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行)/길따라 물따라

2018.03.17. (산수유마을, 노고단 : 가족이랑)

동선(冬扇) 2018. 3. 17. 20:52


산수유마을 - 천은사 - 성삼재 - 노고단대피소 - 노고단고개 - 노고단 - 노고단고개 - 노고단대피소 - 성삼재



05:00 집에서 출발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다빈치코드의 저자 '댄 브라운'이 그의 최근 작 <오리진>에서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문구로 나를 깊이 생각하게 만들더만,

         반야심경을 해설하고 있는 '페이융'의 <평생 걱정없이 사는 법>에서도 이 화두를 던지네.

         이 화두는 인류가 생기고 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그 해답을 찾지 못했고, 

         또 일류가 멸망한다면 그때까지도 그 해답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오늘은 오랜만에 짝지랑 일찍 집을 나섰다.

          짝지랑 이렇게 집을 나선 것도 언제인지 기억도 못할 만큼 시간이 흐른 듯 하다.

          당초에는 오늘도 이전에 가끔 함께 등산을 하곤 했던 옛 동료들과 가기고 했는데,

          개인적인 사정이 생긴 모양이다. 그래서 무산되었다.

          난 짝지가 금요일에 휴무를 해서 당연히 오늘은 근무인줄 알았는데, 오늘도 휴무란다.

          나야 땡큐지!

          운전할 때 잠도 좀 쫓아 줄테고, 또 먹을 것 준비도 그렇고, 경비도 좀 보텔테고....ㅎ

 

          아무튼 오랜만에 같이 나섰다.

          아마도 예전에 몇 번 같이 간 곳이라 좋았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힘든 산행도 아니다.  계절이 계절인만큼 노란 산수유꽃을 보러가는 산책수준의 봄나들이다.

          어느 식품회사 광고에 "남자에게 딱 좋은데..."하면서 선전하던 그 산수유다.


          그런데 이른 봄 매화와 거의 동시에 피는 꽃이라 그런지 노란색의 산수유꽃과 가을에 새끼 손가락 끝마디 만한 

          새빨간  산수유열매를 잘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흔하디흔한 매화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매화랑 비교가 안될만큼 꽃과 열매가 이쁘다.

          또 흔하지 않아 쉬이 눈에 띄지도 않고, 또 있는 곳들이 물이 흐르는 개울가나 돌담에 있어 운치도 남다르다.

          혹 잘 모른다면 한번 인터넷 검색을 해보기 바란다.

       

07:55 산수유마을 주차장 도착

         산수유축제 시작일이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주차장은 텅비어 있다.

         주차와 교통을 관리하기 위한 경찰, 자원봉사자, 행정요원들만 분주하다.

         또 곳곳에는 먹거리 좌판과 각종 만물상점들이 속속 펼쳐진다.

         아마 조금후부터는 전남의 차들이, 아니 전국의 승용차와 관광버스들은 이곳에 다 모일 것이다.


08:40 산수유 문학관

10:00 하위마을

10:40 상위마을

12:36 산수유마을 주차장 도착 및 출발(-> 천은사)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걷기만 한다면 한 시간이면 충분히 돌아올 곳을 무려 세 시간 반이 걸렸다.

         하지만 그것도 서둘러 돌아온 것이다.

         아직 산수유꽃이 만개하지 않은 상태라 내가 가고자 하는 곳, 담고자 하는 풍경을 지나쳤기 때문이다.

         산수유꽃은 세 번 핀단다. 꽃속에서 또 꽃이 피는 구조란다. 그것까지 확인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만개하지 않았다 생각한 거다.

         또 더 늦으면 움직이는 시간이 배로 걸린다. 상상도 못할 만큼 차들이 많다.

         그래도 오늘은 아예 아랫쪽에서 상위마을로 차를 통제하는 바람에 예전보다는 훨씬 움직이기가 편하다.

         봄은 봄인가 보다.


13:00 천은사 주차장

         구례하면 또 화엄사다.

         그래서 일찍 산수유마을을 나온 김에 화엄사에 가보려한다.

         그런데 나오다 보니 천은사가 더 가까이 있는 것 같아 천은사를 먼저 둘러보려고 그리로 향했다.

         천은사 가는 길목에서 입장료를 받는다. 비록 얼마되지 않는 돈이지만 좀 그렇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입장료다.  

         

13:05 천은사

         언젠가 가 본 절이다.

         전부 산수유마을이나 매화마을로 갔는지 주말 오후인데도 절을 찾은 사람이 몇 명 안된다.

         천은사는 노고단과도 멀지 않다. 결국 화엄사가 아닌 노고단으로 가겠지.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화엄사의 말사란다.

화엄사·쌍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의 하나로서, 828년(흥덕왕 3) 인도 승려 덕운(德雲)이 창건하였으며,

앞뜰에 있는 샘물을 마시면 정신이 맑아진다고 하여 감로사(甘露寺)라 하였단다.

그 뒤 875년(헌강왕 1)에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중건하였고, 고려 충렬왕 때에는 남방제일선찰(南方第一禪刹)로 승격되었다가 임진왜란의 전화로 완전히 불타버렸으나, 1610년(광해군 2)에 혜정(惠淨)이 중창하였고, 1679년(숙종 5)에 단유(袒裕)가 중건하여 천은사라 하였단다.

중건 당시 감로사의 샘가에는 큰 구렁이가 자주 나타났으므로 한 승려가 이를 잡아 죽였더니 그 뒤로부터는 샘이 솟아나지 않았고, 샘이 숨었다 해서 천은사로 개명하였단다.


