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行)/ㅅ,ㅇ,ㅈ

2018.08.19. (오룡산, 시살등 : 61산방)

동선(冬扇) 2018. 8. 20. 20:39


느티나무가든 - 797봉 - 828봉 - 도라지고개 - 오룡산(949) - 동굴 - 시살등(981) - 신동대굴 - 통도골 - 달마야놀자 촬영장소 - 느티나무가든

(산행시간 : 7시간)




08:10 집에서 출발

         오랜만에 산악회에 함께 하는 산행을 하게 되었다.

         61년 소띠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산악회인데, 내가 이 산악회 가입한 역사는 2005년 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 것으로 본다면 참으로 오래된 산악회이고, 나도 참 오래된 회원이다.

        

         이 산악회에서 내가 총 몇 번 산행을 했는지는 잘모르겠다. 물론 기록을 살펴보면 알 수 있는 사항이지만 그게 별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 산악회와 합류하여 산행을 한 것이 꼭 2년 전이다.

         2년 전 이맘 때, 물놀이겸 산행(2016.08.07, 수리덤 계곡)을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내가 그동안 산행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16년도 34회, 2017년도 25회, 올해도 10번 정도는 했는데, 주로 혼자 갔었고, 가끔 직장동료나 아내와 함께 갔었다.

         한창 많이 다닐 때는 1년에 50회도 넘었을 거다.

         그런 때에 비하면 횟수가 많이 줄었는 것은 사실인데, 물론 세월을 이길 수 없는 체력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다양해진 스포츠 문화 탓도 있으리라,


         내가 지금 가입되어 있는 산악회가 두 개 있는데, 이 산악회와 토요일에 가는 산악회이다.

         두 산악회 모두 비슷하게 가입하여 시작한 거라 둘 다 13년은 넘었다. 한 2년 전부터 이 두 산악회에 거의 발길을 끊었다.

         그렇다고 산악회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핑계를 댄다면 여러가지 많을 거다.

         두 산악회에 회장도 했었다. 그래서 남들보다 관심은 더 많은데 자주 참여하지 못해서 미안할 따름이다.

         아무튼 참으로 오랜만에 산행에 참여했다.

     

08:45 동래전철역

09:00 산행버스 출발

         산행버스에 오르기 전에 오래된 회원 몇몇과는 인사를 나누었지만 대부분은 낯선 사람이다.

         그래도 이 산악회는 한 해에 출생한 띠 모임이라 회원의 변동은 많지 않은 편인데,

         아마 그렇지 않은 산악회에 이렇게 오랜 만에 참석했다면 태반이 모르는 사람이었을 거다.

         오랜만에 짜여진 일정대로 하는 산행이라 따라갈지 모르겠다. 그것도 한 여름 따가운 햇살 아래서 말이다.


10:20 산행지(느티나무펜션) 도착

11:40 갈림길(자장암 8, 선리마을 1)

11:47 갈림길(자장암 7.5, 선리마을 1.5)

12:15 갈림길(자장암 6.8, 선리마을 2.2)

12:23 갈림길(자장암 6.4, 선리마을 2.6)

12:55 도라지고개

         한 스무 명 남짓 둘러 앉아서 점심을 먹었다.

         이번 산행에 참여한 회원이 47~8명 되었는데, 산행은 하지 않고 물놀이(일명 계곡조)만 선택한 수가 약 절반 쯤 되나보다.

         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어울려 점심을 먹는 것이 어쩌면 백미다. 다양한 밥에 다양한 반찬, 참으로 다양한 것들이 많다.

         내가 아무리 적은 양의 반찬을 가지고 가도 남겨 온다. 각자 가지고 온 다양한 반찬이 늘 넘치기 때문인데,

         오늘은 어느 한 편에서는 떡뽁이 만들고 있다. 참 재미있는 사람들이다.


13:57 갈림길(자장암 4.9, 선리마을 4.1)

14:05 전망대

14:12 오룡산

         오룡산은 다섯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 산으로 통도사 구룡지의 아홉 마리 용과 관련이 있단다.

