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藝 術 房/공통예술

최근에 본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해적, 2011.05.19)

동선(冬扇) 2011. 5. 19. 17:35

 

 

 

 

그 명성을 넘어 그들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영원한 젊음을 선사한다는 샘을 찾아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 캡틴 잭 스패로우…
사랑인지 사기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안젤리카…
바다를 공포의 대상으로 만든 냉혹한 해적 검은 수염과
아름답지만 잔인한 바다의 괴수 같은 배 ‘앤 여왕의 복수’호…

다시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와
초자연적인 대혼란의 거대한 막이 오른다!

[ INTRO ]

월트 디즈니 픽쳐스와 제리 브룩하이머 필름이 제공하는 신작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는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 기록을 세운 메가 히트작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4번째 작품.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하고 롭 마샬이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전편들 못지않은 재미와 흥미진진함, 유머로 관객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게다가 이번엔 디즈니 디지털 3D로도 상영된다. 조니 뎁이 전편에 이어 계속 잭 스패로우 선장 역을 맡았으며 제프리 러쉬, 아카데미 수상 배우 페넬로페 크루즈, 이안 맥쉐인, 케빈 R. 맥날리 등의 쟁쟁한 배우들과 아스트리드 베흐제-프리스베, 샘 클라플린, 스티븐 그레이엄, 오스카 자에나다와 같은 신예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 스토리와 시나리오는 베테랑 작가 테드 엘리엇과 테리 로시오가 썼으며 이 시리즈의 모태가 된 원작은 팀 파워스의 소설이다.


Point 1. 전작을 뛰어넘는 4편! 베테랑 스태프들 총출동
“앞의 세 편이 전 세계적으로 총 26억 달러의 흥행 성적을 올린 걸 보면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애정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의 말이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세 편이란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2003년)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2005년),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2007년)를 말한다. 이어서 브룩하이머는 4편 제작의 의미를 밝힌다.
“물론 흥행 실적도 훌륭하지만, 그보다 더 의미 있는 건 30년 만에 관객들이 다시 해적 영화 장르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조니 뎁이 연기한 잭 스패로우 선장에 대한 관객들의 애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번 4편에서 잭은 전편들보다 훨씬 더 흥미롭고 스펙터클한 모험을 펼친다. 테드 엘리엇과 테리 로시오가 창조한 새로운 모험의 세계 속에서….”
4편에서 관객들은 잭 스패로우 선장과 함께 전설 속 ‘젊음의 샘’을 찾아가는 여행에 동참하게 된다. 잭은 샘을 찾기 위해 악명 높은 해적 검은 수염(이안 맥쉐인)의 배 ‘앤 여왕의 복수’호에 탑승한다. 좀비가 득실대는 이 배의 1등 항해사는 잭의 연인이었던 안젤리카(페넬로페 크루즈). 자신이 검은 수염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그녀의 말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이 시리즈를 이미 세 편이나 찍은 조니 뎁에게 잭 스패로우란 캐릭터는 이미 분신 같은 존재. 그는 3편 촬영을 끝냈을 때 이미 4편 출연을 기대했노라고 고백한다. “잭 선장의 캐릭터를 연기할 땐 아주 편안하디. 잭이 되면 마음껏 건방지고 무례하고 뻔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젠 잭이란 인물을 너무 잘 알아서 연기가 자연스럽게 우러나온다.”
또한 그는 제리 브룩하이머와 4번째로 함께 영화를 찍은 것에 대해 매우 흡족하게 생각한다.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는 1편부터 잭 스패로우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제리의 적극적인 지지와 격려가 없었다면 1편이 그렇게 재미있고 독특한 출발을 할 수 없었을 것이고 난 2편을 찍기 전에 잘렸을 것이다!”

4편의 감독으로 제리 브룩하이머와 조니 뎁은 롭 마샬을 선택하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롭 마샬은 <시카고>로 아카데미 직품상을 수상했고 그 후 <게이샤의 추억> <나인>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재주꾼. 브룩하이머는 롭 마샬이 어떤 도전도 두려워하지 않는 실험정신의 소유자라고 평한다. “그는 뮤지컬과 안무, 영화에 두루 많은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이번 영화를 찍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롭은 스케일 큰 액션을 연출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을 뿐 아니라 훌륭한 스토리 텔러이며 미적 감각 또한 훌륭하다.”
조니 뎁이 4편을 함께 찍고 싶은 감독으로 점 찍은 인물들은 많지 않았다. 1•2•3편을 함께 했던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랭고> 촬영 때문에 4편을 찍을 수 없게 되어 다른 감독을 물색해야 했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어 처음엔 무척 고심했다는 것. “생각 끝에 떠오른 인물이 롭 마샬 감독이었다. 그가 최적임자라는 데는 이의의 여지가 없었다”고 조니 뎁은 말한다. “고어 버빈스키의 바통을 이어받을 더 이상의 적임자는 없었다. 롭 마샬은 버빈스키가 지난 세 편에서 확립해 놓은 기반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그 위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롭 마샬은 현대 미국영화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감독. 그의 작품 스타일은 ‘벨벳으로 감싼 강철’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가 연출한 세 편의 영화 <시카고> <게이샤의 추억> <나인>은 통틀어 아카데미상 23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뮤지컬과 안무에 많은 경험이 있는 롭 마샬은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의 액션을 춤처럼 치밀하게 안무했다. “액션 신의 전체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섬세한 모자이크처럼 동작 하나하나를 구성, 조립했다. 그것은 춤의 안무 작업과도 흡사했다. 액션엔 스토리가 있어야 하고 나름의 캐릭터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라고 롭 마샬 감독은 말한다.
롭 마샬은 처음 감독 제의를 받았을 때 “조니 뎁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장 흥분됐다”라고 고백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 몇 년간 내게 말했다. 조니 뎁과 나는 찰떡궁합일 것이고, 둘이 함께 작업하면 환상의 호흡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러던 차에 이 영화의 제의를 받고 정말 기뻤다. 조니 뎁은 천재고 창의력이 뛰어난 배우일뿐 아니라 자상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다.”
덧붙어 롭 마샬은 조니 뎁과의 작업에 대해 이렇게 회상한다. “그는 촬영장에 오면 모든 사람과 악수를 한다. 스태프들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에 임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써준다. 배우로서의 직업 의식도 뚜렷하다. 그러면서 유머 감각도 뛰어나다. 덕분에 촬영장은 늘 웃음이 넘쳐났다. 그래서 힘겹고 고된 촬영 스케줄도 힘든 줄 모르고 이겨낼 수 있었다.”

