒤 땅을 고루 다듬어서 두둑을 만드는데 또 한 나절 정도 해야할 것 같다. 시금치는 날씨를 봐 가면서 이번 주나 다음 주에 심어야 할 것 같다. 그러면 마늘과 거의 같은 시기에 심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메일 밭 동쪽 위에는 잔돌과 칡나무 꽃들이 어울어져 있네.

 

■ 2022.09.15(남해) - 시금치 밭 만들기, 토양 거름 반입 등.

    - 6시쯤 방을 나섰다. 대문을 열고, 소변을 보고, 간단한 아침 운동을 했다. 운동을 하는 도중에 하늘이 이처럼 선명하고 예뻤다. 이런 하늘과 아름다운 노을은 심심찮게 보는 즐거움이다. 바로 뒷 밭에 나가 지금 만들고 있는시금치 밭을 일구었다. 1차로 땅을 뒤집고 일구는 일은 한 시간 정도만 하면 될 듯하여 아침 먹기 전에 마무리를 지었다.

    - 아침을 먹고는 이웃 할머니댁에서 토양 거름을 가져 오기로 했다. 쌀겨와 모래, 계분이 섞인 거름이란다. 막상 가지려 가보니 내가 생각하는 비닐 포대가 아니라 마대 포대로 무게가 50킬로그램 이상이 될 듯했다. 그것을 지게에 지고, 150미터 정도되는 집으로 가져 오는 것도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니었다. 그 작업을 열 번이나 했다. 오전은 이것으로 일을 끝내고 씻었다. 

    - 오늘 오후는 한 여름처름 더웠다. 바람이 있어 조금은 덜했지만 밖에서 일하기는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오랜만에 시원한 방에 누워 낮잠을 좀 잤다. 뒷쪽에 창문이 있는 방은 그 창문만 열어 놓으면 정말로 시원하다. 3시 반쯤 밭으로 나갔다. 1차로 뒤집어 놓은 땅을 잔돌을 골라내면서 고르고, 노끈으로 둥글게 길을 그어서 고랑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두둑을 만들었다. 잔돌이 어찌나 많은지 고무 대야로 수십 번 담아 냈다. 이제 그 두둑에 얇게 골을 타서 시금치 씨앗을 뿌리면 된다. 일요일 쯤 비가 온다니 토요일 쯤 파종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내일 짝지가 주말 휴무로 오게되면 그때 심으면 좋을 듯하다. 

 

 

■ 2022.09.16(남해) - 시금치 밭 고랑 만들기, 열무 씨앗 파종, 생활쓰레기 정리, 도로 청소, 짝지 마중 등.

    -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침의 시작이다. 식전 일로 뒷밭에 만든 시금치 밭 두둑에 고랑을 만들었다. 그기에 씨앗을 뿌리고 살짝 덮으면 시금치 파종은 끝난다. 씨앗은 소물게 뿌리란다. 싹이 먹을 정도가 되면 솎아서 반찬으로 이용하면 되기 때문인 듯하다. 반달 모양의 밭에 반달 맨 안쪽에는 부채살 모양으로 고랑을 만들었고, 나머지는 반달의 둥근 모양으로 고랑을 팠는데, 한 두둑에 세 개의 고랑을 만들었다. 그리고 집 앞 밭에 땅콩을 수확한 자리에 열무를 좀 심었다. 이는 새싹 나물로 먹을 생각이다.  

    - 아침을 8시 정도에 지어서 다 먹고 설겆이까지 했을 때는 이미 10시가 넘었다. 오늘도 어제와 비슷할 정도로 더운 날씨다. 오늘 짝지가 이틀 일정으로 온다니 집 청소도 좀 해야 할 듯하다. 그래서 생수 패트병이 수십 개 아니 100개도 넘을 듯하다. 일부는 광고 비닐을 떼고 발로 밟아 반출할 수 있도록 정리해 두었지만, 그동안 쌓인 것들도 많다. 오전에는 그것을 정리하는데 시간을 다 보냈다. 

