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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공제(同舟共濟)

동선(冬扇) 2009. 3. 2. 09:03

 

 


춘추시대 오(吳)나라와 월(越)나라는 철천지원수였다.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의 악연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이란 고사성어를 남겼다. 섶에 누워 쓰디쓴 곰 쓸개를 핥으며 패전의 굴욕을 되새긴다는 의미다. 구천이 부차의 포로가 돼 있을 때 구천은 병이 난 부차의 대변 맛을 보고 병 증세를 이야기해줄 정도로 굴욕을 견뎌냈다. 이 같은 앙숙관계였던 두 나라는 '어떤 목적을 위하여서는 부득이 협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의 고사성어 '오월동주(吳越同舟)'도 남겼다. 오월동주의 다른 표현으로 고사성어 '동주공제(同舟共濟)'가 있다.

조선의 역사에서도 동주공제가 등장한다. 세조는 어린 조카인 단종으로부터 임금의 자리를 찬탈하고선 "오늘이 있게 된 것이 누구의 힘이던가?"라며 논공행상을 했다. 그때 세조는 '책훈의 은전을 거행하여 동주공제한 뜻을 표하라'고 하교했다. 이해(利害)와 환란(患亂)을 같이했던 신숙주, 권남, 한명회 등이 공신 반열에 올랐음은 물론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중국을 방문, "미·중 양국이 동주공제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에 대해 원자바오 총리가 "당신의 말(동주공제)에 감명 받았다"며 손자병법(구지편)에 수록된 말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고 한다. 글로벌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해 손잡은 미·중 관계를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동주공제는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은 한국호(號)에서도 필요하다. 각계 각층의 위기 탈출 노력의 중심에 서야 할 정치권이 분열과 갈등으로 일관하고 있다. 손자병법에서 동주공제는, 많은 군사가 한 사람인 듯 손을 맞잡고 나아가도록, 즉 일체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장수의 길임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표현이다. 한마디로 지도자의 통합의 리더십을 주문한 것이다. 이는 초라한 성적표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절실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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