<알라딘> <슈렉>과 같은 현대판 고전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 테드 엘리엇과 테리 로시오 팀은 4편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를 통해 한 차원 더 깊이 있는 해적 어드벤처를 펼쳐 보인다. 이번 영화의 모체가 된 것은 팀 파워스가 쓴 동명의 소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직관을 기본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썼지만, 그 못지않게 지난 세 편의 영화를 본 전 세계 관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키 위해 노력했다. 특히 테리 로시오는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팬들과 온라인 대화를 하며 그들의 의견을 수집했다. 테리 로시오는 “이 작품에 대한 전 세계 팬들의 애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집필 작업에 엄청난 격려가 됐다”고 말한다. 지난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수많은 마니아층을 만들어냈다. 엄청난 흥행 실적도 그 증거지만, 극장에 해적 차림을 하고 나타나는 관객들이 나날이 증가한다는 점도 그 점을 뒷받침해준다. 할로윈 때는 말할 것도 없고!
3편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를 마지막으로 윌 터너(올랜도 블룸)와 엘리자베스 스완 (키이라 나이틀리)의 캐릭터가 하차하면서 두 작가는 새로운 캐릭터들을 만들기로 했다. 물론 잭 스패로우를 비롯, 바르보사 선장, 조샤미 깁스 갑판장 등 기존에 사랑 받았던 캐릭터는 그대로 남겨두었다. 팀 파워스의 소설에 등장하는 ‘검은 수염’은 모든 해적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자, 4편의 새로운 캐릭터로 적격이었다. 여기에 잭 스패로우의 맞수가 될 만한 여자 해적 안젤리카도 새로이 창조됐다. “잭과 안젤리카의 대결은 4편의 백미”라고 테리 로시오는 말한다. “지금껏 잭은 자신만큼 교활하고 이기적인 여자 캐릭터를 만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둘의 만남은 더욱 새로운 재미를 더해준다”는 것.

팀 파워스
뉴욕 태생의 SF 작가로 자신의 문학을 ‘스팀펑크 steampunk’라 이름 붙이며 활동했다. 이는 당시 주종을 이루던 ‘사이버펑크 cyberpunk’(하이테크 과학이 주로 등장하는 문학)와 대조적인 의미로, 증기기관의 시대였던 19세기를 문학적 배경으로 삼은 것을 뜻한다. 팀 파워스는 <아누비스의 문> <라미아가 보고 있다> 등 역사적 사실과 신화, 상상력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작품들을 발표했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의 근간이 된 소설 <낯선 조류>는 18세기 초반, 해적들의 시대가 막을 내리기 직전을 배경으로 한다. ‘존 섄더낵’이란 평범한 소시민이 운명의 장난으로 해적이 되어,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연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모험을 한다는 내용. 그 과정에서 실존했던 해적 ‘검은 수염’과 ‘젊음의 샘’ 이야기가 나오는데, 영화는 바로 이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특히 해적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었던 ‘검은 수염’은 영화 캐릭터로 구현하기에 최고의 아이디어였다.

해적 중의 해적 ‘검은 수염’
검은 수염, 본명은 에드워드 티치(1680~1780)인 이 사나이는 18세기에 실존했던 인물이다. 검은 수염은 영국 브리스톨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해적선 ‘앤 여왕의 복수’(Queen Anne‘s Revenge)호를 타고 다니며 서인도와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인근 해안을 약탈했다. 그는 역사상 가장 어둡고 사악한 영혼을 가진 해적으로, 용감무쌍한 선원들에게조차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의 이름을 공포스럽게 중얼거리고, 육지에서도 가장 재수 없는 사람이라면 만나게 되는 이름 검은 수염. 천하의 잭 스패로우조차 벌벌 떨게 만들 만큼 막강한 적수다. 팀 파워스의 소설에도 “검은 수염과 함께 항해하는 건 교수대에 자리를 찜해 두는 거나 마찬가지”란 대목이 나온다.
검은 수염은 일단 생김새부터 악마의 형상으로 통했다. 사자 갈기 같은 검은 머리털과 턱수염이 위협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위험한 전투에 나서기 전엔 항상 불 붙인 도화선을 자신의 머리카락과 무성한 턱수염에 땋아 넣었다고 한다. 주인을 닮은 해적선 ‘앤 여왕의 복수’호도 공포스럽기는 마찬가지. 이 배에는 좀비들로 가득하고, 검은 수염에게 당한 자들의 뼈로 장식되어 있으며 선미 부분에는 불꽃을 내뿜어 적선을 태워버리거나 선원들을 쫓아낸다. 또한 ‘검은 수염’은 잠시 흑마술을 배운 적이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에서 검은 수염은 늘 예언된 죽음의 그림자 아래 살고 있다. 때문에 그의 유일한 희망은 ‘젊음의 샘’에서 물을 구해 회복하는 것이다. 잭 스패로우와 불편한 동행을 하며 ‘젊음의 샘’으로 모험을 떠나는 것도 그 때문. 검은 수염에겐 그만큼 ‘젊음의 샘’이 절실하기 때문에, 누가 그의 앞길을 가로막든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곳으로 갈 것이다.

영생을 허락해주는 ‘젊음의 샘’
3편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의 마지막에서, 잭 스패로우는 캡틴 바르보사의 보물지도를 훔쳐 달아난다. 3편에서는 그 정체를 알려주지 않았지만, 그것은 바로 ‘젊음의 샘’으로 향하는 지도였다.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에서는 잭 스패로우 뿐만 아니라 검은 수염과 해적들, 왕과 선원들까지 모두 ‘젊음의 샘’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그렇다면 ‘젊음의 샘’이란 대체 뭘까? 이것은 마시기만 하면 젊음을 되찾아준다는 전설 속 샘이다.
“그건 삶과 죽음을 가르는 벽에 난 구멍이야. 누구든 그 근처에 서 있는 자는 벽의 이쪽이나 저쪽에서 뿜어 나오는 물을 맞을 가능성이 커. 역사 몰라? 후안 폰세 데 레온이 찾던 게 이거야. 그자는 이걸 ‘젊음의 샘’이라 불렀지.” 팀 파워스의 소설에서 ‘젊음의 샘’에 대해 설명한 대목이다. 역사적을 볼 때, ‘젊음의 샘’은 1500년대 스페인 탐험가 후안 폰세 데 레온이 열정적으로 찾아 헤매던 대상이다. 그는 ‘젊음의 샘’이 있다고 알려진 비미니 섬을 찾기 위해 항해하다가 플로리다를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젊음의 샘’에 대해서는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이나 영화감독 오슨 웰즈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작품을 통해 언급한 적이 있다. 또한 1953년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도널드 덕이 ‘젊음의 샘’을 발견하는 내용을 담은 카툰 ‘돈의 젊음의 샘 Don‘s Fountain of Youth’를 제작한 적이 있다. 이처럼 수많은 전설과 신화, 작품 속에서 언급된 ‘젊음의 샘’을 <낯선 조류>에서는 잭 스패로우가 찾아 모험을 떠난다.


