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연천 - 내원사 주차장 - 한듬마을 - 상리천 - 짚북재 - 성불암계곡 - 내원사 주차장 - 용연천
(산행시간 : 5시간 10분)
06:30 집에서 출발
어제는 독일로 출국하는 딸의 일로 해서 하루 휴가를 했다.
더구나 아침부터 비가 내려 멀리 보내는 이 아빠의 마음도, 멀리 떠나는 딸의 마음도 한층 안됐으리라.
한 2년 정도 예비공부를 했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한다니 어쩌면 측은한 마음도 있고,
한편으로는 참으로 대단도 하다.
집을 나섰다.
어제 하루 종일 비가 오더니만 그래도 비는 그쳤다.
천성산 계곡은 내 고향이라서가 아니라 늦가을이면 찾는 곳이다. 아니 찾을 수 밖에 없는 곳이다.
날씨가 흐려 조금은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그곳의 가을은 여전하리라.
오늘도 계곡을 거슬러 오를 생각이다.
07:30 용연천
그런데 계곡에 물이 많다.
최근 비가 자주 와서 그럴까? 아니면 어제 내린 비 때문일까?
이렇게 물이 많으면 내가 목적하는 것은 이룰 수 없을 것 같다. 계곡의 이쪽저쪽 건너다니가 힘들기 때문이다.
08:15 내원사 주차장
차가 다니는 계곡 반대편 쪽으로 걷다가 상리천으로 가기 위해 계곡을 건너야 하는데 물이 많아 건널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신발을 벗고 들고, 바지를 걷어 올린채 건넜다.
08:55 한듬마을
이제부터 상리천 시작이다.
어제 내린 비, 낙엽으로 인해 바위가 너무 미끄러워 위험천만이다.
몇 번이고 넘어질 뻔 했다. 넘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10:46 이정표(천성산, 짚북재)
올해 단풍은 가을 가뭄으로 인해 단풍이 들기 전에 퇴색해 버렸다.
지금쯤 이곳의 단풍은 환상적인데 말이다. 또한 자연도 늘 같을 수는 없겠지.
11:08 짚북재
날씨 탓인지, 단풍이 곱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일찍 산행을 시작해서 그런지,
산행을 시작해서 이곳까지 4시간 정도 오는 동안 겨우 4명의 사람을 만났을 뿐이다.
11:42 이정표(짚북재, 성불암)
11:52 폭포
비가 오지 않으면 결코 볼 수 없는 폭포의 모습이 장관이다.
너무도 미끄러워 가까이 접근할 수가 없었지만, 어제 내린 비로 족히 500미터는 넘을 듯한 계곡폭포의 물줄기는 퇴색된 가을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12:14 악우대, 성불암 입구
12:29 내원사 주차장
12:47 용연천
서둘러 산행을 마쳤다.
갑자기 약속이 생겼기 때문인데, 그 약속 때문에 고향집을 지나가면서 들러지도 못했다.
미안한 마음이다. 낯선 이국 땅에서 고생을 할 딸의 안녕과 화이팅도 빌어본다.
산행중에
'행복은 다른 무엇도 아닌 내 존재를 둘러싸고 있는 사소한 것들과의 조화다.'
'삶이 우리에게 주는 것을 거부하지 않는 것, 그리고 삶이 허용하지 않는 것은 바라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삶의 기술이다.'
라는 글귀가 자꾸만 생각났다.
참 마음에 와 닿는다. 지금 읽고 있는 책 안의 글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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