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교 - 백운산 - 1060봉 - 대피소 - 가지산 - 중봉 - 진달래능선 - 호박소주차장 - 삼양교
(산행시간 : 8시간)
07:40 집에서 출발
어제 저녁 잠자리에 들 때만 해도 산에 같이 간다고 했던 짝지였는데,
아침 산행을 준비할 시간쯤 되어서는 혼자가란다. 따뜻한 침대가 더 좋은가 보다.
할 수 없이 혼자 나섰다.
많은 눈을 기대하면서......
08:30 언양터미널 도착
도시락도 사오지 않았다.
짝지가 산행에 동행하지 않는 대신 차려준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가끔 혼자 새벽에 산에 갈 때면, (실은 자주 혼자 간다) 자는 짝지를 깨우기 싫어 내가 대충 먹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짝지가 차려준 아침을 먹었다.
언양터미널 안에서 라면 한 그릇을 더 먹고, 김밥 한 줄만 배낭에 넣었는데, 점심 대용이다.
산행을 일찍 마치고 언양시장에서 곰탕을 먹을 생각이다.
09:20 언양터미널 출발
언양 터미널 근처에서 주말에 배내골로 가는 버스(328번)의 운영시간은 아래 사진과 같다.
즉, 아침 06:25, 07:40, 08:50, 10:10........
난 08:50분 버스를 기다렸는데, 30분이 넘도록 차가 오지 않는다. 아마 같은 버스를 타고 갈 등산객, 일반 주민들도 많은데,
버스는 커녕, 버스운행을 알리는 모니터도 먹통이다. 또 아무리 찾아봐도 연락처도 없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다.
자주 운행하지도 않는 버스가 시간도 안지킨다니...
할 수 없이 산행지를 백운산, 가지산으로 바꿨다.
당초 내 산행코스는 배내고개에서 시작해 배내봉, 간월산, 간월재, 신불산, 신불재, 영축산까지 가서 하산을 계획했었다.
특히 간월산 쪽에서 간월재를 내려다 보는 풍경과 간월산재를 지나 신불산 쪽에서 간월재를 바라보는 풍경은 가히 말할 수 없는 환상이다.
눈이 왔다면 그야말로 미칠 것이다.
10:00 삼양교 도착
언양터미널에서 석남사를 거쳐 들머리인 삼양교까지는 불과 2~25분만 하면 가는 거리다.
그런데 배나 더 걸렸다.
석남터널입구에는 벌써 수 십대의 차들이 주차해 있었는데, 등산객들이 타고 온 차들이다.
터널을 막 넘어서니 차도가 온통 눈이다. 군데군데 모래를 뿌려놓기 했지만 걱정이 밀려온다.
내리막 경사가 심한 산길도로다. 그렇다고 돌아갈 형편도 못된다.
일단 기어를 넣고 거북이 운전으로 내려가고 있는데, 먼 발치에서 뒤 따라 오던 승용차 한 대는 운행을 포기했는지 백밀러에서 사라졌다.
진땀나는 운전이다. 드렁크에는 몇 년 전에 구입해 아직 뜯어보지도 않은 스노우체인이 있긴 하다.
10:10 산행시작
10:31 돌탑지역
10:46 이정표(백운산 1.5, 삼양마을 0.4)
이쯤해서부터 산의 모습은 가히 말할 수 없이 환상적이다. 직접 보시라.
11:34 철계단
12:02 이정표(백운산 0.65, 삼양마을 0.8)
12:39 백운산(885), 이정표(삼양마을 1.45, 가지산 4.30)
14:00 이정표(백운산 1.8, 가지산 2.6)
14:18 전망대
15:22 헬기장
15:27 대피소
15:30 가지산(1240)
15:49 운문산, 가지산 등산안내판
16:08 중봉(1167)
이곳에서 하산을 해야한다.
그렇다고 하산지점을 표시하는 시그널도 없다. 헤매다 한 두 사람이 걸어간 발자국을 겨우 찾았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은 길이고, 더군다나 눈으로 덮혀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오로지 앞서 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찾아 따라 가야만 했다.
찢기고, 긇히고, 포복을 하다시피 해야 했고, 오리걸음은 셀수도 없이 했고, 고개를 얼마나 많이 쑥여야 했던지 목이 아파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였다.
17시 정도쯤부터는 나뭇가지를 잡지 않고는 내려오지 못할 만큼의 급경사가 이어졌고,
산행마지막 한 30분 전부터는 그나마 보이지 않던 해마져 넘어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다행이 무탈하게 하산을 했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18:10 삼양교
이미 날은 어두워져 내 승용차만 덩그러니 서 있다.
옷은 땀과 눈에 젖어 물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젖어있다. 자동차 불빛에 의존해 옷을 갈아입고, 짐을 정리하고는 언양시장으로 향했다.
능동터널, 가지산터널로 해서 18:40분쯤 영알산행 때면 단골처럼 들리는 시장내 곰탕집에서 점심겸 저녁을 먹었다.
이렇게 고생한 산행은 별로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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