Point 2. 캐릭터에 꼭 맞는 배우들을 찾아라!
제리 브룩하이머와 롭 마샬, 테드 엘리엇, 테리 로시오는 4편에 새 캐릭터들을 도입할 필요를 느꼈지만, 기존 캐릭터들을 그대로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특히나 잭 스패로우의 캐릭터는 처음과 변함 없이 그만의 고유한 캐릭터를 지켜나가기로 했다. 테리 로시오는 말한다. “잭 스패로우는 영원 불변의 캐릭터다. 관객들은 그가 변하는 걸 원치 않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잭은 다만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를 변화시킬 뿐, 자신은 변하지 않는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아카데미 수상 배우 페넬로페 크루즈를 이 영화에 합류시켰다. 페넬로페 크루즈는 2001년 조니 뎁과 <블로우 Blow>에서 공연한 인연이 있다. 롭 마샬 감독 역시 2009년 영화 <나인>에서 그녀와 함께 작업한 바 있다. 영화 작업 이후 그녀와 가까운 친구가 됐지만, 솔직히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출연 제의에 그녀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자신이 없었다는 게 롭 마샬 감독의 고백.
“난 안젤리카 역으로 처음부터 페넬로페를 떠올렸다. 조니 뎁과 대등하게 연기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여배우로 그녀 외에 다른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안젤리카는 관능적이면서도 유머와 힘을 갖췄으며 잭 못지잖게 영리한 여자다. 솔직히 페넬로페만이 안젤리카 역으로 유일한 해답이었다.”
페넬로페 크루즈는 “안젤리카는 과거에 잭의 연인이었지만, 배신을 당해 큰 상처를 입었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이제 잭에게 복수하고 싶어 마음이 근질댄다. 그러면서도 그를 아직 사랑하지만 그걸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악명 높은 해적 검은 수염의 딸답게 어느 해적 못지않은 교활함과 권모술수의 대가다.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엔 순결하고 따뜻한 영혼이 숨어있다. 그녀의 가장 큰 목표는 지옥에 떨어질 아버지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잭의 도움이 필요하다. 잭이 그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만큼….”

가장 악명 높은 해적 검은 수염 역으로 제작진은 영화와 TV에서 근 50년간 개성 있는 연기 활동을 펼쳐온 배우를 선택했다. HBO의 서부극 시리즈 <데드우드 Deadwood>에서 인상 깊은 연기로 큰 인기를 끌었던 이안 맥쉐인이 바로 그 주인공. 맥쉐인은 자신의 배역인 검은 수염이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해적”이라고 설명한다. “그에 관해선 수많은 전설이 떠돌고 있다. 그 전설들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 이제 그는 신화가 됐다.”
조니 뎁은 검은 수염의 캐릭터가 매력적인 건 그 이중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매우 이성적인 인물 같지만 내면을 파고들어갈수록 조금의 동정심도 없는 냉혈 살인마라는 걸 알게 된다. 자신의 목적에 방해가 되면 누구든지 없애버릴 정도로 피도 눈물도 없는 위험한 인물인 것이다. 이안 맥쉐인은 검은 수염 역으로 최선의 선택이었다.”

헥터 바르보사 선장 역으로 출연한 제프리 러쉬는 이 시리즈를 통해 사악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묘한 캐릭터를 창조해 냈다. 그는 4번째 작품에 또 출연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다고 고백한다. 조니 뎁과 또 한번 연기 호흡을 맞출 일이 무척 설레고 기대됐기 때문.
“잭 스패로우와 바르보사는 만날 때마다 으르렁대고 티격댄다. 이런 갈등과 다툼을 연기하는 게 무척 재밌다. 두 시나리오 작가는 끊임 없이 기발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다. 지난 3편에서 이미 해적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건들–숨겨진 보물, 아즈텍의 저주, 엄청난 바다 괴물, 온갖 신들, 동인도 무역회사 등–을 다 선보였던 만큼, 4편에선 해적의 황금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질 만한 별 다른 이야깃거리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런데 검은 수염과 인어라는 또 다른 근사한 소재가 기다리고 있었다!”
제프리 러쉬는 4편에서 자신의 캐릭터가 더 깊이 있게 조명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바르보사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치밀하게 계산하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는 이제 나이가 들어 해적으로 비전이 없다고 생각되자 일종의 노후연금처럼 대영제국의 국왕 밑으로 들어가 민간 나포선 선장이 된다. 3편에서 이미 드러났듯이 그는 단순히 꾀죄죄한 늙은 해적이 아니다. 정치적인 수완을 지닌 이중적이고 치밀한 인물인 것이다.”’
그는 또 이렇게 덧붙인다. “잭과 바르보사는 아주 오래된 부부 같은 사이다. 둘이 서로 배신하지 않고 힘을 합칠 수 있다면 아마 최강의 복식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둘은 180도 다른 타입이다. 바르보사는 어두운 성격의 전략가인 반면, 잭은 되는대로 위기에 대처하며 살아가는 스타일이다. 그 와중에 갖은 죽을 고비를 다 넘기지만 결국은 늘 태연히 살아남는다. 돛대에 기대 서 있는 벅스 버니(미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말썽꾸러기 토끼 캐릭터)처럼….”

케빈 R. 맥날리 역시 전편들에 이어 4편에서 계속 같은 배역을 맡았다. 바로 조샤미 깁스 역. “4편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난 솔직히 놀랐다. 오래 전 1편을 찍을 당시만 해도 아직까지 이 영화를 찍고 있게 될 줄은 단 1초도 생각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같은 캐릭터를 계속 연기할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참 드문 행운이다. 더구나 시나리오 작가들이 그 캐릭터의 새로운 면들을 계속 발굴해줄 때는 정말 연기할 맛이 난다.”

