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양지 2바퀴 - 가산저수지 1바퀴
(소요시간 : 3시간)
05:30 집에서 출발
호수나 못의 풍경은 봄이나 여름보다 추운 겨울이 낫다.
일출과 함께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가히 환상적일 만하다.
그런데 밀양에 있는 작은 못인 위양지는 한겨울도 좋겠지만 봄이 훨씬 더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난 그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 못 한가운데 있는 완재정과 이 시기쯤 피는 이팝나무꽃과의 조화 때문에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나로써는 이 이팝나무와 내가 궁합이 잘 맞지 않는지 딱 떨어지는 시기에 이곳을 찾지 못했다.
이번주쯤 이팝나무가 한창일거다 하는 주위 사람들과 나역시 이쯤이면 되겠지 하고 갔지만 역시 아니다. 아직 조금 이른 모양이다.
사는게 다 그런게 아닐까!
두어바퀴 돌면서 사진에 담긴 했지만 만족할 만한 것은 못된다.
06:25 위양지
위양못은 신라 시대 때부터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축조된 것으로 '백성(양민)을 위한다'는 의미로 위양지(位良池)라 불린단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67호인 위양지에는 5개의 작은 섬이 있고, 이팝나무의 허드러진 풍광이 아름다워 밀양8경에 속한단다.
또 5개의 섬 가운데 중앙섬에 완재정이라는 운치 만점의 정자가 있단다.
이 정자는 임진왜란 당시 경남 산청 전투 중 포로로 잡혀 일본으로 끌려갔던 안동 권씨 가문의 권삼변(1577~1645년) 공이 1604년 조국의 사신을
따라 환국한 후 인근 마을에 정착, 이 못의 풍광에 매료돼 처음 건립했단다. 이후 가문 후손들이 1900년에 재건립한 것으로 전해온단다.
08:25 가산저수지(사거리갈림길)
가산저수지는 민물 낚시인들의 천국인가 보다.
가산저수지에 도착해서 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 동안에 수 십, 수 백명의 강태공들이 수 십개은 낚시대를 펼치고 있었다.
마침 낚시를 마치고 철수하려는 강태공의 쿨러에는 살아 펄떡이는 붕어 수 마리가 담겨있었다.
08:40 용호정
가산저수지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정자다.
하지만 찾는 이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느낌이 별로다. 용호정 가장자리에 이팝나무 몇 그루가 서 있었다.
나무의 꽃이 흰 쌀밥 같다고 해서 '이밥'이 '이팝'으로 변형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쌀이라면 쌀의 모양이 길고, 윤기가 없는 듯 같이 보여 이것이 쌀이라면 분명 우리나라 쌀은 아닌 듯 하다. ㅎ...
이팝나무
이팝나무라는 이름의 연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추론이 있단다.
첫째는 입하(立夏) 무렵에 꽃이 피므로 입하가 이팝으로 변음하였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 꽃이 만발하면 벼농사가 잘 되어 쌀밥을 먹게 되는 데서 이팝(이밥, 즉 쌀밥)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며,
셋째는 꽃이 필 때는 나무가 흰 꽃으로 덮여서 쌀밥을 연상시키므로 이팝나무가 되었다는 것이란다.
한자어로는 육도목(六道木)이라 한단다.
또 이런 얘기도 있단다.
이밥은 ‘이(李)씨의 밥’이란 의미로 조선왕조 시대에는 벼슬을 해야 비로소 이씨인 임금이 내리는 흰쌀밥을 먹을 수 있다 하여 쌀밥을 ‘이밥’이라 했단다.
이팝나무는 이밥나무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추정되거, 아무트 쌀밥과 관련이 있는 것을 맞을 거란다.
높이가 20m에 달하며, 수피는 회갈색이고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고, 잎은 마주 달리고 타원형· 난형· 난상타원형 또는 도란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표면의 중륵과 뒷면 중륵의 밑부분에 털이 있단다.
꽃은 5∼6월에 피고 백색이며 꽃받침과 화관은 네 개로 갈라지고 수술은 두 개가 화관통에 붙어 있으며, 전라남도에서는 입하 무렵에 꽃이 핀다고
입하나무[立夏木]라고 부르고, 못자리를 시작할 때 꽃이 한꺼번에 활짝 피면 풍년이 들고, 잘 피지 않으면 흉년, 시름시름 피면 가뭄이 심하다고
전하여오고 있닽다. 이팝나무는 일본과 중국 일부에서도 자라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나무로 알려져 있는데, 이 나무를 처음 본 서양인들은 쌀밥을 알지
못하니 눈이 내린 나무로 보아 ‘눈꽃나무(snow flower)’라 했단다.
09:30 가산저수지(사거리갈림길)
10:30 언양(할매국밥)
아침도 먹지 않고 나왔다.
지금까지 두 저수지를 도는 동안에 사과 두 개와 쿠키 몇 개로 떼웠다.
그래서 밀양쪽이나 울산쪽으로 오면 가끔 들리는 언양 시장통 할매소고기국밥집에 들러 아점을 먹었다.
내 입맛이 변해서 그런지, 아니면 국밥의 가격(현재 한 그릇에 12,000원)이 올라서 그런지 예전의 맛이 아닌 듯 했다.
12:00 삼감마을
내 어머니는 지금 100세를 넘기고 한 살을 더 잡수셨다.
작년 연말까지 작은형님과 함께 사시다 올해 초에 근처 양로원에 계시는데, 두 발로 잘 걷지는 못하시지만
그래도 두 손 두 발을 이용해 혼자 움직이신다.
또 정신도 있으셔서 자식들이나 아는 사람들이 보면 다 알아보시고 걱정까지 하신다.
집으로 오는 길에 들러 어머니를 뵙고 왔다.
마음이 좋을리가 있겠는가? 조금 있으면 나 역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을 것인데......
오늘 하루.
멋진 풍경도, 인생도, 미래의 내 모습도, 생각하는, 또 만감이 교차하는 하루였다.
(이하 위양지)
(이하 가산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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