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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집행인의 딸 (2013.03.18) - 올리퍼 푀치

동선(冬扇) 2014. 3. 18. 15:43

 

 

 

 

책소개

《장미의 이름》, 《다빈치코드》 이후 중세 미스터리를 다룬 최고의 역사 추리 소설
17세기 독일의 한 마을을 공포에 빠뜨린 의문의 소년 살인 사건


《사형집행인의 딸》은 구교와 신교가 벌인 30년 전쟁, 마녀사냥, 중세 시대의 암울한 가톨릭 문화, 계몽되지 않은 당대의 분위기 등을 배경으로 한 시리즈물이다. 이 소설은 같은 제목으로 3권이 더 연작되어 ‘검은 수도사’, ‘거지들의 왕’, ‘오염된 순례’라는 부제가 붙어 출간되었다. 숀가우의 사형집행인 야콥 퀴슬, 그의 총명하고도 아름다운 딸 막달레나 퀴슬, 지적인 호기심으로 무장한 젊은 의사 지몬 프론비저는 각 권에 등장해 미스터리한 사건의 배후를 파헤쳐나간다.

이 소설이 기존의 역사 추리 소설과 차별화된 점은, 주인공이 당시 중세 시대에 사람들에게 천하게 홀대받았던 최하층민인 사형집행인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사형집행인에 대해 떠올리는 이미지, 이를테면 무식하고 힘만 세고 술만 마셔대는 이미지와는 달리, 작가가 만들어낸 야콥 퀴슬이란 인물은 약학과 의학에 박식하고, 사람들에게 연민을 보낼 줄 알며, 정의를 찾아나서는 열정을 가졌다. 직업의 천박함에 가려진 그의 이런 멋진 면모들로 인해 독자들은 주인공에게서 강한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이 소설은 사회 역사적으로 크게 회자된 사건을 배경으로 발생한 미스터리한 일들을 추적해나간다는 점에서 기존의 역사 추리 소설과 궤를 같이한다. 뿐만 아니라 살인, 방화, 사형 등 독자들의 관심을 단번에 사로잡을 자극적인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평소 장르 소설에 탐닉한 독자들의 입맛을 충분히 만족시켜준다.


 

저자 소개

  저 : 올리퍼 푀치

Oliver Poetzsch 독일 바바리아 주의 공영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방송작가로 다년간 일했다. 그는 이 소설의 모티프가 된 바바리아 주의 사형집행인 집안인 퀴슬가(家)의 후손이기도 하다. 중세 때 유행한 마녀사냥을 배경으로 소년소녀들이 의문의 죽임을 당하는 사건을 다룬 이 소설을 시작으로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를 3권 더 연작해 《검은 수도사》, 《거지들의 왕》, 《오염된 순례》라는 이름으로 펴냈다. 이 밖에도 역사 스릴러 소설로 《루드비히 왕의 음모》를 썼다. 《사형집행인의 딸》 시리즈는 아마존에서 몇천 개가 넘는 독자 리뷰를 남기며 아마존 크로싱 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17세기 독일을 무대로 구교와 신교 사이에서 벌어진 30년 전쟁이 끝난 후, 바바리아 주의 숀가우라는 한 마을에서 펼쳐지는 미스터리한 이 이야기는 추리, 역사, 로맨스 등 독자들의 모든 관심을 만족시킬 다양한 요소를 교묘하고 긴장감 있게 엮고 있다.
현재 가족과 함께 뮌헨에서 살고 있으며, 작가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www.oliver-poetzsch.de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역 : 김승욱

성균관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시립대에서 공부했다.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근무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듄』 『뇌의 문화지도』 『소크라테스의 재판』 『톨킨』 『퓰리처』 『다이아몬드 잔혹사』 『종교가 사악해질 때』 『회의적 환경주의자』 『살인자들의 섬』 『파리의 연인들』 『포스트모던 신화 마돈나』 『모리의 마지막 수업』 『걷기, 인간과 세상의 대화』 『영원한 어린아이, 인간』 『진화하는 결혼』 『킨제이와 20세기 성 연구』 『누가 큐피드의 동생을 쏘았는가』 『금, 인간의 영혼을 소유하다』,『괴짜 생태학』, 『자전거로 얼음 위를 건너는 법』, 『신 없는 사회』, 『우아한 연인』, 『신을 찾아 떠난 여행 』등이 있다.