극에 신선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불어넣는 두 젊은 캐릭터–아름답고 신비한 인어 시레나와 선교사 필립 스위프트–역을 연기할 배우들을 찾기 위해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롭 마샬 감독을 비롯, 미국 쪽 캐스팅 감독 프랜신 메이슬러와 영국 쪽 캐스팅 감독 루시 베반, 수지 피기스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캐스팅 작업에 들어갔다. 수천 명의 후보자들 중 선택된 두 배우는 프랑스의 아스트리드 베흐제-프리스베와 영국의 샘 클라플린. 둘 다 20대 초반으로, 프랑스와 스페인 혈통을 함께 갖고 있는 베흐제-프리스베는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클라플린은 영국에서 각각 몇 편의 영화에 출연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제적으로는 얼굴을 알리지 못한 신예들이다. 인어 시레나 역을 연기하기 전에 베흐제-프리스베는 인어에 관한 각국의 전설을 공부했다. “호머의 오디세이 시대부터 선원들을 유혹한 뒤 죽이는 인어에 관한 전설은 세계 곳곳에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고 그녀는 설명한다. “그런데 19세기에 안데르센이 <인어공주>라는 동화를 쓰면서 인어에 대한 시각이 좀 더 로맨틱하게 바뀌었다. 디즈니에서 이 동화를 소재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스플래쉬> 같은 인어 소재의 영화가 나오면서 그런 로맨틱한 흐름이 더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시레나는 옛날의 공포스러운 인어와 요즘의 로맨틱한 인어를 섞어놓은 연결 고리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두 달간 하와이에서 촬영하면서도 베흐제-프리스베는 태양을 즐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늘 물속에서만 살기 때문에 피부색이 창백한 인어를 연기하기 위해선 몸을 태우는 게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뱀파이어처럼 지내야 했다”고 그녀는 웃으며 말한다. “낮엔 실내에만 있다가 밤이 되면 외출을 했다.”

스크럼 역으로는 조니 뎁과 <퍼블릭 에너미>를 함께 찍었던 영국 배우 스티븐 그레이엄이 캐스팅됐다. “스크럼은 어릴 때부터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진정한 뱃사람이다. 늘 새로운 모험을 찾고 돈을 벌기 위한 기회를 찾아 다니는, 활기에 넘치는 인물이다. 요 근래에 사이코 역할만 계속 하다가 이런 역을 맡으니 기분 전환도 되고 좋았다”는 게 그레이엄의 말.
이들 외에 리처드 그리피스(조지 왕 역), 로저 알람(헨리 펠햄 수상 역), 그렉 엘리스(그로브스 역), 데미안 오헤어(질레트 역), 그리고 이 시리즈 중 아역 배우로서는 처음으로 해적 역을 맡은 15세의 로비 케이, 스페인의 오스카 제나다, 후안 카를로스 벨리도, 일본의 유키 마츠카키, 호주의 슈퍼 모델 젬마 워드(인어 타마라 역) 등 각국의 배우들이 합류했다.


Point 3. 호화 로케이션과 압도적인 비주얼!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는 “우린 관객들에게 1•2•3편과는 전혀 다른 모험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어서 덧붙이는 말. “4편도 전편들과 마찬가지로 다리우스 월스키가 촬영감독을 맡았는데 이번엔 시리즈 최초로 디지털 3D로 촬영이 이뤄졌다. 프로덕션 디자이너로는 롭 마샬 감독의 추천으로 아카데미 수상 경력의 존 마이어가 영입됐다. 로케이션 촬영도 하와이와 카리브해, 런던을 아우르는, 전편과는 전혀 다른 장소에서 이뤄졌다.”
존 마이어는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의 프로덕션 디자인을 맡음으로써 그야말로 오랜 꿈을 이뤘다고 말한다. “’캐리비안의 해적’은 디즈니랜드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너였다. 1967년 개장 후 매년 갔던 걸로 기억한다. 시애틀에서 살았지만 우리 가족은 매년 한 번씩 디즈니랜드를 찾았다.” 롭 마샬이 4편의 감독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마이어는 자기 집 거실에서 8살짜리 꼬마처럼 펄쩍펄쩍 뛰었다고 고백한다. 이미 존 마샬 감독과 세 편의 영화를 함께 찍었던 터라 자신이 이 새 영화의 프로덕션 디자인을 맡게 될 것을 예감했기 때문.

4편에 합류하게 되면서 존 마샬 감독과 그의 오랜 팀 메이트인 존 데루카, 프로덕션 디자이너 존 마이어는 디즈니랜드의 ‘캐리비안의 해적’ 놀이 기구를 다시 찾았다. 이번엔 영화 촬영을 위한 조사가 목적이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존 마이어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존 마샬 감독과 난 이 시리즈의 팬이다. 그러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팀이 되어 이 영화에 새로운 창조적 모티브를 불어넣는다는 건 정말 흥미롭고 설레는 작업이었다. 4편은 캐릭터 위주의 작품이라 다소 과장된 연극조의 느낌을 살리고자 했다. 우린 또한 영화의 오프닝 장면을 1700년대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후, 여러 섬과 정글, 카리브해 해안 등을 두루 화면에 펼쳐 보임으로써 해적의 세계를 더 넓게 확장시켰다.”
또한 존 마이어는 이 영화가 크게 세 개의 장으로 나뉜다고 설명한다. “런던에서의 오프닝 장면, ‘앤 여왕의 복수’호에서의 중간 파트, ‘젊음의 샘’을 찾아가는 정글 장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정글은 하와이의 카우아이와 오하우에서 촬영했다. 인어 장면은 LA의 대형 세트에서 찍었다. 그 후엔 푸에르토리코에서 작은 섬 장면과 스페인 요새 장면을 찍은 뒤 런던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 나머지 장면들을 촬영했다.”
존 마이어를 도와 디자인 컨셉과 아이디어를 3D로 표현하는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은 세트 데코레이터 고든 심과 미국 측 아트 디렉터 토마스 보스, 영국 측 아트 디렉터 개리 프리먼. 이들 외에 엄청난 인원의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이 동원됐다.


