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주인공 소설 쓰겠다" 약속지킨 베르베르 //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 작가이자 한국인을 가장 사랑하는 외국 작가. 바로 '개미'와 '타나토노트'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49)다. 그의 데뷔작인 '개미'만 130만부 이상이 팔려나가는 등 그의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출간되는 족족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한국 독자가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 리스트에는 빠지지 않고 그의 이름이 오른다. 작가 역시 "작가로서 나를 발견해준 최초의 나라"라며 공개적으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다. 다섯 번에 걸쳐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작가는 "피곤하다가도 한국에만 도착하면 힘이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작년에 한국에 왔을 때는 "준비 중인 신작의 남자 주인공을 한국인으로 설정했다"며 "한국 독자 여러분을 생각하며 썼다"고 밝혀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카산드라의 거울'은 베르베르가 밝혔던 대로 '한국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컴퓨터 천재이자 난민 신분으로 프랑스에 흘러들어간 탈북자 출신 한국인 김예빈은 주인공 카산드라와 함께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이다. 여주인공 카산드라는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을 지닌 17세 소녀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그녀는 고아 기숙학교에서 탈출한 뒤 파리 외곽의 거대한 쓰레기 하치장으로 흘러들어간다. 거기에서 그녀는 왕년의 외인부대원, 전직 에로 영화배우, 주술사 출신 아프리카 흑인, 그리고 어디에서도 조국을 찾지 못한 한국인 컴퓨터 천재 김예빈 등 노숙자 네 명과 만난다. 고대의 카산드라는 미래를 보는 능력과 함께 미래 재앙과 불행을 경고하려 할 때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는 저주까지 받았던 검색하기">프리아모스의 딸. 현대의 카산드라도 그와 같은 운명을 타고나 재앙을 예견하고 막으려 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녀의 말을 믿어주는 유일한 사람들은 쓰레기 하치장에서 만난 노숙자 네 명뿐. 그들은 함께 세상을 구하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작품 속 등장 인물은 모두 세상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이다. 이야기 배경이 되는 쓰레기 하치장 역시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장소면서도 우리가 회피하고 싶어하는 현실이다. 소설가는 이들을 통해 현대 문명과 그 속에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신랄하게 담아낸다. 자신을 외면했던 세상을 구하기 위해 주인공은 온갖 시련을 겪게 된다. 그럼에도 작가는 "이 책은 낙관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프랑스 '르푸앵'지와 인터뷰에서 작가는 "우리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을 구하고 자신을 씻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내적인 평화를 얻을 때만이 우리는 세계에 평화를 제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상상하고 싶은 욕구를 주기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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