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실역 - 입실3교 - 건국사 - 애기봉산 - 수곡사 - 입실3교 - 입실역
(소요 시간 : 2시간 20분)
08:30 집에서 출발
오늘은 짝지랑 경주 입실이란 곳에 있는 '애기봉산'을 가보기로 했다.
엊그제 동료와 울산 출장이 있었는데,
점심을 먹을 때 산행, 고향, 시골 등, 얘기를 하다 '애기봉산'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그 동료가 언젠가 그 곳에 갔을 때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는 얘기를 했다.
그때 애기봉산의 전설에 대한 얘기는 없었던 것 같기도 했는데, 내가 이 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혹 그곳이
사진 명소인가 하는 것이었다.
집에와서 '입실 애기봉'에 대한 검색을 하다보니 전설이 있는 동산인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나섰다.
가끔하는 산책 수준에도 못미칠 듯한 산행코스다.
마을 뒷동산 같은 곳으로 실제로 그 동산을 오르는 데는 1시간 남짓한 듯하다.
준비물은 별도로 없다. 과일 두 개 정도와 카메라 두 대가 전부다.
10:05 입실역
입실역은 경상북도 경주시 외동읍 입실1리에 위치한 동해선의 역인데,
현재는 모든 여객열차가 정차하지 않고 있단다. 그 이후로도 한동안 승차권은 판매했지만,
무배치간이역이 되면서 승차권 발매 역시 중단되었단다.
혹 애기봉산을 가보려면 네비게이션 목적지를 '입실역'으로 하면 될 듯하다.
그곳에서 등산 들머리까지 한 2~30분 소요되는데 위치 검색이나 네비게이션에 건국사, 수곡사 등이 잘
검색되지 않기 때문에 그러면 쉽게 찾을 수 있다.
10:14 철길건널목
10:38 기차터널입구
10:42 건국사
11:02 능선갈림길
11:07 애기봉
애기봉까지 오는 데 등산 등, 산을 오르는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애기봉산 정상에 남자 한 사람이 쉬고 있었다.
애기봉산 전설 : 돌이된 아기장수
경주시 외동읍 입실 마을의 서쪽 산등성이에 불룩하게 솟아오른 아기봉은
산이라 하기 에는 너무 낮고. 바위라 하기 에는 너무 거대한 봉우리란다.
아기봉이 자리한 입실마을은
신라시대 불국사와 모화리의 원원사 사이에 있는 78개의 사찰과 사찰 사이의 통로로 마치 복도처럼 생긴 마을이란다.
불국사에 들어간 사람은 미리 이 마을의 작은 사찰로 들어와 삭발을 하고 마음을 가다듬었는데, 도(道)를 닦으러 오는 사람들이 실내로 들어오는 문이라 하여 입실(入室)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단다.
예사롭지 않는 마을 이름 유래에서 짐작할 수 있듯 아기봉 역시 신성한 전설을 품고 있단다.
<[삼국유사>에 전해지는 기록을 토대로 한 옛날 이야기인데, 삼백 예순 날을 하루같이 아기봉에 올라가 지성을 드리는 할머니가 있었단다. 그날도 할머니는 목욕재개 후 새벽하늘 맑은 별빛을 벗 삼아 산으로 올랐단다. 먼저 떠난 바깥양반과 함께 사는 가난한 가족들을 위해 양손이 닳도록 비비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는 동안 어느새 동이 터 올랐단다. 기도를 마치고 일어서려던 할머니는 위쪽 봉우리에서 다가오는 오색 찬란한 빛을 보았는데, 그 빛의 정체는 선녀였다.
황금꽃과 금이파리로 장식된 머리 관을 쓰고 비단 날개옷을 입은 선녀의 몸짓은 눈부시면서도 화려하지 않고 마치 하늘거리는 풀꽃처럼 가냘프고 아름다웠단다. 할머니는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선녀의 동정을 살폈는데, 선녀가 오색구름을 타고 내려온 후에도 구름이 바위를 감싸 돌고 흐를 뿐, 한 동안 정적이 계속됐단다. 그 후 장시간 선녀의 신음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단다. 이 당혹스런 광경을 지켜본 할머니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내지르고 말았단다.
그 순간, 선녀는 도와 달라며 애원했단다. 선녀의 청을 들은 할머니는 선녀의 다리 밑에 피투성이 아기의 탯줄을 끊어주었단다. 산 정상 바위 홈에 고인 맑은 물을 치맛자락에 적셔 아기의 몸을 정성껏 닦아주고 선녀의 비단 치맛자락으로 아이를 감쌌단다. 그러자 선녀는 할머니에게 자기가 선경(仙境)에 사는 제석천왕의 막내딸인데, 어쩌다 하늘도 허락지 않는 연분을 맺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면서 그녀에게 기대가 크셨던 아버님이 노하여 인간 세상으로 내쫓았단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불러 주실 줄로 믿는다면서, 이곳은 아버님께서 노여움을 푸시는 동안 제가 잠깐 머물다 갈 귀향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단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제발 그녀 아이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애원했다낟. 만약 사람들에게 아이의 존재가 알려지면 그녀와 아이 모두 생명이 온전치 못할 것이라고 했단다.