하와이의 카우아이와 오하우 섬 촬영
제리 브룩하이머는 1•2•3편은 대부분 카리브해에서 촬영했지만 4편은 좀 더 다른 장소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이 세상 같지 않은 느낌을 줄 만한 촬영지가 필요했다는 것. 수많은 장소들을 찾아 다닌 끝에 제작진은 하와이의 카우아이와 오하우 섬을 선택했다. 롭 마샬 감독은 “두 섬, 특히 카우아이 섬은 정글과 산과 해변이 아름다웠다”고 말한다. “오하우 역시 풍광이 절경이었다. 검은 수염의 배 ‘앤 여왕의 복수’호 신도 그곳 바다에서 찍었다.”
제리 브룩하이머는 웃으며 2010년 6월 14일의 일을 회상한다. “그건 앞으로의 촬영이 스크린 속 장면 못지않게 엄청난 모험이 될 거라는 예고였다. 카우아이의 나팔리 해안에 있는 호노푸 비치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장소였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백사장이 길게 뻗어있고 3면은 1200피트 높이의 아찔한 절벽에 둘러싸여 있었다. 하와이 주에서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놓은 곳이라 이곳에 접근할 유일한 방법은 헬기를 타거나–조니 뎁이 해적 복장에 잭 스패로우 분장을 하고 헬기에서 내리는 초현실적인 장면을 상상해보라!–배를 타고 가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배로 이 해변에 접근하는 건 허락되지 않는 터라 유일한 방법은 조디악 크래프트를 타고 갔다가 제트 스키로 갈아 타거나 물 썰매에 매달려 끌려가는 것뿐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그건 엄청난 체력을 요하는 고난이도의 서핑이었다. 벌 서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게다가 제트 스키를 멈출 수가 없어서 해안에 도착하면 모두들 점프해서 뛰어 내리거나 내동댕이쳐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스태프들은 그런 고생 끝에 해변에 도착하면 모두 기쁨에 넘쳐 환호했다. 촬영 장비들은 대부분 헬기로 공수했다.
책임 프로듀서 채드 오만은 “촬영 첫날 롭 마샬이 제트 스키를 타고 섬에 올라가는 걸 보며 왠지 기분이 좋았다”고 말한다. “우린 대부분 전편 제작에도 참여했던 사람들이지만 롭 마샬 감독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캐리비안의 해적> 감독으로서 제트 스키 입성은 첫 신고로 참 어울리는 장면이었다.”
카우아이는 ‘정원의 섬’이라고 불리는 절경답게 이 영화에 많은 장면을 제공했다. 엑스트라도 많이 동원됐다. 자그마치 약 7천명이 공개 오디션에 지원하기 위해 촬영 시작 한 달 반 전부터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그들 대부분은 해적 복장에 문신까지 제대로 한 모습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디션에 합격했는데, 그 중 실제로 하와이에 거주하는 6명은 ‘앤 여왕의 복수’호의 주요 해적 역할로 선택되는 행운을 누렸다. 모두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었던 덕분. 세계적인 톱 클래스 파도 타기 선수 타마요 페리, 늘 링컨 모자를 즐겨 써서 ‘실크 모자’로 불리는 케빈 센, MIC3란 예명으로 활동하는 필리핀계 랩 가수 마이클 로잘레스, 안틸 제도 출신으로 진정한 해적의 후예라 할 수 있는 에머슨 트위트, 20년간 집배원으로 활동해온 엄청 큰 키의 레이 페유모, 원예가 토마스 스미스가 그 행운의 주인공들.
카우아이에서의 촬영 기간 내내 날씨의 신은 제작진에게 친절했다. 단 하루 예외가 있었는데 그 날은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조니 뎁과 케빈 맥날리는 해변 신 촬영을 포기하고 18세기 마차 내부 신을 찍었다(사실 이 씬의 무대는 영국 런던이다).
오하우로 떠나기 전 카우아이에서의 최종 로케이션 촬영지는 팝 역사에 길이 남을 명소. 카파 부근으로, 전설의 코코팜 호텔이 있던 이곳은 60년대에 엘비스 프레슬리가 <블루 하와이>를 촬영한 장소로 프레슬리 자신이 여기서 직접 주제곡을 불렀다.
인어들이 잭과 검은 수염의 부하들을 공격하는 화이트캡 베이의 낮 신 촬영지로 선택된 곳은 할로나 코브, 일명 영원한 해변으로 불리는 곳이다. 1953년 명작 <지상에서 영원으로> 촬영 때 버트 랭카스터와 데보라 커가 해변에서 진한 키스를 나누던 장면으로 유명한 곳이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존 마이어가 오하우에서 지은 가장 큰 세트는, 북부 해안의 터틀 베이 리조트에 지은 인어들의 바다. 하지만 외부에 공개되지 않도록 구석에 만들어 호텔 숙박객들이나 여행객들은 그곳에서 페넬로페 크루즈, 이안 맥쉐인 등이 촬영을 하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LA의 화이트캡 베이, 그리고 진짜 인어들과 진짜 카리브해
하와이의 아름다운 해변을 떠나, 촬영진은 LA 롱비치에 몇 일 머물며 촬영을 계속했다. 영화 속 이 장면에 등장하는 ‘프로비던스 호’는 1757년 영국의 ‘HMS 로즈’호를 복제해서 만든 ‘HMS 서프라이즈’호. 보통 때는 샌디에고 해양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343피트 길이에 22피트 넓이의 화이트캡 베이는 프로덕션 디자이너 존 마이어가 설계하고 미국의 건축 감독 그렉 칼라스와 그의 팀이 LA에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폴스 레이크(Falls Lake) 섹션에 만든 것. 존 마이어에 의하면 화이트캡 베이는 젊음의 샘을 찾아가는 영화의 세 번째 파트 중 첫 부분을 장식하는 장소. 전설에 의하면 수백 년 전부터 인어들이 모여든다는 곳이다.
시레나 역의 베흐제-프리스베 외에, 진짜 인어 못지않은 지닌 모델과 여배우들 7명이 인어 역에 합류했다. 나머지 22명은 싱크로나이즈드 수영 선수들. 그 중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도 있다. 캔데이스 힙의 안무로 연출된 동작을 모션 캡처 수트를 입고 연기하면, ILM사의 시각효과 감독 찰스 깁슨과 벤 스노우가 이걸 디지털 영상으로 전환, 실제 인어의 모습으로 탄생 시켰다.
인어에 둘러싸인 뱃사람들이 탄 배는 작은 조각배. 이 배에 탄 배우들 중 선교사 필립 역의 샘 클라플린은 “아름다운 인어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건 정말 흐뭇한 일이었지만 문제는 배가 너무 좁고 불편했다는 것”이라며 토로한다. “6명이 그 작은 배를 타고 나흘 연속 그 장면을 찍었다. 나중엔 진짜 해적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촬영 사이사이 노래하고 수다 떨다 보니 서로 정도 많이 들었다. 인어들과도 물론 친해졌고….”
실물 같은 인어들을 표현하는 데 일등 공신이었던 찰슨 깁슨과 그의 시각효과 아티스트들은 18세기 런던의 풍경을 비롯, 하와이에서 찍은 대자연의 풍광, ‘앤 여왕의 복수’호의 폭동 장면 등에서도 그들의 마법 같은 솜씨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촬영진의 다음 이동 장소는 진짜 카리브해. LA에서 푸에르토리코로 날아가 올드 산후안과 해안 도시 파자르도 연안의 작은 섬에서 촬영을 속개했다. 스페인 군의 요새 촬영지로 선택된 올드 산 후안의 카스틸로 산 크리스토발은 스페인이 육상 공격에 대비해서 지은 두 개의 거대한 요새 중 하나. 1634년에 건설이 시작되어 1783년에 완공됐으니 이 영화의 배경인 18세기 중반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18세기의 영국 런던으로!
제리 브룩하이머는 4편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로 “극의 배경이 정글과 바다, 카리브해의 식민지 요새들뿐이었던 전편들과 달리 런던이 등장한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한다. 덕분에 전편들과는 완전히 새로운 느낌과 비주얼을 보여준다는 것. 물론 런던의 파인우드 스튜디오에서도 촬영에 필요한 모든 세트들을 충분히 지을 수 있었지만 미술팀은 몇몇 역사적인 건물과 장소를 실물 그대로 극에 등장시켰다.
이 작업에 동원된 영국 미술팀은 아트 디렉터 6명에 제도 기술자 5명, 컨셉 아티스트, 그래픽 아티스트, 스토리 보드 아티스트 등 십여 명에 이른다. 건축 감독 앤디 에반스의 팀엔 62명의 목수, 29명의 페인트공, 71명의 미장공 등 백여 명이 동원됐다.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007 스튜디오를 비롯한 5개의 파인우드 방음 스튜디오에 세트장을 건설했으니 그렇게 많은 인원이 동원된 것도 당연한 일.
스릴 넘치는 런던 도심 마차 추격 장면은 구 왕립 해군사관학교 거리에서 촬영됐다. 성 베드로 성당과 성 바울 성당, 퀸 메리 코트, 그리니치 대학 건물, 트리니티 음악 대학 등이 이 장면에 등장한다. 현대적으로 포장된 도로는 진흙땅으로 바뀌었고 그 당시의 옷을 입은 500명의 엑스트라와 25대의 마차(그 중 85%는 복제품이 아닌 진짜 마차), 50마리의 말이 동원됐다.

