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出寫)/출사(出寫)

2013.05.01. (통도사 서운암)

동선(冬扇) 2013. 5. 1. 22:06

 

딸이 독일로 출국한지 이틀쯤 지났다.

독일로 가는 일에는 경제적인 도움 뿐만 아니라, 어떤 것도 도와주지 않았고, 신경쓰지 않았는데,

딸이 출국한 날부터 머리가 너무 아팠다.

지금도 완전하지 않지만 그래도 낫다. 물론 약의 영향도 있으리라.

 

아무리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해도 아이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 등으로 맘이 너무 무거웠나보다.

갸냘픈 아이가 홀로 먼 타국땅에서 지내겠다는 생각만으로도 부모로서 걱정이 아닐 수 없는데, 아주 오래있겠다니 참으로 용기가 가상하다.

말 못할 고생을 한다고 생각하니...

아무튼 무사히 도착했고, 지낼 곳도 정했다니 다행이다. 행운을 빈다.

 

오는 길에 노모께서 계신 집에 들렀다.

형님은 서예를 하러 가시고, 어머님 홀로 계셨다.

동네에 어머님보다 연세가 많으신 두 분이 더 계셨는데, 두 분은 양로원에 가셨단다. 그래서 동네에서 " 내가 제일 일등이다 " 하신다.

백순을 바라보시고 계신다.

 

어머님께서도 나도 시설에 갈까? 하신다. ㅎㅎ

물론 빈말씀이지만 가슴이 찡하고 저려온다, 당신께서는 오래 사시는 것이 자식들에게 미안하시단다.

물론 얼토당토 않은 말씀이지만...

 

아직도 텃 밭에서 자식들을 반찬을 제공하시는 우리 어머님!

어제 큰 형님께서 다가오는 어머님 생신 때는 어머님께서 어릴적부터 다니셨던 내원사와 노전암에 한 번 모시고 가는게 어떻겠냐고 의견을 내셨다.

좋은 생각이시다.

어제는 손녀 현정(독일 간 내 딸)를 보려면 앞으로 십 년은 더 사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