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行)/쓰리픽스 챌린지

쓰리픽스 챌린지(1)- 2021.07.15~07.17

동선(冬扇) 2021. 7. 13. 13:53

 

https://www.youtube.com/watch?v=A0ED6kG3WK4&t=570s

 

 

무모하고 무리한 도전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여태껏 몇십 년을 산행을 했지만 이렇개 해 본 산행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또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이러한 열정이 찾아오지 않을 것 만 같았다.

 

예전에도 우연힌 보았던 티비 방송이, 또 우연히 보게 된 인터넷 기사가,

나를 몇 십년 동안 수없이 많은 산과 들, 올레길, 둘레길, 갈맷길 등으로 이끌었고, 미친 듯이 다녔다. 

지금 이쯤해서 또 우연히 본 티비 프로가 이렇게 나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이 산행에 앞서 마음 깊은 곳에서 오는 불안감을 떨치려 한다. 그렇지만 지금보다 더 젊을 수 없는 나이 앞에서 나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또 한 번의 무모한 도전 아닌 도전을 하려 한다.

 

이 무모한 도전은, 한 달 전쯤인가?

어떤 티비 채널에서 외국인 몇 명이 쓰리픽스 챌린지라는 제목으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을 오르는 것을 잠시 보게 되었다.

전체적인 내용과 진행과정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대충의 내용은 그기에 참여한 외국인 몇 사람이 24시간내에 이 산들의 정상을 오르는 거였다. 그것을 본 순간 "이것 참 재미겠다"는 생각이 들어 해 볼 생각을 한 것이다. 

물론 그들의 여건과 나의 여건, 또 그들이 오른 코스와 내가 오르려는 코스는 좀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은 방송을 위한 것이고, 난 그것을 보고 혼자 나서고, 또 그들은 24시간 내에 3곳의 정상을 올라야 하지만,

난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나 나름의 계획대로 3일에 걸쳐 정상을 오르려 한다.

또 그들은 한라산의 성판악~백록담~관음사 코스와 지리산의 중산리~천왕봉~중산리 코스, 설악산의 오색~대청봉~오색 코스를 택했지만 나의 설악산 코스는 백담사~봉정암~대청봉~오색 코스로 그들과 다르다.

내가 이렇게 설악산의 이 코스를 택한 이유는 단지 백담사와 봉정암을 들러기 위해서고, 이 코스는 오색~대청봉 코스보다 약 8~9Km가 더 길고, 최소 4시간 정도가 더 걸린다. 그래도 난 꼭 백담사와 봉정암을 가야겠기에 이렇게 잡았다. 

 

아무튼 이 도전이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산을 오르내렸던 나에게도 무리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그래서 이 챌린지를 하는 동안은 모든 욕심을 다 내려놓고 오로지 무사히 마치는 것에 온 마음을 모으고자 한다.

아무리 좋은 생각과 의도를 가졌더라도 그것을 이루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면 그것은 너무나 큰 손실이다.

도전을 불과 하루 앞둔 이 시점에서 난 과연 어떤 생각을 해야 이 불안한 마음을 놓을 수 있을까?

이 도전을 하게 한 그 무언가는 내가 무사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 속에 들어 온 것이겠지?

나름 준비를 많이 했다.

물론 책상 앞에서 인터넷을 뒤지며 입산 예약을 하고, 숙소 예약을 하고, 교통편을 알아보고 짠 계획서에 불과하지만,

나름 흥분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 사전준비

    - 2021.06.18. 한라산 입산 예약 - 예약일자: 2021.07.15, 예약번호: R_21071500063, 탐방시간: 05:00 ~ 08:00

                      통제위치 및 시간: 진달래밭대피소(13:00), 정상(14:30)

    - 2021.06.16. 제주행 비행기 예약 - 예약일자 : 2021.07.14~15(왕복)  예약번호: 16459939

    - 2021.06.20. 금정산 산행 - 체력테스트

    - 2021.06.28. 설악 숙소 예약 - 예약일자: 2021.06.28. 백담스카이하우스

    - 2021.07.01. 제주 숙소 예약 - 예약일자: 2021.07.01, 예약번호: 2107012135130066, 제주마실게스트하우스

    - 2021.07.04. 챌린지 표지 및 계획서 작성

   

● 2021.07.15. 한라산

한라산(1950m)
성판악 < 9.6Km> 백록담 <8.7Km> 관음사

성판악주차장(05:40 출발) ~ 속밭대피소 ~ 사라오름갈림길 ~ 진달래밭대피소 ~ 백록담

~ ()용진각대피소 ~ 삼각봉대피소 ~ 관음사주차장(14:07 도착) - (소요시간: 8시간 30)

 

한라산(漢拏山)

         제주도 전역을 지배하는 한라산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높이는 1,950m란다.

         한라산이라는 이름은 산이 높아 산정에 서면 은하수를 잡아당길 수 있다는 뜻이며, 부악· 원산· 선산· 두무악· 영주

         산· 부라산· 혈망봉· 여장군 등으로도 불려왔단다.

         <동국여지승람>에는 1002년과 1007년에 분화했다는 기록과 1455년과 1670년에 지진이 발생하여 큰 피해가 있

         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 한라산 정상에는 지름이 약 500m에 이르는 화구호인 백록담이 있으며, 360여 개의 측

         화산, 해안지대의 폭포와 주상절리, 동굴과 같은 화산지형 등 다양한 지형경관이 발달했단다. 또한 난대성기후의

         희귀식물이 많고 해안에서 정상까지의 다양한 식생변화가 매우 특징적이고 경관이 수려하며, 1970년 3월 24일

         한라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단다.

 

21.07.14

19:00 김해공항 출발

20:20 제주공항 도착

21:30 숙소(마실게스트하우스)

         내일 아침식사와 도시락이 문제다.

         분명 사전 예약을 할 때는 게스트하우스 근처에 24시간 운영하는 순두부집이 있고 영업을 한다고 했다.

         그런데 와 보니 제주의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제주 전역 음식점이 야간 10시까지 밖에 하지 못하고 

         새벽에도 영업을 할 수 없덴다. 

