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行)/ㅍ , ㅎ

2011.12.31. (한라산 : 가족이랑) - no1

동선(冬扇) 2012. 1. 3. 09:23

 

성판악 - 쉽터 - 사라오름 전망대 - 진달래 대피소 - 한라산(백록담) - 철교 - 삿갓봉 대피소 - 구린굴 - 관음사 주차장

(산행시간 : 9시간 20분)

 

 

 

 

참으로 힘들게 하는 여행이 되었다.

이 여행(2011.12.30 ~ 2012.01.02)은 이미 8월쯤 계획이 되어 있었고, 또 항공권 예매도 그 때 해 두었는데,

일정이 조정(~ 2012.01.01)되는 바람에 우여곡절이 있어, 하마터먼 오랫동안 계획했던 여행이, 정말 오랜만에 아이들과 하려던 여행이

무산될 뻔한 일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무사히 갔다온 것과 또 12.31일 한라산 산행이 정말 좋은 날씨로 환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연인즉,

여행 계획이 있어 8월쯤 이미 모 항공사에 비행기를 예매해 두었다.

그런데 일정이 변경되어 여행날짜를 하루 당기게 되었는데, 제주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좌석이 없단다.

그래서 혹 자리가 나면 좌석을 확보하겠끔 대기 신청을 해 두었다.

그런데 여행갈 시기가 다가오고, 그동안 몇 번이고 항공사에 전화를 해도 아직 빈좌석이 없다는 것이다, 낭패다. 자칫하면 여행을 취소해야 할 판이다.

 

그래서 내가 다니는 산악회에 그 얘기를 했더만, 한 친구가 지금 인터넷에 접속해 보니 좌석이 몇 개 있다고 얼른 접속해 보라는 전화를 해 왔다.

그런데 당장 내가 접속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직원 퇴직이 있어 직원들간 회식을 하고 있는 상태였고, 또 관계를 보아 빠져 나올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할 수 없이 살며시 혼자 빠져나와 항공사에 전화를 해 내 사정을 얘기했다.

이미 오래전에 항공권 예매을 했고, 결제까지 다 마쳤는데, 일정변경으로 또 대기 예약이 되어 있는 상태다. 지금 좌석이 있다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

좌석이 있다면 좌석 배정을 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항공사 직원에게서 돌아 온 답은 인터넷 예매와 오프라인 예매는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좌석에 여유가 있어도 오프라인 대기예약은

좌석을 배정할 수 없으니, 인터넷을 접속하여 전에 것을 취소하고 새로 좌석을 예매해라고....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이미 대금결제를 다했고, 대기 예약도 되어 있고, 좌석여분이 생겼는데, 좌석 배정이 안된다니 참으로 우스운 일이었다. 그래서 직원들과 회식중에

다시 사무실에 들어와 인터넷을 접속하여 예매를 하는 한바탕 난리를 피웠던 것이다.

만약 비행기 좌석여유가 있고, 인터넷을 예매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면 오프라인에는 대기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빈좌석의 비행기를 운행한다는 말인가?

암튼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족 모두(4명)가 함께하는 여행이다.

아니 어쩌면 아이가 어릴적을 제외하고는 처음인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한번도 제대로 산행을 하지 않은 애들이 과연 한라산 산행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2011/12/30

집 -> 김해공항(택시, 20,600원)

김해공항 -> 제주공항(90,000원 * 4명)

제주공항 -> 신제주 로타리(택시, 3,500원)

저녁식사(아구찜, 40,000원)

1박(50,000원)

 

2011/12/31

04:00 기상

05:00 아침식사 및 도시락(해장국, 28,000원)

          이른 새벽에 아침을 먹을 때가 마땅치 않다. 배낭을 메고 깜깜한 시내를 한참 헤매다 뼈다귀 해장국집에 들어가 아침을 해결하고,

          가져간 도시락에 공기밥 몇 공기와 해장국을 보온 밥통에 넣고 점심을 준비했다.

0530: 숙소 -> 제주시외버스 터미널(택시, 3,500원)

06:00 성판악행 버스(1,500원 * 4명)

06:40 성판악 도착

          성판악에 도착하니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아니면 연말이라 그런지 예상보다 크게 붐비지는 않았다. 눈 산행은 커녕 한번도 제대로 산행을 해 보지

          못한 아이들이라 스패츠, 아이젠 착용도 모두 처음이다.

 

07:00 산행 시작

07:46 해발 900미터지점

08:22 쉼터

08:49 사라오름 입구

09:05 사라오름 전망대

          지난 1월달인가 한라산을 찾았을 때는 눈보라가 엄청나게 불어 제대로 걷지도 못했던 곳이다.

          그런데 오늘은 날씨가 넘 좋아 환상적인 모습이다.

10:10 진달래 대피소

          새벽에 해장국을 먹으면서 준비한 점심을 먹었다. 날씨가 좋아 대피소 안에는 컵라면을 사려는 사람만 길게 줄을 서 있고, 수많은 등산객들이

          대피소 밖에서 허기를 떼우고 있었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눈보라가 심해 이곳에서 통제를 해 결국 발길을 돌린 곳이다.

12:30 해발 1,900미터지점

12:35 한라산 정상(백록담)

13:45 철교

14:00 삿갓봉 대피소

15:55 구린굴

16:25 관음사 주차장, 산행 종료

 

날씨가 넘 좋았다.

제주도 날씨가 이처럼 좋은 것도 드물지만, 이런 날씨를 만나는 것은 더욱 힘들다.

참 걱정을 많이 한 하루였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힘들어 했지만 무사히 마쳤다. 여자인 큰 아이는 하산 때 태반은 엉덩이로 미끄럼을 타면서 내려왔다.

그래도 다행이다. 다치지 않고 산행을 마쳤으니....고마움을 전한다.

