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行)/영남알프스 둘레길

2016.01.09. (영남알프스 둘레길 12-1코스, 상 일부)

동선(冬扇) 2016. 1. 9. 23:12

 

암각화 조각공원 - 용두연 - 천경사 - 용두보 - 구단방우 - 용평교(징검다리) - 금시당 - 월연정 - 용평터널

(산행 시간 : 2시간)

 

 

11:00 집에서 출발

         오늘은 처가집 형제들의 모임이 있단다.

         새해도 되고 동서분들, 처형분들에게 인사도 드릴 겸 해서 나섰다.

         모임은 저녁이지만 산행을 하던지 하는 목적으로 일찍 나선 것이다.

 

12:45 암각화 공원

         작은 동서 집과 가까운 곳에 있다.

         밀양강변 고수부지에 체육시설 겸 조성해 놓은 곳이다. 혼자 갈 수도 있다 생각했는데, 동서 내외랑 짝지랑 나섰다. 

        

13:03 철교

13:10 용두연

13:15 천경사

13:21 용두보

         밀양 시가지 길에서는 일제강점기 당시의 흔적이 짙게 배어 있는 두 곳을 지난단다.

         첫 번째가 한때 경부선 철로로 사용됐던 용평터널이고 또 하나는 용두산 팔각정 아래에 있는 '용두취입보'다. 둘 다 100년이 지난 유산들이란다

         또 다른 일제강점기의 흔적인 '용두취입보'는 비록 일본인의 구상과 설계로 건설된 것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 원래의 목적대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인상 깊은 곳이란다.

         이 관개시설은 1909년 일본인 마쓰시타 데이지로가 구상해서 만들어낸 자연유화식 인공 터널 수로란다.

         밀양강에 보를 만들고 용두산 아래로 터널을 뚫어 물길을 낸 다음 산줄기 건너편 멀리 있는 상남면 일대 예림리 등 4개 마을 592㏊의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건설된 것이란다. 그리고 현재도 이 수로는 이들 지역의 농사를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될 보석 같은 수리시설 역할을 한단다.

         전체 수로의 길이는 6438m이고 산 아래를 관통하는 터널의 길이만 433m에 달한단다.

         그러나 용평터널이나 이 용두취입보는 모두 일본인들의 설계와 구상으로 건설돼서 일면 유용하게 사용됐거나 현재도 사용 중이지만 그 터널들을

         뚫기 위해 동원됐을 한국인 인부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애잔한 마음도 지울 수 없단다. 

 

13:27 구단방우

13:34 용평교(징검다리)

13:48 금시당

         조선 명종 때 승지를 지낸 금시당 이광진(1513~1566)이 만년에 지은 정자란다.

         주변의 울울창창한 소나무뿐 아니라 '암새들'을 굽어도는 밀양강 물줄기를 내려다보는 고택의 배치 역시 호젓한 분위기를 북돋운단다.

         금시당에는 이광진이 1566년 직접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있는데, 수령 450년이 넘는 이 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돼 있단다.

         문이 잠겨 있는 경우가 많은데 왼쪽으로 돌아가면 담장 너머로 경내를 볼 수 있단다.

         뜰에는 은행나무뿐 아니라 배롱나무가 있고, 그 유명한 금시당 금시매화도 낮은 담장만큼이나 낮게 서 있단다. 

 

14:25 월연정

         전남 담양의 '소쇄원'과 쌍벽을 이룰 만큼 아름다운 조선시대 정원으로 평가받는 곳이란다.

         가운데 작은 개울에 놓인 쌍청교를 중심으로 왼쪽은 쌍경당, 우측은 월연대란다. 월연대 앞에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희귀종인 백송이 밀양강을

         내려보며 자라고 있단다. 흰색 비늘 같은 껍질을 가진 이 나무는 원래 중국이 본산지란다. 조선 초기 사신들이 중국을 왕래하면서 그 씨를 가져와서

         국내에 심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단다.

         월연정에는 백송 외에도 오죽(烏竹), 행단 등 희귀한 나무가 많아서 그 분위기를 더 심오하게 한다.

 

14:33 용평터널

         월연정 인근에 위치한 용평터널은 1905년 경부선 철길이 개통될 당시에 일본인들의 설계 하에 건설된 철로용 터널이란다.

         35년 동안 서울과 부산을 오가던 열차의 길로 역할을 다했지만 1940년 선로 복선화가 이뤄지면서 인근에 새 터널이 뚫리자 도보용 터널로 바뀌었단다.

         길이는 약 300m이고 높이 4~5m, 너비 3.5~4m 규모인 용평터널은 현재는 사람과 자동차가 이용하고 있는데, 특히 차량은 교행이 안되기 때문에

         멀리서 보고 반대편에서 한 대가 진입하면 이쪽에서 대기했다가 지나가야 한단다. 걸을 때도 차량을 피하기 위해 한쪽 벽에 바짝 붙어야 한단다.

         그런데 이 벽면 중 일부는 106년 전 건설 당시 때부터 유지돼 온 것으로 보이는 화강암이 그대로 남아 있고 천장에도 벽돌로 마감을 처리한 흔적이

         남아 있어 고풍스러움을 풍긴단다.

         터널의 구조도 특이하단다.

         전체가 하나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중간에는 자연절벽과 뻥 뚫린 하늘이 있어 굳이 따지자면 두 개로 나뉘어 있는 셈이란다.

         이곳을 지날 때면 그 사이로 햇빛이 스며들어 신비로운 분위기까지 연출한단다. 그래서 일부 사진작가들에게는 출사지로 인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단다.

         그리고 이 터널은 곽경택 감독이 월연정 들머리 방향의 터널 앞에서 인기 배우 정우성을 내세워 영화 똥개를 촬영하기도 했단다. 

 

14:45 용평터널 출구

         이쯤해서 산행을 마쳤다.

         산행을 목적으로 온 것도 아니고, 또 동서 내외분은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시다.

         나에게는 성에 반도 안차지만, 밀양에서 농사를 짓고 계시는 다른 동서 집에 잠시 머물렀다 함께 저녁을 먹고 집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