         결국 아침식사는 편의점에 떼워야 할 판이다.  

 

21.07.15

04:30 기상

05:00 편의점, 아침

         숙소 근처 편의점에 와보니 아침밥 해결이 어렵다.

          컵라면이라도 사서 햇반과 함께 먹으려 했더니 편의점에서 먹을 수 없덴다.

         건물 밖에 의자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밖에서 먹겠다니 그것도 안된단다.

         코로나 때문에 안되는 것은 좋은데 좀 친절히 말할 수 없을까?

         예전에는 제주도가 관광수입으로 먹고산다고 하면서 무척이나 친절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요즘은 안그런가 보다.

         무조건 안된단다. 어떠한 설명도 없다. 그건 편의점 주인이 그런 사람이라서 그런가 하더라도

         아무도 없는 바깥에 혼자서 라면 하나를 먹는 것도 코로나 유행에 한 몫을 하는 것인가?

         그래서 난 삼각김밥 두 개와 요거트 한 개를 시내버스 정류장 의자에서 먹었다.

 

05:25 택시

         택시를 탔다. 성판악까지는 20,000원보다 조금 더 나올거란다.

         예전의 경험으로 봐서는 아침 6시면 이곳 터미널에서 성판악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

         넉넉잡고 한 30분 걸리니 6시 반이면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나로서는 가급적이면 빨리 시작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인데,

         힘든 산행을 하려니 비용보다는 체력을 아끼기 위해 조금이라도 덜 더울 때 산행을 끝내고 싶은 거다.

 

         택시를 타고 가는데 차창 밖으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택시 기사님에게 저 광경을 좀 더 잘 볼 수 있는 곳이 없겠느냐고 물었더니, 핸들을 꺾어 데려주신다.

         물론 바닷가 쪽으로 더 내려가면 더 좋은 모습을 볼 수도 있었겠지만 색조는 옅어질 수 있을 시간이다. 

         적당한 곳에서 잠시 택시를 세웠는데, 제주대학교 근처란다. 

 

05:40 성판악주차장

         성판악주차장에는 차들이 제법 서 있었고, 공원관리직원인 듯한 사람들 몇 명이서 차량을 정리하고

         신원을 확인하고, 마스크 착용여부도 점검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최근 제주도에도 코로나가 심해지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전염은 실내생활에서 일어나고 이런 탁 터인 야외에서는 가까이 마주하여 음식을 먹거나

         대화하지 않는 한 전염은 덜하지 않을까 한다. 

         한라산에 오르려면 사전예약을 해야 하는데, 나도 한 달전쯤 사전예약을 했었다. 

         또 예전에 대피소에서는 컵라면, 비스켓 등 간단한 간식거리와 음료수, 생수 등도 팔았는데,

         이제는 아예 매점 자체를 운영하지 않는다. 옛날을 생각하고 갔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06:06 젊음이 좋다

         해발 800미터 표지석을 지난다 싶더니 젊은 남여가 내 옆을 획하니 스친다. 

         언뜻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벌써 저 멀리 사라지고 만다. 

         나도 저 나이쯤 때는 저랬을까? 젊음이 좋다.

 

06:54 속밭대피소

         몇명이서 또는 혼자서 과일 등 음료수 등을 먹는 사람들이 여러 그룹이 있었다. 

         대부분 가족인 듯한 몇명들의 사람들이고, 젊은 여인이나 친구들도 제법 보였다. 

         일찍 올라온 것 보니 제법 부지런한 사람들인가 보다.

         그런데 나같은 사람도 있지 않을까.

 

07:33 사라오름 갈림길

         사라오름

         성판악휴게소 기점 정상 방향 등산로 6㎞ 지점에서 왼쪽으로 360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오름으로,

         옛날부터 제주도 주민들에게는 천혜의 숨은 비경을 간직한 곳으로 알려진 곳이란다.

         정상에 오르면 분화구 역할을 했던 직경 100m 둘레 250m 면적 25000규모의 연못이 있는 '산정화구호(山頂

         火口湖) 오름'이어서 더욱 이색적이란다.

         '오름의 천국'이라고도 불리는 제주도의 총 오름 수는 368개. 그 가운데 한라산 정상의 백록담과 같이 정상부에

         호수 또는 연못을 가진 산정화구호 오름은 9개란다. 이들 9개 산정화구호 오름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오름이

         바로 사라오름인 까닭에 일부 주민들은 사라오름 화구호를 제2백록담으로 부르기도 한다.

 

         아래의 사진들은 2015.12.25. 내가 봤던 사라오름의 모습이다.

         겨울의 사라오름은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아마 이 이후에도 겨울 사라오름을 몇번 보기도 했는데, 

         어떤 때는 눈이 너무와서 한라산 정상까지 못간적도 있었을 거다. 

         어찌 이런 사라오름을 가보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번 한라산 산행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은 나는 잘 안다.

         그래도 이 사라오름 정도는 언제든지 시도만 하면 오를 수 있는 곳이다. 오늘은 그냥 지나쳤다. 

 

사라오름 산정호수(2015.12.25)

 

08:15 진달래밭대피소

         제주도 한라산을 가 본 사람이면 '진달래밭대피소'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한라산 등산은 겨울인데, 이곳에서 먹는 점심은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앉을 자리도 없고, 밖에는 추위와 바람 때문에 서 있기도 힘들고, 그래서 그 대피소 안에서 먹는 따스한 컵라면

         하나는 그야말로 꿀맛이다.

         대피소 앞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의 모습과 그 아래로 펼펴진 전경은 정말로 환상적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것도 팔지도 않을 뿐더러 먹을 수도 없다. 그리고 앞의 전망대도 출입금지다. 

 

         진달래밭대피소 앞에서 잠시 기우뚱했다. 

         아마 발을 헛디딘 듯 했는데 옆에 출입금지 밧줄을 잡았기 망정이지 잘못했다가는 낭패를 볼 뻔했다. 

         왼쪽 다리에 마비가 살짝 왔는데 다행히 심하지는 않았다. 