 

관음사 -> 신제주(택시, 15,000원)

저녁식사 및 간식(갈치조림, 64,000원)

1박(50,000원)

 

 

2012.01.01 (관련 사진: 물따라 길따라에서)

05:00 기상

          어제부터 새해 일출을 제대로 볼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예상된 상태다.

          성산으로 가기위해 숙소를 나섰을 때 가랑빈지, 보슬빈지 비가 살짝 내리고 있었다.

          제주도의 날씨는 변덕이 심하고, 또 지역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혹시 하는 마음을 갖고 성산일출봉으로 향했다.

05:30 숙소 -> 제주시외버스 터미널(택시, 3,500원)

06:00 성산행(버스, 3,000원 * 4명)

          07:20쯤 성산 광치기 해변에 도착했다. 성산일출봉이 있는 성산에는 일출을 보러 온 승용차들로 혼잡하다.

          일출 보기는 틀린 듯하다.

          하늘도 흐릴 뿐아니라, 비로 실실 내린다. 그래도 광치기 해변에는 사람들로 붐빈다.

          일출봉을 배경으로 해변에서 사진을 몇 장 찍는 것으로 일출보기를 대신했다.

아침식사(전복 뚝배기, 해물탕 뚝배기, 38,000원)

          돌하르방 뚝배기집을 찾았다. 굳이 이 식당을 찾은 이유를 말하자면 사연이 좀 있다.

          2010.05.01. 제주 올레길 1코스를 마치고, 그 다음 날 올레길 1-1코스인 우도코스를 가기 전 새벽에 일출을 보기위해 광치기 해변을 찾았을 때다.

          깜깜한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있을 때 한 아주머니가 뭔가를 캐면서 혼자 있는 내 쪽으로 오는게 아닌가?

          잠시 긴장도 했다.

          아주머니에게 뭐하느냐고 물었더니, 방풍이라는 나물을 캐고 있단다. 풍을 예방한다는 것에서 방풍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물을 캐고 있었던 것이다.

          그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이 돌하르방 뚝배기다.

 

          그래서 일부러 그 식당을 찾았다. 식당에는 일출 보러온 사람들과 교통정리를 하러 온 경찰들로 가득하다.

          우린 전복 뚝배기, 해물 뚝배기를 먹고 난 후, 식당 주인에게 그 얘기를 하면서 아주머니를 찾으니, 남편되시는 분이 아내가 얼마전에 다쳐서

          병원에 있단다.

          그리고 교통편을 알려주시고, 또 담에 연락을 하면 숙소도 예약을 해주시겠다면 친절히 안내해 주신다.  

성산 -> 섭지코지(택시, 5,000원)

길카페(커피 등 15,000원)

          섭지코지에서 성산으로 나가거나, 제주시로 가기위한 대중교통은 없다.

          콜 택시를 부르던지, 아니면 시외버스를 타기 위해 1시간 넘게 걸아나가야 한다. 어제 산행한 아이들의 뭉친 다리근육도 풀겸, 구경도 할 겸,

          걷기로 했다.

          한참을 걸었을 때 비도 실실오고 해서 깔끔하게 꾸며진 작은 시골 길카페를 찾았다.

          40대 정도의 키 작은 아주머니가 자신이 꾸미고, 만든 작품들로 꾸민 작은 카페였다. 차를 한잔 하고 있을 때 가족으로 보이는 독일인 세 분이

          들어오셨다.

          우리가 사진을 찍고 있을 때 아버지로 보이는 독일인께서 우리 가족 사진을 찍어 주시고, 또 딸로 보이는 젊은 독일여자 아가씨가 밀감도 주신다.

          큰 아이와 그들과의 대화로 작은 대화가 이었졌고, 그들과 큰 아이랑 같이 사진 한 장도 찍었다.

성산 -> 신제주(버스, 3,000원 * 4명)

용담, 용두암

보리빵(20,000원)

          큰 아이가 제주도는 보리빵이 유명하다는 말을 한다. 난 금시초문이다.

          내가 제주도를 가끔 찾기도 했고, 또 어느 곳에서도 제주에 보리빵을 들어본 적도 없는데..

          용두암 근처에 있는 작은 보리빵 가게에 들러 한 개 1,000원 하는 보리빵을 20개나 샀다. 서울 큰아이가 10개를 가져가고, 집에 10개을 가져왔다.

용두암 -> 신제주 -> 제주 공항(택시, 7,000원)

제주 공항 -> 김포 공항(110,000원 * 1명)

               -> 김해 공항(90,000원 * 3명)

김해 공항 -> 집(택시, 20,000원)

좋은 여행이었다.

가족과 이렇게 한 여행이 처음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나는 만족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힘든 여행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것이 산행이고, 이것이 한라산이고, 이것이 눈 산행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어릴적부터 늘 엄한 아버지로 남아 있어 달리 말하지도 못했겠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여행이었기를 바란다.

마음에는 늘 자상한 아버지로 있지만 겉으로는 항상 험한 아버지고 남아 있을 아이들에게 미안스럽기만 하다. 착하게 자라줬고, 지금도 착하고,

꿈을 가지고 열심히 제 할일을 하는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새해에도 건강하고,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꿈을 갖고, 참된 사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이번 여행이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2011.12.30. 김해공항에서

 

성판악

 

 

 

 

 

 

 

 

 

 

 

 

 

 

 

 

 

 

쉼터

 

 

 

사라오름 갈림길

 

 

 

 

 

 

 

 

 

 

사라오름 전망대에서 본 운무

 

 

 

 

 

 

 

 

 

 

사라오름에서 본 한라산 정상

 

 

사라오름 분화구

 

진달래 대피소

 

 

 

 

 

 

 

 

진달래 대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