    - 점심을 먹고는 집 앞 도로변이기도 하고, 집 앞 밭의 돌담인 도로에 풀을 제거하고 정리하는 일을 한참 동안 했다. 담벽이 제법 높아 낫을 사용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사다리를 놓고 작업을 하는 것도 어렵다. 어떤 때는 긴 전지가위를 가지고 작업을 해야 했다. 또 집 앞 채소밭에 무우와 배추에 물을 듬뿍 주었다. 집 옆으로 흐르는 작은 계곡에 수도물 정도의 물은 언제든지 확보할 수 있어서 우리 집 채소들은 물을 많이 먹고 자란다. 

    - 5시 쯤 읍내로 나갔다. 6시가 넘어야 도착하지만 구입할 물품도 좀 있어서 조금 일찍 나섰다. 짝지가 대중버스를 타고 오는데 반찬 등이 있어 매번 올 때마다 손이 무겁다. 내일 마늘과 시금치를 심을 것인데 나도 짝지도 처음 경험해 본다. 참! 아침에 집 주위를 둘러 볼 때, 표고목에서 버섯 하나를 발견했다. 표고목에 차광막을 씌우지도 않고 그냥 유자나무 밑에 세워져 있는데, 닭들이 그랬는지 표고목에 박힌 종균의 절반은 파 먹고 없다. 그런데 어쨌던 버섯이 한 개 열렸다. 유자 나무에도 큰 말굽버섯 같은 것이 달려 있는데 그냥 둘 수 밖에...

 
 

 

■ 2022.09.17(남해) - 시금치 및 마늘 심기, 들깨 대 뽑기 등.

    - 아침 6시를 조금 넘겨서 짝지랑 함께 시금치와 마늘을 심으러 뒷 밭으로 나갔다. 하얀 메밀꽃들이 소금을 뿌려 놓은 듯 좋았다. 이미 심을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시금치는 고랑에 씨앗을 뿌리고 흙으로 덮으면 그만이다.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마늘도 심었는데, 며칠 전에 비닐에 구멍을 뚫어 놓은 상태지만 메워진 구멍도 있고 해서 다시 한 번 구멍을 뚫었다. 마늘 한 조각씩 넣고는 비에 휩쓸려 내려간 쌓여 있는 부드러운 흙으로 마늘 위를 덮어 주었다. 이 또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은 일이다.

    - 집 앞 채소 밭으로 가서 얼마전 미나리 밭을 축소하고 만든 두둑에도 시금치를 심었다. 나물로 쉽게 뜯어 먹을 수 있을 거다. 그리고 그 옆에 그동안 나에게 많은 반찬을 제공했던 들깨 대를 뽑아냈다. 이곳에는 조금 후 나올 양파를 심을 생각이다. 그렇게 한다면 당분간 심을 채소는 없을 듯한데, 나중에 고구마를 캐고 나면 또 뭔가를 심어야 할테지

    - 지금 특별히 해야 할 일도 없지만, 짝지가 와 있어 가급적 일을 시작을 하지 않으려 한다. 오늘 처리한 시금치와 마늘 심기는 그리 어렵지도, 힘들지도,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 일은 아니었다. 여기에 와 주는 것만도 감지덕지고 반찬도 해 주는데...ㅎ

시금치 마늘 심기 : https://www.youtube.com/watch?v=Vt4QF79yiY0&t=32s

    - 늦은 오후는 비가 올지도 모를 정도로 흐리다. 4시쯤 짝지랑 마을 남쪽 언덕으로 산책을 나갔다. 건너집 할아버지가 우리를 보고 데이트 가느냐?신다. 그렇다고 했다. 한 30분 정도 걸었나? 언덕과 논밭과 과수나무가 흩어져 있는 전형적인 농촌 풍경이다. 그리 멀지 않은 바닷가 너머는 광양인지 여수인지는 모르지만 해안가 산업단지가 보인다. 오늘도 앞집 김사장님은 온통 흙을 뒤집어 쓴 채로 농기계로 밭을 갈고 계신다. 참으로 부지런한 분이시다. 

