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원사주차장 - 공룡능선 들머리 - 돌탑 - 직벽로프구간 - 공룡능선 - 짚북재 - 중앙능선 연결점 - 산죽지대 - 중앙능선 - 중앙능선 날머리 - 내원사주차장
(산행 시간 : 6시간)
08:20 집에서 출발
오랜만에, 참으로 오랜만에 전직 동료 두 사람과 산행을 하기로 했다.
가끔 같이 산행을 하곤 하는 사람들이다.
남산동 지하철역에서 8시 반에 만나기로 했는데, 산행지가 먼곳이 아니라 같이 가는 사람들을 기준으로 한다면 좀 일찍 나서는 듯 하다.
만약 나 혼자 갔다면 아마 이 시간쯤이면 벌써 산을 타고 있을 시간이다.
08:30 남산동 지하철역 출발
09:00 양산시내 통과
집에서 일찍 나온다고 아침을 못먹고 온 사람이 있단다.
그래서 김밥 몇 줄을 샀다.
우리 같이 산행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김밥집인지, 새벽에 출근하는 사람들을 위한 김밥집인지,
양산시내 대로변에 자그마한 김밥집이 있다.
그런데 그집을 가끔 이용해보지만 오늘도 제법 많은 차들이 김밥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장사가 잘 되는 모양이다.
09:20 내원사 주차장
마을입구에서 내원사주차장까지 오는 동안 2016년 9월에 발생한 태풍(차바)으로 인한 수해복구가 아직 진행중에 있어
차량운행이 불편한 상태였다.
태풍 차바(CHABA)는 2016년 9월 28일에 태평양에서 발생해 일본과 우리나라를 통과해 2016년 10월 6일에 소멸한 열대 저기압이다.
(태풍 차바로 인한 내원사 부근의 당시 피해 모습)
09:30 공룡능선 들머리
09:38 로프구간(첫번째)
10:00 돌탑
10:80 로프구간(두번째, 직벽구간)
까다로운 로프구간이다. 말그대로 직벽구간으로 높이도 20미터가 족히 넘는다.
직벽이라 팔에 힘이 없는 사람은 올라갈 수가 없다.
10:19 로프구간(세번째)
10:38 로프구간(네번째)
10:50 전망대(간식)
11:38 로프구간(다섯번째)
11:48 로프구간(여섯번째)
가을하늘 같이 청명한 하늘에 매 두 서너 마리가 비행을 하고 있다.
가까이서 나르고 있을 때 날개의 길이가 1미터는 족히 넘어 보이고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 모습을 담지 못한 것이 아쉽다.
11:54 로프구간(일곱번째)
12:14 산죽지대
12:29 짚북재
천성산을 오르고,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혹 점심시간이 이르거나, 이미 점심을 먹고 지나는 사람이라도 이곳에서는 반드시 쉬는 곳이다.
그래서 늘 이곳에는 사람들이 북적인다. 물론 계절에 따라 그 차이는 분명 있다.
그런데 오늘은 산행을 시작하고 이곳까지 오는 3시간 정도에 단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물론 산행을 하는 동안에는 못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사람을 만나지 못한 경우는 없다. 그런데 오늘은 이곳에서도 사람이 없다.
난 이곳이 고향이라 수없이 산행을 했지만 오늘 같은 날은 처음이다.
명절날을 전후해서 왔을 때도 몇 명의 사람을 볼 수 있었는데, 봄이 가까운 오늘, 산행하기 너무나 좋은 오늘, 사람이 없다.
오늘은 산행을 하면 안되는 날인가? 참으로 이상하다.
짚북재에 대한 얘기는
어느 날 당나라 장안의 대찰인 운제사에 소반이 날아들었단다.
소반이 절 마당에 둥둥 떠다니는 것을 신기하게 여겨, 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법당 안에 모였던 사람들이 마당을 쏟아져 나왔고,
그 인원이 1천 명은 넘었단다.