         통도사 창건 당시 구룡지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는데,  신라 선덕왕 때 당나라에서 불법을 배우고 돌아온 자장율사가

         부처님의 설법을 전하기 위해 구룡지 부근에 대가람을 세우고자 이곳에 살고 있는 용에게 못을 떠나 달라 간청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아 법력으로 몰아냈는데, 3마리는 구룡지에서 죽고 한 마리는 눈이 멀어 용서를 빌자 그 곳을 지키고 살게 했으며,

         나머지 5마리는 오룡골로 달아났단다.

         이를 증명하듯 통도사 인근에는 죽은 용을 던져 핏자국을 남긴 용피바위와 다섯 마리 용이 달아난 오룡골 뒤로 솟아오른 다섯 봉우리

         오룡산이 자리하고 있단다. 


14:51 동굴삼거리

14:54 동굴

15:09 갈림길(오룡산 1.9, 영축산 4.3)

15:45 시살등

15:54 갈림길(신동대동굴)

16:02 신동대동굴

         신동대라는 사람이 400년 전 양산 지역 신불산 중턱 신동대굴에 살았단다.

         그는 축지법에 능해서 하루 저녁에 한양으로 가서 궁녀들을 강간하기도 하고, 낙동강의 잉어를 잡아먹기도 했단다.

         나라에서는 궁녀들이 그의 몸에 매어둔 명주 끈을 단서로 하여 그를 잡아들이려 했는데, 신동대는 하루 저녁에 중국 안동으로 도망했단다.

         그때 신동대는 그곳에서 만난 노인이 자신보다 더 뛰어난 사람임을 알고 노인에게 잘못을 빌었는데, 노인은 신동대에게 장에서 만난 어떤 사람과도

         얘기하지 말라고 일렀단다.

         신동대는 고향에 돌아와 도술을 의롭게 써서 임진왜란 때는 왜구를 무찌르기도 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장날에 우연히 만난 홀할머니와 얘기를

         나누고 말았단다. 신동대는 그 날 바드리라는 고개를 내려오다 죽음을 당했단다. 그 후 홀할머니가 신동대의 굴에서 살았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할머니가 먹을 정도의 쌀이 굴의 한 모퉁이에서 흘러나왔단다. 할머니가 욕심이 생겨 쌀 구멍을 넓히자, 더 이상 쌀이 흐르지 않고 물이 흐르기

         시작했는데, 지금도 신동대굴에는 바위 천정에서 물이 흐르고 있단다.


17:02 달마야 놀자 촬영장소

         궁지에 몰린 조직폭력배 재규(박신양) 일당은 피할 곳을 찾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어느 사찰로 숨어든단다.

         스님들은 이 갑작스런 불청객 때문에 당황스럽기만 한데, 무예에 능한 상좌승 청명(정진영)을 비롯한 스님들은 조폭을 내쫓으려 하지만

         노스님은 오히려 이들을 감싼단다.

         갈 곳 없는 재규 일당은 무작정 사찰에 눌러앉은 채 사태를 주시하고, 중간보스 재규는 조직과 계속 연락을 취하면서 내부에 배신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단다. 사찰 근처에 현상수배 전단이 붙으면서 재규 일당은 위기에 빠지는데...


17:09 영축산 등산 안내도

17:30 산행종료(느티나무펜션)

         마지막 한 시간 가량은 혼자서 내려왔다.

         오늘 남들보다 처지면 어쩌나 내심 걱정을 했는데, 그간 산행의 관록인지 힘들었지만 처지지는 않았다.

         난 산행을 할 때는 무척이나 힘들지만 산행을 마치는 순간 모든 것이 리셋된다.

         힘든 산행을 했다고 그날 피곤하거나, 잠을 많이 자거나, 다리가 아프거나 하는 것은 일체 없다.

         이 또한 좋은 것중 하나다.

         암튼 오랜만에 산악회와 함께 한 산행, 어색한 분위기였지만 날씨 만큼이나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