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行)/ㅅ,ㅇ,ㅈ

2017.02.04. (삼악산 : 나홀로)

동선(冬扇) 2017. 2. 3. 22:40

 

의암대매표소(상원사주차장) - 삼악산장 - 상원사 - 삼악산(용화봉, 654) - 흥국사 - 등선폭포 - 등선폭포매표소

(산행 시간 : 3시간 40분)

 

 

2017.02.03

21:40 집에서 출발(-> 부전역, 지하철)

         참 많이 고민을 했다. 고민을 했다기보다는 망설였다 하는게 맞겠다.

         이 여행에 대해서 망설인 것은 이미 한 2주전부터다.

         집에서 배낭을 매고 나올 때까지도 망설였다. 시작이 반이라했는데 나의 산행은 반이아니라 나서는 것이 전부라 할 수 있다.

         최근 계절 탓도 있었지만, 다른 운동에 좀 빠졌던 것도 사실이다. 

         오래전부터 눈 내린 의암호를 한번 가보고 싶었다.

         일출과 어우러진 물안개 피는 호수는 환상일 거다. 물론 날씨가 따라줘야겠지만 말이다.

         이런 기대를 안고 가는거다.

 

         춘천은 참으로 오랜만에 가보는 거다.

         8년 전쯤인 2009년 6월. 춘천에 사는 조카 결혼식에 참석하고 다음 날 혼자 삼악산을 올랐었다.

         등산에 미쳐있었을 때가 아닌가 싶다.

 

22:20 부전역 도착

22:42 부전역 출발(-> 청량리, 30,500원)

         안동역쯤해서 잠이 깨었다. 시계바늘은 새벽 두시반을 향해간다.

         객차안에는 드문드문 사람들이 앉아 잠에 빠져있다.

         기차안 공기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얼굴이 끈적끈적하다. 몸도 편치 않다.

         차창 밖은 가끔 스치는 가로등 불빛만 보일 뿐 암흑천지다.

         차를 타면 잠을 잘 자지 못하는 편인데, 그래도 제법 잔 것 같다. 이것도 세월에서 오는 변화인가.

 

         방금 풍기역에 정차를 했는데 창밖으로 배낭을 맨 등산객 두 서너명이 보인다. 이 새벽에 내려 어느 산으로 가려는가?

         기차가 멈추는 역마다 등산차림을 한 사람들 한 두명은 꼭 있다.

 

2017.02.04

05:46 청량리역 도착

         거꾸로 메달아도 시간은 간다더만 어쨌던 청량리역에 도착했다. 몇 번 깨기는 했지만 그래도 제법 잤다.

         날씨도 예상외로 따스하다. 오늘부터 풀린다지만 그래도 예상외다.

         역화장실 들러 간단히 세수도 하고, 매표소에서 춘천가는 가차표도 샀다.

         그런데 탑승구가 카드를 찍는 곳이 있어 기차표를 샀는데 또 교통카드를 찍어야 하나? 의심이 들었지만 교통카드를 찍고 들어갔다.

         그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이중 지불이 아닐까?

 

06:16 청량리역 출발(-> 강촌역, itx청춘열차, 5,200원)

        여느 기차와 좀 다른가? 조금 작은 듯하고 깨긋한 열차다. itx청춘열차란다.

        타는 사람을 청춘으로 되돌린다는 것인가! 아니면 타는 동안만큼은 청춘이 된다는 것인가! 아마도 후자겠지.

        조금전까지 타고 온 무궁화기차와 확연히 다른 느낌이고 부드럽다. 어둠속을 신나게 달린다. 이렇게 한 시간쯤 달릴 것이다.

 

07:20 강촌역 도착

         역이라고 내렸는데, 황량하다. 역 주변에 그 어떤 건물도 없다. 물론 당연히 사람들도 없다.

         역에서 한참 걸어내려 오니 제법 번화한 곳이 있었는데, 시골 중심가 같은 모습이고 오직 외지인들을 위한 관광지 모습이다.

         아침 먹을 곳도 없다.

         할 수 없이 24시 작은 슈퍼에 가서 컵라면, 삼각김밥 2개, 빵 하나(전부해서 4,000원)로 아침을 대신했다.

         버스도 자주 없단다. 한 시간이나 기다려서 버스를 탔다.

 

08:30 강촌역 출발(-> 의암호 입구, 버스, 1,200원)

         내 목적지는 의암호매표소(상원사주차장)이다. 그런데 그곳으로 지나가지는 않지만 가까이는 간단다.

         그곳에서 내려 매표소까지는 걸어서 5분도 채 안걸린단다.

 

08:40 의암호정류장

08:49 의암호매표소(상원사주차장, 입장료 1,600원)

09:05 삼악산장

09:24 상원사

         강원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 소재,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의 말사로  신라 때 창건되었으나 이후의 연혁은 전하지 않는단다.

         조선 후기 화재로 소실되었으며, 1858년(조선 철종 9) 금강산에서 내려온 풍계()가 상원사의 암자이던 고정암()을 중건하여

         절 이름을 상원사로 바꿨단다.

         1930년 주지 보련()이 운송()과 함께 중건하였으나 1950년 6·25전쟁 때 불에 타 없어졌고,

         1954년 보련이 인법당과 칠성각을 중건하고 1984년에 대웅전을 세워 오늘에 이른단다.
         대웅전과 삼성각·요사채 등의 건물이 남아 있고, 절 입구에 석탑 1기가 있으나 원형을 알아보기 어렵단다.