         몇년 전에 '재약산' 공포의 나무계단(1600여 개가 넘었던 것 같았는데)을 오르다 심한 쥐가 나섰다. 

         오늘도 그 같은 현상이었는데, 그리 심하지 않아 산행을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한참동안 조심을 해야했다.

         첫번째 아찔한 순간이었다.         

 

09:26 해발 1700

10:09 해발 1900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정상까지는 가파름이 심하다. 

         더구나 햇살이 강한 여름에는 그늘이 없어 더위 때문에 숨이 턱턱 막히고,  

         추운 겨울에는 바람 때문에 눈을 제대로 떨 수 없을 만큼 오르기 힘든 곳이다. 그래도 우린 그곳을 오른다. 

 

10:14 백록담

         말해서 더 뭐하겠는가?

         하늘이 이 모습을 열어주었는데, 폰으로 사진을 찍어 동료들에게 보내주었더니,

         '평소에 덕을 많이 지었나보다'하면서 농을 보내온다. 

         이 모습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백록담의 사진이 그것을 대신하지 않을까!

 

백록담(白鹿潭)

         제주도 한라산 산정에 있는 화구호로 총 둘레 약 3㎞, 동서길이 600m, 남북길이 500m인 타원형 화구란다.

         신생대 제3·4기의 화산작용으로 생긴 분화구에 물이 고여 형성되었으며, 높이 약 140m의 분화벽으로 사방이

         둘러싸여 있단다. 물의 일부분은 땅 밑으로 복류하며, 화구벽의 암질은 동쪽과 서쪽이 서로 다르단다.

         서쪽은 화산활동 초기에 분출한 백색 알칼리 조면암이 심한 풍화작용을 받아 생긴 주상절리가 기암절벽을 이루

         며, 동쪽은 후기에 분출한 현무암으로 되어 있단다. 분화구와 절벽에는 눈향나무덩쿨 등의 고산식물이 서식하고

         있단다.

         이곳은 한라산의 정점으로 백록담에 쌓인 흰 눈을 녹담만설이라 하여 제주 10경의 하나로 꼽았단다.

         백록담이라는 이름은 옛 신선들이 백록주를 마시고 놀았다는 전설과 흰 사슴으로 변한 신선과 선녀의 전설 등에

         서 유래했다고 한단다. 한라산의 다른 기생화산들은 분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화구에 물이 고이지 않는 데 비

         해, 백록담에는 물이 고여 있단다. 과거에는 1년 내내 수심 5~10m의 물이 고여 있었으나 담수능력이 점점 떨어져

         수심이 계속 낮아지고 있으며 바닥을 드러내는 날도 많아지고 있단다.

 

10:58 해발 1800

11:09 헬기착륙장

11:23 (구)용진각대피소

         한라산에서 관음사로 내려오는 길은 경사가 급한 곳이 많이 있다. 

         그래서 내려올 때 조심해야 한다. 

         만약 겨울에 이쪽으로 내려온다면 엉덩이는 본인 엉덩이가 아닐 경우가 더러 생긴다. 

 

11:44 삼각봉대피소

12:46 해발 1,000

         해발 1000미터를 막 지나려할 때부터 아랫쪽에서 해무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맑은 백록담을 보려면 서둘러 올라가야 할 것라고 말하면서 내려왔다.

         아니나 다를까.

         용진각을 지나 삼각봉대피소에 다다랐을 때는 해무 때문에 2~30미터도 보기 힘든 모습이 되고 말았다.

         제주도의 한라산의 모습은 이렇게 변화가 심하다. 물론 제주도 한라산 뿐만 아니라 높은 산의 모습의 

         대부분 다 그렇다. 그래서 지리산 '천왕봉의 일출'을 보려면 '삼대가 덕을 쌓아야한다'고 하지 않던가. 

         제주도 백록담은 그 삼대는 더 해야 할 것이다. 

 

13:28 탐라계곡 목교

13:48 구린굴

14:07 관음사 주차장

         관음사주차장에도 주차 차량이 많지 않았다. 

         상점 근처에 택시 몇 대가 주차하고 있었는데, 승객이 없어서 그런지 택시 기사들이 카드 놀이를 하고 있었다. 

         제주공항까지 20,000원이랜다. 

         음료수 하나를 마시고는 바로 제주 공항으로 향했는데, 예약은 가장 늦은 9시 티켓이었지만 당길 수 있으면

         당길 요량이다. 요행히 5시 반 이륙 비행기로 티켓을 변경했다. 

 

15:30 제주공항

17:30 항공기 이륙

18:40 김해공항

20:00 집도착

 

 

(게스트하우스)

 

(성판악 주차장)

 

(속밭 대피소)

 

(진달래밭대피소)

 

(왕관바위)

 

(구)용진각 대피소

 

(삼각봉 대피소)

 

(구린굴)

 

● 2021.07.16. 지리산

지리산(1916m)
중산리 매표소 <5.4Km> 천왕봉 - 왕복

 중산리주차장(06:04 출발) ~ 칼바위 ~ 로타리대비소 ~ 천왕봉 ~ 로타리대피소

~ 경남환경교육원입구(자연학습장) ~ 중산리주차장(15:05 도착) - (소요시간: 9시간)

 

지리산(智異山)

          높이가 1,915m로 남한에서 2번째로 높은 산이란다.

          행정구역상 전라도, 경상남도에 걸쳐 있고, 방장산, 두류산, 삼신산이라고도 한단다. 국립공원 제1호로 규모가 국

          내에서 가장 크단다. 8·15해방부터 6·25전쟁을 거치면서 삼림에 큰 피해를 입었으나, 비교적 원시상태의 자연림

          이 그대로 남아 있고, 대한제국 말에 동학교도들이 피난하여 살았으며, 여순반란사건 후 좌익세력 일부가 머물렀

          고 6·25전쟁 때는 북한군의 패잔병이 거점으로 삼기도 했단다. 
          지리산은 불교문화의 요람지로서 화엄사, 연곡사, 천은사, 쌍계사 등에 국보급· 보물급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고, 노고단, 피아골, 반야봉, 세석, 불일폭포, 벽소령, 연하봉, 천왕봉, 섬진강, 칠선계곡의 절경이 지리10경으로

          유명 하단다

 

03:00 집에서 출발

         어제 한라산을 내려와 바로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왔는데, 8시쯤해서 집에 도착한 듯 하다. 