 

■ 2022.09.18(남해) - 무우, 배추에 친환경 살충제 살포, 짝지 배웅 등.

    - 아침 운동을 마치고 짝지랑 집 주위를 한 번 돌아봤다. 짝지를 모델로 삼아 메밀 꽃밭에서, 돌담과 칸나꽃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씩을 찍었다. 이런 행동도 참으로 쉬운 것은 아니고 오랜만에 한 행동이다. 아침을 먹기 전에 한층 자란 무우와 배추에 친환경 살충제를 뿌렸다. 소주를 물에 희석시켜 분무기로 뿌려 주었는데, 소주는 올 6월에 비파열매 주를 담고 남은 30도 담금주다. 소주와 물을 약 1:4로 섞어 뿌려주었다. 이것의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유튜브에 그런 영상이 있어 해봤다. 남은 소주가 좀 더 있어 수일 내 한 번 더 뿌려 줄 생각이다. 

    - 오늘 점심은 11시 반쯤 먹었다. 짝지가 12시 50분경 차로 부산으로 간단다. 차표는 엊그제 도착할 때 미리 예매를 해 두었다. 좋은 계절이고 일요일이라 혹 만차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번에 짝지가 와서는 시금치와 마늘을 심었다. 나도 처음 심어보는 것인데 나중 수확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오랫동안 묵혀져 있던 밭이라 초보인 내가 심어도 뭐든 잘 자라 주었다. 오후에는 특별한 일은 하지 않았다. 날씨도 무척이나 더웠다. 잠시 대나무 수로를 손봤다. 지금은 밭이나 논에 물이 그리 필요한 계절이 아니라 우리집 옆 계곡에도 제법 물이 많이 내려온다. 난 이 계곡물을 끌여들여 채소들을 키운다. 

    - 건너집 사모님께서 '단감'을 몇 개 주셨다. 아직 좀 덜 익은 듯한 감이었는데, 사모님 왈 "우리집 감은 다 익으면 갈라지기 때문에 덜 익었을 때 땁니다"라고 하신다. 참으로 희안한 감이다. 왜 익을 때 감이 갈라질까? 한 개를 깎아 먹어봐도 아직 좀 덜 익은 듯한 맛이다. 단맛이 덜하다. 하지만 떫지만 않으면 나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맛있는 감이다. 

    - 또 태풍(남마돌)이 온단다.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이 고비라는데, 아직까지 비도, 바람도 없다. 태풍이 온다고해서 그런지 서쪽 하늘의 노을은 빠져들 것만 같이 붉다. 남해 바랫길에 이런 노을길 코스가 있단다. 언젠가는 걷게 되리라.

 

■ 2022.09.19(남해) - 유자나무 가지 치기, 양파 밭 만들기 등.

    - 어? 오늘 블로그에 들어가니 '다음 블로그가 이달 말에 종료된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한 20년 전 '천리안' 때부터 시작한 블로그가 여러 단계를 거쳐 '다음 블로그'를 사용해 왔는데, 또 종료되고 다른 사이트로 이전된다니 참으로 난감하다. 내겐 또 당분간 혼란이 있을 듯하고, 익숙해질 때까지 시행착오를 해야 할 듯하다. 

    -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강한 태풍이 예고되었지만 여기는 태풍은 커녕 미풍도 아닌 듯 지나갔다. 비도 오지 않았다. 잔뜩 긴장하고 창문 틈을 종이로 일일이 끼워 조치를 했었는데...아무튼 다행스럽다. 아침 운동을 간단히 하고는 늘 하는 것처럼 농기구 한 개를 들고 집 주변과 밭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김장 채소도 심었고, 마늘, 시금치도 심은 상태라 밭에는 특별히 할 일이 없다. 