그리니치에서 이 장면을 찍을 때 예기치 않은 작은 사건이 하나 일어나 하룻밤 새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다. 구 왕립 해군 사관학교에서 촬영을 하던 날, 인근 메리디안 초등학교에 다니는 9살 소녀 베아트리스 드랩이 조니 뎁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써서 전달한 것.

“잭 스패로우 선장님, 우린 메리디안 초등학교에 다니는 해적계의 떠오르는 샛별들입니다. 평소엔 아무도 우릴 못 말리지만, 지금은 선생님들에게 꽉 잡혀 폭동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답니다. 선장님이 와서 우릴 좀 도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해적계의 떠오르는 샛별, 9살 베아트리스 드랩 올림

그로부터 1주일 후 베아트리스와 반 친구들은 스튜디오로 불려 갔다. 혹시 호되게 야단 맞는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대신 이들을 기다리는 건 잭 스패로우 선장 차림을 한 배우 조니 뎁이었다. 이 자리엔 역시 해적 차림을 한 아카데미 수상 경력의 분장 디자이너 조엘 할로우 등 촬영 스태프들 몇 명도 동석했다. 15분간 아이들과 교사들은 한 시대의 아이콘인 잭 스패로우 선장과, 그를 창조한 아티스트들의 이야기와 노래, 춤을 보며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다
극중 잭 스패로우가 왕실 근위병들에게 체포되어 질질 끌려들어가는 세인트 제임스 궁 장면은 그리니치에 있는 구 왕립 해군 사관학교의 페인티드 홀 내부에서 촬영됐다. 궁 바깥 장면은 햄턴 코트 궁정 외부에서 찍은 것. 그러나 왕의 만찬 홀의 내부 인테리어는 모두 파인우드 스튜디오에 지은 세트였다. “액션이 많은 장면이라 마음껏 촬영하려면 세트를 지어야 했다”고 존 마이어는 설명한다. “샹들리에 위에 매달리고 18세기 궁정의 유리창 밖으로 의자를 내던지는 장면들을 실제 궁에서 찍을 순 없는 일 아닌가.”
세인트 제임스 궁 만찬 홀 장면은 깜빡이는 촛불과 엄격한 고증을 거친 분장과 가발로 시대적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해준다. 가발은 피터 킹의 헤어 팀에서 준비한 수백 개의 가발 중 선택한 것. 국왕 역의 리처드 그리피스와 그의 자문관 역을 맡은 셰익스피어 전문 배우 로저 알람, 안톤 레서가 이 가발을 쓰고 명품 연기를 펼쳐, 스탠리 큐브릭의 <배리 린든>에 버금가는 시대적 디테일과 고전적 향기를 풍긴다.
파인우드 스튜디오엔 세인트 제임스 궁 만찬 홀뿐 아니라 1750년경에 설립된 올드 베일리 법정 세트도 지어졌다. 이 법정엔 귀족들의 초상화와 각종 장식품들이 벽을 장식하고 있고 세트 디자이너 고든 심과 타이 티거의 소품 팀이 준비한 그 당시 깃털 펜과 법전 등이 시대적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해준다.
파인우드 부지의 007 스튜디오 뒤엔 18세기 중반 런던 항구 거리가 조성됐다. 튜더 시대부터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의 건축 양식이 고루 섞인 이 세트엔 당시의 길거리 낙서까지 충실히 재현돼 있다. ‘선장의 딸’ 선술집 외관과 입구는 스튜디오 야외에 지은 세트지만, 조니 뎁과 키스 리처드(잭의 아버지 티그 선장 역)가 술집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는 파인우드의 E 스튜디오 내부에 지은 세트다.
시대적 고증에 충실하게 인테리어된 이 어두침침한 목조 술집 내부에선 술 마시며 떠드는 뱃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왁자지껄 들려, 진짜 선술집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그러나 그런 웃음소리도 잠시, 곧 왕실 호위대가 급습하면서 술집은 아수라장이 된다
잭 스패로우와 바르보사 선장이 젊음의 샘에서 행할 의식에 쓸 술잔을 쟁취하기 위해 폰세 데 레온의 배 ‘산티아고’호 안에서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도 마이어 팀이 파인우드 스튜디오에 지은 세트에서 촬영됐다. 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는 ‘산티아고’호 세트는 이 영화 속 장면 중 디즈니랜드의 ‘캐리비안의 해적’ 코너와 가장 비슷하게 제작됐다. 영화를 찍기 전 아이디어 수집차 디즈니랜드를 방문한 롭 마샬 감독의 눈에 유독 띈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보물에 둘러싸인 선실에서 해골이 돋보기로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은 ‘산티아고’호 촬영에 큰 영감을 주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존 마이어 팀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회심의 역작은 뭐니뭐니해도 젊음의 샘 세트. 이 부분에 등장하는 동굴의 입구는 카우아이의 와이카팔라에서 촬영했지만, 동굴 내부와 그 안에 있는 젊음의 샘 세트는 존 마이어와 아트 디렉터 팀이 디자인한 것을 앤디 에반스의 건축팀이 파인우드의 알버트 R. 브로콜리 007 스튜디오에 지은 것이다. 이 스튜디오는 5만8천 평방피트의 넓이로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세트 설치에만 총 석 달이 걸렸다.
영국 측 특수효과 감독 닐 코불은 젊음의 샘에 1500만 갤러의 물을 채워 넣는 임무를 맡았다. 이 물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위생과 청결한 배경을 위해 깨끗하게 유지돼야 했으므로 코불은 3시간마다 물의 불순물을 걸러내고 화학 약품을 주입하는 작업을 계속했다. 젊음의 샘 뒤의 폭포는 펌프와 20개의 노즐이 달린 탱크를 별도로 설치해서 연출한 것. 안개가 자욱한 동굴 내부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매일 2톤의 드라이아이스가 동원됐다. 여기에 5천 평방피트 넓이의 이끼와 고사리, 나무 뿌리, 덩굴 식물 등이 동굴 내부 장식을 위해 사용됐다.