         집에 도착해서 내일 오를 지리산 등산 준비와 모레 할 설악산 준비까지 마친 후 잠을 청했다.

         잠을 많이 잤다고 해도 5시간 이내가 될 것인데, 그래도 이 시간에 집을 나서야만 한다. 

         아마 짝지도 새벽 이 시간에 아침과 도시락을 준비한 것도 참으로 오랜만일 거다.

   

05:50 중산리주차장

         오는 동안에 어느 휴게소에 잠시 들러고는 계속해서 달려왔다.

         중산리마을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고, 탐방센터 바로 앞 주차장에는 15대 정도의 차량들이 주차하고 있었는데,

         아마 관리소 관계자 또는 그곳 상점주인 또는 일찍 산행을 나선 사람들의 것이거다. 

         요즘 주차장은 거의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어 관계자들도 편할 수 있을테지.

 

         그런데 한라산과는 사정이 달랐다. 

         어제 성판악 입구에 갔을 때가 5시 30분 전후였는데, 그곳에는 관계자들 여럿이 나와서 발열체크를 하고,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등 코로나 확산 방지에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여기는 내방객들이 적어서 그런지 전혀

         그런 모습도, 관계자도 보이지 않았다. 

 

06:04 탐방소 입구

06:06 동천길입구

         동천길를 막 통과하고 있는데 저 앞에 한 젊은 여성이 보인다.

         평소 우리가 보던 등산복장은 아니다. 

         스타킹같이 딱 달라붙는 바지에, 어깨가 다 드러나 보이는 상의를 입었다. 

         어제 나와 같이 일하던 한 선임(유모씨)이 내가 산에 가는 것 알고는 산에 가면 뱀을 조심해야 한다더만,

         천사인가, 산뱀인가?, 꽃뱀인가? 그때 난 꽃뱀이면 환영한다고 했었다.

 

06:33 칼바위

         언제봐도 신기한 바위다. 

         옛날 시골에서 어머님들이 부억에서 요리를 할 때 사용했던 무쇠칼을 꼭 닮았다. 

         요즘은 이와 같이 생긴 칼은 아마도 닭 등 동물을 잡을 때 사용하지 않을까?

 

06:44 현수교, 장터목 갈림길, 이정표(천왕봉 4.1, 중산리 1.3, 장터목 4.1)

07:23 천사? 꽃뱀? 산뱀?

         지금까지 올라오면서 만난 사람은 이 젊은 여자 뿐이다. 

         이 깊은 산에, 그것도 새벽에 나같은 남자도 그럴진데 그것도 젊은 여자 혼자서 산행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인데 간도 크다.

         나 역시 젊은 여성이 아니라 할머니라도 이런 산중에 같이 산행을 한다는 게 참으로 위안이 될 것이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그 젊은 여성도, 나 역시도 조금은 안심을 주는 상대가 된 것은 사실일 거다.

         또 바로 그 옆에 우리보다 조금 더 일찍 올라온 듯한 한 중년 여인이 계곡 쪽을 보면서 엉덩이를 앞뒤로 흔드는

         제법 야한 듯한 운동을 하고 있었다. 꽃뱀인가? 산뱀인가? 산신인가?

 

07:42 망바위

08:25 지리

08:30 로타리대피소

         오랜만에 찾은 로타리대피소다.

         가끔 지리산을 찾곤 했지만 대부분 백무동계곡으로 올라가 세석산장을 거쳐 장터목에서 1박한 후

         다음 날 천왕봉을 보고는 다시 장터목으로 해서 하동바위, 백무동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하곤 했다.

         또 때로는 피아골과 뱀사골 등을 찾았다. 

         이 코스는 정말 오랜만이다. 

        

08:50 법계사

         법계사 역시 참으로 오랜만이다.

         중산리코스로 잘 산행을 하지 않은 탓인데, 오늘은 이곳을 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다.

         법계사 앞에서 합장과 함께 고개를 깊이, 오랫동안 숙였다.

         평소 산행을 할 때나 그렇지 않을 때도 절이나 암자를 지날 때면 고개를 숙인다. 

         내가 종교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으로서의 한 예라 생각하기 때문인데, 

         기독교, 천주교 관련 성지 등에도 그렇게 한다. 특히 오늘은 큰 마음먹고 하는 '쓰리픽스 챌린지'가 무사하기

         끝마칠 수 있도록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다. 

 

10:13 개선문

         올라오는 동안 몇 무리들의 사람들이 스치며 지나갔다.

         개선문 앞에 두 분의 여자가 쉬고 있었다. 

         사진 속에 들어와 양해를 구하려다 이 또한 번거롭고 어쩌면 산행을 하는 사람의 모습이지 않을까해서

         그냥 찍었다. 

   

10:41 천왕샘

         예전에 봤을 때는 말라 있었는데, 최근에 비가 와서 그런지 제법 물이 나오고 있었다.

         또 예전같으면 한 모금 마셨을 것이지만 요즘은 별로 내키지는 않는다. 

         오늘의 지리산과 내일 가는 설악산은 물이 많은 산이다. 그래서 더 좋은 산인지도 모른다. 

         물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여름에는 물을 많아 가지고 다녀야 한다.

         어제 한라산 갔을 때도 500cc짜리 생수 6개, 500cc 음료수 2개 등 충분한 물을 가져갔다.

         예전에는 대피소 등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것과 음료수, 생수 등을 팔았는데, 요즘에는 일체 그런 것이 없기

         때문에 먹을 것 등을 단단히 준비를 해서 가야한다.

         그래서 배낭이 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11:05 천왕봉(1916)

         그래도 지리산 정상이라고 10명 정도의 사람은 있었다. 

         물론 조금 더 있으면 더 많아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많을 것 같지는 않다. 

         예전같아서면 사진 한 장을 찍기가 힘들었을 정도였을텐데....

         코로나가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 우리가 했던 취미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다. 