    - 보통 저녁 10시 경이면 잠자리에 드는데, 어제는 12시가 넘어서 잠을 청했다. 어제 저녁부터 뭘 하나 작성하려다 보니 그랬다. 그 작업이 오늘 오전 내내까지 했다. 특별하다면 특별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않은 마음 먹기에 달린 것이고, 이에 대한 결과 또한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또 그 결과에 따라 내 생활은 조금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 오후는 너무 더웠다. 한 여름의 중간에 서 있는 것 같다. 물론 특별한 일이 없기는 하지만 오후에는 그냥 쉬면서 시원한 바람이 통하는 방에서 낮잠도 때렸다. 4시쯤 유자나무 가지를 몇 개 쳤다. 가지가 너무 복잡하게 뻗어 있고, 또 유자가 열릴 것 같지 않은 가지들을 잘라냈다. 그 작업을 틈틈이 해야 할 듯하다. 그리고 채소 밭으로 가서 얼마전 들깨 대를 뽑은 자리에 양파를 심기 위해 땅을 다듬었다. 면적이라 해봐야 약 반 평 정도 될까?

 

■ 2022.09.20(남해) - 블로그 이전에 관한 문의, 유자나무 가지 치기, 밤 다듬기 등.

    - 참으로 황당하다. 아니 어이가 없고, 참담하고, 허무하다. 그렇다고 이것이 내가 먹고 사는데 또는 신상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남이 생각하기에 '참으로 황당하네'할 수도 있을 것이고, 또 다른 사람은 '뭐, 그정도를 가지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몇십 년간 이용하고 관리해 온 블로그가 9월 말로 종료되고 다른 곳으로 이전된단다. 그래서 어제 저녁에 이전을 했더니 다른 것은 특별한 문제없이 이전되었는데, " 작성한 글과 첨부한 파일이 아닌 '통계', '댓글', '방명록', '에디터 임시저장 글', '친구 목록', '닉네임', '블로그 이름', '블로그 소개', '블로그 이미지', '블로그 꾸미기 이미지', '스킨' 등은 백업되지 않습니다." 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 읽은 책의 내용을 댓글로 적어 놓았는데, 그 댓글들이 하나도 없다는 거다. 다른 것은 다 없어져도 되지만, 책에 대한 댓글은 나에게는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것인데 이것이 하루 아침에 다 사라진다고, 사라졌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어떻게 살릴 방법이 없을까?하고 문의를 해 놓은 상태다. 꼭 살려 주셨으면 좋겠다. 왜 사용자가 이런 피해를 봐야 하는지?....

    - 요즘은 6시가 조금 넘어서 마당으로 나온다. 아침 저녁으로는 긴옷을 입어야할 만큼 선선하다. 그렇지만  한 낮은 또 한 여름처럼 뜨겁다. 아침 운동을 잠시하고, 집 주위와 채소밭을 돌면서 잡초도 뽑고, 북도 돋우고, 벌레도 잡고......얼마 전에 뿌려 놓은 '열무'도 싹이 막 올라오고 있었다. 아침을 먹고는 밤을 다듬었다. 앞집에서 준 것인데 밤이 마른 상태라 안쪽 부분을 벗기는 것이 갓 땄을 때보다 훨씬 시간이 많이 걸렸다. 열여 개 다듬는데 오전이 다 갔다.

    - 오늘 점심은 밤 잔치다. 점심을 지을 때 알밤 두 개, 바깥 껍질만 깐 것 세 개, 알밤을 반으로 자른 것 두 개, 완전히 깐 것 세 개 등 10개를 넣었다. 어떤 게 더 맛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인데, 먹어보니 알밤을 반으로 자른 것이 좋았던 것 같다. 그것이 적당한 물기를 머금고 있어서 그런 듯 했는데, 완전히 깐 것과 바깥 껍질을 깐 것은 물기가 많아 물컹한 느낌이었고, 반대로 완전한 알밤은 너무 타박한 느낌이라서 그런 듯하다.

