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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기자들이 직접 밝히는 '음식사진 잘 찍는 비법’

동선(冬扇) 2011. 5. 26. 16:02

 

 

음식점에서 사진 찍는 일이 많다. 메뉴판에도 넣어야 하고 홍보를 위한 전단지나 POP를 만들 때도 사진이 필요하다. 홈페이지를 운영할 경우 그곳에도 사진을 올려야 한다. 하지만 음식 사진을 찍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전문 작가처럼 값비싼 장비를 갖추기도 어렵고 또 좋은 장비를 갖추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잘 이용할 기술을 습득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필요할 때마다 전문가에게 부탁하자니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전문가의 손길과 좋은 장비만이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기 위한 능사는 아니다.

초보자인 당신도 남부럽지 않은 음식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월간외식경영이 나섰다. 여기서 소개하는 유용한 방법들을 잘 숙지하고, 실제 촬영에 활용해보자. 초보자도 어려움 없이 따라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했다.

step1.
사진 찍는 비법을 익히기에 앞서 사진을 찍는 도구인 카메라에 대해 알아보자.

● 카메라 기본 용어

조리개 :
사진기에서 렌즈를 통과하는 광선의 양을 조절하는 기계 장치다. 조리개의 수치는 F값으로 표현하며 렌즈가 열리는 구멍의 크기에 따라 투과하는 빛의 양이 조절된다. F값이 클수록 초점이 맞은 곳과 배경 모두가 선명한 심도 깊은 사진을 얻을 수 있고, F값이 작을수록 초점이 맞은 곳은 선명하고 배경은 흐리게 표현된 심도가 얕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셔터속도 : 빛이 렌즈를 통하여 CCD(Charge Coupled Device, 빛을 전기로 변환시켜 디지털 카메라가 판독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에 도달하는 시간으로, 카메라의 셔터막이 열렸다가 닫히는 순간까지의 시간을 말한다. 사람이 눈을 깜빡이는 것과 비교할 수 있으며, 그 시간이 짧을수록 셔터속도가 빨라져 흔들림 없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감도 : 카메라의 CCD가 빛에 반응하는 정도로 흔히 ‘ISO’라고 불린다. 카메라 상에서 감도는 ‘ISO 100’, ‘ISO 200’과 같은 식으로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요즘 카메라의 경우 ISO  100에서 3200까지 감도 설정이 가능하다. 숫자가 높을수록 셔터속도가 확보되어 어두운 환경에서 촬영할 때 유용하나 화질이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다.

※ 장소와 상황에 따라 빛의 양과 밝기는 다르다. 때문에 사진이 너무 밝거나 어둡게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빛의 양을 적당히 조절하게 되는데 이를 ‘노출 조절’이라고 한다. 카메라의 조리개와 셔터속도는 적정한 노출을 설정하는데 주로 사용되고 중요한 용어인 만큼 항상 기억하고 있도록 하자.

 

● 카메라 모드

AUTO : 자동 촬영
조리개와 셔터 속도, 감도 등 모든 기능이 카메라에 의해 자동으로 조절되는 모드. 초보자들에게 권장.

P : 프로그램 촬영
피사체의 밝기에 따라 셔터 속도와 조리개 수치가 조절되는 모드. 자동 모드이지만 일부 설정 변경 가능.

A : 조리개 우선 촬영
촬영자가 원하는 조리개 수치를 설정하면 최적의 노출을 위해 셔터속도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모드.

S : 셔터우선 촬영
촬영자가 원하는 셔터속도를 설정하면 최적의 노출을 위해 조리개 값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모드.

M : 수동 촬영
조리개 값과 셔터 속도, 감도 등 사용자가 수동으로 조작, 최적의 노출로 조절가능한 모드.숙련자에게 권장.

1 햇빛 드는 창가에서의 촬영하는 모습 2 창가에서 촬영한 결과물 (오렌지와 석류를 곁들인 연어샐러드) 3, 4 실내 밝은 곳에서 촬영하는 모습 5 실내조명 아래서 촬영한 결과물

Step2.
카메라에 대해 충분히 알았다면, 이제 음식 사진을 잘 찍기 위한 실질적인 기술을 익혀보자.