         천왕봉에서 산신인지, 산뱀인지와 또 마주쳤다. 

         그 젊은 여자는 다른 사람에게 사진도 찍어주고 찍어 달라고 하는 모습에서 명랑한 사람인 듯 했다. 

   

천왕봉(天王峰)

          지리산은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알려져 왔단다.

          신라 5악중 남악으로 '어리석은 사람(愚者)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智者)으로 달라진다 해서 지리산(智異山)'

          이라 불리워 왔으며, 백두산의 맥이 반도를 타고 내려와 이 곳까지 이어졌다는 뜻에서 두류산(頭流山)이라고

          불리워지기도 하고, 불가(佛家)에서 깨달음을 얻은 높은 스님의 처소를 가리키는 '방장'의 그 깊은 의미를 빌어

          방장산(方丈山)이라고도 하였단다.

          천황봉은 지리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로 경상남도 산청군, 함양군에 걸쳐 있단다. 정상 근처의 세석평전과 칠선

          계곡· 뱀사골계곡· 구룡폭포· 용추폭포 등으로 뛰어난 자연 경관을 자랑하며, 화엄사· 대원사·실상사 등의 대사

          찰이 있어 한국 불교의 산실이기도 하다. 

 

12:13 개선문

13:12 법계사. 로타리대피소

         그 젊은 여인이 잠시 후 내려오더니 올라왔던 칼바위 방향이 아닌 환경교육원쪽으로 거침없이 내려갔다.

         평소 지리산을 잘 아는 사람인 듯하다. 

         칼바위 방향은 중산리로 가는 짧은 코스이긴 하지만 경사가 급해 위험하고, 환경교육원 방향은 코스가 다소

         길지만 완만하여 조금 쉬운 코스다. 하지만 긴 아스팔트 도로를 걸어야 하기에 지루하다.

         나 역시도 그렇게 내려왔다. 

 

13:54 이정표(천왕봉 3.1)

14:12 현수교

14:20 생태탐방입구

         여기서 중산리주차장까지는 차가 다니는 아스팔트 길이다.

         오늘같이 구름이 있는 날이면 그래도 걸을 만 하지만 뙈약볕이 있는 날이면 이 길이 훨씬 힘들 거다. 

 

14:27 법계사 표지석, 경남환경교육원 표지석

15:04 탐방안내소, 중산리주차장

         하산을 마친 이곳의 모습 역시 한가하다. 

         하여튼 쓰리픽스 중 두 픽스를 마쳤다. 오늘 이제 설악산으로 가는 여정이 남았는데 만만치 않다.

         여기서 내 차로 '인월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1시간 반 정도 운전을 해 가야하고,

         그기서 '동서울행' 버스를 타고 4시간 정도를 또 가야한다. 

         동서울에서는 오늘 묵을 백담스카이하우스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지.....

 

17:10 인월도착

         난 시외버스터미널이라 해서 제법 차들이 있고 넓은 곳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내비가 데려다준 곳에 왔는데, 터미널이 없다. 그래서 행인에게 물으니 허름해 보이는 편의점을 가르키며

         저기가 그기란다. 

         그래서 공터인듯한 곳에 차를 세우고 편의점에 들어가서 물으니 맞덴다. 차는 5시 반에 있단다. 

         하마터면 또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할 뻔했다. 

         차는 28인승 리무진인데 승차하고 있는 사람은 채 5명 정도가 전부였다. 

 

 

(칼바위)

 

(망바위)

 

(지리)

 

(개선문)

 

(천왕샘)

 

● 2021.07.17. 설악산

설악산(1708m)
오색 <5Km> 대청봉 <5Km> 오색

 

○ 오색(남설악탐방센터, 06:45 출발) ~ 이정표(오색 1.7, 대청봉 3.3) ~ 이정표(대청봉 0.5, 오색 4.5) ~

대청봉(1708) ~오색(남설악탐방센터, 15:45 도착) - 소요시간(9시간)

 

설악산(雪嶽山) 

         국립공원인 설악산은 높이 1,708m로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높은 산이란다.

         음력 8월 한가위에 덮이기 시작하는 눈이 하지에 이르러야 녹는다 하여 설악이라 하였단다.
         대청봉을 중심으로 북쪽의 미시령과 남쪽의 점봉산을 잇는 주능선을 경계로 하여 동쪽을 외설악, 서쪽을 내설악

         이라 부르고, 북동쪽의 화채봉과 서쪽의 귀떼기청을 잇는 능선을 중심으로 남쪽은 남설악, 북쪽은 북설악이라 한

         단다.
         내설악은 기암절벽과 깊은 계곡이 많으며, 명소로는 백담사· 수렴동계곡· 대승폭포· 와룡폭포· 옥녀탕 등이 있고,

         외설악은 첨봉이 높이 솟아 있고, 암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맑은 물이 계곡마다 폭포를 이루며, 울산바위· 흔들바위

         · 비선대· 비룡폭포· 신흥사 등이 유명하단다. 그리고 설악산은 1982년에 한국에서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생물권보

         존지역으로 지정되었단다.

 

05:00 기상

05:30 속초시외버스 터미널

06:30 오색(남설악탐방센터)

         오늘 여기까지 오는데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당초 내 계획은 이 코스(오색~대청봉~오색)가 아니었다. 

         설악산이 내게 주는 의미는 특별한데, 2005.05.24.부터 있었던 며칠 간의 일이 그것이고,  

         이 코스가 티비에서 나온 외국인들이 시도한 코스보다 약 8~9Km 정도가 더 길다. 그런데도 이 코스를 선택한

         것은 백담사와 봉정암이 내게 주는 남다른 의미 때문이었다.

 

         백담사와 봉정암은 등산이란 登자도 모르는 나를 지금까지 방황같은 산행을 하게 만들었다. 

         참으로 우연한 것인데, 어느 날 한 방송에서 젊은 남자 스님 한 분과 나이 드신 할머니 한 분이 봉정암 가는 길을

         동행하면서 나누는 정겨운 모습의 방송이었다. 