바로 그때 법당 대들보가 휘청대더니 법당이 순식간에 폭삭 내려앉았는데,
절 마당에 떠다니는 소반을 구경하기 위해 법당 안에 모였던 사람들이 절 마당으로 나오는 바람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단다.
그 소반에는 '해동원효 척판구중-해동의 원효가 소반을 날려 대중을 구하다'라고 씌여 있었단다.
그래서 그들은 불가사의한 인물 원효를 찾아 동으로 동으로 가 발길을 멈춘 곳이 경남 양산 천성산이란다.
그곳엔 운제사 대중들이 그토록 만나기를 고대했던 원효가 있었고, 젊은 날 의상과 함게 당나라 유학길에 오르려다 한밤중에 달게 마신 물이
해골 속에 담겨 있음을 보고 구역질을 하던 중 '일체 모든 법이 마음 안에 있음'을 깨닫고 당나라행을 거둔 그 원효였단다.
원효는 당나라에서 온 1천 명의 제자들을 위해 천성산에 수많은 암자를 지었는데, 그래서 1천명의 대중들이 입산을 했고,
그 가운데 988명이 이곳에서 도를 깨우쳤단다. 나머지 12명 가운데 8명이 가서 도를 이룬 곳을 팔공산이라 하고,
4명이 가서 부처가 된 곳을 사불산이라고 한다는 전설이 있단다. 천성산은 1천명의 성인이 나왔다고 해서 천성산이란다.
원효는 당나라에서 온 1천 명의 제자들을 한곳에 수용하기가 힘들어 산내 암자 89곳에 분산시켰단다.
이 때문에 원효는 설법을 하기 위해 고갯마루에 짚으로 큰 북을 설치해 울렸는데, 그곳이 바로 짚북재란다.
그런데 짚북재 대신 '집북재'라는 이름도 떠돈단다. 산길 곳곳에 설치된 119 푯말에도 '집북재'로 표기돼 있다.
북을 설치해 사람들을 모았으니 '모을 집(集)'자를 쓰는 것이 일견 타당성이 있지만, 이에 대해 양산시청은 "짚북재가 옳다"고 했단다.
'짚으로 만든 북'에서 짚북재란 이름이 생겼다는 주장이란다.
12:40 이정표(중앙능선 연결점)
12:49 산죽지대
12:58 계곡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산에서 먹는 라면은 정말 맛있다. 더구나 추운날이면 더 맛있다.
동료가 막걸리 세 병을 가지고 왔다. 산에서 마시는 막걸리 맛 또한 꿀맛이다.
14:00 계곡에서 출발
14:05 중앙능선 갈림길(이정표, 양산 15-3)
14:12 로프구간(첫번째)
14:41 로프구간(두번째)
14:45 나무계단
15:25 중앙능선 날머리
15:32 내원사주차장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이렇게 긴 산행을 해본적이 까마득한 듯 하다. 너무 오랜만에 했는데도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그것도 험한 공룡능선과 중앙능선을 한번에 탔다. 물론 산행하기 좋은 날씨도 한 몫을 했으리라.
아직은 다리가 쓸만한 사람들인가 보다. 이를 계기로 산행을 좀더 해야겠다.
이전에 비하면 너무 안하는 편이다.
16:50 카센타
차를 한 번 손봐야 한다고 늘 생각하면서도 기회가 없었는데,
산행을 마친 시간이 저녁을 먹기에 일러 하산주 없이 그냥 부산으로 왔다.
오면서 운전하는 난 음료수를, 뒤에 탄 동료는 캔 맥주 하나로 둘이 마신단다.
그래서 일찍 부산에 도착했다.
카센타 직원이 보더만 수리할 곳이 제법 있단다. 우선 엔진오일만 갈았는데, 66,000원이란다.
와! 비싸다.
17:30 집 도착
집에와서 오늘 산행한 뒷정리를 했다.
가져간 물건들을 씻고, 빨래도 했다. 등산을 한 내 물건들은 내가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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