● 밝은 곳에서 촬영하라

흔들림 없이 깨끗한 음식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빛이 비치는 밝은 장소는 필수이다. 빛의 양이 충분할수록 사진이 흔들리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고 그만큼 깨끗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노출의 중요성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우선 낮이라면 햇빛이 잘 비치는 창가에서 자연광을 이용한다. 햇빛이 없는 야간의 경우라면 조명 바로 아래에서 음식을 촬영해보자.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고 한다. 그만큼 빛을 잘 이용하면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tip. 그 어떤 빛보다 자연광이 최고, 조건이 허락한다면 야외 촬영도 시도해보자.

6 카메라에 삼각대를 설치한 모습 7 삼각대를 이용해 찍은 음식사진 8 콤팩트 카메라의 플래시를 터뜨려 촬영한 음식사진 tip | 타이머를 이용해보자.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미세한 떨림을 방지할 수 있다.

● 어두운 실내에서는 삼각대를 이용하라

햇빛이 비치는 창가도 있고 조명이 밝은 실내라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음식사진 촬영이 힘든 것은 대부분 빛이 넉넉지 못한 상황에서 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간단한 해결책으로 플래시를 터뜨려 사진을 찍는 방법이 있지만 흔히 ‘똑딱이’라고 말하는 콤팩트 카메라의 내장 플래시를 사용했을 경우, 음식과 배경의 노출 차이가 큰 어색한 사진이 나오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 사진은 깔끔할 수 있지만 음식이 맛이 없게 보이는 사진이 나올 확률이 높다. 그럴 때에는 가급적 플래시 사용을 자제하고, 되도록 삼각대를 이용하자. 내장 플래시를 터뜨려 사진을 찍었을 때와는 달리 흔들림 없이 음식과 배경이 조화된 자연스러운 사진이 될 것이다. 시중에 저렴하면서 휴대하기 편한 다양한 삼각대들이 출시되어 있으니 좋은 사진을 위해서 구매하는데 주저하지 말자. 카메라 사용자라면 삼각대는 필수!

tip. 타이머를 이용해보자.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미세한 떨림을 방지할 수 있다.

1 텅스턴 조명 아래 색감이 과장된 음식사진 2 화이트 밸런스를 통해 색감을 조정한 자연스런 색감의 음식사진

● 화이트밸런스(WB)를 이용해 색감을 조절하자

음식에 있어서 색감은 아주 중요하다. 때로는 잘 찍은 음식사진의 색감이 식욕을 자극하기도 한다. 보통 음식점의 경우 텅스텐 조명을 많이 사용하기에 자동 모드로 촬영하면 사진에 붉은 색이나 노란 색이 강하게 표현될 때가 있다. 그 색이 지나치게 과장되지 않았다면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카메라의 화이트밸런스(WB) 기능을 통해 적합한 색온도를 맞추어 자연스러운 색감을 연출해야 한다.

사진 : 12~16(WB 모드에 따라 달라지는 색감 사진), 17(텅스턴 조명 아래 색감이 과장된 음식사진), 18(WB를 통해 색감을 조정한 자연스런 색감의 음식사진)

 

 

3 음식 접사 사진 (비프 카르파치오 버섯 샐러드) 4 고기의 질감을 살린 접사 사진 5, 6 컵케이크의 온전한 모습과 자른 단면 사진

● 접사를 활용해 가까이서 찍어보자

초보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음식 앞에 앉았을 때, 음식 전체를 담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습관에서 벗어나 과감히 시선을 당겨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담아보자. 음식의 포인트를 찾아 그 부분만 잘 찍어도 그 음식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음식을 한 입 크기로 먹음직스럽게 프레임에 담아보자. 단, 기억해야할 사항 한 가지는 일반 촬영 모드에서는 초점이 흐려지니 카메라 뒷면의 꽃모양 버튼을 눌러 접사 모드로 전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아웃 포커싱(피사체에 초점이 맞추어 지고 배경이 흐려지는 효과) 처리가 되어 주재료를 부각시켜 준다. 특히 고기의 생생한 질감을 살리고자 한다면 접사 모드는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tip. 접사를 통해, 완성된 컷만 아니라 잘라진 단면 사진도 찍어보자.