         그 방송을 본 후, 나도 봉정암에 한 번 가봐야겠다고 나선 것이 비가 내리는 날 밤이었던 거고, 다음 날도 비 때문

         에 갈 수 없어 할 수 없이 백담사에 하루를 묵게 되었고, 다음 날 봉정암과 대청봉을 처음으로 가보게 되었는데,

         그것이 지금껏 산을 찾는 계기가 되었다. 아주 오래된 그 때의 기록들이다. 

 

https://blog.daum.net/dsgen/4?category=341436 

https://blog.daum.net/dsgen/5?category=341436

 

 

2005.08.25
배내리는 백담사 경내
2005.08.26
봉정암의 모습
2005.08.26
소청대피소에서 산지기가 찍어준 금강산쪽 풍경
2005.08.26
엄청난 바람과 함께 한 대청봉과의 첫 대면

※그때 그 산지기 曰: 저 머리 아득히 보이는 산이 금강산이라 그랬고,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일년에 며칠되지

   않는데 참으로 복받은 사람이라고 했었다. 

 

백담사(百潭寺)

         백담사는 내설악에 있는 대표적인 절로 가야동 계곡과 구곡담을 흘러온 맑은 물이 합쳐지는 백담계곡 위에 있어

         내설악을 오르는 길잡이가 되고있단다. 신라제28대 진덕여왕 원년(647년)에 자장율사가 세웠는데 처음은 한계사

         라 불렸으나 그 후, 대청봉에서 절까지 웅덩이가 백개 있어 백담사라 이름 붙였단다. 십여차례 소실되었다가 6. 25

         동란 이후 1957년에 재건되어 현재에 이르는 등 역사적 곡절이 많은 절인데, 암자로는 영시암, 오세암, 봉정암이

         있단다.

         그 밖에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1879∼1944)이 머리를 깍고 수도한 곳으로 유명한데, 만해 스님은 민족와 국민을

         위해 그곳에서 민족의 얼을 되살리는 산고의 고통을 겪으면서 집필을 하였다면, 전두환 전대통령 부부는 이곳에

         서 유배 생활을 하기도 했단다. 백담사 앞 계곡 한쪽으로는 무수한 돌탑이 있는데, 백담사를 다년간 사람들이 소

         원을 빌며 쌓은 것이란다.

 

봉정암(鳳頂庵)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인 백담사(百潭寺)의 부속암자란다. 

         대표적 불교 성지인 5대적멸보궁(五大寂滅寶宮) 중의 하나로 불교신도들의 순례지로도 유명하단다.

         643년(선덕여왕 12)에 자장(慈藏)이 당나라에서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가지고 귀국하여, 이곳에서 사리

         를 봉안하고 창건하였단다. 그 뒤 677년(문무왕 17)에 원효(元曉)가, 1188년(명종 18)에 지눌(知訥)이 중건하였으

         며, 1518년(중종 13)에 환적(幻寂)이 중수하였단다. 1548년(명종 3)에는 등운(騰雲)이 중수하였고 1632년(인조 10)

         에는 설정(雪淨)이 중건하였으며, 암자 이름을 봉정이라고 한 것은 신라 애장왕 때 조사 봉정(鳳頂)이 이곳에서 수

         도하였기 때문에 붙여졌다는 설도 있단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법당과 요사채뿐인데, 법당 옆 바위 위에는 보물 제1832호로 지정된 봉정암오층석탑이 있단

         다. 이 탑은 자장이 사리를 봉안하였던 때보다 훨씬 후대의 양식을 띠고 있어,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된단다.

         기단부를 따로 조성하지 않고 자연의 암반 위에 그냥 탑신을 안치하였으며, 탑신 자체는 잘 정제되어 조화를 이루

         고 있는 5층석탑이란다.

 

        이런 의미가 내게 있는 백담사와 봉정암을 포기해야만 했다. 

        순전이 이는 날씨탓이라 해야겠지만 더 각오를 한다면 꼭 그렇지만 않을수도 있을 것이지만, 아무튼 그랬다. 

        일기예보는 강한 비를 예고하지는 않았지만, 오후에 소나기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기도 한단다.

        만약 내 계획대로 백담사코스로 진행을 한다면 분명 정상을 가기전에 비를 만나게 될 것이고,

        코스 또한 길어서 잘못하면 정상 자체를 밟지 못할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백담사코스는 오색코스보다 약 8Km 정도 더 길기도 하지만 문제는 산행을 일찍 시작할 수 없는 게 더 크다.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는 걸어서 2시간 정도 걸린다.

        유일한 이동수단인 순환버스가 있는데, 아침 6시부터 30분 간격이란다. 

        그렇다면 아무리 빨리 산행을 시작한다해도 6:30분 정도부터인데, 그렇다면 지금의 내 형편으로는 빨라도 오후

        2시~3시 정도에 도착할 수 밖에 없고 이 또한 날씨가 좋았을 경우고, 장담할 수 없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어제 저녁에 지리산에서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하니 저녁 9시가 넘어 백담사로 가는 버스 자체가 없단다.

        갈 수 있는 방법은 속초까지 가서 속초에서 택시를 타고 숙소가 있는 '용대리'로 가야 한단다.

        아마 그렇게 하면 속초 도착도 12시가 넘어 심야택시비를 계산해야 하고 그러면 4~5만원 더 할 거란다. 

        이런 경비문제, 물론 경비는 차제하고라도 날씨만 따라준다면 경비 좀 더 드는 것이 문제겠는가?

        고민을 거듭했다. 

        문제는 날씨인데 날씨가 이상해진다면 백담사에서 다시 오색으로 택시를 타고 와야할 수도 있어,

        이미 결제한 숙박비(50,000원)는 포기하고 속초에서 자기로 했다. 

        마침 또 터미널 맞은편에 'HARU'라는 깔끔한 게스트하우스에서 30,000원에 묵었다. 

 

        오늘 아침도 어제 저녁과 마찬가지로 동서울터미널에서 산 크림빵과 구운계란, 밀감으로 떼웠다.  