책속으로

선거후의 비서가 요하네스 퀴슬을 향해 고개를 끄덕했다. 사형집행인은 칼을 들고 휘둘렀다.
바로 그 순간 야콥은 땀에 젖은 손가락에서 여자의 머리카락이 미끄러지는 것을 느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가 엘리자베트 클레멘트의 머리를 붙들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녀가 밀가루 푸대처럼 앞으로 쓰러지고 있었다. 아버지의 칼이 휙 지나가는 것이 눈에 보였지만, 칼은 여자의 목이 아니라 귀 언저리를 때렸다. 엘리자베트 클레멘트는 단 위에서 몸부림을 치며 꼬챙이에 꿰인 짐승처럼 비명을 질러댔다.
그녀의 관자놀이가 깊게 벌어져 있었다. 피 웅덩이 속에 귀의 일부분이 떨어져 있는 것이 야콥의 눈에 언뜻 들어왔다. 여자의 눈을 가린 천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는 두려움으로 눈을 크게 뜬 채 사형집행인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칼을 들어 올린 모습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서 있었다. 구경꾼들이 한목소리로 신음을 내지르자 야콥은 목이 콱 막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버지가 그를 옆으로 밀어버리고 다시 칼을 휘둘렀지만, 엘리자베트 클레멘트는 칼날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옆으로 몸을 굴렸다. 이번에는 칼이 그녀의 어깨를 내려치면서 목덜미를 깊숙이 베었다. 상처에서 뿜어져 나온 피가 사형집행인과 그를 도우러 온 아들, 그리고 경악에 찬 프란체스코회 수도사의 몸에 튀었다. --- p.24~25

지몬은 아이의 몸을 뒤집었다. 그리고 등을 덮고 있는 셔츠도 세게 잡아당겨 찢어버렸다. 사람들 사이에서 신음 소리가 일었다. 한쪽 어깨뼈 아래에 손바닥만 한 기호가 있었는데, 지몬이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양이었다. 빛바랜 보라색 원 밑에 불쑥 튀어나온 십자가가 붙어 있었다.

순간적으로 부두가 완전한 침묵에 잠겼다. 그러고는 첫 번째 고함이 터져 나왔다. “마녀다! 마녀가 한 짓이야!” 다른 누군가가 외쳤다. “숀가우에 마녀가 다시 나타났어! 마녀들이 우리 애들을 잡아갈 거야!” --- p.43

사형집행인은 슈트라세 소년의 몸을 부드럽게 들어 모로 눕게 했다. 어깨뼈 밑에 자주색 기호가 있었다. 흐릿했지만 분명히 보이는 그 기호는 아래쪽에 십자가가 달린 원 모양이었다.
“악마의 상징이야.” 신부가 속삭이듯 말하며 성호를 긋더니 주기도문을 외기 시작했다.
“Pater noster, qui es in caelis, sanctificetur nomen tuum……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이를 어디에서 찾았나?” 야콥 퀴슬이 시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
“마구간에서. 맨 뒤쪽의 짚 꾸러미들 밑에 숨겨져 있었네.”
지몬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방금 대답한 사람은 프란츠 슈트라세였다. 증오로 가득 찬 그는 자신이 돌보던 아이의 시신을 내려다보았다.
“녀석은 아마 거기에 줄곧 누워 있었을 거야. 오늘 아침에 요제파가 냄새 때문에 살피러 갔던 거니까. 요제파는 짐승이 죽어 있는 줄 알았다더군. 그런데 그게 요하네스였을 줄이야.” 슈트라세가 중얼거렸다.
지몬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이의 베인 상처는 며칠 전 안톤 크라츠에게서 본 것과 똑같았다. ‘페터 그리머, 안톤 크라츠, 요하네스 슈트라세…….’ 그럼 조피와 클라라는? 지금쯤 악마가 그 두 아이도 찾아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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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