Point 4. 의상, 헤어 등 캐릭터에 옷 입히기
잭 스패로우 선장과 안젤리카, 헥터 바르보사, 검은 수염, 깁스, 필립, 시레나를 비롯한 수천 명의 배우들과 제작진, 의상, 헤어, 분장, 소품 담당자들은 서로 모여 최상의 조합을 보여주었다. 지난 세 편의 시리즈에 이어 이번에도 의상을 맡은 페니 로즈가 주•조연배우들의 의상뿐 아니라 수백 명의 엑스트라 의상까지 디자인했다. 제리 브룩하이머는 그녀가 디테일의 강자라고 칭찬한다. “그녀는 큰 그림을 유지하면서 작은 디테일에도 엄격하다. 자신의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실력자다.”
해적 영화에선 매일 같이 옷이 물에 젖고 액션 장면도 많아 엄청난 양의 의상이 필요하다. 페니 로즈는 엑스트라들을 위해 700벌의 의상을 디자인했고, 이 의상들은 로마에서 제작됐다. 페니 로즈는 “두 배우가 같은 색상이나 같은 소재의 옷을 입고 한 화면에 등장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플로렌스에 가서 1700가지의 각기 다른 옷감을 구입했다는 것. “단추는 파리의 작은 가게에서 구입했다. 어느 날 아침엔 무려 4800개의 단추를 산 적도 있다. 배우들이 같은 단추가 달린 옷을 입고 출연하는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모든 의상은 철저히 검증을 거쳐 제작됐다”고 말한다. “현대에 사용되는 그 어떤 부자재도 쓰지 않았다. 지퍼도 벨크로(찍찍이)도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잭 스패로우의 경우, 일찌감치 정체성을 찾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새로운 모습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할 필요는 없었다. ‘로큰롤 스타로 보이는 18세기 해적’이란 컨셉을 그대로 유지하되, 부분적으로 변화를 줬다. 잭 스패로우의 드레드록(땋은 머리)은 더욱 길어졌고, 약간 희끗해지거나 캐리비안의 작열하는 태양으로 더 밝아진 부분도 있다. 그리고 그의 왼쪽 볼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X자 모양의 상처가 있고, 금니에는 검은 진주가 박혀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모습은 1편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 때 만들어진 것 그대로 유지되었다.

안젤리카 역의 페넬로페 크루즈는 낭만적인 해적 악당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의상 디자이너 페니 로즈는 남자의 재킷을 잘라 여성용으로 만들고, 바지에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부츠를 신겼다. 마지막으로 페넬로페 크루즈를 위해 고안한 깃털 모자는 그녀의 캐릭터에 더 큰 맵시를 더한다. 악명 높은 해적 검은 수염 역의 이안 맥쉐인은 바이크 갱단 ‘헬스 엔젤’의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낡은 가죽과 단추를 입혔다. 그리고 검은 수염의 상징인 아주 길게 꼬인 수염을 붙여 무시무시한 캐릭터로 변신시켰다.

민간 나포선 선장으로 변신한 바르보사 역의 제프리 러쉬에겐 전편과 달리 멋진 준장 제복을 입혔다. 영국 왕을 위해 일하는 신분이니만큼, 전편의 해적 의상과는 전혀 다른 그에 걸맞는 의상이 필요했다는 것. 또한 제프리 러쉬는 4편에서 의족을 달고 나온다. 제프리 러쉬는 “18세기엔 술을 잔뜩 먹여놓고 톱으로 다리를 자른 뒤 낡은 피아노 등에서 깎은 나무로 의족을 만들어 달았다”고 설명한다.

조엘 할로우의 분장팀은 검은 수염의 좀비 부하들 분장을 맡았다. 컨셉 일러스트레이터 마일즈 테브스가 그린 스케치를 할로우 팀이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바꾼 뒤, 그걸 토대로 메이크업을 한 것. “우린 아프리카의 토속 신앙과 부두교의 전설, 고전 좀비 영화들을 연구하며 좀비의 컨셉을 잡아나갔다. 대충의 컨셉이 완성된 뒤엔 촬영 전 LA에서 테스트를 거친 후 제작자와 감독에게 그 결과를 보내어 그들의 의견을 들었다”고 조엘 할로우는 설명한다. “그리곤 카우아이에서 촬영이 시작되기 직전 14명의 좀비 배우들을 제작자와 감독 앞에 세워놓고 최종 의견을 들어 이것저것 약간의 변화를 가미했다. 매일 촬영 때마다 좀비 역 배우들은 분장에 꼬박 3시간 반을 할애해야 했다.”