        5시 반쯤 속초터미널로 갔더니 표를 파는 아가씨 曰, 백담사행 버스는 07:20, 오색가는 버스는 08:50분에 있단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대답이었다. 6시도 아니고 7시, 8시라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는 산행을 하지 말라는 말인가? 멘붕이 왔다. 택시를 타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택시기사에게 물었더니, 백담사행 35,000원, 오색행 45,000원이란다. 예상보다 역시 비싸다.

        카카오택시를 조회해봐도 비슷하다. 

 

        무작정 백담사로 가자했다. 택시 안에서 기사님과 날씨, 백담사행 버스시간, 산행거리 등을 얘기하다보니

        잘못하면 정상을 갈 수 없을 듯한 느낌도 들어 급히 또 '오색'행오로 택시를 돌렸다.

        기사님은 60평생 이곳에 살면서도 대청봉은 딱 세 번 올랐단다. 내가 하고 있는 '쓰리픽스 챌린지'가 어쩌면

        대단해 보인다면서 겁나게 차를 몰았다.

        이 또한 나를 위한 선택이었을 거다. 오늘 설악산 산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06:45 철계단

         눈에 익숙한 철계단이다.

         심야버스를 타고 가을에 단체산행을 올 때면 새벽 3~4시임에 불구하고 이것을 통과하기 위해 등산객을은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07:19 구름사이 해살이

         날씨가 맑지는 않지만, 가끔 먼쪽 산들이 햇살에 활짝 웃어보이기도 한다. 

         설악산은 어느 곳에서나 하얀 바위들이 참으로 멋있다. 물론 이 바위들이 다 이름이 있겠지만 난 그런 것은

         잘 알지 못한다.

 

07:44 마중나온 다람쥐

07:51 작은 능선(쉼터 공사중)

         설악산의 여러 코스 중 이 오색코스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설악산 코스 중 가장 짧긴하지만 수많은 돌과 계단, 그리고 그 경사는 유명하다. 

         그래서 무릎이 좋지 않은 사람은 오르기도 힘들지만 내려올 때는 거의 기다시피 하지 않으면 오갈 수 없는

         코스다. 

        

08:05 이정표(남설악탐방센터 1.7, 대청봉 3.3)

08:40 썩은 작대기의 힘

         거대한 바위가 이름모를 등산객이 받혀 놓은 섞은 작대기에도 넘어지지 않고 있다.

         이렇듯 작은 힘이 큰 힘을 발휘하는 게 아닐까!(ㅎ.ㅎ)

         지금 전세계가 겪고 있는 이 코로나19의 문제도 수십 억 명의 사람들 중에서 각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방역이 인류를 구하는 게 아닐까.

 

08:41 완벽한 피라미드바위

         참으로 완벽한 피라미드 바위다.

         우연히 한 쪽에서 본 모습이 영락없이 피라미드를 닯았다.

 

09:00 철교

09:23 이정표(대청봉 0.2, 남설악탐방센터 3.0)

09:38 부산 낙*동산악회 회원 조우

         앞서 걷고 있는 몇 분의 등산배낭에 '낙*산악회' 리본이 달려 있었다. 

         그 산악회가 그 산악회인가?

         물어보니 맞덴다. 내가 알고 있기는 부산에서 '백두대간'을 자주 시도하던 산악회다.

         이 산악회 회원 중에는 나와도 오랜기간 동안 같이 회원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있다. 

         그래서 '늘*람'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아신덴다. 

         참으로 열성적인 회원이셨고, 아마 지금도 열심히 산행을 하고 계시리라.

 

11:15 이정표(대청봉 0.5, 남설악탐방센터 4.5)

         정상을 약 1Km 앞두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혹시나 하여 어제 밤 동서울터미널 편의점에서 2,000원짜리 비닐우의를 사 두었던 것이 요긴하게 쓰이겠다.

         휴대폰, 차 열쇠, 몇 장 안되는 지폐, 휴지를 비닐에 싸서 호주머니에 넣고,

         카메라도 비닐봉투에 담아 가방에 넣었다. 이제부터 사진 찍기는 끝이다.

 

11:48 대청봉(1708)

         비가 제법 내린다.

         지금껏 올라오는 동안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기에 혹시나 해서 몇 십분을 그냥 기다렸지만

         비는 그치지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휴대폰을 꺼내 인증사진을 부탁했다. 쓰리픽스 챌린지 마지막 사진이다.

 

        대청봉(大靑峰)

                 대청봉은 설악산의 주봉으로서 예전에는 청봉(靑峯) 또는 봉정(鳳頂)이라고 불렀단다.

                 이 중에서 청봉이라는 이름은 창산(昌山) 성해응(成海應)이 지은 ≪동국명산기(東國名山記)≫에서 유래 됐

                 다고도 하고, 봉우리가 푸르게 보인다는 데서 유래 됐다고도 한단다. 대청봉은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

                 리이며, 태백산맥에서 가장 높고, 남한에서는 한라산 백록담(1950M), 지리산 천왕봉(1916M)에 이어 세번째

                 로 높단다. 공룡릉ㆍ화채릉ㆍ서북릉 등 설악산의 주요 능선의 출발점으로 내설악ㆍ외설악의 분기점이 되

                 며, 천불동 계곡ㆍ가야동 계곡 등 설악산에 있는 대부분의 계곡이 이곳에서 발원한단다. 인근에 중청봉

                 (1665M), 끝청봉(1610M), 소청봉(1581M)이 있단다.

                 설악산의 정상인 이곳 대청봉은 일출과 일몰로 유명하며, 기상 변화가 심하고, 몸이 밀릴 정도의 강한 바람,

                 낮은 온도 때문에 눈잣나무 군락이 융단처럼 낮게 자라 국립공원 전체와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단다.

                 늦가을부터 늦봄까지 눈으로 덮여 있고, 6~7월이면 진달래ㆍ철쭉ㆍ벚꽃으로 뒤덮이며, '요산요수(樂山樂

                 水)'라는 글귀가 새겨진 바위와 '1708M 대청봉'이라고 새겨진 정상 표지석이 있단다.

                 정상까지 오색 방면, 한계령 방면, 설악동 방면, 백담사 방면의 코스가 있는데, 오색에서 설악폭포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5.0㎞(4시간)가 최단거리 코스란다.