1 반셔터 누른 모습 2,3 똑같은 음식의 가로와 세로사진 4,5 같은 피사체를 각도만 달리해 촬영한 음식사진

● 다양한 구도를 시도해보자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촬영한 사진을 볼 때마다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사실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피사체가 가운데에만 있는 정직한 구도라는 것과 세로로 찍었다면 더 좋을 법한 사진도 모두 가로로 찍혀 있다는 사실이다. 피사체의 중심에 초점을 맞추고 거기서 셔터를 곧장 누르는 것이 아니라 반셔터(촬영 버튼을 반쯤 누른 상태로, 촬영 직전 찍고자 하는 피사체에 카메라의 초점만 맞혀 놓은 것을 의미)의 상태에서 카메라의 위치를 조금씩 이리저리 이동해보자. 그리고 가로 사진을 찍었다고 만족하지 말고, 세로 사진도 한 번 더 찍어보자. 또한, 인물 사진에 ‘얼짱’ 각도라는 것이 있듯 음식 사진에도 엄연히 ‘얼짱’ 각도가 존재한다. 사진을 찍는 미세한 각도의 차이에 따라서도 사진의 분위기와 질은 미묘하게 달라지니 음식을 보는 높이를 조절해 가며 사진의 입체감을 살려보자.

tip. 단 한 컷이 아니라면 전체에서 부분으로 범위를 좁혀가며 촬영 연습을 해보자. 다양한 시점을 통해 피사체를 보는 안목을 높일 수 있다.

6,7 테이블매트의 색깔을 달리해 촬영한 사진 8 화이트우드락을 이용하는 모습 9,10 화이트우드락을 활용한 촬영 결과물 11, 12 적절한 소품 활용 사진들

● 소품을 활용하라

테이블이 칙칙하면 음식 사진도 칙칙해질 위험이 있다. 요란하지 않고 차분한 색상의 테이블보를 이용해 그런 위험을 보완하고, 그릇과 소품을 이용해 음식을 더 돋보이게 하자. 소품으로 사진의 여백을 채움과 동시에 안정된 구도를 연출할 수 있다. 음식 색깔에 따라 스타일도 달리해 본다. 흰색 계열의 음식에는 색이 있는 접시나 그릇을 배치하면 음식이 더 돋보인다. 음식과 소품의 색은 차별되게 설정하되 시선을 분산시키는 요란한 색은 금물이다.

tip. 화이트보드를 이용해 깔끔하게, 블랙보드를 이용해 분위기 있게 찍는다.

1, 2 도구와 손을 이용한 음식 연출 사진들 3 주재료가 잘 보이지 않는 잘못된 사진 4 주재료가 잘 드러나도록 세팅해 촬영한 사진

● 사람의 손을 이용해보자

인간은 손을 사용할 줄 안다. 그 손을 이용해 다양한 연출을 시도해보자. 숟가락에 밥이 담긴 모습,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은 모습, 고기를 양념장에 찍는 모습 등 어떠한 것이라도 좋다. 음식과 손을 통한 연출 사진은 그 음식과의 친밀감을 유도할 수 있다.

● 주재료가 드러나게 사진을 연출해보자

해물우동사진임에도 불구하고 해물이 드러나지 않고 우동 면발과 야채만 사진에 드러난다면 제대로 된 사진일까? 잘못된 사진이라는 사실에 누구나 동감할 것이다. 문제는 음식을 앞에 두는 순간, 이러한 사소한 사실을 간과하고 카메라를 먼저 들이댄다는 것이다.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고 음식을 유심히 살펴보자. 그리고 완성된 요리에 큰 피해가 없도록 조심스레 젓가락을 사용, 주재료가 잘 드러나게 해보자. 고기가 들어간 음식은 고기가 제대로 드러나게, 감자가 중요한 재료로 쓰인 음식이라면 감자가 확실히 드러나게 말이다. 음식의 이름에 먹칠(?)하는 사진을 찍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자. 즉, 명칭에 알맞은 음식사진을 찍자.

EPILOGUE. 비법 공개를 마치며…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카메라가 어떠한 것이든 기능을 잘 숙지하고, 최대한 카메라와 친해지자. 위의 팁들은 비단 음식사진을 촬영할 때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진촬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사진을 보고, 많이 찍어라. 이것은 사진 촬영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