         사찰 앞으로 의암호가 넓게 펼쳐지고, 뒤로는 암벽과 소나무숲이 우거져 절경을 이루며,

         주변에 등선폭포를 비롯하여 나무꾼과 선녀의 전설이 서린 옥녀탕, 삼악산성 등 볼거리가 많단다.

09:44 능선, 깔딱고개 이정표

10:50 전망대

11:16 삼악산(용화봉, 654)

         역시 정상은 정상이다. 산행을 하다보면 마주치거나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을 만나기는 힘든데,

         꼭 정상에 가면 사람들이 있다. 어떨 때는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오늘도 역시다. 

 

11:34 333계단 시작점

11:40 333계단 끝지점

11:45 이정표(등선폭포 2.0)

11:50 흥국사

         춘천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8km 가면 의암댐 바로 옆쪽에 높이 654m의 삼악산이 있고, 이 삼악산에 흥국사가 위치해 있단다.

         흥국사는 894년 후삼국시대 후고구려의 궁예가 왕건을 맞아 싸운 곳으로 "왜(와)데기"라는 곳에서 기와를 구워 궁궐을 짓고

         흥국사라는 절을 세워 나라의 재건을 염원했다고 전한단다.

         당시 산성의 중심에 궁궐이 있던 곳을 지금도 "대궐터" 라고 부르고 기와 구웠던 곳을 "왜(와)데기", 말을 매어 두었던 곳을 "말골",

         칼싸움 했던 곳을 "칼봉", 군사들이 옷을 널었던 곳을 "옷바위"라 부르고 있단다. 

         절은 옛날 그대로 흥국사라 일컫고 속칭 큰절이라고 부른단다.

         그 후 여러 번 전란으로 불에 탄 것을 광무 2년에 다시 중수하였다가 퇴락하고 협소하여 1986년에 대웅전 17평을 중창하였단다.

 

12:18 ~ 12:30 주렴폭포, 옥녀탕, 박연폭포, 승학폭포, 등선제2폭포, 등선제1폭포

 

12:32 등선폭포주차장

 

13:00 등선폭포주차장 출발( -> 강촌역, 50-1번 버스, 1,200원)

 

13:20 강촌역 도착

 

13:55 강촌역 출발

 

         강촌역에서 숙박을 하려다 열차를 타고 다시 춘천역으로 갈 생각이다. 강촌역은 시골관광지 같은 느낌이라 펜션은 몇 개보였지만

 

         아무래도 숙박 등, 모든게 불편리할 것 같았다.

      

         그런데 교통카드를 찍어야 하는지, 표를 사야하는지 모르겠다.

         교통카드를 찍고 들어오긴 했지만, 제대로 했는지 알 수 없다.

 

         강촌역 다음역 이름이 김유정이란다. 김유정역도 아닌 김유정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다.

         김유정은 1908년 2월 12일(음력 1월 11일) 강원도 춘천 실레마을에서 태어났단다. 팔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으나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하고

         자주 횟배를 앓았단다. 또한 말더듬이어서 휘문고보 2학년 때 눌언교정소에서 고치긴 했으나 늘 그 일로 과묵했단다.
         휘문고보를 거쳐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했으나 결석 때문에 제적처분을 받았는데, 그때 당대 명창 박녹주에게 열렬히 구애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귀향하여 야학운동을 벌이게 된단다.

      

         1933년 다시 서울로 올라간 김유정은 고향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기 시작한단다.

         1933년 처음으로 잡지 <제일선> 에 ‘산골나그네’와 <신여성> 에 ‘총각과 맹꽁이’를 발표하게 되고, 이어 1935년 소설 ‘소낙비’가 조선일보 신춘문예

         현상모집에 1등 당선되고, ‘노다지’가 조선중앙일보에 가작 입선함으로써 떠오르는 신예작가로 활발히 작품 발표를 하고,

         구인회 후기 동인으로 가입하게 된단다.

         이듬해인 1936년 폐결핵과 치질이 악화되는 등 최악의 환경 속에서 작품활동을 벌인단다. 왕성한 작품 활동만큼이나 그의 병마도 끊임없이

         김유정를 괴롭히게 되고, 생의 마지막 해인 1937년 다섯째 누이 유흥의 집으로 거처를 옮겨 죽는 날까지 펜을 놓지 못한단다.

         오랜 벗인 안회남에게 편지 쓰기(필승前. 3.18)를 끝으로 1937년 3월 29일(양력) 그 쓸쓸하고 짧았던 삶을 마감하게 된단다.               

 

         그의 사후 1938년 처음으로 삼문사에서 김유정의 단편집 <동백꽃>이 출간되었단다. 우직하고 순박한 주인공들 그리고 사건의 의외적인 전개와

         엉뚱한 반전, 매우 육담적(肉談的)인 속어, 비어의 구사 등 탁월한 언어감각으로 1930년대 한국소설의 독특한 영역을 개척했단다.

 

14:15 춘천역 도착

 

         춘천역도 강촌역과 마찬가지로 최근에 새로 역을 세운 것인지 주위가 황량하기는 마찬가지다.

         

         음식점은 물론이고, 숙박시설도 없다. 이제 막 도시가 형성되고 있는 외곽지역인 모양이다.

    

         저녁을 어떻게 해결하지?

 

 

 

14:30 숙소 도착

 

         숙소를 잡긴 했는데, 겉은 번듯한데 작은 숙소다. 그런데 호반의 도시라 그런지 물은 매우 좋은 듯하다.

 

         샤워를 하고, 나간다고 해도 먹을 곳도 없어 그냥 있기로 했다. 다행인 것이 방안에 컴퓨터가 있다.

 

         그래서 지금 이 작업을 하고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