                 참고로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은 금강산~향로봉~진부령~미시령~북주릉~공룡릉~소청봉~중청봉을

                 거쳐 이곳 대청봉을 지나 끝청봉~한계령~점봉산~오대산~태백산~소백산~덕유산~지리산까지 연결된단

                 다.

 

15:45 오색(남설악탐방센터)

         정상에서 이곳까지 내려오는 4시간 동안 사진은 없다.

         비가 계속해서 내렸고, 가끔 그치기도 했지만 전망이 없는 모습이라 그냥 내려오기만 했다.

         오색의 하산길은 참으로 위험하다. 경사도 경사이거니아 돌계단이 무척이나 위험하다. 

         만약 삐긋해 굴렀다면 참으로 낭패한 일을 당할 게 뻔하다. 

 

         나보다 훨씬 앞서간 낙*동 산악회 회원 두 분이 보인다. 

         한 분은 체력이 다해 한 발자국 떼기가 힘든 상태이고, 또 한 분은 그 분을 데리고 내려가는 사람인데 그렇다고

         붙잡고 갈 수 없늘 길이기에 어쨌던 같이 가야하야 할 사람인 듯하다. 

         아마도 그 두 사람이 하산을 완료하려면 앞으로 한 시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라갈 때 만난 나이가 좀 있는 낙*산악회 회원이 앞서 내려와 있었다. 그래서 농담반 진담으로 

         "우리 이제 은퇴할 나이가 된 듯 합니다" 하고 말을 했더니 웃으신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설악산 산행도 끝을 맺었다. 

 

         이제 집으로 갈 일만 남았는데, 이 또한 만만치 않다.

         4시쯤 마무리했는데, 동서울로 가는 버스가 16:50분에 있단다. 그리고 동서울에서 내 승용차가 있는 인월까지

         가는 차는 23:00에 있단다. 

         그럼 동서울에서 3시간 정도 기다렸다 타야하고, 인월까지 가면 새벽 2시쯤이 될 거다. 

         참으로 긴 여정이다. 

         그래도 산행하는 동안 버스시간표을 알아봐주고, 예약까지 해준 친구가 있어 좋다.

 

16:50 오색 출발

         산행날머리에서 동서울행 버스를 타려면 약 1Km를 걸어 나와야 한다.

         매표소도 편의점에서 였는데, 시간만 있었다면 컵라면이라도 하나 먹고 싶었지만, 차 시간이 촉박해

         1,0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하나 입에 물고 정류장을 갔다. 

   

20:30 동서울 도착

         오색에서 동서울까지도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서울 진입해 차가 상당히 밀려서 예상보다 2~30분 늦게

         도착했다. 다음 연결 버스를 타려면 2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

         터미널 근처에서 된장찌게로 오랜만에 밥을 먹었다. 

         이 공백 시간에는 내가 뭘 했을까!

 

23:00 동서울 출발

 

2021.07.18 

02:05 인월시외버스정류장

         어두운 읍내는 편의점의 희미한 불빛만 있었다.

         동서울에서 이곳까지 오는 리무진 버스에 나를 포함하여 5명 정도가 탔는데, 전부가 젊은이들이고

         다 각 혼자였다. 

         이제부터 집까지 운전을 하며 가야 한다. 또 이곳 편의점에서 팥빙수아이스크림과 콜라 한병을 샀는데.,

         가자 잠이올 때 먹을 것이다. 그리고 몇 번을 휴게소에서 쉬기도 해야 할 거고....

    

07:10 집 도착

         오는 동안 콜라로 잠을 쫓기도 했고, 몇 번 차에서 자기도 하면서 5시간만에 집에 도착.

         그래도 무사히 집에 도착했으니 얼마나 큰 다행인지 모른다.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피리미드 바위)

 

'쓰리픽스 챌린지'를 마무리 하면서 

한라산(성판악~백록담~관음사): 8시간 30분,

지리산(중산리~천왕봉~중산리): 9시간,

설악산(오색~대청봉~오색): 9시간,

총 26시간 30분

 

 

이러한 산행은 분명 나에게 무리이거나 무모한 행동일 테지

산행을 하는 동안에도 제법 많은 후회도 했었다. 

그럴 때마다 쉬고 또 쉬었다. 

 

경사가 급하고 위험한 길이나 험한 계단에서는 열 걸음 내지 스무 걸음에서 쉬고,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고 험하지 않는 길에서는 오십 보를 세고는 쉬고,

평지같은 길에서는 이백 보, 삼백 보, 사백 보, 오백 보에서 쉬고 또 쉬었다. 

이러한 템포는 힘이 들든, 그렇지 않든 무조건 지키려 노력했다.

 

어느 날 우연히 본 티비 프로로 인해 등산이란 것을 하게 되었고,

또 어느 날 우연히 본 인터넷 신문기사로 인해 제주도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 영남알프스 둘레길 등을 하게 되었다. 

또 어느 날 우연히 본 티비 프로로 인해 이번 이 '쓰리픽스 챌린지'를 하게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텔레비젼이나 신문기사의 의도대로, 코스대로, 희망대로 된 것은 아니겠지만,

나에게는 또 다른 의미와 경험과 목표가 되었던 것은 틀림이 없다. 

비록 이런 것이 비용적 측면과 시간적 측면에서 다른 것들에 비해 비효율적이고, 비경제적일 수도 있었겠지만

나 나름대로 뭔가에 이끌려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었다는 이 소중한 경험들을 난 사랑한다. 

 

어짜피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했던 일들을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 다시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어떤 것이 더 소중하고 의미있는 것인지는 내 능력으로는 알지 못한다. 

다만,

내가 했던 것,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한 것 자체만으로 이것에 나에는 더 소중했을 것이고, 의미있었을 것이라고 

난 믿을 수 있다. 

 

앞으로 또 이런 흥분을 주는 뭔가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주저없이 할 생각이다. 그러한 시간은 결코 다시는 올 수 없는 것이고

그것을 했을 때 그것이야말로 내가 아닐까!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