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行)/기 타

2019.07.22. ~ 07.26. (거창 출장)

동선(冬扇) 2019. 7. 29. 22:22


부산에서 제법 먼 곳인 '거창'지역 출장이다.

출장 첫 날, 업무를 마치고 잠시 짬을 내어 거창하면 가장 유명한 곳인 '수승대'를 찾았다.

아직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니고, 또 엊그제 내린 비로 계곡이 물이 많아서 그런지 보이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게는 나름 의미가 있었다.



수승대(搜勝臺)

원학동은 영남 제일의 동천으로 알려진 ‘안의삼동’ 중의 하나란다. 안의(安義)는 오늘날 함양군과 거창군의 일부 지역에 해당한단다.

덕유산에서 지리산으로 향하는 소백산맥 줄기의 동쪽에 자리한 조선시대 행정구역으로 산세가 웅장하고 계곡이 깊은 매우 험준한 지세를 형성하고 있다.
원학동은 위천을 따라 월성계곡의 아래 지역에 위치한 동천으로, 조선시대에 동은 오늘날과 같은 행정지명이 아니라 동천을 의미하는 글자로 맑은 계류가

흐르고 산수가 아름다우며 경치가 좋은 계곡을 뜻하는 용어로 쓰였단다. 이러한 원학동천의 중심에 바로 수승대가 자리하고 있는데, 

수승대의 계곡은 덕유산에서 발원한 갈천이 위천으로 모여 구연(龜淵)을 이루면서 흐르는 물길이 조형해놓은 비경이란다.

수승대는 암반 위를 흐르는 계류의 가운데 위치한 거북바위(龜淵岩)가 중심인데,  계곡의 건너편에는 요수정, 계곡의 진입부에는 구연서원(龜淵書院),

서원의 문루격인 관수루(觀水樓)가 있단다. 요수와 관수는 모두 계곡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즐기는 풍류의 멋을 음유하는 말로 요수정과 관수루에서는

거북바위가 위치한 수승대의 아름다운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단다.


수승대는 옛날에 수송대(愁送臺)라 불렸는데, 수승대가 위치한 이 지역은 원래 신라와 백제의 국경으로 백제 말, 신라가 백제 사신들을 환송할 때

그들을 슬프게 돌려보냈다고 해서 수송대라고 했단다. 그러다가 퇴계 이황이 이곳의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수송’이라는 이름을 ‘수승’으로 바꾸어 명명한 후로

오늘날까지 수승대로 불리고 있단다. 퇴계는 이름을 바꾸면서 수승대에 대한 〈명명시(命名詩)〉를 남겼단다.


수송을 수승이라 새롭게 이름하노니(搜勝名新換), 봄을 만난 경치 더욱 아름답구나(逢春景益佳), 먼 산의 꽃들은 방긋거리고(遠林花欲動)
응달진 골짜기에 잔설이 보이누나(陰壑雪猶埋), 나의 눈 수승대로 자꾸만 쏠려(未寓搜尋眼), 수승을 그리는 마음 더욱 간절하다(惟增想像懷)
언젠가 한 동이 술을 가지고(他年一樽酒), 수승의 절경을 만끽하리라(巨筆寫雲崖 )






































(거북 바위)


거북바위는 수승대에서 가장 중요한 경관 요소란다. 구연대, 또는 암구대(岩龜臺)라고 하는데, 높이는 약 10m, 넓이는 50m2에 이른단다.

구연대라는 명칭은 마치 바위가 계류에 떠 있는 거북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란다.

비록 키는 작지만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겪은 노송들이 곳곳에 자라고 있는 거북바위에는 수승대의 문화적 의미를 알 수 있는 많은 글들이 새겨져 있단다.

퇴계 이황이 이곳을 수승대라고 이름 지을 것을 권한 <퇴계명명지대(退溪命名之臺)〉라는 시와 이에 대한 갈천 임훈(林薰)의 화답시〈갈천장구지대(葛川杖廐之臺)〉, 더불어 옛 풍류가들의 시들로 가득 차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