절 이름을 바꾼 뒤 이상하게도 이 사찰에는 원인 모를 화재가 자주 일어나서 절에 큰 걱정거리가 되었지만, 재화가 끊이지 않자 주민들은 절의 수기(水氣)를 지켜 주는 뱀을 죽였기 때문이라며 두려워하였단다.

그 때 조선 4대 명필의 한 사람인 이광사(李匡師)가 수체(水體)로 물 흐르듯 ‘智異山泉隱寺’라는 글씨를 써서 수기를 불어 넣은 현판을 일주문에 걸게 한 뒤로는 다시 화재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단다. 지금도 새벽녘의 고요한 시간에 일주문에 귀를 기울이면 현판 글씨에서 신운(神韻)의 물소리가 연연히 들린다고 전하여 내려온단다.


1774년(영조 50)에 혜암(惠庵)이 그 전년에 화재로 소실되었던 전각을 남원붓 이경륜(李敬倫) 등의 도움을 얻어 중창하였고,

1996년에는 천왕문·종각을 지어 오늘에 이른단다. 현존하는 당우들은 대부분이 1774년에 중건한 것으로,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50호인 극락보전을 비롯하여 팔상전(八相殿)·응진당(應眞堂)·칠성각·삼성전(三聖殿)·첨성각(瞻星閣)·감로전·불심원·회승당(會僧堂)·보제루(普濟樓)·방장선원(方丈禪院)·종무소·일주문·수홍문(垂虹門) 등이 있단다.

이 가운데 수홍문은 무지개가 드리워 내린 듯 계곡과 함께 아름다운 운치를 띤단다. 극락보전 아미타 후불탱화가 보물 제924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나옹화상원불(懶翁和尙願佛)이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9호로 지정되어 있단다.



13:40 성삼재

14:30 노고단대피소

         예전에 산에 자주 다닐 때는 성상재에서 노고단대피소까지 몇 분 안걸리는 가까운 듯 보였는데,

         오늘은 등산온 게 아니라 그런지 왠지 힘도 들고 먼 것 같이 느껴진다.

         산을 오르니 하늘은 산수유마을에 있던 것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더 푸르고 더 맑다.


14:43 노고단고개

         노고단고개에는 몇 안되지만 등산하는 사람보다 나들이 나온 가족들과 젊은이들이 더 많다.

         하늘이 너무 맑고 시야도 좋아 반야봉, 천왕봉, 촛대봉 등 천왕봉 주변의 산들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런 날도 흔치 않을 듯.

         또 어제까지만 해도 비가 왔는데, 이곳은 눈이 많이 온 모양이다. 음지의 길목에는 눈이 수북히 쌓여 있다.


15:03 노고단

         이곳 주위를 산행할 때도 노고단 꼭대기는 잘 가지지 않는다.

         힘든 산행의 끝자락 이거나, 힘든 산행의 처음이라 굳이 정상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수고를 않는 것이다.

         화대(화엄사, 대원사)종주를 할 때도, 또 성삼재에서 천왕봉 쪽으로, 아니면 천왕봉 쪽에서 성삼재 쪽으로 해도 마찬가지다. 

         노고단고개에서 노고단 정상은 그냥 지나치는 것이 보통이다. 반야봉 같은 곳이라 할까.

         짝지가 성삼재에서 노고단대피소까지 오면서는 그냥 내려 갔으면 하는 눈치였는데, 노고단 고개에 올라와서는 마음이 달라졌나보다.

         정상까지 가잔다. 

         물론 완만한 경사를 10여 분만 오르면 되는 거리다. 하늘이 너무 맑아서 그런가? 오르면서 연산 감탄이다.  


15:20 노고단고개

15:35 노고단대피소

          대피소 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었다.

          철쭉이 필 때 또 오고 싶단다. 아마 그럴려면 집에서 새벽 세 시쯤은 출발해야 할 듯하다.

          노고단하면 운무다.

          새벽과 함께 발아래 펼쳐진 운무는 그것을 보지 못한 사람은 알지 못한다.

          그모습과 철쭉을 어찌 분리해서 볼 수 있겠는가!


16:11 성삼재

         집에 갈일이 아득하다.

         산행후 한 시간 남짓 운전이 제일 힘들다. 눈까풀이 천근은 더 되는 때다.

         성상재에서 뱀사골로 내려오는 길은 일단 기어로 운행하라고 경고할 만큼의 경사와 굴곡이 있는 길이다.

         내려오는 길에는 엊그제 내린 눈으로 미끄럼 방지용 모래들이 곳곳에 뿌려져 있다.

         차만 타면 자는 짝지도 아마 오늘은 잘 수 없을 듯하다.


19:00 집도착

         부산에 들어서니 하나의 숙제를 한 듯 가볍다.

         봄이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고, 여름도 마찬가지, 가을,겨울이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지난해 겨울은 눈 산행 한 번 못했다.

         그 핑계야 여럿 가져다 붙일 수 있겠지만 어쨌던 내 탓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계절에 맞는 내 숙제들을 해야지.

         그게 나를 찾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또 어디로 가는가?"에 근본적인 해답은 아닐테지만,

          단 1센티미터라도 그 해답에 다가갈 수 있는 것은 되지 않을까!



(이하 산수유마을)















































































(이하 천은사)













(이하 성삼재에서 노고단)






























(천왕봉, 반야봉, 촛대봉이 선명하게 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