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藝 術 房/시, 수 필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어요

동선(冬扇) 2007. 1. 5. 09:00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왜 그대인지

왜 그대여야만 하는지

 

이 세상 사람들이

허락하지 않는다 해도

그대여야만 하는 이유가 내겐 있습니다.

 

한순간 한 호흡 사이에도

언제나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허공의 옆구리에 걸린

잎사귀 하나가

수 백번 몸 뒤척이는 그 순간에도

 

아침 햇살의 이른 방문에

부산을 떨며 떠나는 하루살이의 뒷모습에도

 

저미는 내 가슴을 뚫고 자라나는

선인장의 가시 끝자락에도

그대가 오도키니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운명 같은 그대여

죽어서도 다시 살아도 지울 수 없는 사람아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김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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