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行)/ㅊ,ㅋ,ㅌ

2016.06.04. (천성공릉, 중앙능선 : 나홀로)

동선(冬扇) 2016. 6. 4. 20:19

 

내원사 일주문(주차장) - 공룡능선 들머리 - 돌탑 - 로프구간 - 짚북재 - 중앙능선 시작점 - 로프구간 - 중앙능선 날머리

(산행 시간 : 6시간)

 

 

 

06:30 집에서 출발

         집을 나섰다. 3일간 연휴다.

         그래서 짝지랑 낙동강에코트레일러를 시작하거나, 아니면 남해쪽 섬탐방을 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지리산 산행을 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데 오늘 짝지가 결혼식에 참석할 일이 있단다. 또 오후에 전국적으로 많은 비는 아니지만 내린단다.

         지리산은 매일 확인을 해봐도 내가 잘 자리는 없단다. 요즘은 하늘에 별따기다.

         그렇다고 영남알프스쪽으로 가려고 해도 날씨가 좋지 않단다.

         그래서 내고향 천성산을 찾았다.

     

         오늘은 천성산 공룡능선과 중앙능선을 같이 해 볼 생각이다.

         각각의 산행은 몇 번 했지만, 이렇게 두 능선을 같이 하는 것은 처음인데, 늘 하고 싶었던 코스다. 또 두 능선을 탄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천성산의 유래는 다음과 같은 얘기가 전해지고 있단다. 

 

         어느 날 당나라 장안의 대찰인 운제사에 소반이 날아들었단다.

         소반이 절 마당에 둥둥 떠다니는 것을 신기하게 여겨, 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법당 안에 모였던 사람들이 마당을 쏟아져 나왔고,

         그 인원이 1천 명은 넘었단다.

         바로 그때 법당 대들보가 휘청대더니 법당이 순식간에 폭삭 내려앉았는데,

         절 마당에 떠다니는 소반을 구경하기 위해 법당 안에 모였던 사람들이 절 마당으로 나오는 바람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단다.

         그 소반에는 '해동원효 척판구중-해동의 원효가 소반을 날려 대중을 구하다'라고 씌여 있었단다.

         그래서 그들은 불가사의한 인물 원효를 찾아 동으로 동으로 가 발길을 멈춘 곳이 경남 양산 천성산이란다.

         그곳엔 운제사 대중들이 그토록 만나기를 고대했던 원효가 있었고, 젊은 날 의상과 함게 당나라 유학길에 오르려다 한밤중에 달게 마신 물이

         해골 속에 담겨 있음을 보고 구역질을 하던 중 '일체 모든 법이 마음 안에 있음'을 깨닫고 당나라행을 거둔 그 원효였단다. 

         원효는 당나라에서 온 1천 명의 제자들을 위해 천성산에 수많은 암자를 지었는데, 그래서 1천명의 대중들이 입산을 했고,

         그 가운데 988명이 이곳에서 도를 깨우쳤단다. 나머지 12명 가운데 8명이 가서 도를 이룬 곳을 팔공산이라 하고,

         4명이 가서 부처가 된 곳을 사불산이라고 한다는 전설이 있단다.  천성산은 1천명의 성인이 나왔다고 해서 천성산이란다.

 

07:20 내원사 주차장(내원사 일주문, 익성암)

07:41 공룡능선 들머리

         막 들머리에 들어서려는데 다람쥐 한 마리가 포즈를 취해준다. 귀엽다.

 

08:15 돌탑

08:18 로프구간(1)

09:00 전망대

         산행을 하는 동안 산 아래에 노전암과 옛 동네(한듬마을)가 자주 눈에 들어 온다.

         내가 가장 살고 싶은 곳 중 한 곳이다. 그곳에 살 수 있다면 만사를 제치고 달려 갈 것인데...

 

09:11 로프구간(2)

09:14 이정표(1-16)

09:52 멋진 소나무

09:55 로프구간(3)

10:51 짚북재

         (앞쪽 얘기에 이어서) 원효는 당나라에서 온 1천 명의 제자들을 한곳에 수용하기가 힘들어 산내 암자 89곳에 분산시켰단다.

         이 때문에 원효는 설법을 하기 위해 고갯마루에 큰 북을 설치해 울렸는데, 그곳이 바로 짚북재란다. 

         그런데 짚북재 대신 '집북재'라는 이름도 떠돈단다. 산길 곳곳에 설치된 119 푯말에도 '집북재'로 표기돼 있다.

         북을 설치해 사람들을 모았으니 '모을 집(集)'자를 쓰는 것이 일견 타당성이 있지만,  이에 대해 양산시청은 "짚북재가 옳다"고 했단다.

         '짚으로 만든 북'에서 짚북재란 이름이 생겼다는 주장이란다. 그리고 화엄경을 설법한 장소는 천성산에서 가장 넓은 화엄벌이란다.
 

11:29 이정표(성불암, 천성2봉, 짚북재)

         산행안내지에도 공룡능선에서 중앙능선, 즉 두 능선을 갈아탈 때 주의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었는데, 

         공룡능선에서 중앙능선으로 가려면 짚북재에서 성불암 계곡으로 내려가다 '짚북재 300m' 이정표를 확인한 뒤,

         유턴하듯 계곡을 거슬러 올라 산죽 군락지를 지나야 한단다. 그리고 중앙능선 입구에서 '양산 15-4' 푯말을 보았다면 길을 제대로 찾았다고

         하는데, 역시나 다를까? 이곳에서 한 20분간 알바를 했다.

         산행안내지에 '짚북재 300m' 이정표에서 계곡으로 유턴해 '00미터 정도' 또는 '몇 분 정도'  가면 있고,

         산죽 군락지까지는 '몇 분' 정도 걸린다는 안내가 아쉬웠다.

 

11:54 조릿대 군락지

11:59 중앙능선 진입, 이정표(15-4)

12:11 로프구간

         이곳을 지나면서부터 비를 만났다.

   많은 량의 비는 아니지만 옷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이곳에서부터 산행이 끝나기 까지 1시간 정도는 카메라를 펼치지 못하는 바람에

   조망을 담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13:26 중앙능선 들머리

13:30 내원사 주차장

         산행이 끝나기까지 비는 멈추지 않았다. 그렇다고 우의를 가져간 것도 아니어서 옷과 신발이 모두 젖었다.

         그래서 산행을 끝내고 시골집에 들러려 했던 생각을 접고, 바로 집으로 왔다.

         미안한 생각이 든다.

 

 

 

 

 

 

 

 

 

 

 

 

 

 

 

 

 

 

 

 

 

 

 

 

 

 

 

 

 

 

 

 

 

 

 

 

 

(중앙능선으로 갈아타는 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