    - 오후에는 뜨거운 날씨를 핑계로 쉬었다. 그렇다고 급한 일도 없다. 집이 험하고 낡기는 했지만, 전기 들어오고, 물 나오고, 재래식이지만 화장실 있고, 이제 기름 보일러까지 있어서 뜨거운 물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하지만 생활하는데 문제는 없다. 야외의 텐트보다는 호텔이지...어제에 이어 오늘도 유자나무 가지 치기를 조금 했다. 유자나무의 가시는 정말 무섭다. 정말 굵고 단단해서 만약 찔리면 치명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을 하고 있을 때 이웃에서 큰 자두를 네 개 주셨다. 난 밤을 몇 개 드렸다. 

 

■ 2022.09.21(남해) - 읍내 출타 등.

    - 오늘은 온전한 휴식이라고 할 수 있는 날이다. 아침 먹기 전 늘 하던 것처럼 하루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침을 먹고는 읍내로 출타하여 여기저기 일을 보고, 올해 처음으로 머리와 수염을 정리했다. 한결 깔끔해진 모습이기는 하지만 조금 허전한 감도 있다. 

    - 결실의 계절이라 그런지 요즘은 먹을 것이 많다. 밥에 넣어 먹는 것도 포함하지만 밤, 땅콩, 옥수수, 콩, 단호박, 고구마...오늘은 과일도 풍부하다 단감, 자두, 종류가 다른 포도 두 송이, 또 이웃집에서 떡까지. 오늘 점심도 갈치조림으로 잘 먹었다. 이런 온전한 휴식도 가끔 있다. 

    - 오랜만에 책을 하나 받았다. 며칠 전 인터넷으로 구입한 책인데 약 6개월만에 구입했다. 이전의 책은 내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책이기도 했고, 내용도 많아 그것을 댓글로 기록하느라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그것도 다 기록하지 못한 채 덮었다. 남은 분량은 얼마되지 않는데도 그랬다. 이유는 '다음 블로그가 티스토리로 이전'되었고, 그 영향으로 댓글은 이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받은 책은 댓글이 아니 본문에 기록해야 할 듯하다. 

 

■ 2022.09.22(남해) - 무우.배추 살충제(희석 소주) 살포, 이불 빨래, 메밀 밭 새 방지망 지지대 설치 등.

    - 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갈 때 사용했던 여름 이불을 가져 나와 세탁기에 넣고 작동시켜 놓았다.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 좀 두터운 이불이 필요해서다. 그리고 어제 읍내에 나가 가져 온 담금주에 물을 희석해 살충제를 만들어 무우와 배추에 뿌렸다. 얼마 전에 두 번을 뿌렸고 이번이 세 번째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무우와 배추의 상태가 좋아진 듯하다. 무우는 총각김치를 담을 정도가 되었고, 배추도 잎들을 묶어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랐다. 

    - 오늘 아침도 밤과 땅콩을 넣어서 지어 먹었다. 아침을 먹고 바로 집 뒤 메밀 밭에 새 방지망 설치 준비를 시작했는데, 메밀이 이제 열매를 맺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씨앗을 파종했을 때는 낮게 새 방지 그물을 설치하면 되기 때문에 별로 어려운 점은 없었지만, 이미 훌쩍 자란 메밀 위에 새 방지 그물을 치기 위해서는 지지대를 높이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 먼저 긴 말뚝을 땅에 박고, 이 집을 구입했을 때 앞집에서 확보해 놓은 대나무를 사용해 거치대를 만들었다. 그때 가져온 대나무들이 우리 집에 많은 역할을 한다. 

