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藝 術 房/시, 수 필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동선(冬扇) 2008. 5. 26. 14:39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그는 초췌했다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그 종이를 목에 건 채
 어린 딸 옆에 세운 채
 시장에 서 있던 그 여인은
 
 그는 벙어리였다
 팔리는 딸애와
 팔고 있는 모성(母性)을 보며
 사람들이 던지는 저주에도
 땅바닥만 내려보던 그 여인은
 
 그는 눈물도 없었다
 제 엄마가 죽을병에 걸렸다고
 고함치며 울음 터치며
 딸애가 치마폭에 안길 때도
 입술만 파르르 떨고 있던 그 여인은
 
 그는 감사할 줄도 몰랐다
 당신 딸이 아니라
 모성애를 산다며
 한 군인이 백 원을 쥐어 주자
 그 돈 들고 어디론가 뛰어가던 그 여인은 


 그는 어머니였다
 딸을 판 백 원으로
 밀가루 빵 사 들고 어둥지둥 달려와
 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
 -용서해라! 통곡하던 그 여인은

 


 

** 장진성(36) 시인은 한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서 "나의 작가"고 불렸다. 김 위원장을 두번이나 만나는 '영광'도 누렸다. 그런 그가 2004년 북한을 탈출, 한국에서 최근 시집을 펴냈다. 제목은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그가 북한의 어느 시장에서 목격한 실화를 바탕으로 쓴 작품으로, 굶주림을 못 견뎌 결국 딸을 100원에 판 어머니의 사연이다. 그 100원으로 밀가루빵을 사서 팔려가는 딸의 손에 쥐어주며 "미안하다"를 되뇌던 어머니를 보며 장씨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고 했다. 이 밖에 그가 북한 곳곳에서 본 현실을 담은 시 70여 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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