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行)/지리산 둘레길

2012.03.03. { 8차 (덕산 ~ 위태) - 나홀로 } - no1

동선(冬扇) 2012. 3. 3. 22:01

 

9코스: 덕산마을 - 중태마을 - 유림마을 - 중태재(갈치재) - 위태마을

(거리: 10.3Km, 산행시간: 3시간)

 

10코스: 위태마을 - 지네재 - 오율마을 - 궁항마을 - 양이터마을 - 양이터재 - 본초마을 - 하동호

(거리: 11.8Km, 산행시간: 3시간)

 

 

 

 

 

 

06:30 노포동 출발( ->진주, 8,500원)

          엊그제 영덕 블루로드 길을 걸을 때와 마찬가지로 우여곡절 끝에 지리산 둘레길을 가게 되었다.

          현재의 심정이야 이루 말할 수 있겠냐 마는, 또 여기에 적을 수 있겠냐 마는, 참으로 힘든, 설레는 마음들로 복잡하다.

          당초 계획은 승용차로 진주까지 가서, 다시 대중교통을 이용해 들머리로 가, 둘레길 두 구간(9, 10구간) 걷기로 했었다.

          그래서, 전 날 저녁에 휴대폰 알람을 새벽 4시에 맞추었는데, 그게 오전이 아닌 오후로 맞추었던 모양이다. 띨빵하게...

          가는 곳이 멀기도 하지만, 둘레길 두 구간을 걸어야 하고, 또 다음 날 모 산악회 산행이 있고, 걱정하기도 하여,

          여느 때보다 조금 일찍 잠을 청했지만,  왠지 잠이 오지 않는다.

          언제쯤 잠이 들었을까?

          최근 대기업에 취직한 아들이 친구들과 놀고 새벽녘 집에 들어오는 소리에 어렴풋이 잠이 깬적도 있었던 것 같다.

          다시 잠이 깼을 때는 이미 5시 반을 지나고 있었다.

          할 수 없이 둘레길 두 구간 걷는 것을 이미 물건너 간 듯하여, 포기하고, 그냥 대중교통으로 가기로 했다.

          부랴부랴 도시락을 싸고, 김치만 담아 노포동 시외버스 터미널에 가니, 마침 06:30 출발하는 첫차를 탈 수 있었다.

08:05 진주 터미널 도착

          부산에서 진주까지 오는 직행버스에 나 혼자 타고 왔다는 사실..덕산행 시외버스가 30분에 있단다. 또 한 2~30분을 기다려야한다.

08:30 진주 터미널 출발( -> 덕산, 3,800원)

08:57 남사마을 도착

         덕산이 아닌 남사마을에서 내려야 했다. 분명 시외버스에 덕산이라는 지명을 보고 버스를 탔는데, 버스가 덕산으로 가지 않는단다.

         몇 분 뒤 버스를 탔어야 한다나....

         그래서 남사에서 내려 다시 10분쯤 뒤에 오는 차를 타야했다. 덕분에  잠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남사 예담촌을 볼 수 있었다.

09:10 남사마을 출발 -> 덕산, 1,300원)

 

09:30 덕산 도착(9구간 시작지점)

         남사마을에서 덕산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작년 여름 휴가 때 텐트를 치고 혼자 놀았던 백암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 등 눈에 들어와

         백암계곡에서의 추억들이 떠 올랐다.

09:47 지리산 둘레길 안내소

          젊은 아가씨 두 명이 일을 보고 있었다. 이곳 코스 안내도를 부탁하니까, 한 장에 1,000원씩의 기부를 받고 있단다.

          그래서 두 장을 샀다.

10:29 중태마을

11:54 중태재(갈치재)

12:29 위태마을

12:36 위태마을 상수리 당산나무(9구간 종료지점)

          한 구간이 끝났다. 몸의 컨디션도 괜찮다, 아니 부산에서 출발하는 버스 안에서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 준 사람이 있어, 힘든줄 모르고

          걸었다고나 할까!

          아직 시간도 많이 남았다. 비록 내일 산행이 있지만 이곳에 오기가 쉽지 않기에 그냥 두 구간을 걷기로 하고,

          당산나무 아래 벤치에서  김치 한가지 뿐인 도시락을 먹었다.