    - 점심을 먹고도 내내 그 일을 했다. 오늘 겨우 지지대를 설치하는 작업을 다 한 것 같은데, 내일 새 방지 그물을 덮어 보면 답이 나올 듯하다. 그물이 한 번에 다 덮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이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이 또한 만만찮은 일이 될 듯하다. 5시쯤 작업을 마쳤다. 아침에 빨아 널어 놓은 여름 이불을 비롯한 빨래들이 가을 햇살에 잘 말랐다. 이불은 작은 크기로 접어 비닐 봉투에 넣어 두었다. 오늘 저녁은 단호박 반 개를 넣어 지었다. 

 

■ 2022.09.23(남해) - 시금치 밭 물주기, 메밀 밭 새 방지망 설치 등.

    - 아침을 먹기 전에 집 주변을 한 바퀴 돌고, 17일 심은 시금치 밭에 물조리로 물을 좀 주었다. 같은 날 심은 채소 밭에 시금치는 물을 자주 줘서 그런지 싹이 났는데, 뒷 밭에 반달 모양을 심은 시금치는 아직 소식이 없다. 가을 가뭄이 심하다. 이웃집 할머니들께서도 비가 안와서 시금치도 못심겠다고 탄식들 하신다. 수익을 목적으로 대규모로 마늘이나 시금치를 심는 사람들은 스프링쿨러 장치를 이용해 물을 주고 있다. 이 밭에 시금치 씨앗을 뿌리고 나서 처음으로 물을 주었다. 물조리를 이용해 집에서 100미터 정도 떨어진 밭에 물을 주는 것도 만만하지 않다. 오늘 아침에는 9번을 왔다갔다 했다. 

    - 아침을 먹고는 바로 메밀 밭으로 나가 어제 설치해 놓은 지지대에 새 방지용 그물을 설치했다. 이것을 혼자 설치하기란 여간 힘들지 않았다. 육체적으로 힘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물을 지지대 위로 설치할 때 그물이 메밀 위로 쳐져 메밀에 상처를 주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가 만만하지 않는 것이다. 정말 어린애라도 있으면 좋을 만큼 손이 필요한 일이었다. 옆에서 밭은 일구고 계시는 할머니께서 안타까워 하신다. 오전 내내해도 1/3정도 밖에 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거라도 한 상태라 조금 요령이 생길 듯하다. 

    - 점심을 먹고도 그 일을 했다. 다 마치고 나니 4시가 조금 넘었다. 또 시금치 밭에 물을 주었다. 이번에는 6번을 왔다갔다 했는데, 대나무 수로에서 나오는 계곡물을 주었다. 옛 주인께서 사용하시던 긴 호수가 있기는 한데 그것까지 이용하기는 아직 뭐하다. 옛 주인께서 사용하시던 물건 중에서 지금 내가 요긴하게 사용하는 것들도 꽤 있다. '봄'은 아직까지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지 벌써 한 일주일 째 알을 낳지 않는다.  

 

■ 2022.09.24(남해) - 시금치 밭 물주기, 읍내 출타 등.

    - 오늘은 뒷 밭에 반달 모양으로 만든 시금치 밭에 물을 이른 아침에 한 번, 늦은 저녁에 한 번, 두 번을 주었다. 같이 심은 채소 밭의 시금치는 이미 싹이 제법 나왔는데, 뒷 밭에는 아직 소식이 없다. 그래서 어제 오늘 물을 준 것이다. 뒷 밭에서 일을 할 때는 언제나 기분이 좋다. 밭은 잔돌이 많은 돌밭이지만 그 밭에서 보는 풍경은 언제나 좋다. 

