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스 카잔차키스를 품고 그리스를 가다
인간이 쌓아 올린 문명의 모든 것!
외과의사 출신 경제전문가이자 지식인, 그리고 청년의 멘토로 활동하며 활발한 강연과 저술을 하던 박경철은 어느 날 홀연히 그리스로 향한다. 그리고 2년여 만에 『문명의 배꼽, 그리스』를 들고 문명을 답사하는 순례자가 되어 우리 앞에 돌아왔다. 그의 문명 탐사는 서양 문명의 발원지인 그리스에서 시작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터키, 이란, 이집트와 시리아, 스페인 등 2년여에 걸친 대장정으로 이어졌으며, ‘박경철 그리스 기행’ 시리즈는 그 결과물이다.
박경철이 문명 순례자가 되어 그리스로 떠난 이번 기행에는 특별한 인물이 함께한다. 바로 저자가 경외를 바쳐 마지않는 그리스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다. 문학, 철학, 정치, 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보기 드문 르네상스적 인간인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펠로폰네소스를 비롯해 자신의 조국 그리스는 물론 전 유럽과 아프리카, 중국과 일본까지 거의 전세계를 망라한 ‘위대한 여행자’이기도 했다. 그는 여행을 통해 모든 것을 배웠다고 말했고 여행을 다닌 모든 장소에 특유의 깊은 통찰과 사색의 흔적들을 남겨놓았으며, 그의 작품들은 이 여행을 통해 잉태되고 탄생했다.
저자는 지배자들의 이야기인 연대기적인 서술이 아니라, 생활의 터인 공간을 중심으로 이 책을 써내려갔다. 박경철은 그 공간 여행의 출발지를 펠로폰네소스로 정했다. 바로 이곳 펠로폰네소스가 그리스 문명의 어머니이자 서구 문명의 자궁이기 때문이다. 코린토스, 미케네, 올림피아, 스파르타 등 고대 그리스 문명의 씨앗들이 뿌려지고 싹튼 땅이 바로 펠로폰네소스이다. 우리는 흔히 그리스 하면 아테네를 떠올리리지만, 펠로폰네소스에서 싹튼 씨앗이 꽃을 피우고 열매 맺은 곳이 바로 아테네가 있는 아티카 지역이다. 그런 까닭에 그리스라는 미궁의 출발점은 펠로폰네소스여야 했다.
그는 그리스에 가서 돌무더기만 보고 돌아왔다는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한다. 파르테논에서 위대한 건축물의 아름다움에 찬탄만 할 것이라면 굳이 그곳까지 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준비된 여행자는 그곳에서 정치가 페리클레스의 포효를 듣고 비극작가 아이스킬로스의 비탄을 느끼며, 사도 바오로의 열정에 찬 웅변을 모두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코린토스에서 페리안드로스와 참주제를 돌아보고, 네메아에서 영웅의 도전과 모험을 되새기며, 아르고스에서 신화 속에 음각된 역사의 진실에 눈을 돌리고, 스파르타에서 리쿠르고스와 레오니다스, 무엇보다 헬레네로 집약되는 탁월함, 그 인간적 상승의 길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월과 비바람을 견딘 그리스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또 다른 이정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문명의 태동과 인간의 근원을 고민하게 함으로써 우리의 미래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그리게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박경철과 함꼐 근대 이후 세계의 패권을 움켜쥔 서구 문명이 탯줄을 대고 있던 곳, 그래서 오늘날의 서구가 자랑스러워하는 문명의 배꼽, 헬라스의 뿌리이자 헬레네의 고향, 펠로폰네소스 안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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