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行)/ㄱ,ㄴ,ㄷ

2016.11.19. (가지산 : 가족이랑)

동선(冬扇) 2016. 11. 19. 21:12

 

백연사주차장 - 쇠점골 - 오천평바위 -  석남고개 - 중봉(1168.8) - 밀양재 - 가지산(1241) - 밀양재 - 너덜지대 - 용수골 - 호박소 - (백연사주차장)

(산행시간 : 7시간)

 

 

08:40 집에서 출발

         오늘 산행도 늦게 출발했다.

         어제 저녁부터 내린 비가 새벽까지도 왔기 때문 등,  작은 사정으로 산행을 갈까 망설인 탓이다.

         넌짓이 짝지에게 물어보니 별말없이 따라 갈 태세다. 만약 싫다고 했더라면 나도 주저 앉았을 거다.

         고속도로 들어서기 전 김밥 두 줄을 샀다. 물론 집에서는 과일, 과자 등 몇가지 간식을 가지고 말이다.

 

10:10 백연사주차장

         가지산터널을 지나 백연사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중간에 천황산으로 오르는 케이블카 타는 곳이 있는데,

         새벽까지 비가 내렸고, 안개가 자욱한 상태로 날씨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관광버스, 승용차들이 끝없이 줄어지어 서 있다.

         이 날씨에 이렇게 많은 차들이 있을줄은 몰랐다. 막바지 가을 나들이 행렬인가 보다.

        

10:15 백연사

10:30 폭포,이무기놀이터

10:35 오천평바위

         정상적인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오천평바위 앞에서는 계곡으로 내려섰다.

         정상적인 등산로보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서 보는 경치 확연히 다르다.

         물론 여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이끼를 머금은 바위가 무척이나 미끄럽기 때문이다.

         오천평바위가 있는 곳에서는 계곡을 건너, 바위의 오른쪽으로 올라야 보기가 더 좋다.

         오천평바위 오른쪽으로 몇십미터 오르고 나면, 다시 계곡을 건너 왼쪽으로 올라야 한다.

         아니다 다를까 짝지의 한쪽 발이 물에 빠지고 만다. 산행 초반인데 산행내내 불편할 것이다.

 

11:22 집터

11:38 이정표(호박소 2.55, 석남터널 1.45)

11:53 이정표(호박소 3.2, 석남터널 0.8)

12:09 나무계단

         산행을 시작하고 부터 지금껏 내내 안개가 자욱해 조망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비가 오지 않는 것만도 고맙다. 안개에 쌓인 나무계단이 더 멋지게 보인다.

 

12:12 차로,쉼터

         차로에 올라섰다.

         길 가장자리에 팔각정 같은 쉼터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짝지가 김밥을 펼치더니 컵라면까지 낸다.

         그런데 보온물통의 물의 양도 적을 뿐만아니라, 컵라면을 끓일만큼 뜨겁지도 않다.

         할 수 없이 쉼터 근처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오뎅국물로 컵라면을 해결하고, 덕분에 오뎅도 먹었다.

 

12:40 석남터널

12:56 석남고개(가지산 2.7, 능동산 3.6)

13:22 주막, 쉼터

14:02 중봉(1168.8)

         중봉에는 몇명의 등산객들이 있었는데, 이곳 역시 안개로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태다.

         조금만 가면 밀양재로 가지산 정상에 갔다 되돌아와 하산지점으로 삼은 곳이다.

         이런 날씨라면 정상의 의미가 없을 듯하고, 또 늦게 출발한 산행이라 하산시간에 대한 염려도 있다.

         그래서 밀양재에서 하산을 할까하다, 짝지가 가지산 정상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단다.

 

14:11 밀양재(1110)

14:30 가지산(1241)

         가지산 정상을 몇 십미터 앞두고 있을 때, 또 나에게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지금까지 오는 동안 몇 십미터도 허락하지 않던 하늘이 트이면서 파란하늘까지 보여주는 게 아닌가!

         뛰듯이 정상에 올랐다.

         또 언제 바뀔지 모르는 이 순간을 놓치기 전에 짝지랑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짝지는 자기가 이 산에 왔기 때문이란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데, 또 그런 일이 자주 있었기 때문이다.

 

         가지산 정상에서의 멋진 모습은 그리 오래 허락하지 않았다.

         하산을 서둘러야 한다. 겨울이면 이 시간쯤 하산을 완료하는 것이 정상이고 상식이다.

         더군다나 날씨가 좋지 않은 상태다.

         막 정상에서 하산을 시작했을 무렵, 앞서 가던 짝지가 발을 헛딛뎌 괴성을 지르면서 한 바퀴 구른다.

         가지산 정상을 가 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정상부근은 전부 바위고 급경사다. 만약 사고가 생기면 심각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짝지가 머리부터 꺼꾸로 한 바퀴 구르고 몇 미터의 낭떠러지로 떨어지기 직전 바위틈에 자라고 있던 키 작은 진달래나무에

         걸리면서 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 십년감수한 순간이다. 정신을 차린 짝지는 살면서 평소 나쁜 생각을 안한 탓이란다. ㅎ...

 

15:03 밀양재(1110)

         이곳으로 하산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하산길은 경사가 급하고, 너덜지대가 많아서 산꾼들이 꺼려하는 하산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산행 코스고 또 차가 있는 백연사주차장까지 가는 지름길이다. 정상에서 하산을 시작하면서부터 또 짙은 안개다.

         하산을 서둘러지 않으면 안되는 시각이다.

 

15:06 조릿대 군락지

          조릿대의 키가 제법 크고, 군락지가 넓고 길었는데, 멧돼지가 파 놓은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겁도 난다.

 

13:15 너덜지대 시작

15:33 나무장승

15:50 너덜지대 끝지점

         지루하고 위험천만한 너덜길이었다. 경사도 경사고 돌도 그리 크지 않아 움직임도 많다.

         속도를 내기는 커녕 하산시간이 더 늘어지고 있다.

         십년감수한 짝지는 더 느리졌다.

         그래도 너덜지대에 들어서고부터는 안개가 많이 걷혀 다행이다. 만약 좀전처럼 짙은 안개였다면 더욱 힘들었을 거다.

 

16:19 조릿대 군락지

16:44 호박소주차장

16:49 삼양교

17:02 호박소 

         제법 어둑한 상태에서 호박소에 도착했다. 짝지는 호박소 구경도 않고 내려갔다.

         참으로 무서웠을테다. 또 이런 날씨에 이런 시간에 걷는 경험은 별로 없었을 테지.


 

17:08 백연사

17:10 백연사주차장

         참으로 아찔한 산행이었다. 백연사 앞에서 머리를 깊이 쑥였다.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한 감사의 인사다.

 

18:00 언양시장

         늘 가지산을 중심으로 산행을 할 때면 언양시장을 들린다.

         곰탕을 먹기 위해서다. 아마 한 15년 전부터 먹었을 것이다. 그때 한 그릇의 가격이 기억나지 않는다만 지금은 9,000원이다.

         작년, 아니 올해 초보다 또 1,000원 정도가 오른 모양이다. 그런데도 손님들이 많은 모양이다. 지금도 손님들로 꽉찼다.

 

18:40 언양시장 출발

19:20 집 도착

         가을날씨가 갑자기 추워서 인지 올해 가을 단풍은 예년에 비해 곱지 않다.

         가지산도 마찬가지였는데, 더구나 너무 늦게 찾은 탓이라 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