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생태관 - 제1전망대 - 사초군락 - 목포제방 - 제2전망대 - 소목마을주차장 - 주매제방 - 사지포제방 - 대대제방 - 우포늪생태관
(걷는 시간 : 3시간 30분)
06:50 집에서 출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5시쯤 눈을 떴다.
휴일이라 누워서 티비를 보다 6시 반쯤 거실로 나왔는데, 창 밖에 온통 안개도 뒤덮혀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산 아래 높은 곳에서 동쪽으로 창이 있어 아침 풍경이 가히 환상적이다.
오늘은 짙은 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런 날의 우포늪의 모습은 어떨까? 너무나 멋질 것이다.
조급한 마음에 자고 있는 짝지에게 "우포늪 갈래?" 하니 반응이 시큰둥하다.
쉬고 싶은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어쩌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지...
춥지 않을만큼 옷을 껴 입고는 식탁 위에 보이는 바나나 두 개, 물 한병과 카메라만 들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우포늪으로 가는 길은 온통 짙은 안개로 뒤덮여 모든 차들이 비상깜빡이를 넣고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내 속은 혹시 우포늪에 도착하기전 이 짙은 안개가 걷힐까봐 타들어 간다.
그렇다고 속도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우포늪 생태관 주차장에는 승용차 서너 대가 있었는데 아마도 나 같은 사람의 차일테다.
우포늪은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와 이방면 안리, 유어면 대대리, 세진리에 걸쳐있는 75만평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늪지란다.
우포늪에는 480여종의 식물류, 62종의 조류, 28종의 어류, 55종의 수서곤충류, 12종의 포유류, 7종의 파충류, 5종의 양서류, 5종의 패류 등 수많은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란다.
우포늪은 1997년 7월 26일 생태계보전지역중 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국제적으로도 1998년 3월 2일 람사르협약 보존습지로 지정되었단다.
그리고 1999년 8월 9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단다. 우포늪은 그 중요성으로 인해 2011년 1월 13일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
2012년 2월 8일에는 습지개선지역(62,940㎡) 지정 및 습지보호지역로 변경되었단다.
람사르협약은
자연자원과 서식지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에 관한 최초의 국제협약으로서 습지 자원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위한 기본방향을 제시한단다.
이 협약의 정식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the convention on wetlands of international importance especially as waterfowl habitat)"으로
1971년 2월 2일 이란의 람사르(Ramsar)에서 채택되었고 물새 서식 습지대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1975년 12월에 발효되었단다.
1997년 7월 28일 우리나라는 101번째로 이 협약에 가입을 했고, 협약 가입 때 1곳 이상의 습지를 람사르습지 목록에 등재하도록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강원도 인제군 대암산 용늪이 첫 번째로 등록되었고, 두 번째 등록 습지로 경남 창녕군 우포늪이 등재되었단다.
지금 내가 들고다니는 카메라는 캐논사의 40D라는 것인데, 구입한지가 10년이 넘은 듯하다.
수리도 몇 번 해서 그런지 오늘따라 카메라에 에러(06)가 뜨면서 작동이 시원찮다.
전자제품이 다 그런지 모르지만 몇 번을 껐다컸다를 반복하고, 또 몇 번을 두드리니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오는 동안에 수 차례 반복을 했는데, 다행히 멈추지는 않았다. 아마도 바디를 하나를 새로 구입해야 할까보다.
아침도 못 먹었다.
소목마을주차장에 작은 상점이 있긴 하지만 아직 문을 열 시간이 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장사를 하지 않는지 굳게 닫혀있다.
그래도 다행인게 날씨가 그리 춥지 않다는 거다.
아마도 요기는 차가 있는 생태관주차장까지 가야 해결될 듯 하다.
그 후로 카메라가 몇 번이나 말썽을 부렸다.
때문에 제법 괜찮은 철새들의 모습을 놓지기도 했다.
난 우포늪을 거짓말 한 두 번 보태서 열 번 정도는 더 왔던 것 같다. 누구는 간 곳을 왜 자꾸 가느냐고 그런다.
변하지 않는 자연은 없다.
바다도 산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우포늪은 더 한 듯 하다.
아침과 저녁이 다르고, 새벽과 한 밤중이 다르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르고, 화창할 때와 비올 때가 다르고,
이처럼 안개가 짙을 때와 눈으로 덮혔을 때가 다를 것이고, 하루 중에도 시간시간마다 다를 것이다.
12시쯤 걷는 것을 끝내고, 생태관 근처에 있는 작은 매점에서 햇반을 곁들이 라면 한 그릇을 먹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안개가 만만찮게 짙다.
올해 눈이 덮인 우포늪을 한 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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