    - 아침을 먹고는 읍내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 나온 김에 그리 멀지 않은 '용문사'란 절에 잠시 들렀는데, 그리 크지 않지만 아늑하고 조용한 절이었다. 주말인데도 몇 사람 없었다. 용문사에 잠시 들렀다 집으로 오면서 오랜만에 외식을 했는데, 참으로 오랜만에 시원한 물냉면 곱배기를 먹었다. 뭐 그리 딱히 맛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시원한 느낌이 좋았다. 소형 청소기도 하나 샀는데, 청소할 때마다 큰 청소기가 불편해서 샀다. 

 

☞ 남해 용문사는 신라 애장왕 때 창건된 절로 열 두명의 고승을 배출한 남해 최대의 사찰이란다. 이 절은 치마폭처럼 펼쳐진 앵강만 바다를 바라보는 남해읍 이동면의 호구산 (해발 560m)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데, 호구산은 북쪽과 남쪽에 각기 망운산과 금산을 마주 보는 산이란다. 호구산은 사실 망운산과 금산의 유명세에 가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호젓하고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인해 남해군에서 군립공원으로 지정한 산이란다. 정상에 서면 북쪽으로 망운산을 넘어 하동 일대의 층첩한 산줄기와 광양 백운산, 그리고 멀리 지리산 줄기가 아스라이 보인단다. 남으로는 그림같은 앵강만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그 앞에는 서포 김만중이 유배되어 사씨남정기를 집필하였던 노도가 보인단다. 또한 동쪽으로는 보리암을 품고 있는 금산과 멀리 통영, 거제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창선도와 위로는 사천, 고성의 해안마을과 내륙의 풍경들이 보이고 서쪽 여수반도 쪽으로는 여천 석유화학단지나 거대한 광양제철의 인공섬 금호도의 다소 생경한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단다. 

 

    - 5시쯤 또 시금치 밭에 물을 주었다. 큰 물조리와 담금주 통에 물을 담아 6번을 왔다갔다 했다. 물을 준 시금치 두둑이 선명하게 나타났고, 저녁 하늘의 구름도 괜찮아 그것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종종 볼 수 있는 저녁 노을도 좋지만 이렇게 구름이 있는 모습도 참 좋았다. 오늘 읍내에 갔다왔다 하는 길에 보이는 억새가 한참 등산을 다닐 때가 생각났다. 지금부터 11월 정도까지 등산하기 정말 좋은 계절인데.....참 많이도 다녔다. 

 

■ 2022.09.25(남해) - 시금치 밭 물주기, CCTV 카메라 이동 등.

    - 완전한 가을 날씨다. 더운다나 오늘은 흐리기도  하다. 흐리기보다는 지금 필요한 건 비가 내리는 건데, 가을 가뭄이 심하단다. 오늘도 시금치 밭에 물조리를 이용하여 물을 주었다. 아침 먹기 전에 한 번, 저녁 늦게 한 번....채소 밭에는 호스로 물을 주었다. 무우와 배추는 정말 많이 자랐다.

    - 오늘은 거의 하루 종일 휴식했다고 할 수 있다. 점심을 먹고 CCTV 카메라 한 대를 닭장 안으로 옮겼다. 암닭 네 마리인데도 서열이 있는지 '여름'이 늘 다른 닭들에게 쪼이고 왕따를 당하는 듯한데, 얼마나 심한지도 관찰하고, 알을 낳지 않는 닭이 아마도 '봄'인 듯 한데, 아예 낳을 생각을 안하는지 볼 필요도 있을 듯 해서다. 닭들을 좁은 닭장에 가두어 놓고 집을 비울 때 닭들이 알을 낳을 수 있도록 그것도 안으로 옮겨 놓았다. 아마 하루 정도만 지켜 본다면 대충 알 수 있을 듯하다. 

    - 오늘은 책도 좀 봤다. 책의 내용을 댓글로 기록했다고 이번 블로그가 이전할 때 그것은 이전되지 않아 너무나 황당하고 또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향후 또 그런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이제 댓글이 아닌 본문에 기록하기로 했다. 댓글로 쓰는 것보다 좀 불편한 점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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