선녀의 간곡한 부탁을 들으며 할머니도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비밀을 지켜 주겠다는 약속을 했단다.
할머니는 그 날 이후 밤낮없이 산에 올라 선녀의 시중을 들기 시작했는데, 큰 바위 밑에 거처를 만들어 주고 선녀가 덮고 잘 목화 솜이불도 가져다 주고, 밥과 빨래는 물론 아기가 걸치고 있을 배냇저고리도 손수 지어다 입혀 주었단다. 덕분에 아이는 건강하게 자랐는데, 그러나 아기가 태어난 지 삼칠일이 되는 날,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걷기 시작했으며, 더욱 놀라운 것은 아이의 말과 행동이었단다.
그 아이는 “어머니 인간 세상에는 악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힘을 기르지 않으면 약자만 피해를 입게 됩니다. 저는 이제부터 힘을 기르겠습니다” 하고는 석굴 앞에 있는 지름 50cm, 길이 1m쯤 되는 돌을 밧줄로 묶어 짊어지고 산 정상을 오르내렸단다. 기이한 아이의 행동은 매일 반복되었는데, 너무도 신통하게 여긴 할머니는 선녀의 간곡한 부탁을 잊은 채 집안 식구들에게 그 아이의 정체를 누설해 버리고 말았단다. 그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고, 급기야 임금님 귀에 들어가게 되었단다. 신하들로부터 그 소문이 사실로 밝혀지자, 임금은 아이가 어른이 되면 얼마나 힘이 세어질지 걱정을 하게 되고, 그 아이가 하늘나라 사람이니 인간의 말을 순종할 리 만무하고, 그 아이를 이대로 방치해 두었다간 언제 궁으로 쳐들어와 임금을 해칠지 모른다고 생각해 임금님은 고민 끝에 그 아이를 없애 버리라고 명령했단다.
그 날 밤,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굴 밖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아이는 비명소리를 내지를 겨를도 없이 싸늘한 시체가 되어 버렸단다. 임금의 사주 받은 장수와 군사들은 아이의 시체를 부대 자루에 넣어 옮기려는 순간 갑자기 요란한 천둥소리와 함께 폭우가 쏟아져 겁에 질린 군사들은 시체를 내팽개치고 도망을 쳤단다. 한밤중 난리 통에 잠이 깬 선녀가 굴 밖으로 나왔을 때 아이는 온데간데 없고 부대 속에는 커다란 돌덩이로 변한 아이의 시체만 있었단다.
더 이상 지상에서의 삶에 희망을 잃어버린 선녀는 목메어 울다가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는데, 이튿날 이들을 발견한 할머니는 자신의 경솔함을 깊이 뉘우치며 양지바른 곳에 그들을 함께 묻어 주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 봉우리를 아기봉이라 불렀단다. 그 후 마을사람들은 집에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면 이 바위에 지성을 드리고 아기봉 부근에서는 부정한 일을 삼가고 있다. 위 전설을 입증하듯 지금도 그 바위 위에는 갓난아이를 목욕시켰던 둥근 홈이 남아있고, 바로 아래 동굴 앞에는 아기가 지고 다녔다는 돌이 있는데, 그 돌에는 두 줄의 밧줄자국이 있단다.
11:37 애기봉 출발
11:48 이정표(구어리 0.8, 애기몽 0.4)
12:02 수곡사 입구
12:25 입실역
이곳에 차를 두었다. 아주 작은 역이라 정겹다.
13:20 언양(**쌈밥)
몇 달 전인가?
산행을 하고 이곳에 점심을 먹으로 왔다가 허탕을 쳤다.
일요일이었는데, 일요일은 휴무란다. 그래서 오늘은 토요일이고, 또 언양장날(2일, 7일)이라
장구경도 할 겸 이곳을 찾았다. 그런데 이 시간에도 줄을 서야 한단다. 대기표 26번을 준다.
한 2~30분 기다린 후 점심을 먹었다.
14:30 언양장
특별히 살 것도 없다.
장에 사람들이 많이 붐빈다. 난전을 펼치고 있는 아낙네, 할머니들이 주고 받는 대화가 정겹다.
한 바퀴 돌면서 숫돌 하나, 밀감 한 박스를 사가지고 집으로 왔다.
16:00 집 도착
(입실역)
(울산~포항간 복선철도 공사)
(포대기에 묶인 아기의 시체)
(아기가 지고 다닌 돌)
(아기를 목욕시키던 돌 홈)
(수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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