Point 5. 3차원 영상의 창조
제리 브룩하이머는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를 3차원으로 개봉하는 유일한 방법은 영화를 3차원으로 찍는 것뿐이었다”고 말한다. 관객들의 눈이 아프지 않게 선명하고 깨끗한 3D 화면을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그린 스크린을 쓰거나 100% 세트에서만 찍은 영화와는 달리, 로케이션 촬영을 거친 대규모 영화로서는 최초로 3D로 찍은 작품이다. 이 영화에선 세트가 아닌 실제 정글과 해변, 18세기 런던 도심 길거리 등이 스크린에 등장한다.
“카메라 두 대로 촬영을 하다 보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예산도 훨씬 더 들었다”고 제리 브룩하이머는 덧붙인다. “그러나 디지털 3D 촬영인 만큼 종전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훨씬 더 실감나고 스펙터클한 화면을 제공한다”는 것.

3D 촬영은 촬영감독 다리우스 월스키에게 많은 도전을 안겨주었다. 그는 “브룩하이머가 4편을 3D로 찍자고 했을 때 난 커브볼을 받은 타자가 된 기분이었다”고 말한다. “그건 기술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모험이었다. <아바타>와 같은 3D 영화는 사실 컴퓨터로 제작된 거나 다름 없다. 로케이션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3D로 촬영된 적은 지금껏 없었다. 특히나 4편은 깊은 바다와 거대한 배, 정글, 해변 등 천혜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서 더 큰 도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
다리우스 윌스키의 계속되는 설명. “그건 매우 야심 찬 프로젝트이면서 또한 공포스러운 임무였다. 3D를 찍는다는 건 멋진 일이지만 방법이 묘연했다. 우린 두 대의 RED 카메라를 한데 묶어 한 대는 거울을 보고 찍었다. 모든 게 기계적으로 완벽하게 준비가 된 상태에서 촬영이 이뤄져야 했으므로 현장은 늘 복잡한 전선들과 엔지니어들, 수많은 컴퓨터로 가득했다. 거기에 3D 모니터까지 갖다 놓고 촬영된 영상을 그때그때 분석하며 작업을 진행해갔다.”
스테레오그래퍼(Stereographer, 3D영상총괄감독) 데이브 드르제위키는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는 3D를 기술적으로만 활용한 영화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 영화는 화면의 기술적 입체감 만 뛰어난 게 아니다. 3D를 미묘하고 다양하게 활용해 화면에 더 깊이 있게 몰입하도록 뛰어난 영상미를 보여준다.”


Point 6. 스턴트 촬영
제리 브룩하이머는 “조지 마샬 루게 이상의 스턴트 감독은 없다”고 말한다. 조지 마샬 루게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1•2•3편뿐 아니라 <내셔널 트레져> 1•2편, <반지의 제왕> 3부작의 스턴트 감독을 맡았던 실력파. 스턴트 차석 코디네이터 다니엘 배링거와 스턴트 배우 겸 검술 사범 토마스 뒤퐁, 영국 측 스턴트 코디네이터 그렉 파웰 등이 머리를 모아 수많은 멋진 액션 신을 창조해 냈다. 10월에 촬영된 스턴트 장면들을 위해, 조지 마샬 루게는 3월부터 스턴트 팀과 훈련에 들어갔다.
잭 스패로우 선장이 25피트 높이의 절벽에서 물속으로 뛰어내리는 장면, 화이트캡 베이의 등대가 폭발할 때 뛰어내리는 장면, ‘선장의 딸’ 선술집에서 안젤리카와 칼 싸움을 벌이는 장면, 스릴 넘치는 마차 추격 신, ‘앤 여왕의 복수’호의 밧줄들이 살아나 선원들을 묶는 장면, 영화 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인어떼 습격 장면, 그리고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라 할 젊음의 샘에서의 전투 장면 등이 모두 이들의 연출로 만들어진 것이다. 영국 촬영 때 조지 마샬 루게 팀이 동원한 스턴트 인원은 100명이 넘는다.
페넬로페 크루즈는 촬영 전 LA에서 2개월 동안 조지 마샬 루게 팀과 함께 훈련을 받았다. “그들은 내게 두려움을 버리고 100% 집중하는 법을 가르쳐줬다”고 페넬로페 크루즈는 회상한다. 조지 마샬 루게는 이렇게 말한다. “난 인생의 7년을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 쏟아 부었다. 그래서 이 시리즈에 남다른 애착이 있다. 이 시리즈가 모두의 기억에 남을 명작이 됐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갖게 된다.”


촬영의 대장정이 마무리된 뒤…
106일간의 주요 촬영 작업이 끝난 건 2010년 11월 18일이었다. 그 후에 남은 건 포스트 프로덕션 작업.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롭 마샬 감독, 포스트 프로덕션 감독 패트 샌드스톤 등은 편집 담당자, 음향, 시각효과 기술자, 작곡가 한스 짐머 등과 함께 촬영된 필름을 영화로 완성시키는 작업에 들어갔다. 불과 6개월 뒤인 2011년 5월에 전 세계 극장에서 영화가 개봉될 예정이어서 작업 시간이 매우 촉박했다.
한스 짐머는 전편 1•2•3편에서 이미 주제곡 작곡을 맡은 바 있다. 할리우드 전통의 영화음악에 모험과 상상력이 넘치는 혁신적인 사운드를 절묘하게 섞은 한스 짐머의 주제곡은 장엄한 관현악단의 연주로 이 시리즈의 감동을 한층 배가시켜줬다.
제리 브룩하이머는 이렇게 말한다.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를 찍으면서 제일 좋았던 건 배우, 스태프들과 끈끈한 정을 쌓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조니 뎁, 제프리 러쉬, 케빈 맥날리 같이 기존에 출연했던 배우들과 재회한 것도 좋았고 롭 마샬 감독과 페넬로페 크루즈, 이안 맥쉐인, 샘 플라플린, 아스트리드 베흐제-프리스베 등의 배우들과 새롭게 친구가 된 것도 기뻤다.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어서 영화 작업이 더욱 즐겁다.”
롭 마샬 감독은 이렇게 덧붙인다. “스크린 안팎으로 멋진 모험이었다. 촬영 장소가 하와이가 됐든 런던이 됐든, 이 영화의 촬영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이 근사한 경험을 만끽했으리라 믿는다.”