 

12:50 위태마을 상수리 당산나무(10구간 시작지점)

13:19 지네재

13:26 오율마을

14:00 궁항마을

14:47 양이터재

15:28 본초마을

15:40 하동호(10구간 종료지점)

          드디어 두 구간을 끝냈다. 오는 동안에 수많은 개구리 소리를 들었다. 나처럼 둘레길을 걷는 사람을 한 두사람 만났을까?

          산길에 발자국이 있는 것을 봐서는 몇 사람들이 다녀간 것 같은데, 아마 마주칠 수 없었나 보다.

          지리산 둘레길이 처음 열리면서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10구간을 걸었다.

          차를 가지고 온 경우도 있었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적도 있었다.   어떤 것을 이용하던 둘레길을 걷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달리 힘드는 것이 아니라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16:20 하동호 출발

          걷는 것을 끝내고 하동호 근처 식당에 들러 차편을 물어보니, 5시 반에 하동가는 버스가 있단다.

          앞으로 한 시간 반을 기다려야 한다. 할 수 없이 히치하이킹을 할 수 밖에 없다.

          머리도 희고, 단정하지 못하고, 험하게 생긴 남자에게 누가 쉬이 차를 태워줄까?

          한 20분 동안 수십대의 차를 보내고 난 뒤, 노동일을 하시는 보이는 나이 지긋한 두 분이 탄 공사용 트럭을 얻어 탈 수 있었다.

          공사현장으로 가고 있는데 빨리 타라고 재촉하신다.

          그래도 이렇게 산에 다닐 수 있는 사람이면 사는데 어려움이 없는 사람들 아닌가? 하면서 부러워하신다.

          미안하기도 하고, 창피스럽기도 했다. 이렇게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잘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진교에 가면 부산가는 버스를 탈 수 있으니, 진교 가까운 곳에 세워주겠다고 하신다. 수척이란 곳이다.

          진교까지는 7Km 더 가야하는 곳이다.

          내리면서 상점에서 음료수라도 사드릴려고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지만, 일이 바쁘신 모양인지 바로 가버리신다.

          참으로 고맙고 미안스럽다.

16:40 수척마을 도착

 

17:00 수척마을 출발

          여기서 진교까지 7Km 된단다. 갈려면 버스를 타야하는데, 상점 아저씨가 6시 반에 차가 있단다. 와....미치겠네... 낼 산에도 가야하는데....

          또 히치하이킹을 할 수 밖에.. 이번에도 젊은 사람들이 운전하는 공사용 트럭을 탔다.

          부산에서 왔다고 하니 또 하시는 말씀이 먹고 살만 하신 모양이라면서 한탄을 하신다. 이렇게 일만 하다 죽지 않을까? 하시면서..

17:10 진교 도착

          미안하고, 고맙고 해서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12,000원)을 사서 드렸다. 나도 아이스크림 두 개나 먹었다.

17:40 진교 출발( -> 부산, 8,400원)

          진교에 도착해서도 30분을 기다려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렇게 둘레길을 걷다보면 걷는 것 보다, 이동하는 것이 더 힘든다.

          이것이 둘레길의 어려움이다.

19:10 사상 터미널 도착

19:28 서면 도착

19:53 장전역 도착

20:10 집 도착

          오랜만에 지리산 둘레길을 걸었다.

          멀기도 하고,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어지간히 맘을 먹어야 갈 수 있다. 최근 여러가지 일들도 있고 해서 좋은 의미를 갖고 싶어 나선 것이다.

          부산을 출발하면서, 마치고 집에 도착할 때까지 함께 해 준 폰이 나에게는 많은 힘을 주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분명 지루하고 힘든 여정이었을  것이다.

          곧 또 다음 구간을 이어가야지.

 

 

남사마을

 

 

 

남사 예담촌

 

 

 

덕산(둘레길 9코스 시작점)

 

남명 조식 유적지 

 

 

 

 

 

 

 

 

 

질금 손질

 

 

둘레길 안내소

 

시천면 중심가

 

 

 

 

 

 

 

 

 

 

 

 

 

 

 

 

 

 

 

 

 

 

 

 

 

 

중태 지리산 둘레길 안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