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하고 소소한 일상을 특별함으로 채우는 하루키만의 에스프리!
『무라카미 라디오』 2편이 나왔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는 주간 「앙앙」의 인기 연재 ‘무라카미 라디오’의 일 년 치 글을 묶은 것이다. 2009년, 작가가 오랜 휴식을 끝내고 10년 만에 연재를 재개하면서 더불어 추진된 ‘무라카미 라디오 단행본 프로젝트’ 제2탄인 셈이다. 진지한 사색과 넘치는 위트의 환상적인 앙상블에, 에피소드마다 곁들인 오하시 아유미의 여백이 있는 동판화 컬래버레이션이 이 책의 매력을 더한다.
하루키 스타일로 에세이 쓰기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남의 악담을 구체적으로 쓰지 않기.(귀찮은 일을 늘리고 싶지 않다.) 둘째, 변명과 자랑을 되도록 쓰지 않기. (뭐가 자랑에 해당하는지 정의를 내리긴 꽤 복잡하지만.) 셋째, 시사적인 화제는 피하기. (물론 내게도 개인적인 의견은 있지만, 그걸 쓰기 시작하면 얘기가 길어진다.)
하루키는 화제가 상당히 한정되면서 결과적으로는 한없이 ‘쓸데없는 이야기’에 가까워진다고 겸손을 표한다. 작가가 평소 어떤 취미를 즐기며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몇몇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귀띔하기도 하고, 학창시절의 추억이나 낯선 이국땅에서의 깜찍한 실수담을 털어놓기도 한다. 한편, 올림픽 중계나 신문 휴간일 그리고 일본 프로야구에 대해서 거침없는 쓴소리를 던지는 등, 그의 솔직한 삶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놓는다.
52컷의 동판화와 함께 풀어놓는 다양한 에피소드 구석구석에서 ‘비범한 에세이스트’로서의 모습은 물론, 솔직 담백한 ‘인간 하루키’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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