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行)/ㄱ,ㄴ,ㄷ

2017.04.16. (금정산 : 나홀로)

동선(冬扇) 2017. 4. 16. 15:00

 

우성아파트 - 용마샘터 - 나비암 - 3망루 - 4망루 - 의상봉 - 원효봉(687) - 북문 - 고당봉(801) - 범어사 - 범어사 주차장

(산행시간 : 5시간)

 

 

07:40 집에서 출발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금정산 자락에 닿기는 불과 2~3분이면 충분하다.

         그런데 내가 금정산을 찾는 것은 가뭄에 콩 나듯 하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나에게 산행은 '시작이 전부고, 끝'이다.

         나서기만 하면 끝까지 가고, 중간에 되돌아 오는 경우는 잘 없다. 그래서 시작이 끝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요즘은 산을 찾기가 웬지 꺼려지고, 혼자 나서는데 따른 두려움도 있다.

         지리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 영남알프스 둘레길을 시작할 때인 2007년 ~ 2010년 때 만해도 무서운 줄 모르고 다녔는데,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다.

         멀리 가는 것도, 혼자 가는 것도, 새벽에 나서는 것도 망설려 진다.

        

         오늘은 가까운 금정산을 혼자 나섰다.

         이미 창 밖은 대낮 같아서 나서기가 무척이니 망서려지지만, 어제 본 근처 산들의 연초록들이 눈에 어린다.

         짝지는 오늘 근무하는 날이란다. 직장 다니는 아들은 어제 늦게 집에 오더만 아직 잠에 빠져 있다.

         혼자 간단히 밥을 먹고, 쵸코파이 3개, 우유 1개, 양파즙 2개를 넣고는 집을 나섰다.

 

         눈을 돌릴 때마다 온통 꽃이다.

         진달래와 벚꽃은 이제 끝자락을 잡고 있고, 산벚꽃은 한창이다.

         키작은 나무들에서부터 키큰 참나무에 이르기까지 온통 연초록의 작은 잎파리가 만지고 싶을 만큼 귀엽다.

         가을하늘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봄날치고는 하늘도 맑다.

         날씨도 포근해 초여름이다.

 

08:00 체육공원, 용마샘터

08:50 능선

09:15 나비암

09:15 제3망루

09:39 부채바위

09:42 나비바위

09:54 제4망루, 의상봉

10:10 원효봉(687)

10:30 북문

11:16 고당봉(801)

 

         이달 말 동료들과 지리산 일박이일이 예정되어 있는데,  집 뒷산도 이리 힘들어서야 어찌할꼬!

         가끔 마주치는 사람들의 옷도 화려하고 곱다.

         하지만 산행인구가 확실히 줄어든 것은 사실인 듯 하다. 예전에는 이런 날이면 다니기 조차 힘들었는데...

         북문에도, 고당봉 정상에도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11:53 고당봉 갈림길

12:37 범어사

12:45 범어사 주차장

        

         난 북문 근처에서 가져간 간식을 먹고, 고당봉을 거쳐 범어사쪽을 하산했다.

         석가탄신일이 5월 초라 그런지 범어사를 비롯한 주위 암자들에는 연꽃등들이 가득 달려 있다.

         절에는 또 한 번 큰 행사를 치루겠지.

         범어사 주차장에서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 씻고 입었던 옷을 빨고, 블로그를 정리하는 것으로 오늘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